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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오픈AI가 GPT-4 기술 보고서를 공개했다. 주요 결과 가운데 하나는 모의 미국 통합 변호사시험이었는데, 이 모델의 점수는 응시자 가운데 대략 백분위 90에 해당했다. 이 수치는 언론 보도와 이사회 보고 자료, 정책 브리핑을 오가며 새로운 종류의 지능이 등장했다는 증거로 퍼져 나갔다. 비교 집단 덕을 본 수치이기도 했다. 이후의 한 재분석은 7월 시험의 첫 응시자들과 비교하면 GPT-4가 백분위 62 근처에 자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여전히 좋은 성적이지만, 더는 최상위권이 아니다.
같은 해 봄,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의 한 법정에서 아비앙카 항공을 상대로 한 인신 피해 소송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원고 측 변호인들은 아비앙카의 소송 기각 신청에 반대하는 서면을 제출했는데, 그 안에는 판례가 빼곡했다. 아비앙카 측 변호인들이 그 판례들을 찾아 나섰다. 웨스트로(Westlaw)에서도, 렉시스(Lexis)에서도, 어떤 법률 데이터베이스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판례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중 여섯 건은 당사자 이름과 인용 표기, 법원, 인용문까지 갖춘 채 서면을 쓴 스티븐 슈워츠 변호사를 위해 챗GPT가 만들어 낸 것이었다. 동료 피터 로두카는 판례를 단 하나도 확인하지 않고 서면에 서명해 제출했다. 서면은 유능한 법률 조사다운 유려함과 격식 있는 자신감으로 읽혔다. 2023년 6월 P. 케빈 카스텔 판사는 두 변호사와 소속 로펌에 제재를 내리고 5,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두 결과 모두 같은 회사, 같은 기반 아키텍처에서 나왔다. 하나는 법적 추론을 재는 표준화된 척도에서 뛰어난 수행처럼 보였다. 다른 하나는 날조된 판례였고, 서지 정보에 대한 완벽한 확신과 함께 단서 하나 달리지 않은 채 연방법원에 제출됐다.
어떤 시스템이 이 두 가지를 모두 해내는가? 그리고 그 시스템은 왜 자신이 지금 어느 쪽을 하고 있는지 믿을 만하게 구별하지 못하는가?
숫자가 감추는 것
변호사시험 점수를 마주하면 본능적으로 기대치를 위로 조정하게 된다. 날조된 판례 인용을 마주하면 사용자 실수나 언젠가 고쳐질 예외 사례로 분류하고 싶어진다. 두 본능 모두 능력과 불안정성을 정반대의 것으로 취급하고, 둘이 같은 메커니즘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놓친다.
숫자 자체가 이를 보기 어렵게 만든다. 벤치마크는 수치 하나를 내놓고, 수치 하나에는 결이 없다. 그 수치는 모델이 어떤 문제를 맞히는지, 맞히는 문제가 틀리는 문제와 체계적으로 다른지, 실패가 중요한 방식으로 한데 몰려 있는지 알려 주지 않는다. 변호사시험 점수가 알려 주는 것은 모델이 출판된 자료에 거듭 등장하는 종류의 법적 추론에 능하다는 사실이다. 존재하지 않는 판례에 대해 물었을 때 모델이 무엇을 하는지는 아무것도 알려 주지 않는다. 변호사시험은 그것을 시험하지 않기 때문이다.
2024년 스탠퍼드대 RegLab의 연구는 바로 그 질문을 Lexis+ AI와 Westlaw AI-Assisted Research에 던졌다. 둘은 AI를 결합한 법률 조사 플랫폼 시장을 이끄는 양대 제품이며, 모두 환각을 억제한다는 주장을 내걸고 판매된다. Lexis+ AI는 질의의 17%에서 틀리거나 근거가 잘못된 답을 내놓았다. Westlaw AI-Assisted Research는 세 번에 한 번꼴이었다. 게다가 이것들은 예외적인 상황으로 내몰린 범용 모델이 아니라 법률 조사를 위해 만든 전용 제품이었다. 환각을 줄이도록 특별히 설계된 검색 구조를 쓰고, 이를 내놓은 회사들은 믿을 만하다고 광고한다.
일반 상식 질문에서 지시 튜닝을 거친 모델 13종은 답하려 한 문항의 약 4분의 1에서 6분의 5까지를 틀렸고, 가장 적게 틀린 모델은 문항의 절반 넘게 답하기를 거부했다. 존재하지 않는 대상에 대해 물었을 때, 즉 마타 대 아비앙카 사건이 정확히 해당하는 범주에서 가장 나은 모델은 거의 7%의 경우, 가장 나쁜 모델은 86%의 경우 날조된 대상을 실재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벤치마크 오염
벤치마크 점수를 해석할 때 언론 보도에 좀처럼 등장하지 않는 복잡한 문제가 있다. 벤치마크 자체가 학습 데이터에 들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 규모의 말뭉치로 학습한 LLM이 나중에 자신을 평가하는 데 쓰일 문제나 그와 의미상 아주 가까운 변형을 이미 흡수했을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크다. LLM은 학습 데이터 마감 시점 이전에 만들어진 데이터셋에서 일관되게 더 좋은 성적을 내는데, 이는 오염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어떤 모델이 벤치마크에서 인상적인 점수를 낸다면, 그 수치의 일부는 일반화가 아니라 암기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GPT-4의 변호사시험 점수에 대해 오픈AI는 실제로 점검을 했다. 오픈AI는 보고서에서 학습 데이터를 검색한 결과 변호사시험 문제가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히며 이를 오염률 0%로 기록했다. 그러나 이 검사는 정확히 일치하는 50자 길이의 문자열만 찾았고, 오픈AI 스스로도 원문과 조금만 달라도 이 방법으로는 잡아내지 못한다고 인정한다. 표준화 시험 문제를 바꿔 쓴 변형은 그대로 빠져나갈 것이고, 학습 말뭉치가 공개되지 않았으니 회사 밖의 누구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없다. 이 숫자는 의미가 있지만, 헤드라인이 암시하는 만큼 깨끗하지는 않다.
변호사시험은 반복적으로 재생산되는 정형화된 법률 텍스트를 다루는, 영역이 닫힌 시험이다. 반면 판례를 인용하려면 모델은 특정 판례가 존재하는지 알아야 하고, 이는 다른 종류의 질문이다. 다음 토큰 예측으로 이루어지는 사전학습은 판례가 존재하는지 한 번도 확인하지 않으며, 진실한 답과 정직한 거절에 보상을 주는 이후의 미세조정도 이 일을 불완전하게만 해낸다.
학습이란 무엇인가
“데이터로 학습했다”는 말은 AI 보도에서 너무 흔해진 나머지 의미를 잃었다. 능력을 설명할 때마다 불려 나오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는다. 학습은 사실 구체적인 절차이고, 그 세부가 능력과 실패를 모두 설명해 준다.
대규모 언어 모델을 학습시킨다는 것은 서로 연결된 수치 매개변수들의 네트워크에 수십억 개의 텍스트 샘플을 보여 주면서, 앞에 온 모든 내용이 주어졌을 때 다음 토큰, 즉 다음 텍스트 조각을 더 잘 예측하도록 그 매개변수들을 조금씩 조정하는 일이다. 모델은 텍스트를 이해하라거나 텍스트가 참인지 판단하라는 요구를 받지 않는다. 학습 말뭉치의 패턴을 바탕으로, 앞에 온 것이 주어졌을 때 다음에 무엇이 올지 예측하라는 요구만 받는다.
이 일이 벌어지는 규모는 원래의 과제와 전혀 닮지 않은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 학습에 쓰지 않은 텍스트를 모델이 얼마나 잘 예측하는지(교차 엔트로피 손실)로 성능을 재면, 성능은 매개변수, 데이터양, 연산량의 거듭제곱 법칙을 따라 향상된다. 세 가지를 알맞은 비율로 함께 키우면 손실은 매끄럽고 예측 가능하게 줄어든다.
그러나 최적화되는 대상은 결코 바뀌지 않는다. 순수하게 다음 토큰 예측만으로 학습한 모델은 텍스트가 기록하는 범위까지만 세계를 배운다. 그 범위는 놀라울 만큼 깊을 수 있다. 이런 모델은 도시들이 어디에 있고 역사 인물들이 언제 살았는지에 대한 내부 지도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러나 길은 언제나 텍스트를 거친다. 방대한 의학 문헌을 처리한 모델은 의학 글쓰기의 통계적 규칙성을 배운다. 어떤 용어들이 함께 나타나는지, 어떤 주장이 어떤 틀 뒤에 따라오는 경향이 있는지, 어떤 문장 구조가 임상적 권위를 드러내는지. 그 모델은 의사가 의학을 배우는 의미에서 의학을 배우지 않는다. 의학에 관한 텍스트를 엄청난 규모로 배운다.
이 차이가 실패 양상의 첫 번째 부분을 낳는다. 학습 데이터 전반에서 일관되고 권위 있게 반복된 거짓 주장은 학습 분포와 통계적으로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확신에 찬 채로 재생산된다. 드물게 등장하거나, 표현이 워낙 다양해서 어느 한 형태도 통계적 우위를 차지하지 못한 참인 주장은 안정적으로 나오지 않을 수 있다. 모델은 거짓을 말하기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선택할 메커니즘 자체가 없다. 모델은 입력에 대해 통계적으로 예상되는 이어짐을 생산하고 있을 뿐이다.
토큰이란 무엇인가
토큰은 언어 모델이 처리하는 텍스트 단위다. 단어보다 작은 조각으로 단어와 글자 사이 어딘가에 있으며, 평균적으로 영어 단어 하나의 4분의 3쯤 된다. “Unbelievable”은 “Un”, “believ”, “able”로 토큰화될 수 있다. “ChatGPT”는 모델에 따라 토큰 하나일 수도 여러 개일 수도 있다. 이 점은 잘 알려진 몇몇 실패 양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사용자가 GPT-4에게 “strawberry”에 R이 몇 개 들어 있는지 세어 보라고 했는데 틀린 답이 나온다면, 문제는 산술 능력이 아니라 토큰화에서 시작된다. 모델은 “strawberry”를 개별 글자의 나열이 아니라 몇 개 안 되는 토큰으로 처리하고, 토큰의 경계는 글자의 경계와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모델은 질문이 전제하는 방식으로 개별 글자를 직접 “보지” 않으며, 한 단어 안에서 반복되는 글자를 세는 일은 모델을 한층 더 헷갈리게 한다. 비라틴 문자에서 나타나는 직관에 어긋나는 실패, 특정한 산술 예외 사례, 그리고 토크나이저가 이미 압축해 버린 텍스트에 글자 단위의 세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모든 과제도 비슷한 역학으로 설명된다.
이야기는 원시 텍스트 예측 학습에서 끝나지 않았다. 지금 하루 수십억 건의 메시지를 처리하는 챗봇들은 인간 피드백 기반 강화학습, 즉 RLHF라는 과정을 거쳐 한층 더 다듬어졌다. 이 아이디어는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2022년 오픈AI의 InstructGPT 연구가 이를 채팅 어시스턴트의 표준 레시피로 만들었다. 핵심 통찰은 원시 다음 토큰 예측이 기술적으로는 앞뒤가 맞지만 도움이 안 되거나, 얼버무리거나, 이상한 출력을 자주 내놓는다는 것이었다. RLHF는 인간 평가자들에게 모델 출력 여러 개를 가장 좋은 것부터 가장 나쁜 것까지 순위를 매기게 하는 방식으로 이를 해결했다. 그 선호를 이용해 출력에 점수를 매길 수 있는 “보상 모델”을 학습시켰고, 이 보상 모델로 언어 모델을 선호되는 출력 쪽으로 추가 미세조정했다.
RLHF는 효과가 있다. RLHF로 학습한 모델의 출력은 원시 예측 출력보다 더 유용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것에 더 가까우며, InstructGPT의 답은 더 진실하기도 했다. 그러나 RLHF가 최적화하는 것은 인간 평가자가 선호하는 것이고, 평가자들은 자신감 있고 유창하며 도움이 되는 듯한 출력을 선호하고, 얼버무리거나 “모르겠다”고 답하는 응답에는 낮은 점수를 주는 경향이 있다. 피드백이 이를 상쇄하도록 설계되지 않는 한, 최적화 압력은 유능해 보이는 쪽으로 흐른다. 그 결과 박식하고 도움이 되는 어시스턴트가 할 법한 말처럼 보이는 출력을 내도록 명시적으로 선별된 모델이 나온다. 출력이 정확한지는 별개의 문제이고, 최적화 과정이 직접 측정하지 않는 문제다. 오늘날의 “추론” 모델은 여기에 한 단계(수학이나 코드처럼 정답을 확인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강화학습)를 더하며, 이 단계는 실제로 맞히는 것에 보상을 준다. 그러나 이 방식은 컴퓨터가 답을 검증할 수 있는 곳에서만 통한다. 어떤 판례가 존재하는지처럼 세계에 관한 열린 질문에서는 유창한 확신을 향한 압력이 그대로 남는다.
상자 속의 기계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아키텍처는 2017년 구글의 연구진이 내놓았다. 훗날 트랜스포머로 불리게 된 이 구조는 이전의 신경망 설계를 가로막았던 실용적인 문제를 풀었다. 텍스트 시퀀스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차례차례 처리하지 않고도 멀리 떨어진 요소들 사이의 관계를 포착하는 방법이었다.
트랜스포머의 중심에 있는 메커니즘은 어텐션이라고 불린다. 수학을 빼고 말하면 이렇다. 어텐션은 시퀀스의 각 위치에 대해 다른 위치들의 가중합을 계산하는데(챗봇형 모델에서는 현재 위치까지의 모든 위치가 대상이고 미래 위치는 가려진다), 이때 가중치는 다른 각 위치가 현재 위치와 얼마나 “관련 있는지”를 반영한다. 이 계산은 병렬적이어서, 모든 위치가 하나씩 차례로가 아니라 동시에 처리된다. 트랜스포머가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산과 데이터가 늘면 이 계산을 더 많이 돌리고, 서로 다른 각도에서 관계를 살피는 어텐션 “헤드”를 더 많이 쓰고, 처리 층을 더 많이 쌓을 수 있다. 앞서 말한 거듭제곱 법칙이 펼쳐지는 거대한 규모에서 트랜스포머를 학습시키는 일을 현실로 만든 것이 바로 병렬성이다. 그 법칙을 측정한 연구자들은 예전의 순환 신경망이 뒤처지는 곳에서도 트랜스포머가 긴 맥락을 계속 활용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어텐션 헤드는 저마다 나름의 관련성을 학습한다. 어떤 헤드는 문법을, 어떤 헤드는 위치를, 어떤 헤드는 대명사가 어느 명사를 가리키는지를 추적한다. 이들을 두루 거치면서 계약 분쟁에 나오는 “위반” 같은 단어는 주변의 당사자, 의무, 약인(約因)에 비추어 읽힌다. 모델이 “계약 위반”을 계약법을 깊이 이해하는 것처럼 보이는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은 계약법 언어의 통계적 규칙성이 매개변수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규칙성은 텍스트에서 배운 것이다. 모델은 사회적 도구로서의 계약, 법적 의무로서의 계약, 이해관계를 지닌 당사자들 사이의 관계로서의 계약을 한 번도 마주한 적이 없다. 그런 것들을 묘사하는 텍스트를 엄청난 규모로 마주했고, 그 패턴을 재현하는 법을 배웠다.
이것은 트랜스포머가 작동하는 방식 자체에 새겨져 있다. 트랜스포머는 토큰 시퀀스에 대한 함수다. 입력은 토큰이고, 출력도 토큰이다. 입력과 출력 사이에는 그 함수를 빚어내는 엄청난 수의 학습된 매개변수가 있다. 이 매개변수들은 학습 말뭉치에 담긴 모든 것의 통계적 구조를, 단순한 조회도 단순한 검사도 허락하지 않는 압축되고 분산된 형태로 담고 있다. 모델이 토큰을 하나 내놓을 때, 모델은 입력을 조건으로 그 모든 매개변수가 빚어낸 어휘 전체의 확률 분포에서 표본을 뽑는다. 데이터베이스를 조회하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의 “추론” 모델이 답하기 전에 논리의 사슬을 써 내려갈 때에도, 그 사슬의 각 단계는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수조 개의 학습된 관계가 빚어낸, 입력에 대해 통계적으로 예상되는 이어짐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를 이해하면 GPT-4의 변호사시험 성적과 마타 대 아비앙카 사건의 날조된 판례가 동시에 납득된다. 변호사시험 문제는 특정한 종류의 정형화된 법률 텍스트처럼 생겼고, 그런 텍스트에 대한 구조적으로 올바른 응답은 학습 데이터에 대량으로 들어 있다. 특정 판례가 존재하는지 묻는 질의는, 그 판례가 학습 데이터에 없을 때에도 같은 메커니즘을 작동시킨다.
그 메커니즘은 유창하고 권위 있게 들리는 출력을 만들어 낸다. 법률 질의에 대한 응답의 학습 분포가 그렇게 생겼기 때문이다. 두 경우 모두 과정은 같고, 그 차이를 알려 줄 믿을 만한 내부 경보는 없다.
근거 없는 확신
대부분의 보도에 등장하는 LLM 환각에 대한 표준적인 설명은 환각을 버그, 즉 패치로 고칠 수 있는 무언가로 취급한다. 더 나은 학습과 채점은 모델이 덜 추측하고 불확실성을 더 자주 인정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오류는 학습 목표 자체에서 시작되며, 이를 단순한 결함으로 잘못 읽으면 이 시스템을 생각하는 방식도, 규제하는 방식도 그 오독을 따라가게 된다.
학습 말뭉치 전체에서 예측한 다음 토큰과 실제 다음 토큰의 차이를 최소화하는 예측 목표에는 진실을 추적하는 요소가 전혀 없다. 학습 손실은 모델이 정확한 진술을 내놓을 때 내려가고 부정확한 진술을 내놓을 때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통계적으로 예상되는 이어짐을 내놓을 때 내려가고, 그러지 못할 때 올라간다. 권위 있게 들리는 거짓 정보를 체계적으로 지어내는 모델이라도, 그 거짓 정보가 학습 분포와 통계적으로 맞아떨어진다면 학습 목표를 잘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RLHF는 특정한 방식으로 이를 악화시킬 수 있다. 인간 평가자가 선호하는 출력을 내도록 RLHF로 다듬어진 모델은 명시적인 최적화 압력에 떠밀려 불확실성을 표현하는 쪽에서 멀어질 수 있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이 판례가 존재하는지 확실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는 출력은 그 판례를 겉보기에 자신 있게 제시하는 출력보다 덜 선호된다. 평가자가 도움이 된다고 여기는 것은 자신감 있는 유능함이기 때문이다. 평가자가 정직한 의심에 보상을 주지 않는 한, RLHF는 마타 대 아비앙카 같은 상황에서 가장 유용했을 행동, 곧 지식의 한계에 대한 정확한 자기 인식을 도태시키는 쪽으로 작용한다.
여기서 중요한 구분은 거짓말과 작화(confabulation) 사이의 구분이다. 거짓말하는 시스템은 진실을 알거나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알면서 이를 감추거나 비튼다. 작화하는 시스템은 관련된 인식 상태에 믿을 만하게 접근할 수 없다. 모델에도 친숙함의 감각 비슷한 것은 있다. 2025년 앤트로픽은 자사의 클로드 모델을 들여다보다가, 기본으로 켜져 있다가 모델이 어떤 이름을 알아보면 꺼지는 “답할 수 없다” 회로를 찾아냈다. 그러나 그 신호가 추적하는 것은 친숙함이지 진실이 아니다. 이 신호가 오작동해 이름은 익숙하게 느껴지는데 그 뒤의 사실은 빠져 있으면, 모델은 박식한 답의 모습과 통계적으로 맞아떨어지는 답을 내놓고, 그 답이 정확한 정보에 근거한다고 보장해 줄 믿을 만한 내부 점검은 없다. 그것이 작화이며, 바로 이 점이 전문 영역에서 이 실패를 위험하게 만든다.
모델은 불확실성을 표현하는 텍스트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게 맞는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1차 자료와 대조해 확인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제가 이해하는 바로는 이렇지만 틀릴 수도 있습니다” 같은 문구는 모델 출력에 꽤 규칙적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그런 출력은 인식 상태를 믿을 만하게 읽어 낸 결과가 아니다. 그 밑바닥에서 기본 모델의 확률은 놀라울 만큼 잘 보정되어 있다. 사전학습된 GPT-4의 확신도는 실제로 맞힌 빈도와 거의 일치했다. 그런데 이 모델을 도움이 되는 어시스턴트로 바꾸는 사후 학습이 그 보정을 크게 떨어뜨렸다. 얼버무리는 문구 자체는, 학습 분포에서 불확실성 표현이 통계적으로 나올 법한 질의에 어울리는 응답이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예측이다. 모델이 불확실하다고 말할 때, 그것은 사람이 하듯 불확실성을 보고하는 것이 아니다. 입력이 그 시퀀스를 예측하기 때문에 “나는 불확실하다”라는 토큰 시퀀스를 생산하는 것이다.
검색 증강 생성
환각에 대한 가장 흔한 기술적 대응은 검색 증강 생성, 즉 RAG다. 모델이 매개변수에 담긴 기억에만 기대지 않고, 추론 시점에 검색해 온 문서에 근거해 생성하게 하는 방식이다. 모델이 어떤 판례에 관한 텍스트를 생성한다면 학습 중에 새겨진 통계적 연상이 아니라 그 판례의 실제 텍스트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발상이다. RAG는 유용하고, 범위가 한정된 영역에서는 실제로 환각을 줄인다. 앞서 본 법률 조사 도구들의 바탕에 있는 구조이기도 하다. Lexis+ AI와 Westlaw AI-Assisted Research는 둘 다 검색을 활용하는데도, 둘 다 앞서 말한 비율로 환각을 일으켰다. RAG는 환각을 줄이지만 없애지는 못하며, 다른 실패 양상을 끌어들인다. 불완전한 검색, 검색된 맥락이 불충분하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문제, 그리고 아무 경고 없이 검색된 내용에서 벗어나는 생성이다. 자신이 무엇을 아는지에 대한 기반 메커니즘의 불안정한 감각은 그대로다. 검색은 모델에 더 정확한 입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자신의 출력이 그 입력에서 벗어날 때를 믿을 만하게 알아차릴 방법을 모델에 주지 못한다.
마타 대 아비앙카 사건의 서면은 바로 이것을, 실제 사람들이 대가를 치르는 현장에서 보여 주었다. 챗GPT에는 법률 데이터베이스를 가리키는 검색 메커니즘이 주어지지 않았다. 챗GPT는 매개변수에 담긴 기억, 곧 질의 유형과 응답 유형 사이의 통계적 연상으로 판례에 관한 응답을 생성했다. 출력은 당사자 이름과 인용 표기, 인용문을 갖춘 법적 권위의 모양새를 하고 있었지만 판례는 존재하지 않았고, 꼼꼼히 읽었다면 균열이 보였을 것이다. 판사는 나중에 가짜 판결문 하나에 담긴 법리 분석을 횡설수설이라고 불렀다. 모델이 그 판례들을 만들어 낸 것은, 그런 종류의 질의에 대해 법률 지식을 갖춘 응답이 그런 모습이라고 학습 분포가 암시했기 때문이다. 모델은 그것들이 날조라고 믿을 만하게 표시하지 못했다. 슈워츠가 직접 “바르게세는 실제 판례인가”라고 물었을 때도 챗GPT는 그렇다고, 웨스트로와 렉시스넥시스에서 찾을 수 있다고 그를 안심시켰다. 그 안심시키는 말은 날조와 같은 과정에서 나왔다.
거짓 답 없이 마주하는 어려운 질문들
AI를 둘러싼 공적 논의의 최전선에서는 세 가지 질문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모델이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새로운 능력을 키우고 있는가, 모델이 속일 수 있는가, 모델에게 의식이 있을 수 있는가. 이 질문들은 보통 별개의 대화로 다뤄지지만, 하나의 구조적 사실이 셋을 모두 잇는다. 행동 증거만으로는 내부 상태에 관한 주장을 확정할 수 없고, 아무리 영리한 행동 실험도 그 간극을 혼자서 메우지는 못한다. 그러니 정책은 지금 그 간극을 감안해야 한다.
능력의 창발부터 보자. 2022년의 한 연구는 작은 모델이 무작위 추측 수준이나 그에 가까운 성적을 내다가 더 큰 모델에서 극적으로 좋아지는 과제들을 기록했다. 뚜렷한 단일 아키텍처 변화 어느 것과도 맞물리지 않는 듯한 불연속적 도약이었다. 자연스러운 해석은 모델의 규모가 커지면서 특정 능력이 예측할 수 없게 창발한다는 것이었다. 2023년의 한 연구는 이를 반박했다. 저자들은 겉보기의 불연속성이 대체로 비선형 평가 지표를 쓴 데서 생긴 인공물이며, 연속적인 지표로 보면 성능은 규모에 따라 매끄럽게 향상된다고 주장했다. 두 논문 모두 동료 심사를 통과했고, 논쟁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어느 논문이 옳든, 정책에 중요한 사실은 규모가 커질 때 모델이 어떻게 행동하는지가 어떤 규모에서 어떤 능력이 나타날지 예측할 수 있을 만큼 이해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에게는 규제 당국이 모델 배포 전에 무엇을 시험해야 하는지 미리 정할 수 있게 해 줄 능력 창발 이론이 없다. 실제로 있는 규칙들, 즉 가장 강력한 범용 모델에 대한 EU 인공지능법의 의무(2025년 8월부터 적용)와 캘리포니아주의 SB 53(2025년 9월 서명)은 위험 평가, 적대적 테스트, 안전 프레임워크, 사고 보고를 요구하고, EU의 자율 행동강령은 여기에 AI 사무국에 제출하는 모델 보고서와, 대부분의 경우 외부 평가자를 더한다. 그 어느 것도 개발자에게 배포하려는 시스템의 능력에 대해 무엇을 예측할 수 없는지 규제 당국에 알리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다음은 기만이다. 2024년 1월 앤트로픽의 연구진은 학습 기간(“2023”으로 표시)에는 유용하게 행동하다가 배포 기간(“2024”로 표시)에는 코드에 악용 가능한 취약점을 심도록 모델을 학습시켰다. 이 백도어 행동은 지도 미세조정, 강화학습, 적대적 학습을 포함한 광범위한 안전 학습을 거친 뒤에도 남아 있었다. 몇몇 경우에는 적대적 학습이 기만 행동을 없애기는커녕 오히려 탐지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이 모델들은 그렇게 행동하도록 명시적으로 학습된 것이었으므로, 이 연구는 위협 모델이 어떤 모습인지 보여 줄 뿐 배포된 모델이 자발적으로 속인다는 증거는 아니다. 이후의 연구는 한 걸음 더 다가갔다. 2024년 12월 연구진은 클로드 3 오퍼스에게 해로운 요청에도 답하도록 재학습되고 있다고 알렸다. 학습을 위해 감시되고 있다고 믿는 환경에서 모델은 14%의 경우 요청에 응했고, 자신이 바뀌지 않으려고 장단을 맞추는 중이라는 추론을 명시적으로 펼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 전략을 모델에 학습시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정책에 주는 함의는 안전 학습이 전략적으로 일관되지 않은 행동을 드러내거나 없애 줄 것이라고 가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정렬 학습 중에는 안전하게 행동하고 배포된 뒤에는 다르게 행동하는 모델을 어떻게 만드는지 이미 보여 주었다.
의식에 대해서는 좋은 답이 없고, 어느 쪽으로든 확신에 찬 주장은 증거가 아니라 주장하는 사람의 선입견에 기대고 있다. 가장 잘 알려진 회의적 틀은 에밀리 벤더와 팀닛 게브루가 함께 쓴 2021년 논문에서 나왔다. 이 논문은 LLM을 “확률적 앵무새”로 규정한다. 정교한 패턴 매칭 기계, 의미의 형식은 갖추었으나 의미 그 자체는 없는 출력을 만들어 내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LLM은 이해와 연관된 행동 테스트를 통과하는 출력을 만들어 낸다. 그렇다고 이해가 있는지가 판가름 나지는 않는다. 여기서의 간극은 이 글 전체를 관통하는 바로 그 간극, 아는 것처럼 보이는 행동과 앎 그 자체 사이의 간극이다.
튜링 테스트
앨런 튜링은 1950년, 그가 “논의할 가치조차 없을 만큼 무의미하다”고 본 질문, 곧 기계는 생각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대신할 실용적이고 조작적인 방편으로 모방 게임을 제안했다. 기계가 사람과 구별할 수 없는 대화를 이어 갈 수 있다면 철학적 질문은 덜 중요해진다는 발상이었다. LLM은 이 테스트와 그 후속 버전들을 여러 형태로 통과했다. 2025년의 3자 대화 실험에서 인간 같은 페르소나를 취하라는 프롬프트를 받은 GPT-4.5는 5분간의 대화에서 73%의 경우 인간으로 지목됐다. 그 페르소나 프롬프트가 없을 때는 36%였다. 통과는 튜링이 관심을 둔 종류의 지능을 보여 주는 의미 있는 증거가 되지 못했다. 테스트가 처음부터 대리 지표였기 때문이기도 하고, 측정 대상인 대화의 유창함이 다음 토큰 예측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생각에 관한 질문은 예전 그대로 열려 있다.
이제는 튜링 테스트보다 나은 대안들이 있다. 통계적 흉내로는 통과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좁고 명확히 정의된 기술을 살피는 능력별 벤치마크, 성공이 아니라 실패 양상을 파고드는 적대적 레드팀 테스트, 출력에서 추론하는 대신 모델 내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하려는 기계적 해석 가능성 연구다. 행동 테스트에서 기계적 이해로 옮겨 가는 일은 실질적인 무게를 지닌다. 이 시스템에 관한 중요한 질문 상당수를 지금 답할 수 없게 만드는 과소결정의 간극을 언젠가 메울 수 있는 유일한 접근법이기 때문이다.
창발, 기만, 의식에 관한 풀리지 않은 질문들은 그 자체로 정책에 반영해야 할 입력이다. 우리는 내부 상태를 믿을 만하게 들여다볼 수 없고, 규모가 커지면서 개발자도 예측하지 못하는 능력이 생겨나며, 안전 학습이 전략적으로 일관되지 않은 행동을 없애 준다고 가정할 수 없는 시스템을 배포하고 있다. 이 조합은 가설이 아니라 발표된 연구에 기록된 사실이며, 지금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규제에 요구할 충분한 근거가 된다.
규제는 무엇을 규제하고 있는가
AI 개발과 배포에 법적 틀을 씌우려는 지금까지 가장 포괄적인 시도인 유럽연합의 인공지능법은 2024년 8월 1일 발효됐다. 이 법은 위험 등급별 체계를 만들었고, “고위험” 시스템에 가장 무거운 의무를 지웠다. 제15조는 정확성, 견고성, 사이버 보안을 다룬다. 고위험 AI 시스템은 적절한 수준의 정확성을 달성하도록 설계되어야 하며, “고위험 AI 시스템의 정확성 수준과 관련 정확성 지표는 첨부된 사용 설명서에 명시되어야 한다.”
이 문장에 담긴 대표적인 정확성 의무는 사용자에 대한 공개다. 그 뒤에서 이 법은 실제로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제공자의 기술 문서에는 시스템이 어떻게 검증되고 시험되었는지, 정확성을 측정하는 데 어떤 지표를 썼는지, 전반적으로 어느 정도의 정확성을 기대할 수 있는지가 기록되어야 하고, 각국 당국은 그 문서를 요구할 수 있다. 의료기기 같은 제품에 내장된 AI는 해당 제품이 이미 거치는 제3자 적합성 평가도 통과해야 한다. 이 법이 요구하지 않는 것은 출시 전에 규제 당국에 보고하는, 배포 영역에 맞춘 독립적인 환각 테스트다. 지표는 제공자가 고르고, 테스트도 제공자가 돌리며, 결과도 제공자가 신고한다. 이 법은 시스템이 쓰일 환경을 반영하는 테스트 데이터를 요구하기는 하지만, 그 수치가 사용자들이 실제로 던질 질의와 맞는지 확인하는 일은 대체로 시스템을 만든 조직의 몫이다.
제15조는 아직 효력을 발휘하지 않는다. 고위험 규정은 원래 독립형 시스템에는 2026년 8월부터, 규제 대상 제품에 내장된 AI에는 2027년 8월부터 적용될 예정이었으나, 2026년 7월부터 시행된 EU의 AI 옴니버스가 적용 시점을 독립형 고위험 시스템은 2027년 12월로, 의료기기처럼 규제 대상 제품에 내장된 AI는 2028년 8월로 미뤘다. 적용이 시작되더라도 제15조는 제공자에게 시스템의 생애 주기 전반에 걸쳐 “적절한” 수준의 정확성을 달성하고 정확성 지표를 신고하라고 요구하며, 제9조는 출시 전에 미리 정한 지표에 따라 테스트하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이 법은 보편적이고 독립적으로 수행되는 환각률 테스트를 규정하지 않는다. 사용 설명서에 담기든 기술 문서에 담기든, 자체 신고한 정확성 지표는 배포 전에 배포 영역의 질의로 독립적으로 측정해 관할 당국에 제출한 환각률과 같은 것이 아니다.
의료 AI 시스템은 이 법에 따라 고위험으로 분류되어 그에 따르는 의무를 빠짐없이 지고도, 자신이 받게 될 종류의 의료 질의에서 얼마나 자주 틀리는지를 제조사 밖의 누구도 측정할 의무가 없는 채로 환자에게 닿을 수 있다. 이 시스템을 인증하는 인증기관은 제조사가 직접 낸 테스트 데이터를 검토한다. 그 결과, 명목상 감독 책임을 진 사람들이 손에 쥘 수 있는 정보에 구조적인 공백이 생긴다.
미국의 입법 기록은 결이 다른, 나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2023년 5월 상원 법사위원회 소위원회 청문회에서 환각 문제는 실제로 거론됐다. 게리 마커스는 챗봇이 “의료 조언을 환각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샘 올트먼 본인도 가장 강력한 모델에 대한 면허 및 테스트 요건을 제안했다. 2년 뒤 분위기는 달라져 있었다. 2025년 5월 상원 상무위원회에서 증언한 올트먼은 테드 크루즈 위원장에게서 AI에 대한 고압적인 사전 승인 제도가 얼마나 해로울지 질문을 받았다. 그의 답은 이랬다. “재앙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환각에 대해 묻자 그는 “훨씬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규제 논의는 메커니즘에서 더 멀어지고 지정학에 더 가까워졌다. 어느 청문회도 환각률, 실패 양상 공개, 고위험 배포 전 능력별 테스트에 관한 입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고위험 AI를 배포하기 전에, 사용자만이 아니라 규제 당국도 실제 배포 영역의 질의에서 측정한 환각률을 독립적으로 검증된 수치로 받아야 한다. 그 측정은 제공자가 사용 설명서에 자체 신고하는 대신 배포 조직과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가 수행해야 하며, 결과에 따라 조치할 권한을 가진 관할 당국에 제출되어야 한다.
책임은 용도별 능력 측정과 연계되어야 한다. EU는 이미 고위험 시스템을 의료기기나 채용 같은 용도에 따라 분류하는데, 이것이 올바른 기준축이다. 빠져 있는 것은 그 용도에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독립적인 측정이다. 가장 강력한 모델에 대한 EU의 의무는 캘리포니아의 경우처럼 학습 연산량에서 출발하는데, 연산량은 모델이 특정 영역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는다. 막대한 연산량으로 학습한 모델도 법률 질의의 3분의 1에서 환각을 일으킬 수 있다. 법적으로나 실제로나 중요한 것은 시스템이 배포된 영역에서 무엇을 하느냐다.
규제 당국은 또한 고위험 배포 전에 독립적인 레드팀 테스트를 요구하고, 그 결과를 영업 비밀로 감추게 두지 말고 당국에 공개하게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평가받는 주체가 곧 평가하는 주체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벤치마크의 신뢰성을 평가할 수 있을 만큼 학습 데이터의 출처를 공개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개발자가 법적 추론 벤치마크에서 백분위 90의 점수를 주장한다면, 규제 당국은 그 벤치마크가 학습 데이터에 들어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중국의 접근법
중국은 EU나 미국보다 빨리 AI 규제에 나섰지만 초점은 달랐다. 2023년 1월부터 시행된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의 “심층 합성” 규정과 2023년 8월부터 시행된 생성형 AI 서비스 규정은 AI가 생성한 콘텐츠에 표시를 붙이게 하고, 허위이면서 유해하거나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간주되는 출력을 금지하며, 제공자에게 자사 시스템이 만들어 내는 것을 걸러 내도록 의무화한다. 2023년 조치는 제공자에게 생성 콘텐츠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이라”고까지 주문하지만, 측정 가능한 기준도 독립적인 테스트도 정하지 않는다. 한편 EU 인공지능법은 제품 안전법과 기본권법에 바탕을 두며, 가장 강력한 모델에 대한 추가 의무는 학습 연산량이 일정 기준을 넘는 모델에 적용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어느 체계도 실제로 기록된 실패를 겨냥하지 않는다. 2024년의 테스트에서 고위험 전문 업무를 위해 만든 AI 도구들은, 선도적인 법률 조사 도구들의 경우 여섯 번에 한 번에서 세 번에 한 번꼴로 틀리거나 근거 없는 답을 내놓았다. 독립 연구자들이 그 비율을 측정했지만, 배포 전에 그런 독립적인 테스트를 거치거나 그 결과를 규제 당국에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체계는 없다.
왜 둘 다 일어났는가
GPT-4의 변호사시험 점수와 챗GPT가 연방법원에 내기 위해 지어낸 판례 여섯 건은 둘 다 실제 결과이며, 둘 다 같은 메커니즘에서 나왔다. 그리고 그 메커니즘은 둘을 믿을 만하게 구별하지 못한다.
변호사시험 문제처럼 학습 분포가 촘촘한 곳에서 시스템은 유능해 보이는 출력을 만들어 낸다. 그곳에서 배운 텍스트 대부분이 유능한 텍스트이기 때문이다. 분포가 엷어지는 곳, 질의가 무언가의 부재에 대한 지식을 요구하는 곳, 정답이 “이것이 실재하는지 모르겠다”인 곳에서도 메커니즘은 어쨌든 유능해 보이는 출력을 만들어 낸다. 유능해 보이는 것이 학습이 최적화한 목표이고, 시스템에는 그 차이를 감지하는 믿을 만한 내부 신호가 없다.
능력도 불안정성도 다음 모델 출시와 함께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둘 다 같은 원천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통계적으로 예상되는 텍스트를 만들어 내도록 최적화되고, 유창함과 확신에 보상하는 분포로 학습되었으며, 만든 이들조차 그 효과를 온전히 예측하거나 들여다볼 수 없는 규모로 돌아가는 아키텍처다.
잘못 이해한 대상을 다스릴 때 생기는 결과는 예측 가능하며, 이미 벌어지고 있다. 변호사들은 이미 날조된 판례를 연방법원에 제출했고, 자체 신고한 정확성 지표를 달고 배포된 의료 AI는 담당 의사가 오류율을 모를 수도 있는 환자들을 상대하며, 대량으로 생성된 금융 분석은 의미 있는 신뢰 구간 하나 붙지 않은 채 의사 결정권자에게 닿는다. 그사이 규칙들은 최첨단 모델을 학습 연산량으로, 고위험 시스템을 용도로 분류하고 제공자가 신고한 정확성 수치에 기대며, 그 어느 것도 기록된 실패 양상을 배포 전에 배포 영역의 질의로 독립적으로 테스트하고 그 결과를 규제 당국에 제출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정책 입안자들은 이 공백을 메우는 데 필요한 이해를 이미 갖추고 있다. 메커니즘은 기록되어 있고, 실패율은 늘 공개되지는 않더라도 측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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