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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침공 이후 이라크 재건에서 벡텔이 이라크 기업에 처음 맡긴 공사는 10번 고속도로의 폭격당한 다리를 우회하는 길이었다. 금액이 공개되지 않은 이 하도급 계약에 2003년 5월 서명한 곳은 오랜 역사를 지닌 이라크 건설사 알부니아 트레이딩 컴퍼니였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벡텔은 기반시설 복구로 약 23억 달러를 받았다. 당시 핼리버턴의 자회사였던 휴스턴의 엔지니어링 대기업 KBR은 훨씬 더 많이 받았다. 재건과 석유 기반시설, 군수 지원에 걸친 KBR의 이라크 계약은 이후 10년 동안 395억 달러에 달했다. 첫 구매 주문서부터 이라크 재건은 어쩌다 메소포타미아에서 벌어졌을 뿐인 미국의 상업 사업이었다.

스튜어트 보언은 9년 동안 이 사업이 무엇을 만들어 냈는지 기록했다. 이라크 재건 특별감사관(SIGIR)으로서 그는 전시 지출을 샅샅이 공개 감사했다. 수백 건의 감사와 사업 평가, 600건이 넘는 범죄 수사였다. 2013년 3월 최종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며 그가 내린 판정은 이랬다. “투입된 자금 규모에 비해 이룬 것이 충분하지 않았다.”

점잖은 판정이지만 문제를 잘못 읽고 있다. “이룬 것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말은 목표가 성취였고 시스템이 거기에 못 미쳤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이라크 재건에 배정한 약 600억 달러는 모래 속으로 사라지지 않았다. 돈은 시스템의 설계가 보낸 곳으로 갔다. SIGIR은 최소 80억 달러가 낭비됐다고 추산했고, 언론의 머리기사를 차지한 것은 낭비와 사기, 리베이트 추문이었다. 더 깊은 실패는 실제로 지어진 것에 있었다. SIGIR 감사관들은 자신들이 점검한 완공 사업의 4분의 3 이상에서 결함을 찾아냈고, 제대로 돌아간 시설조차 모아 놓고 보면 작동하는 경제가 되지 못했다. 사업은 잘못된 기준으로, 잘못된 수혜자를 위해 선정됐다. 재건 경제가 재건하는 나라의 이익을 중심으로 구축됐기 때문이다.

이 물음은 지금 이 순간의 문제다.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습이 이란의 핵시설과 군사 기반시설, 최고 지도부를 타격해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4월에는 파키스탄의 중재로 휴전이 이뤄졌고, 5월 말 협상단은 호르무즈 해협과 60일간의 핵 협상 기간을 담은 잠정 양해각서를 마련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끝내 승인하지 않았다. 이란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이 휴전을 위반했다며 6월 1일 협상을 중단했다. 파키스탄과 카타르의 도움으로 6월에 성사된 양해각서도 무너졌고, 7월이 되자 양측은 다시 공습을 주고받고 있었다. 2026년 10월 현재 발효 중인 휴전은 없고, 중재자를 통한 간접 협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를 대신할 합의는 나오지 않았다. 이란의 기반시설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누가 그것을 재건할지(미국인가, 중국인가, 러시아인가, 걸프 국가들인가)를 두고 이미 지정학적 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바그다드 이후의 재건들은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꽤 믿을 만한 안내서다.

재건 경제의 해부

2003년 연합군 임시행정처(CPA)가 계약을 발주하기 시작했을 때, 이라크 기업을 배제하는 규정 따위는 필요하지 않았다. 미국이 자금을 댄 대형 계약의 조달 시스템은 미국 연방 조달 규정에 따라 움직였다. 제안서는 영어로 제출해야 했고, 미국식 준법 체계를 갖춰야 했으며, 미국 계약 담당관들과의 관계가 입장권이었다. 수십 년의 현지 경험을 지닌 이라크 건설사도 이 시스템의 눈에는 읽히지 않는 존재였다. 미국 기업을 위해 쓰인 시스템은 누가 그렇게 결정하지 않았는데도 이라크 기업을 주변부에 머물게 했으며, 주로 미국 원청업체의 하도급업체로 일하게 했고, 그래서 이 배제는 바로잡을 수 있는 정책 실패가 아니라 구조적인 것이었다. 배제는 조달 구조 자체에 들어 있었고, 그 구조가 가동될 때마다 다시 나타날 터였다.

실제로 체결된 계약들이 이 설계를 확인해 준다. KBR은 원가가산 방식으로 일했다. 인정되는 비용을 보전해 주고 거기에 수수료를 얹어 주는 구조로, 돈을 잘 쓰는 데 대한 보상은 거의 없다. 국방부 감사관들은 수의계약으로 따낸 석유 기반시설 계약에서 수억 달러의 비용에 의문을 제기했다. 육군 공병대의 최고 계약 책임자 버나틴 그린하우스는 2005년 상원 민주당 의원들이 연 청문회에서 KBR과의 계약이 “제 직업 경력을 통틀어 목격한 것 가운데 가장 노골적이고 부당한 계약 남용”이라고 증언했다. 그린하우스는 강등됐다. 이라크 관리들은 직접 가격을 비교했다. 아흐마드 찰라비는 SIGIR에 “콘크리트 1제곱미터는 4,000이라크디나르여야 한다”며 “미국은 1만 6,000디나르를 냈다”고 말했다. 회계감사원(GAO)과 SIGIR이 이 모든 것을 지적했고 의회는 청문회를 열었지만, 계약은 계속됐다.

지출은 계약 발주와 같은 길을 따랐다. 돈은 미국 재무부에서 미국 기업으로, 그 기업들의 하도급업체와 공급망을 거쳐 흘러갔고, 해외에서 파견된 직원들이 1년 단위로 교대하며 드나들었다. 이라크 하도급업체, 현지 고용과 가능한 경우의 현지 자재 조달을 통해 이라크 국내 경제로 들어간 몫은 설계된 것이 아니라 남은 찌꺼기였다. 이라크 기업과 직접 계약하려는 움직임이 현지 기업에 일감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2004년 중반부터였고, 이후 ‘이라크 우선’ 정책으로 공식화됐지만 그때는 큰 계약들이 이미 체결된 뒤였다. 원청 계약과 그 수익은 미국 기업에 돌아갔다.

SIGIR 기록 보관소

이라크 재건 특별감사관실(SIGIR)은 2004년 의회에 직접 보고하는 권한을 지닌 독립 감독 기구로 설립됐다. SIGIR은 9년 동안 수백 건의 감사와 사업 평가를 내놓았고, 600건이 넘는 범죄 수사에 착수해 90건의 유죄 판결을 끌어냈다. 감사를 통해 비용 환수와 계약 재협상으로 얻을 수 있는 약 16억 달러의 잠재적 재정 이익을 찾아냈다. SIGIR은 2013년 문을 닫으면서, 전시 재건 지출에 관해 지금까지 모인 것 가운데 가장 상세한 공공 기록 하나를 남겼다.

개별 기업들은 책임이 워싱턴이라는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시스템 안에서 움직였다. SIGIR은 미국 납세자의 돈이 미국 조달 규정에 맞게 쓰였는지 감사할 수 있었다. 그 지출이 이라크의 경제 회복이라고 부를 만한 무언가를 만들어 냈는지는 이 시스템이 답하도록 설계된 질문이 아니었다.

사기 사건들은 시스템이 스스로의 규칙을 어긴 사례다. 더 중요한 질문은 시스템이 규칙을 지켰을 때 무엇을 만들었느냐다. 600억 달러 가운데 약 3분의 1은 이라크 군과 경찰의 훈련과 장비에 들어갔다. 나머지 상당 부분이 지은 것은 이렇다. 발전소는 전력 생산을 끌어올렸지만, 연합군이 약속한 6,000메가와트는 2009년에야 지속적으로 달성됐다. 상하수도 시설은 자금이 치안으로 전용되면서 원래 계획한 136개 사업 가운데 49개만 완공 대상으로 남았다. 학교, 병원, 도로. 각 항목에는 완공일과 용량 수치, 분기 보고서의 한 줄이 있었으니 모두 셀 수 있었고, 무엇을 고를지는 경제적 필요보다 셀 수 있느냐가 더 크게 좌우했다.

600억 달러가 짓지 못한 것은 이렇다. 낯선 사람들 사이의 계약을 집행할 수 있는 상사 법원. 기록이 파괴되거나 다툼의 대상이 된 나라에서 소유권을 확정할 수 있는 부동산 등기. 어느 시장경제에서나 날마다 생기는 상거래 분쟁을 해결하는 법적 틀. 예측 가능한 규제. 그리고 전쟁 전 이라크에서 소기업에 돈을 대 주었지만 사회적 신뢰가 무너지고 공동체 전체가 흩어지면서 해어져 버린 개인 보증과 공동체 대출이라는 비공식 신용. 미국 국제개발처(USAID)가 소기업 대출과 경제 거버넌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는 했고, 워싱턴은 이라크 부처들에 보낼 자문관 비용도 댔다. 그러나 이는 총 약 40억 달러 규모로, 의회가 셀 수 있는 결과물로 짜인 건설 계획 옆에서 공동 전략도 없이 여러 기관에 나뉘어 있었다.

보언도 결국 이를 알게 됐다. SIGIR의 최종 보고서는 교훈을 한 줄로 정리했다. “대규모 기반시설 사업에 대한 강조를 줄이고, 지역에 뿌리를 둔 소규모 사업에 더 집중하라.” 보고서를 위해 면담한 관리들은 작은 상수도·전력 사업을 꼽았는데, 그것이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을 이라크인들이 눈으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군 지휘관이 작고 시급한 지역 공사에 돈을 쓸 수 있게 한 소규모 기금인 지휘관 긴급대응 프로그램(CERP)은 “효과적인 아이디어였지만, 일감을 작게, 계약을 짧게 유지할 때만 그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교훈은 더 큰 사업 전체에 대한 고발이다. 600억 달러 규모의 사업을 9년 동안 감사한 기관이, 그 사업에서 가장 효과적이었던 요소는 대형 계약의 논리 바깥에서 움직인 작은 사업들이었다고 결론 내린 것이다. 보고서는 워싱턴이 성공을 “배정하고 지출한 돈의 액수로” 측정했다고 덧붙였다. CERP는 600억 달러 가운데 약 40억 달러로 작게 머물렀고, 큰 계약들은 이미 오래전에 체결된 뒤였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는 군사력을 투입한 나라들이 그 뒤 재건 계약을 스스로에게 나눠 주었다. 이 계약들은 분쟁 직후, 현지 통치가 가장 약하고 시급함은 가장 클 때 나온다. 그러니 조달은 현지 주민에게 아무 책임도 지지 않고 현지 역량을 키울 상업적 동기도 없는 외부 행위자에게 흘러갈 수밖에 없다. 군사력을 제공하는 나라가 재건 자금을 대는 나라이고, 그 나라의 기업이 계약을 따내는 기업이다. 어떤 법도 어길 필요가 없다. 공여국 기업이 원하는 것과 수혜국의 회복에 필요한 것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당기고, 조달 규정과 책임 체계에서 사업 선정과 일정에 이르는 큰 설계 선택들이 그 충돌을 공여국에 유리하게 정리했다.

시점이 이 구조적 이점을 키운다. 재건 자금은 수혜국의 협상력이 가장 낮을 때 들어온다. 정부는 무너졌고, 주민은 위기에 처했고, 제도는 파괴되거나 흩어졌다. 시급함은 속도를 요구한다. 공여국에는 자본과 곧바로 투입할 수 있는 계약업체, 이미 갖춰진 조달 시스템이 있다. 계약은 비상 권한 아래 첫 몇 달 안에 체결되고, 그것으로 사업 기간 내내 누가 돈을 받고 누가 조건을 정하며 누가 성공을 정의할지가 굳어진다. 누군가 이 설계가 회복을 낳고 있는지 평가할 무렵이면 돈은 이미 묶였고 계약업체들은 자리를 굳혔다.

그런데 계약이 이라크 기업에 돌아갔다고 해 보자. 모든 달러가 바그다드와 바스라의 기업을 거쳐 흐르고, 이라크인이 관리하고 이라크인을 고용했다고 해 보자. 이라크인이 소유했다면 누가 돈을 받는지는 달라졌겠지만, 사업은 여전히 공여국이 측정할 수 있는 것을 기준으로 선정됐을 것이다.

재건이 짓지 않는 것

재건 사업은 공여국의 보고 요건 아래에서 움직인다. 의회는 이라크에 600억 달러를 배정했다. 그 돈에는 의무가 따랐다. 측정 가능한 성과, 감사 가능한 결과물, 분기별 진척 보고서. 공적 자금에 대한 합리적인 책임성이지만, 동시에 걸러 내는 체이기도 하다. 사업은 측정하고 보고하고 한 예산 주기 안에 끝낼 수 있는 만큼 자금을 받는다. 발전소에는 준공일과 메가와트 정격이 있다. 제대로 돌아가는 상사 법원에는 없다. 계약을 지키는 문화도, 믿을 수 있는 상업 중개인의 네트워크도, 외국 투자자가 한 예산 주기를 넘어 자본을 묶어 둘 만큼 안정된 규제 환경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중요한 구분을 한 사람은 더글러스 노스였다. 그는 공식 제도(종이 위에 존재하는 법과 규제, 재산권)와 비공식 제도를 나누었다. 비공식 제도란 공식 규칙을 실제로 작동하게 만드는 행동 규범과 거래 관습, 신뢰 관계다. 재산법은 집행이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고, 집행은 주민이 그것이 일관되게 적용되리라 믿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재건은 공식적인 층위, 즉 무너진 건물과 사라진 기반시설과 고장 난 시스템을 보고 그 대체물을 짓는다. 공식 구조를 생산적으로 만드는 비공식 층위는 조달 시스템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 신뢰는 계약서에 써넣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런 애스모글루와 제임스 로빈슨은 이 통찰을 더 밀고 나갔다. 국내적 책임성 없이 외부 행위자가 이식한 제도는 수탈로 기우는 경향이 있어서, 그 아래 사는 주민이 아니라 그것을 장악한 자에게 봉사한다는 것이 두 사람의 주장이다. 이 묘사는 이라크 재건에 들어맞는다. 대형 사업은 미국 감사관이 감사하고, 미국 예산으로 자금을 대고, 미국 계약업체가 관리했다. 이라크인은 의도된 수혜자였을 뿐, 고객은 의회였다.

CPA의 초기 결정들은 제도의 파괴를 앞당겼다. 2003년 5월에 내려진 명령 제1호와 제2호는 바트당 고위 당원들을 공직에서 숙청해 SIGIR 집계로 약 3만 명의 공무원을 내보냈고, 이라크 군을 해산해 약 50만 명을 실업자로 만들면서 국가가 기능하던 수단의 상당 부분을 걷어 냈다. 그 수단은 권위주의적이고 부패했다. 동시에 그것은 인허가가 처리되고, 재산 분쟁이 조정되고, 제도적 기억이 보관되던 방식이기도 했다.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공백이었고, 재건 사업은 제도의 토대가 산산조각 난 채로 남은 그 공백에 콘크리트를 쏟아부었다.

탈바트당화는 실업만 만든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라크 국가의 운영 지식을 지워 버렸다. 결정이 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집행에 어떤 지역 관계가 중요한지, 성문 규정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헤쳐 왔는지에 관한 지식이다. 이 지식은 매뉴얼이나 조직도가 아니라 사람들 안에, 그리고 그들 사이의 관계 안에 있었다. 공무원 조직의 상층부를 숙청하자 실제로 국가를 굴러가게 하던 사람들의 그물망이 끊어졌다. 그러고 나서 재건은 이 제도적 공백 위에 물리적 기반시설을 지었다. 마치 이라크에 없는 것이 건물이라는 듯이.

SIGIR 감사관들은 그 결과를 상세히 기록했고, 되풀이되는 패턴을 발견했다. 사양대로 완공된 시설이 인계 뒤 빠르게 망가졌다. 정수장들은 이라크 정부에 훈련된 정비 인력과 예비 부품 공급망, 운영 예산이 없어 몇 달 만에 가동을 멈췄다. 이 실패들이 이라크의 역량에 대해 말해 주는 것은 별로 없었다. 그것을 돌아가게 하는 사람과 시스템에 대한 투자 없이 지은 물리적 자산은 처음부터 실패할 공산이 컸고, 그 투자는 늦게, 얇게 왔다. 미국은 정비 계약과 발전소 노동자 훈련, 부처의 ‘역량 개발’에 돈을 대기는 했지만, 조각조각, 우선순위를 바꿔 가며, 건설 예산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규모로 했다. 정비 역량에는 완공일이 없고, 12개월 단위로 직원을 교대시키는 계약업체는 그것을 공급할 수 없다.

궤적은 부문을 가리지 않고 일관됐다. SIGIR의 사업 평가는 되풀이되는 곡선을 기록했다. 사양대로 시공, 인계식, 노후화, 방치. 인구 2만 5,000명을 위해 지은 1차 보건소는 완공되고, 검수를 거쳐, 이라크 보건부에 이관된 뒤, 1년도 안 돼 진료소로 기능할 인력과 공급망, 운영 예산을 잃곤 했다. 재건 사업은 물리적 구조물과 작동하는 제도 사이의 간극을 메우지 못했다. 그 회계는 구조물을 추적했고, 그 설계는 제도를 뒷전으로 미뤘기 때문이다.

그사이 이라크 경제에 필요한 것들은 거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상사 법률 체계는 기능을 멈췄다. 재산 기록은 파괴되거나 다툼의 대상이 됐고, 건물이 내 것임을 증명할 수 없으면 사업을 시작하기 어렵다. 소기업에 돈을 대던 비공식 신용은 공동체가 흩어지고 사회적 신뢰가 무너지면서 해어졌다. 이 가운데 사업 목록에 오른 것은 거의 없었다. 이것들은 사업이 아니라 조건이었고, 재건 사업은 사업을 납품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2005년 바스라의 한 상인이 새 공급업체에 외상을 줄지 고민한다고 생각해 보자. 침공 전이라면 이 거래는 비공식 보증의 그물망 위에 놓여 있었다. 같은 부족이라는 연결, 신용을 보증해 줄 수 있는 공통의 지인, 분쟁이 생기면 양쪽 모두 권위를 인정하는 지역 유력자에게 가져갈 수 있다는 이해. 전쟁과 그 여파는 이 셋을 모두 닳아 없앴다. 피란은 평판을 떠받치던 공동체를 흩어 놓았다. 폭력은 지역의 중재자들을 없앴다. CPA가 세우던 공식 법원 체계는 아직 그 빈자리를 채울 수 없었다. 합리적인 결정은 외상을 주지 않는 것이었다. 그 결정을 전국 모든 시장의 모든 상거래로 곱해 보라. 재건된 경제와 작동하는 경제의 차이가 바로 거기에 있다. 소기업 대출과 소액 금융 프로그램이 이 그물망의 가장자리에 닿기는 했지만 어떤 사업도 이를 다시 구축할 수 없었고, 의회에 내는 어떤 분기 보고서도 이를 묘사조차 할 수 없었다.

모든 계약이 이라크 기업에 돌아갔더라도, 사업 선정 기준(메가와트, 건물, 도로 킬로미터)은 같은 결과를 낳았을 것이다. 그 어떤 잣대도 제도를 재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리적 결과물을 추적하도록 설계된 감사 체계는 제도의 건강을 측정할 수 없다. 의회 세출위원회를 위해 만든 보고 요건은 상업적 신뢰를 수치로 나타낼 수 없다. 재건은 돈을 누가 받는지를 잘못 배분할 뿐 아니라, 그 돈으로 무엇을 사야 하는지도 잘못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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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셜 플랜이라는 착각

누구나 꺼내 드는 사례는 전후 재건이 대규모로, 의심의 여지 없이, 오래가는 성과를 낸 경우다. 1948~1952년의 유럽이다. 이 사례는 이후 모든 재건 사업을 정당화하는 데 동원돼 왔지만, 그 가운데 어느 것과도 공통점이 거의 없다.

몇 년마다 누군가는 새로운 마셜 플랜을 외친다. 우크라이나를 위해, 아프리카를 위해, 기후를 위해, 중동을 위해. 마셜 플랜의 역사를 쓴 벤 스테일은 그런 호출 없이 “지나가는 해가 거의 없다”고 잘라 말한다. 이 말은 구체적인 정책 내용과 떨어져 나가 순전한 수사적 몸짓이 됐다. 야심과 진지함을 내비칠 뿐, 그 이상은 아무 뜻도 없다.

이 비유가 살아남는 것은 듣기 좋기 때문이다. 이미 해 본 일이고 효과가 있었다고 말해 주니까. 동시에 이 비유는 이후의 재건들에 무엇이 없었는지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틀렸다.

유럽부흥계획은 서유럽 16개국에 약 133억 달러, 오늘날 가치로 약 1,800억 달러를 나눠 주었다. 그러나 이 계획을 성공시킨 것은 돈이 아니었다. 수혜국들은 산산조각 난 국가가 아니었다. 온전한 법체계와 경험 많은 관료 조직, 교육받은 노동력, 자리 잡은 상업 전통을 갖추고, 현대 산업경제를 운영해 본 기억이 생생한 나라들이었다. 노동자들은 공장을 돌릴 줄 알았고, 관료들은 무역 허가를 처리할 줄 알았으며, 법원은 상거래 분쟁을 판결할 줄 알았다. 마셜 플랜이 할 일은 이 기계를 다시 돌리는 것이었다.

J. 브래드퍼드 들롱과 배리 아이컨그린은 마셜 플랜에 관한 영향력 있는 경제 분석에서, 원조 자체는 “투자 재원을 대는 것으로” 혹은 파괴된 기반시설을 재건하는 것으로 “회복을 크게 앞당길 만큼 크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원조가 한 일은 유럽의 정책을 시장과 안정화 쪽으로 밀어붙인 것이었다. 마셜 플랜은 자본을 생산적으로 굴릴 제도적 기계를 이미 갖춘 경제들에 자본과 조정을 제공했다. 정치학자 에바 벨린은 2004년 하버드의 한 토론회에서 이 신화를 벗겨 냈다. 전후 독일과 일본은 “건물이 불타 버린 회사”였다. 조직의 지식과 훈련된 노동력, 경영 체계는 온전했다. 이라크는 “처음으로 사업을 꾸리는 회사와 같았다.”

마셜 플랜이 지은 것

유럽부흥계획의 중심은 건설이 아니었다. 그 핵심 장치는 대충자금이었다. 수혜국 정부는 미국 원조에 상응하는 자국 통화를 특별 계정에 예치했고, 이 돈은 미국의 승인이 있어야만 쓸 수 있었다. 이로써 미국은 각국 경제를 직접 관리하지 않고도 구조 개혁(무역 자유화, 통화 안정, 국가 통제 축소)을 끌어낼 지렛대를 얻었다. 오늘날 OECD의 전신인 유럽경제협력기구(OEEC)는 바로 이 계획의 집행을 조정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유럽 국가 간 경제 협력을 원조 구조 속에 심었다. 마셜 플랜은 자본 이전도 포함한 개혁·조정 수단으로서 효과를 냈다.

이 비교를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보스니아에 들이대면 문제가 뒤집힌다. 재건을 자본 부족, 곧 건물이 사라졌으니 돈이 필요하다는 문제로 규정하기 때문이다. 이 관점에서는 돈과 새 건물만 충분하면 회복이 온다. 이런 틀은 실제 제약, 즉 제도의 문제를 가린다. 그리고 감추는 일은 감추는 자의 이익에 봉사한다. 재건이 자본의 문제라면 답은 계약이다. 제도의 문제라면 답은 어떤 계약업체도 납품할 수 없고 어떤 세출위원회도 회계연도 일정에 맞춰 평가할 수 없는 무언가다. 이 비유는 문제를, 그것을 해결하라고 맡겨진 행위자들에게 이로운 조건으로 풀 수 있는 것으로 만든다.

그토록 틀렸는데도 이 비교가 살아남는 이유가 그것이다. 비교는 제도의 과제를 자본의 과제로 바꾸고, 그래서 수리 비용을 대는 쪽이 수리로 이익도 챙길 수 있게 된다.

아프가니스탄은 이를 최대 규모로 입증했다. 미국은 20년에 걸쳐 아프가니스탄 재건에 약 1,480억 달러를 배정했고 2025년 중반까지 그중 약 1,370억 달러를 집행했다. 서유럽을 위한 마셜 플랜 전체에 맞먹는 규모다. 이 사업의 감사관인 아프가니스탄 재건 특별감사관(SIGAR)은 260억~290억 달러가 낭비와 사기, 남용으로 사라졌다고 밝혔다. 그 손실을 넘어, 20년의 지출은 철수를 견뎌 낼 제도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2021년 미군이 철수하자 국가 기구는 몇 주 만에 무너졌고, 미국이 돈을 댄 군대도 함께 무너졌다. 그 돈은 건물과 군대를 샀을 뿐, 철수 뒤까지 살아남았을지 모를 제도는 끝내 지어지지 않았다.

마셜 플랜이 회복을 예고하고 실제 재건의 구조가 의존을 예고한다면, 질문은 경험적인 것이 된다. ‘완료된’ 재건은 20년 뒤 어떤 모습인가. 보스니아와 코소보가 그 시험대다.

완료된 재건들

이라크 사례에 대한 반론은 뻔하다. 이라크는 유례없이 참혹했고, 폭력적이었고, 종파로 갈라졌고, 거대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치고, 조건이 더 유리했던 두 사례를 보자. 개입 규모가 더 작고, 조정이 더 잘 됐고, 제도적 유산을 지닌 유럽 국가들이다. 거기서도 패턴이 유지된다면, 상황만으로는 설명이 약하다.

먼저 보스니아. 1995년 데이턴 협정으로 전쟁이 끝나자 국제 원조의 수도꼭지가 열렸다. 세계은행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우선 재건 프로그램을 통해 약 51억 달러의 재건 자금이 흘러들었다. 초기의 경제성장은 국내 역량이 아니라 원조 유입 자체에서 나왔고, 밑에 깔린 구조적 약점을 해결하지 못한 채 가렸다. 그 뒤의 궤적은 이렇다. 공적개발원조는 1995년 국민총소득의 약 60%에서 2023년 약 1%로 줄었다. 원조가 빠져나가자 그 자리를 해외 송금이 채웠고, 생산 역량은 채우지 못했다.

2023년 개인 송금은 GDP의 약 10.2%로, 1%가 채 안 되는 세계 평균의 10배가 넘었다. 제조업은 GDP의 약 13%를 차지하는데, 원자재와 기초 금속, 목재 제품 같은 저부가가치 부문에 몰려 있다. 이 나라는 해마다 60억~70억 달러의 구조적 상품무역 적자를 낸다. 이론상 30년 동안 안정이 이어졌는데도 외국인직접투자는 GDP의 3~4% 언저리를 맴돈다. 자본은 생산 역량이 약한 경제로 흘러가지 않고, 생산 역량은 제도가 뒷받침하지 못하는 곳에서 자라지 않는다.

인구는 2000년 이후 약 4분의 1이 줄어 약 320만 명이 됐다. 2021년 조사에서 보스니아 청년의 절반 가까이가 이민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해마다 수만 명이 떠나는데, 교육받고 숙련된 사람들의 비중이 유독 높다. 경제가 스스로 성장하는 데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다.

데이턴으로부터 30년, 재건의 눈에 보이는 산출물은 제자리에 있다. 도로, 건물, 전력망. 그 밑에는 스스로를 지탱할 내부 역량을 끝내 키우지 못한 경제가 있고, 그 경제는 가장 생산적인 시민들을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는 나라들에 계속 빼앗기고 있다.

코소보는 같은 이야기를 더 선명하게 들려준다. 공식 실업률은 구직 활동이라고는 고용 사무소에 등록하는 것이 전부인 사람들까지 집계해 부풀려진 2001년 57%에서 2024년 10.8%로 떨어졌다. 무엇이 이 수치를 떠받치는지 확인하기 전까지는 진전처럼 보이는 숫자다. 해외 송금은 GDP의 약 17.3%를 차지하는데, 미국 국무부가 코소보 중앙은행의 분석을 요약한 바에 따르면 이 돈은 “주로 투자 목적이 아니라 개인 소비에 쓰인다.”

이 메커니즘은 스스로를 강화한다. 송금은 국내 생산이 뒷받침하지 않아도 소비를 지탱하고, 그 간극은 수입이 메우면서 무역 적자가 커진다. 고용주들은 임금이 더 높은 경제로 이민 가는 선택지와 경쟁해 노동자를 구해야 하지만, 국내 생산성이 너무 낮아 임금을 올릴 수 없다. 가장 야심 있는 사람들이 떠난다. 남은 사람들은 떠난 사람들이 번 돈에 기댄다. 경제는 그럭저럭, 해외에서 만들어진 생산성으로 돌아간다.

국제사회의 주둔도 같은 불균형을 키웠다. 정치경제학자 니콜라 르메에베르와 사예드 만수브 무르셰드는 유엔 임무단과 원조 기관들과 함께 들어온 돈이 국내 생산성을 밀어내고 기업 활동보다 지대 추구를 부추겼다고 주장한다. 재건은 전력망과 도로를 지었지만, 자국민을 붙잡아 둘 만큼 부를 만들어 내는 경제는 짓지 못했다.

이 패턴은 예측에 쓸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이다. 재건은 스스로 정한 기준으로는 성공한다. 기반시설이 지어지고, 원조가 단계적으로 줄고, 대표 지표가 나아진다. 그 지표들 밑에서 경제는 외부 자금에, 처음에는 원조에, 그다음에는 송금에 묶여 있다. 생산 역량은 약한 채로 남고, 젊은이들은 이민을 간다. 자립적 성장을 위한 제도적 조건은 끝내 온전히 갖춰지지 않는다. 보스니아에서 공여국들은 중앙은행과 관세청, 은행 감독 기구 설립을 도우며 그 조건에 투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작업은 공여국이 보고서와 감사, 진척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는 물리적 자산을 중심으로 짜인 사업 옆에서 진행됐고, 더 깊은 개혁은 이 나라의 정치적 교착 속에 멈춰 섰다.

현지 정치에도 책임의 일부가 있다. 그러나 이 결과는 결과물을 세고 성공을 완공으로 정의하는 모델에도 들어맞으며, 두 잣대 모두 한 나라가 스스로를 지탱할 수 있는지는 묻지 않는다. 보스니아와 코소보에는 이라크에 없던 모든 이점이 있었다. 더 작은 규모, 덜한 폭력, 유럽연합과의 근접성, 더 나은 조정. 그런데도 두 나라는 결국 의존하게 됐다.

다음 사례는 지금 모습을 갖춰 가고 있고, 바그다드와 사라예보, 프리슈티나에서 결과를 결정지은 구조적 특징들이 벌써 그 안에 보인다.

다음 재건

5월 말 파키스탄 중재자들을 통해 협상한 양해각서는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고, 미국의 해상 봉쇄를 풀고, 이란 핵 프로그램에 관한 60일간의 협상 기간을 열었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끝내 서명하지 않았다. 6월 1일 이란이 협상을 중단했을 때 아락치 외무장관은 휴전이 “명백히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휴전이다. 한 전선에서의 위반은 모든 전선에서의 휴전 위반이다”라고 선언했다. 늦여름까지 테헤란은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을 쥐고 있었고, 파키스탄과 카타르 중재자들은 양측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불러들이려 애쓰고 있었다.

2026년 10월 현재 6월의 합의 틀은 산산조각 났고, 양측은 7월에 다시 공습을 주고받았으며, 중재자를 통한 간접 협상은 아직 그것을 대신할 합의를 내놓지 못했다. 그래도 재건 문제는 이미 제기되고 있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큰 타격을 입었다. 군사 시설은 잔해로 변했다. 민간 기반시설도 여러 주에 걸쳐 부수적 피해를 입었다. 누군가는 이를 재건하는 비용을 치를 것이다. 그것이 누구일지, 어떤 조건일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재건을 노리는 경쟁자들

네 행위자가 누가 이란을 재건하느냐에 이해관계를 걸고 있다. 중국은 2021년 이란과 25년 기한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맺었고, 최대 4,000억 달러의 투자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류상으로는 가장 유력한 주도자로 보이지만, 그 돈은 거의 실현되지 않았다. 그러나 2025년 중국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와의 교역은 각각 약 1,080억 달러였던 반면, 이란과의 교역은 보고되지 않은 석유 구매까지 쳐도 약 410억 달러였다. 그래서 중국의 재건 야심은 걸프 국가들과의 상업적 관계와 부딪친다. 러시아는 지역 불안이 낳는 고유가로 이득을 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자원이 빠듯하다. 걸프 국가들은 경계하고 있다. 이란의 보복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나라 가운데 하나인 아랍에미리트는 그 공격을 장기적인 신뢰 위기를 촉발한 결정적 전환점이라고 불렀다. 이집트,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로 이뤄진 느슨한 블록이 형성되고 있는데,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이를 “새로운 중동 4자 협의체”라고 부른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어떤 합의든 더 많은 나라(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파키스탄 등)가 아브라함 협정에 가입하는 것과 연계했다. 이 요구는 이란 재건을 미국의 전혀 별개인 지정학적 구상에 종속시킨다.

구조적 특징들은 되풀이될 것이다. 이란은 테헤란의 주택 수만 채를 시작으로 이미 전쟁 피해를 스스로 메우고 있다. 그러나 이란 국영 매체는 전면 재건 비용을 약 2,700억 달러로 추산했고, 그만한 규모의 공사는 거의 틀림없이 외부 자금과 외국 기업을 끌어들일 것이다.

수십 년의 제재로 약해지고, 이제 최고 지도부와 핵심 시설의 파괴로 더 약해진 이란의 제도적 역량으로는 이 규모의 재건을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 남은 문제는 어떤 외부 행위자가 돈을 대고, 이란 기업이 그 일감을 얼마나 지켜 낼 수 있느냐다.

그리고 누가 이기든, 이긴 쪽은 자기네 상업적 이익과 책임 체계, ‘재건됐다’는 말에 대한 나름의 정의를 들고 올 것이다. 중국 주도의 재건은 중국의 조달 시스템을 따르고, 중국 기업을 쓰고, 에너지 회랑과 일대일로 기반시설, 항만 시설 같은 중국의 전략적 우선순위에 봉사한다. 미국이 조건을 다는 재건은 이라크에서 기록된 조달 논리를 따른다. 자금을 대는 강대국의 상업적 이익이 무엇을 지을지를 정할 것이다. 이라크에서 그랬듯이.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를 생각해 보자. 이란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이해는 에너지 안보와 일대일로 연결성, 곧 이란의 석유와 가스에 대한 접근, 그리고 이란 영토를 거쳐 중국과 지중해를 잇는 회랑에 집중돼 있다. 중국의 재건은 에너지 기반시설과 항만 시설, 철도 연결, 그리고 중국 국영 건설사들의 전문 분야인 대규모 물리적 사업을 우선할 것이다. 고위 기술직은 중국인 관리자와 엔지니어가 차지할 것이다. 조달은 중국의 상업 경로를 거칠 것이다. 이 패턴은 아프리카의 중국 기업 전반에서 기록됐다. 현지 노동자가 전체 인력의 대다수를 차지하지만 최고 관리자와 엔지니어 중에서는 그 비중이 급격히 낮아진다.

미국이 조건을 다는 시나리오는 세부는 다르고 구조는 똑같을 것이다. 미국의 재건은 핵 봉쇄, 안보 구조, 지역 에너지 시장 등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봉사하는 부문을 우선할 것이다. 그리고 그 재건 역시, 한 세대 전 이라크에서 논리가 기록된 조달 시스템을 거쳐 진행될 것이다.

선정되는 사업은 자금을 대는 강대국이 완공됐다고 보고할 수 있는 것들일 것이다. 눈에 보이는 기반시설, 셀 수 있는 산출물, 이라크 발전소의 이란판. 이란에 필요한 제도적 작업은 기껏해야 곁가지 대접을 받을 것이다. 하메네이 이후 정치 질서를 위한 통치 구조, 투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상사 법률 체계, 규제 역량, 그리고 수십 년의 권위주의 통치와 제재, 이제는 군사적 파괴가 갉아먹은 사회적 결속. 이 가운데 어느 것도 사업으로 치지 않으니, 사업 목록에 오르는 것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마셜 플랜 비유가 떠오를 것이다. 누군가 ‘이란을 위한 마셜 플랜’을 제안하며, 재건이 성공한 단 하나의 사례를 끌어와 실패한 모든 사례를 되풀이하는 설계를 정당화할 것이다. 이 틀은 제도의 위기를 계약의 기회로 바꾸고, 이란을 묶는 진짜 제약이 잔해가 아니라 통치 역량이라는 사실을 흐릴 것이다. 이 비유는 받아들여질 것이다. 그것으로 이익을 볼 행위자들의 비위를 맞춰 주기 때문이다. 이라크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그리고 같은 설계로 같은 결과에 이른 모든 재건에서 받아들여졌듯이.

역사적 기록은 검증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인 예측을 낳는다. 이란의 재건이 기록된 패턴을 따른다면(그리고 현재의 수 싸움에서 이탈의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재건은 제도 재건보다 눈에 보이는 대형 기반시설을 우선할 것이다. 계약은 테헤란이 아니라 베이징이나 워싱턴에서 설계한 책임 구조 아래 이란 밖의 기업들에 흘러갈 것이다. 물리적 자산은 세워졌다가, 재건이 결코 투자하지 않는 정비 역량이 없어 낡아 갈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생기는 경제 활동은 주로 이란 주민이 아니라 재건 주체들에게 흘러갈 것이다. 보스니아와 코소보가 장기적 궤적을 보여 준다면, 그 결과는 국내 생산 역량이 아니라 외부 자금 흐름에 기대는 경제일 것이다.

이란에는 이라크에 없던 이점이 하나 있다. 교육받은 인구에서 관료 역량과 산업 노하우에 이르는 이란의 제도적 기반은, 이라크의 제도가 점령을 견디지 못한 것과 달리 공습을 견뎌 냈다. 재건이 그 기반을 뒷받침하도록 설계된다면 전망은 이라크보다 나을 것이다. 이란은 마셜 플랜의 전제 조건을 이라크가 그 어느 때 갖췄던 것보다 더 많이 갖추고 있다.

그러나 그 역량은 재건 설계가 그것을 끌어들일 때만 의미가 있다. 계약이 이란 기업을 요구하고, 사업 관리가 이란의 역량을 키우고, 책임이 자금을 대는 강대국의 감사 기구가 아니라 이란의 제도를 향할 때 말이다. 이 일에 이해관계가 걸린 네 행위자 가운데 어느 쪽도 이렇게 설계하고 싶어 하는 기색을 조금도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은 에너지 회랑을, 미국은 핵 관련 의무 준수를 원한다. 러시아는 고유가를, 걸프 국가들은 약해진 경쟁자를 원한다. 각각의 목표는 표준 재건 모델로 충족될 수 있다. 어느 것도 이란 제도의 회복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투입된 자금 규모에 비해 이룬 것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보언의 판정은 재건에 바치는 표준 묘비명이 됐다. 회고 기사와 교훈 보고서, 다음번에는 더 현명한 접근을 하자고 촉구하는 칼럼에 이 문장이 등장한다. 이 문장은 성취가 목적이었다고 전제한다.

재건 경제에는 그 나름의 수혜자와 그 나름의 지표가 있다. 체결된 계약, 완공된 사업, 통과한 감사, 집행된 돈으로 재면 이 사업은 설계된 대로 작동하며, 계약을 따낸 기업들에게 그것은 실패가 아니었다.

이란의 재건은 일어날 것이다. 걸린 돈이 너무 많다. 그 지출이 누구의 경제를 짓도록 설계됐는지 알려 주는 가장 좋은 예측 변수는, 공여국의 의도나 약정 금액이나 다음번 마셜 플랜 호출보다도, 계약 구조다. 누가 일감을 받는가, 누가 ‘완료’의 모습을 정하는가, 완공된 사업은 누구에게 답하는가.

그 정보는 첫 계약이 체결되기 전에 알 수 있을 것이고, 그 상당 부분은 이미 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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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이라크 바그다드의 알라흐만 모스크 –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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