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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에 걸친 연구는 제재가 겨냥한 행동을 좀처럼 바꾸지 못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런데도 서방 정부들은 제재를 거듭 부과한다.

2022년 2월 19일, 카멀라 해리스는 뮌헨안보회의 연단에 서서 경고를 던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추가로 침공한다면 미국은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 중대하고 전례 없는 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할 것입니다.” 수위를 높이는 표현은 신중하게 골랐지만(“추가로 침공한다면”이라는 말은 이미 진행 중이던 크림반도와 돈바스 일부 점령을 각주쯤으로 치부하는 듯했다), 수단 자체에는 아무 단서도 붙지 않았다. 중대하고, 전례 없는. “동맹 및 파트너”라는 표현은 연합의 범위를 분명히 했다. 해리스는 G20 경제를 상대로 일찍이 시도된 적 없는 규모의 공조된 경제전을 약속하고 있었다.

닷새 뒤 러시아가 침공했고, 제재가 뒤따랐다. 대부분의 기술적 척도로 보면 제재는 실로 중대했다. 러시아 중앙은행 외환보유액 약 3,000억 달러가 동결됐고, 러시아 주요 은행 7곳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퇴출됐으며, G7 주도의 원유 가격 상한제와 광범위한 기술 수출통제가 시행됐다. 2023년 12월부터는 러시아 군산 기반과 거래하는 외국 은행이라면 어디든 위협하는 미국의 2차 제재가 더해졌는데,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대이란 제재 이후 이 수단을 가장 야심 차게 쓴 사례였다. 2022년 말까지 40개가 넘는 나라가 어떤 형태로든 러시아에 경제 조치를 부과했고, 2026년 7월까지 EU는 제재 패키지를 21차례 채택했다.

러시아는 철수하지 않았고, 측정 가능한 어떤 방식으로도 전략적 계산을 바꾸지 않았다. 2024년 무렵 전쟁은 영토를 두고 서로를 갈아 넣는 소모전으로 굳어졌고, 이후 줄곧 그 상태다.

제재를 업으로 연구하는 학자들에게는 이 가운데 어느 것도 놀랍지 않다. 30년의 연구는 세부적으로는 여전히 논쟁 중인, 달갑지 않은 기록을 내놓았고, 그 기록은 그 기간 대부분 동안 각국 외교정책 주류의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그런데도 문헌이 밝혀낸 것과, 제재를 주권국가의 행동을 바꾸는 강압 수단으로 내세우는 공적 정당화 사이의 간극은 넓어졌으면 넓어졌지 좁아지지 않았다. 뮌헨 연설은 하나의 틀을 따랐다. 그리고 그 사실은 러시아 제재가 효과가 있었느냐보다 더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정부들은 왜 이 수단이 자신들이 주장하는 방식대로 작동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계속 손을 뻗는가?

수단의 이론

“제재”라는 말은 세 가지 서로 다른 메커니즘을 아우른다. 이들은 정치적 어휘를 공유하지만 인과 논리는 상당히 다르다.

포괄적 제재는 무역 금수 조치, 즉 대상국과의 교역 전부 또는 대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조치다. 1962년부터 시행되어 1996년 헬름스-버턴법으로 법제화된 미국의 대쿠바 금수 조치가 전형적인 사례다. 변화의 이론은 단순명쾌하다. 대상국 경제가 위축될 만큼 교역을 차단해, 정부가 행동을 바꾸거나 무너질 수밖에 없을 만큼 광범위한 고통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이 수단의 역사적 뿌리는 1935년 에티오피아를 침공한 이탈리아를 국제연맹이 응징하려던 시도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는 많은 것을 일러 주는 초창기의 실패였다. 석유는 금수 대상에서 빠졌고, 조치는 8개월이 채 안 돼 해제됐다.

표적 제재, 때로 “스마트” 제재라 불리는 방식은 다르게 작동한다. 대상국 경제 전체를 옥죄는 대신 특정 개인과 단체에 압력을 겨눈다. 여행 금지, 자산 동결, 지목된 기업에 대한 제한 같은 것들이다. 변화의 이론은 외과적이다. 국민이 아니라 의사결정자를 제재함으로써 포괄적 조치가 낳는 인도적 피해를 피하고, 실제로 정책을 바꿀 권한을 가진 사람들에게 압력을 집중한다는 것이다. 표적 제재로의 전환은 대개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여러 정부가 후원한 일련의 전문가 검토, 즉 인터라켄·본-베를린·스톡홀름 프로세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이 검토들은 포괄적 제재가 이라크와 아이티에서 광범위한 민간인 피해를 낳고도 설계자들이 내세운 정치적 결과는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인정에서 출발했다. “스마트 제재”로의 전환은 원래의 수단에 구조적 문제가 있으며, 표적을 더 잘 정하면 그 문제를 부분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암묵적 시인이었다.

2차 제재는 법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아예 다른 범주에 속한다. 2차 제재는 1차 대상이 아니라,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국가와 계속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기관을 겨냥한다. 2차 제재에 그 사정거리를 부여하는 메커니즘은 달러 청산 시스템이다. 유럽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달러가 무역 대금 표시 통화를 지배하고(다른 모든 지역에서 수출 대금의 대략 4분의 3 이상이 달러로 표시된다. 2019년까지 20년간의 평균이다), 대부분의 달러 결제가 최종적으로 미국 환거래은행을 거쳐 청산되기 때문에, 미국 재무부는 제재 대상과 관련된 거래를 처리하는 금융기관이라면 세계 어디에 있든 달러 청산망에서 끊어버리겠다고 위협할 수 있다. 달러 부분의 법적 근거, 즉 미국 은행을 거쳐 청산되는 결제는 미국 관할권에 속한다는 논리는 통상적인 것이다. 국제법상 논란이 있으면서도 현실에서는 사실상 도전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난 것은 그다음 단계다. 미국과 전혀 닿지 않는 거래를 이유로 외국 은행을 처벌하는 것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헌장 제41조에 따라 제재의 공식적인 다자 틀을 제공한다. 이 조항은 안보리가 국제 평화와 안전의 유지 또는 회복에 관한 결정을 집행하기 위해 “병력의 사용을 수반하지 아니하는” 조치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 안보리 제재는 국제법상 구속력을 지니며, 회원국이 합법적으로 우회할 수 없다. 미국과 EU의 독자 제재는 자국 관할권 안의 모든 이를 구속한다. 어디서 활동하든 자국 시민과 기업, 자국 영토에서 활동하는 모든 이, 그리고 일부 미국 프로그램의 경우 미국 기업이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해외 자회사까지 포함된다. 그 밖에서는 국제법상 효력이 없으므로, 해외에서 미치는 힘은 압박에 달려 있다. 제3자는 미국이나 EU의 금융 시스템과, 제재 대상과의 관계가 가져다주는 이익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한다.

달러 청산이라는 병목

2차 제재의 역외 영향력은 무엇보다 하나의 구조적 사실에서 나온다. 미국 달러는 세계의 지배적인 준비통화이자 결제통화이며, 대부분의 달러 거래는 최종적으로 미국 금융 시스템을 거쳐 청산된다. 어느 관할권에 있든 제재 대상을 대신해 달러 결제를 처리하는 은행은 미국 환거래은행 서비스에 대한 접근권을 잃을 위험을 지고, 그와 함께 전 세계 어디서든 달러 거래를 청산할 능력도 잃을 수 있다. 대부분의 금융기관에 달러 청산 접근권 상실은 존립을 위협하는 일이다. 그래서 미국 재무부는 외국 은행에 대한 어떤 공식적인 법적 권한 없이도 구속력 있는 금융 압박을 가할 수 있다. 그 사정거리는 달러에서 멈추지도 않는다. 2023년 12월 이후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러시아 관련 2차 제재 권한이 외국 은행의 모든 통화 거래에 적용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구조에 대한 EU의 반대는 대항입법에 명문화돼 있다. 1996년 처음 채택되고 2018년 이란 관련 미국 2차 제재까지 포괄하도록 개정된 법이다. 이 법은 EU 사업자가 특정 미국 역외 조치를 따르는 것을 금지하고, 이론상 EU 시민과 기업이 미국 조치를 따르지 않아 부과된 제재금으로 입은 손해를 EU 법원에서 배상받을 수 있게 한다. 실제로 이 법은 효과가 없었다. 국제적인 은행 거래 관계를 가진 EU 기업들은 그 관계와 이란과의 교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자 압도적으로 이란에서 철수하는 쪽을 택했다. 그들에게 이란 시장은 나머지 모든 것에 미칠 위험보다 가치가 작았기 때문이다.

기록: 숫자가 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

제재 연구의 토대가 된 연구는 게리 클라이드 허프바우어와 공저자들이 내놓은 것으로, 현재 3판까지 나왔다. 1914년부터 2000년까지 204건의 제재 사례를 분석한 이들은 약 34%라는 성공률을 얻었다. 대략 세 건 중 한 건에서 제재가 공표된 목표를 적어도 부분적으로 달성하는 데 기여했다는 것이다. 걸핏하면 효과가 없다는 소리를 듣는 정치적 수단치고는 거의 고무적으로 들릴 만한 수치다.

로버트 페이프가 1997년 제기한 반론은 이 3분의 1이라는 수치가 1990년 2판에 나온 형태, 즉 115건 가운데 40건을 성공으로 집계한 결과를 겨냥했다. 성공으로 주장된 사례를 하나하나 검토한 페이프는 그중 상당수가 제재가 아니라 군사력이 실제 강압 변수로 작용한 사례라고 주장했다. 순응을 이끌어낸 것은 군사 작전이나 신빙성 있는 군사 위협이었고, 제재는 마침 그와 함께 부과됐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런 사례와 그 밖의 잘못된 분류를 걷어내자 확실한 성공은 다섯 건만 남았다. 성공률 5% 미만이다. 34%와 5%의 차이는 이 수단이 애초에 작동하느냐를 둘러싼 논쟁이다. 허프바우어의 수치는 정책을 정당화할 때 자주 인용되지만, 페이프의 수치가 외무장관의 연설에 등장하는 일은 사실상 없다.

현재 1950년부터 2025년까지 1,794건을 담고 있는 더 큰 규모의 글로벌 제재 데이터베이스는 구축자들이 2021년 이전 버전을 처음 요약했을 때도 비슷한 그림을 보여 줬다. 목표 유형과 분류 기준에 따라 전체 성공률이 30~50% 범위였던 것이다. 그러나 전체 수치는 더 중요한 발견을 가린다. 제재가 무엇을 이루려 하느냐에 따라 효과가 극적으로 달라진다는 것이다. 무역 관행, 소폭의 정책 조정, 특정 규제 행위를 겨냥한 제재는 전체 수치가 시사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낸다. 정권 교체, 핵무기 프로그램 폐기, 영토 양보를 겨냥한 제재는 훨씬 나쁜 성과를 낸다. 제재에 대한 정치적 수요를 낳는 사례들(핵 프로그램, 침공, 집단학살, 권위주의 체제의 공고화)이 바로 기록이 가장 나쁜 사례들이다.

제재가 대개 효과가 없다고 할 때, 그 말은 대상국이 저항할 때 제재가 중대한 정치적 목표를 대개 달성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허프바우어 자신의 분류에서도 3분의 1이라는 평균은 편차를 감추고 있다. 소폭의 정책 목표는 절반 가까이 성공하지만, 정권 교체와 민주화는 눈에 띄게 성공률이 낮다. 그리고 페이프의 비판이 가장 강하게 파고드는 것이 바로 이런 고위험 사례의 분류다.

허프바우어와 페이프의 방법론 논쟁

논쟁의 핵심은 허프바우어와 공저자들이 어떤 기준으로 사례를 성공으로 분류했는지, 그리고 어떤 사례를 포함했는지다. 페이프는 성공으로 주장된 40건을 네 가지 오류 유형으로 나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18건은 제재가 아니라 무력으로 결판이 났고, 8건에서는 대상국이 끝내 양보하지 않았으며, 6건은 강압적 의미의 경제 제재가 아니라 무역 분쟁이었고, 3건은 판단이 불가능했다. 그러고 나면 확실한 성공은 다섯 건이 남는데, 그의 설명으로는 그중 세 건이 대사관 위치나 수감자 몇 명의 석방 같은 사소한 문제를 둘러싼 것이었다.

연구 저자 중 한 명인 킴벌리 앤 엘리엇은 1998년, 페이프가 연구의 목적을 잘못 읽었다고 반박했다. 연구는 제재가 결과에 기여했는지를 물었지, 제재만으로 결과가 나왔는지를 물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페이프는 자신의 결론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응수했다. 페이프가 부분적으로라도 옳다면, 정책의 기록은 “3분의 1의 효과”보다 훨씬 더 맥 빠지는 것이 된다. 페이프가 제재의 독자적 효과만 따지도록 기준을 좁힌 것은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볼 여지가 있으므로 5%라는 수치 자체는 너무 낮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분석이 가리키는 방향은 설득력 있게 반박된 적이 없다.

이론은 왜 실패하는가: 고리 하나하나

제재 이론이 요구하는 인과 사슬에는 세 개의 고리가 있다. 경제적 고통이 대상국에 닿고, 그 고통이 변화를 요구하는 국내 정치적 압력으로 바뀌고, 그 정치적 압력이 정책 양보로 이어져야 한다. 고리마다 구조적 문제가 있고 그중 두 번째가 가장 약한데, 이론은 세 고리가 모두 동시에 버텨주기를 요구한다.

첫 번째 고리, 즉 제재가 실질적인 경제적 고통을 낳는다는 명제는 실증 문헌이 가장 쉽게 뒷받침하는 부분이다. 다만 그림은 보기보다 복잡하다. 포괄적 제재가 강압적 고통을 만들어내려면 제재 연합이 대상국 교역에서 상당한 몫을 차지해야 하고, 대상국에 실행 가능한 대안이 없어야 한다. 세계 무역이 다변화하고, 제재 대상국들이 수십 년간 미국 제재 정책에 노출되면서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경제권과 관계를 다지는 법을 익힐수록 이 조건은 점점 충족하기 어려워졌다. 2022년 2월 이후의 러시아가 진정한 시험대다. 러시아는 무사하지 않았고, 비용은 기록으로 남아 있다. 러시아 은행들의 SWIFT 퇴출로 거래 비용이 늘었고, G7 가격 상한제는 석유 수입에 타격을 줬다(러시아는 중국, 인도, 튀르키예에 할인된 가격으로 석유를 팔았고 그만큼 정부 수입이 줄었다). 항공우주와 군용 전자 분야에서는 민간 경제와 군수 생산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 실질적인 기술 차단이 이뤄졌고, 초기에는 루블화가 심하게 요동쳐 러시아 중앙은행이 긴급 금리 조치에 나서야 했다. 그러나 이 비용들은 강압 효과를 낳지 못했다. 러시아는 비용을 흡수하고,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 중국, 인도를 거쳐 교역 경로를 돌리고, 전쟁 물자 생산을 중심으로 경제를 재편했다. 고통이 변화를 요구하는 정치적 압력으로 바뀌는 일은 없었다.

바로 이 전환의 실패가 두 번째 고리를 규정하며, 사슬이 가장 일관되게 끊어지는 곳도 여기다. 연구가 거듭될 때마다 제재가 대상국의 생활 여건을 악화시킨다는 결과가 나온다. 1인당 소득부터 빈곤과 사망률까지 아우르는 이 영향은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가장 포괄적인 검토에서는 31편의 연구 가운데 30편이 그렇게 보고했다. 부담은 고르게 떨어지지 않는다. 정책을 바꿀 수 있는 집권 엘리트층은 해외 자산과 병행 수입 경로, 그림자 금융망에 대한 접근권을 갖고 있고, 제재로 묶인 경제 안에서 누가 무엇을 얻을지 결정하는 분배 메커니즘을 장악하고 있다. 일반 국민에게는 이런 것이 없다. 이론상 이 수단이 위쪽의 의사결정자에게로 돌려놓도록 설계된 비용을 떠안는 것은 그들이다.

정치적 결과는 이론의 예측과 정반대로 흐른다. 외부의 경제적 압박에 직면한 정부는 그 고통을 국내에서 외세의 침략이라는 서사로 바꿔 놓는다. 제재는 적의의 증거가 된다. 2003년부터 2015년까지 권위주의 정권들에서 제재는 친정부 집회를 유의미하게 늘렸고, 이 효과는 국가가 언론을 통제하는 곳에서 증폭됐다. 그 군중 가운데 자발적이지 않고 동원된 이들이 얼마나 되든, 다른 상황이었다면 순응을 요구하는 국내 정치 세력이 될 수도 있었을 사람들이, 실제로는 외세에게 경제적 공격을 받는 경험을 통해 정부 뒤에 줄 세워진다. 구조적 문제가 하나 더 있다. 대상 정권이 강력한 정당성 주장을 내세우면서 제재국과의 경제적·사회적 유대가 약할 때 제재는 민주화를 촉발하지 못하며, 그런 정권은 제재 자체를 그 주장의 일부로 끌어들인다.

세 번째 고리, 즉 정치적 압력이 어떻게든 의사결정자에게 닿는다면 양보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명제에는 앞의 두 고리와 무관한 그 나름의 구조적 문제가 있다. 정부가 제재 압력에 굴복하려면 계속 거부하는 비용이 굴복하는 비용보다 커야 한다. 핵 프로그램, 영토 주장, 정권 생존을 둘러싸고 가장 끈질기게 이어지는 제재 캠페인에서 요구되는 것은 바로 그 정부가 협상 불가로 정해 둔 것이다.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하라고, 북한에 핵 억지력을 해체하라고, 이란에 우라늄 농축을 완전히 포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각 정부가 핵심 안보 요건으로 규정한 것을 내려놓으라고 요구하는 일이다. 정권 붕괴(제재가 단독으로 도달한 적이 사실상 없는 문턱)에 이르지 않는 한, 경제적 고통이 이 계산을 뒤집는 일은 드물다. 뒤집은 경우, 이를테면 리비아와 이란에서는 요구가 먼저 정부가 양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줄어들어 있었다. 이 수단은 정부에 전략적 이익을 경제적 구제와 맞바꾸라고 요구하는데, 그 대상은 하필 전략적 이익을 얼마나 무조건적으로 고수하느냐를 기준으로 골라진 사례들이다.

쿠바: 목적 없는 지속

미국의 대쿠바 금수 조치는 13개 행정부와 60년이 넘는 세월, 그리고 1992년부터 한 해를 빼고 해마다 이를 규탄해 온 유엔 총회 표결을 견뎌냈다. 2025년 표결은 165 대 7이었고, 미국과 이스라엘 편에 선 것은 다른 정부 다섯 곳뿐이었다. 강압의 척도로 보면 금수 조치는 모든 면에서 실패했다. 현대 외교정책사에서 비교할 만한 어떤 조치보다 더 오래, 더 철저하게 실패했다. 카스트로는 굴복하지 않았고, 그의 후계자들도 굴복하지 않았으며, 쿠바의 정치 구조는 민주화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금수 조치는 지속됐다. 미국 국내 정치, 구체적으로는 수십 년 동안 핵심 경합주였던 플로리다에 집중된 쿠바계 미국인 공동체의 선거상 중요성 때문이다.

국내 지지층의 압력은 외교정책 분석을 거듭 눌러 왔다. 금수 조치가 소용없다는 것을 사석에서 인정한 행정부 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오바마 행정부가 2014년 12월 발표한 관계 개선은 이듬해 외교 관계를 복원하고 여행과 송금 규정을 완화했지만, 의회가 법률로 명문화한 금수 조치를 해제할 수는 없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 그 개방을 일부 되돌렸고, 2026년 1월 워싱턴은 한발 더 나아가 쿠바에 석유를 공급하는 나라라면 어디든 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했다. 이 수단은 표방하는 외교정책 목표와는 전혀 동떨어진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효과가 없다는 것이 입증됐는데도 이를 끝내라는 정치적 압력이 생기지 않는다.

논쟁적 사례들: 성공 사례가 보여주는 것

제재를 옹호하는 가장 강력한 논거는 세 사례를 든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리비아, 이란이다. 어느 사례도 흔히 전해지는 이야기만큼 깔끔하지 않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가장 자주 인용되는 성공 사례이며, 실제로 근거가 있다. 로널드 레이건의 거부권을 무릅쓰고 통과된 1986년 미국의 포괄적 반아파르트헤이트법은 더 넓은 다자 제재 패키지의 일부였고, 이 패키지는 아파르트헤이트의 종식과 시기가 겹쳤으며 어쩌면 그 종식을 앞당겼다. 당대의 관찰자들은 경제적 압박이 체제 전환에 실질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 역할은 주로 심리적인 것이었고, 민간 은행 대출의 이탈이 함께 작용했는데, 이 이탈은 정치만큼이나 신용 위험 때문이기도 했다. 1991년 미국의 제재를 해제한 조지 H. W. 부시는 제재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훨씬 큰 공을 데클레르크의 개혁에 돌렸다. 아파르트헤이트는 여러 힘이 한데 모이면서 끝났다.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꾸준한 조직 역량과 도덕적 권위, 냉전 종식(남아공 아파르트헤이트 정부가 서방 정부들로부터 전략적 비호를 받게 해 준 반공이라는 명분이 이로써 사라졌다), 20년에 걸친 끈질긴 내부 저항, 그리고 제재와 자본 이탈에 따른 경제적 압박이다. 오디 클로츠는 남아공 사례를 단순한 인과로 설명하는 데 회의적이며, 규범 확산(국제 여론에서 아파르트헤이트가 정치 체제로서 정당성을 잃어 간 과정)을 경제적 강압과 구조적으로 구별되는 힘으로 강조한다.

남아공은 또한 사슬의 두 번째 고리를 그토록 확실하게 끊어 버리는 의미에서의 공고한 권위주의 국가도 아니었다. 남아공에는 서방 자본시장에 깊이 통합된, 제대로 돌아가는 경제가 있었다. 상당한 해외 자산을 보유하고, 정치적 행보에 점점 더 불안해하던 국제 투자자들과 관계를 유지하던 백인 재계 엘리트가 있었다. 그리고 실질적인 조직적 저변과 외부 지원을 갖춘 정치적 반대 세력, ANC가 있었다. 경제적 고통이 엘리트의 정치적 압력으로 바뀌는 것을 보통 가로막는 구조적 조건들이 남아공에서는 부분적으로만 존재했다. 바로 이 때문에 남아공은 다른 곳에서는 번번이 실패하는 형태의 강압에 취약했다. 이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포괄적 제재를 옹호하는 논거보다 좁다. 인과 사슬을 보통 끊어 버리는 조건들이 없을 때 경제적 압박이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03년 리비아가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하고 로커비 폭탄 테러에 대한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한 합의는 두 번째 정석 성공 사례다. 리처드 네퓨는 리비아 사례를 제재가 결과에 의미 있게 기여한 경우로 보지만, 어디까지나 더 넓은 강압적 맥락의 일부로서였다고 본다. 그 맥락에는 2003년 3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있었다. 카다피는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에게, 이라크에서 일어난 일을 보고 두려워졌기 때문에 미국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연대기는 그 말만큼 가지런하지 않다. 리비아는 이미 1999년 비밀 협상에서 화학무기 포기를 제안했고, 리비아 정보 당국자들은 침공이 시작되기 전인 2003년 3월 초에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협상으로 내려놓는 문제를 놓고 영국에 접촉했다. 전쟁은 합의를 마무리 짓겠다는 카다피의 결심을 굳혔을지 모르지만, 그 과정을 시작하지는 않았다. 바로 그래서 리비아는 제재 단독의 효과를 시험하기에 부적절한 사례다. 카다피가 서명할 무렵에는 수년간의 제재, 협상으로 열린 완화의 길, 그리고 바로 옆에 와 있는 미군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끌어당기고 있었다.

이란과 2015년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은 최근 역사에서 가장 그럴듯한 제재 성공 사례다. 수년간 강화된 미국과 다자 차원의 대이란 제재는 가시적인 경제적 효과를 낳았다. 이란의 석유 수입은 크게 줄었고, 리알화 가치는 급락했으며, 물가가 올랐고, 이란 협상단은 자신들이 받고 있는 압박을 명시적으로 인정했다. 그 제재가 얻어 낸 것은 이란 핵 프로그램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제한하는 합의였고, 그것도 검증된 이행을 조건으로 제재 완화와 맞바꾸는 것이었다. 제한된 목표이지만 실재하는 목표이며, 제재 압력과 이란의 협상 의지 사이의 인과적 연결은 신빙성이 있다. 이란은 제재가 효과를 내기 위한 구조적 조건을 가장 가깝게 충족한 사례다. 목표는 제한적이고 구체적이었으며, 다자적 이행이 탈출구를 줄였고, 해외에 노출된 이란 엘리트층이 직접 타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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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에 벌어진 일은 같은 메커니즘이 거꾸로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미국은 2018년 5월 JCPOA에서 탈퇴하며 독자적으로 제재를 재부과했고, 원래의 핵 합의를 훨씬 넘어서는 최대주의적 요구들을 전면적으로 따르라고 요구했다. 이란은 다시 순응하는 것으로 응답하지 않았다. 2019년부터 이란은 체계적인 단계를 밟아 JCPOA의 우라늄 농축 한도를 넘어섰다. 제재가 덜 고통스러워진 것이 아니었다. 수년간의 지속적인 압박으로 쌓아 올린 지렛대가 일방적 탈퇴로 무너졌고, 그 탈퇴가 제재에 강압의 논리를 부여하던 가역성 조건을 없애 버렸다.

실패한 수단의 정치경제학

제재가 그토록 일관되게 공표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정부들은 왜 계속 제재를 부과하는가? 이 수단이 적어도 네 가지 일을 동시에 하고 있고, 그중 공적인 명분을 떠받치는 것이 강압이기 때문이다.

강압 기능, 즉 경제적 압박으로 대상국의 행동을 바꾸는 기능은 연설에서 거론되는 기능이다. 표현 기능은 다르다. 특정 행동이 국제 질서 안에서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기록하고, 순응을 이끌어 내든 그렇지 않든 규범적 기록을 남기는 기능이다. 동맹 관리 기능은 또 다르다. 파트너들과의 연대를 보여주고, 연합의 결속을 유지하고, 같은 편에 선 정부들에 군사 개입 없이도 공약을 확인할 수 있는 공동 행동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그리고 약화 기능이 있다. 기술, 자본, 전문 지식에 대한 접근을 제한함으로써 즉각적인 순응이 없더라도 시간이 지나며 대상국의 역량을 떨어뜨리는 물질적 비용을 부과하는 기능이다.

이 가운데 기만적인 기능은 없다. 표현 기능은 국제 규범이 작동하려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세계에서 중요하다. 약화 기능은 러시아 제재가 이뤄 내고 있는 것을 가장 정직하게 설명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군수산업 역량에 영향을 미치는 장기적 기술 차단, 방위 부문이 쓸 수 있는 자본의 압박, 러시아 항공우주·전자 부문에 필요한 노하우 이전의 제한이 그것이다. 동맹 관리는 2022년 러시아 제재 패키지가 모스크바에서 무엇을 이뤘든 EU의 결속에 기여한 이유를 설명한다. 이 패키지는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와의 연대를 지키기 위해 경제적 비용을 감수하리라는 것을 보여줬고, 이는 서방 대응의 신뢰성에 중요했다.

문제는 이 기능들을 뒤섞는 데 있다. 정부들은 기록이 뒷받침하지 않는 강압적 성공을 내세워, 강압의 논리 아래에서만 말이 되는 피해를 정당화한다. 이란과 이라크에서 민간인이 겪은 극심한 고통, 베네수엘라의 장기적인 경제적 빈곤화, 쿠바에서 포괄적 금수 조치가 누적시킨 궁핍이 그렇다. 표현, 약화, 동맹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제재 체제라면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 의사결정자와 그들의 자산에 대한 표적 조치, 군사 부문에 대한 기술 제한, 엘리트를 겨냥한 공조된 금융 조치가 그런 예다. 기존 제재 체계가 으레 광범위한 민간인 비용을 부과한다는 사실은, “이것은 강압이다”라는 말이 “이것은 규범의 표현이다”나 “이것은 군사 역량의 약화다”라는 말로는 할 수 없는 정치적 일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강압 이론에서 민간인의 고통은 메커니즘, 즉 결국 정부가 노선을 바꾸도록 만들 압력이다. 나머지 세 이론 중 어느 것에서도 그것은 아무 기능도 없는 부수적 피해다.

대니얼 드레즈너는 또 다른 층위를 짚는다. 제재는 대상국을 압박하는 것 못지않게, 제재를 부과하는 정부의 정치적 문제를 해결해 준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표적 제재가 대상국의 위반 행위 앞에서 “뭐라도 하는” 문제는 해결해 주지만 대상국이 노선을 바꾸게 만드는 정책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며, 그것도 값싸게, 무기한으로, 별다른 비판 없이 해낸다고 지적한다. 제재를 부과하면 국내 여론과 국제 파트너들에게 결의를 보여줄 수 있고, 특정 외교적 선택지가 닫히며, 실패가 명백해진 뒤에도 해제하기 어렵게 만드는 정치적 경로 의존성이 생긴다. 이것이 행동하지 않으면서 행동하는 수단으로서의 제재다. 정부들은 표현과 약화의 경로로 자신과 타인에게 비용을 부과하면서, 정치적으로 더 값비싼 대안들, 즉 군사 행동, 공식적인 외교적 타협, 상대의 기정사실을 명시적으로 받아들이는 일은 피할 수 있다. 국제 질서의 주된 비군사적 강압 수단이 작동하지 않으며, 따라서 현실적인 대안들이 더 나쁘다는 것을 인정하는 정치적 비용은 과장을 이어 가는 편이 여전히 합리적인 전략일 만큼 크다.

효과를 위한 좁은 조건

제재가 작동하는 조건은 제재가 대개 실패하는 이유에서 도출되며, 그 조건들이 그려 내는 수단은 흔히 동원되는 것과 상당히 다르다.

제재 이전의 교역이 활발할수록, 제재가 신속하게 부과될수록, 제재국과 대상국이 사전에 우호적인 관계였을수록 제재가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까지는 37편의 정량 연구 전반에서 유지된다. 허프바우어의 사례 데이터와 더 넓은 문헌은 여기에 제재가 실제로 효과를 낸 다섯 가지 조건을 더한다.

첫 번째는 제한적이고 구체적인 목표다. 정권 교체와 핵 군축은 제재가 단독으로 작동할 때 기록이 가장 나쁜 영역이다. 남아공에서 리비아에 이르기까지, 보통 성공으로 꼽히는 사례조차 다른 결정적 압력이 함께 작용했다. 무역 관행 조정, 특정 규제 준수, 억류된 자국민 석방은 적절한 상황에서라면 달성할 수 있다. 공표된 목표의 최대주의와 이 수단의 실제 역량 사이의 불일치는 제재 정책에서 끈질기게 나타나는 특징이다. 국내 여론은 최대주의적 목표를 요구하지만, 이 수단은 기껏해야 소박한 목표만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사전에 존재하는 강한 경제적 통합이다. 2022년 이전의 EU-러시아 관계는 미국-북한 관계가 어느 때도 제공한 적 없는 지렛대를 제공했다. 양쪽 모두에 걸려 있는 경제적 가치가 훨씬 컸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EU 최대의 에너지 공급국이었다. 그 관계를 흔들겠다는 위협은 신빙성이 있었고 대가도 컸다. 미국-쿠바 관계는 너무 오랫동안 금수 조치의 틀로 짜여 있었기 때문에 위협할 경제적 통합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미국이 한때 가졌던 지렛대는 수십 년의 금수 조치로 소진됐고, 그 자리는 이미 오래전에 쿠바의 적응이 차지했다.

세 번째는 탈출구를 막는 다자적 이행이다. 유엔 안보리 제재는 중국, 러시아, 그 밖의 강대국을 통해 합법적으로 우회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국이나 EU의 독자 제재보다 구조적으로 더 효과적이다. 미국의 2차 제재는 달러 체제의 지렛대로 이를 재현하려는 시도이지만 불완전한 대체물이다. 현지 통화 결제, 물물교환, 그리고 러시아가 2014년부터 구축해 온 대체 금융 인프라로 어느 정도는 피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2023년 이후로는 루블이나 위안으로 결제한다고 해서 은행이 OFAC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벗어나지는 못한다.

네 번째이자 가장 충족하기 어려운 조건은 경제적 영향으로부터 스스로를 차단할 수 없는 대상국 엘리트다. 이를 위해서는 엘리트가 제재국 관할권 안에 상당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거나(그래야 자산 동결과 여행 제한이 그들 개인에게 큰 대가가 된다), 경제적 제약이 경제 전반으로 연쇄적으로 퍼져 그들의 정치적 기반에까지 영향을 미쳐야 한다. 남아공은 이 조건을 부분적으로 충족했다. 2022년의 러시아는 그렇지 않았다. 크렘린과 연결된 부는 크림반도 이후 8년 동안 제재 위험을 안고 사는 법을 익혀 왔고, 2022년 2월 EU가 마침내 미하일 프리드만, 알리셰르 우스마노프, 알렉세이 모르다쇼프 같은 거부들을 제재 명단에 올렸을 때도 자산 동결은 모스크바의 노선을 조금도 바꾸지 못했다.

다섯 번째는 해제 조건을 미리 밝혀 둔, 신뢰할 수 있는 완화의 길이다. 영구적인 제재, 또는 완화를 위한 기준이 정해지지 않은 제재는 순응할 유인을 전혀 주지 못한다. 대상국이 완화로 가는 길을 볼 수 없다면 비용과 편익의 계산은 전적으로 양보에 불리하게 돌아간다.

이 조건들에서 드러나는 패턴은 제재를 가장 자주 동원하는 외교정책 주류에게 불편한 것이다. 제재가 가장 강력하게 부과된 사례들(러시아, 이란, 북한, 쿠바, 베네수엘라)은 거의 모두 이 조건들이 결여된 경우다. 목표는 최대주의적이고, 사전 통합은 제한적이거나 의도적으로 축소됐으며, 다자적 이행은 불완전하고, 대상국 엘리트는 스스로를 차단할 수 있음을 입증했고, 가역성 조건은 아예 없거나 위반됐다.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를 몰아낸 것은 수년간의 제재가 아니라 2026년 1월 미국의 군사 작전이었다. 이 조건들이 갖춰진 곳에서는 제재에 대한 정치적 수요가 낮은 경향이 있다. 관계가 충분히 협력적이어서, 관계를 흔들겠다는 신빙성 있는 위협만으로도 충분한 압력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조용한 성공은 애초에 제재를 부과할 필요가 없으므로 집계에 들어가는 일도 없다.

JCPOA 탈퇴와 가역성의 역설

JCPOA는 다섯 번째 조건이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 보여 주며, 2018년 5월 미국의 탈퇴는 그 조건을 깨뜨리는 대가가 무엇인지 보여 준다. 합의는 명시적인 조건부 구조로 설계돼 있었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제한하고, 원심분리기 수를 줄이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강도 높은 검증을 받아들이며, 그 대가로 단계적 제재 완화를 얻는 것이었다. 2016년 1월 이행일부터 미국이 탈퇴할 때까지 IAEA의 분기 보고서는 이란이 핵 공약을 이행하고 있음을 일관되게 확인했다. 2016년 11월 중수 비축량이 130톤 상한을 0.1톤 넘어선 짧은 이탈이 있었지만, 중수를 국외로 반출해 몇 주 만에 바로잡았다. 이란의 불이행으로 스냅백이 발동된 것도 아닌데 트럼프 행정부는 제재를 재부과했고, 이는 순응이 완화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명백한 신호를 보냈다.

2019년 7월부터 이란은 의도적인 단계를 밟아 JCPOA의 한도를 넘어섰고, 2021년 4월에는 순도 60% 우라늄 농축을 시작했다. 무기급까지 기술적으로 한 걸음밖에 남지 않은 수준이다. 제재는 한때 지녔던 지렛대 없이 그대로 남았고, 그 뒤로 경제적 강압에서 군사적 강압으로의 미끄러짐이 이어졌다. 2025년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2025년 9월 유럽의 발동으로 이뤄진 유엔 제재 복원, 그리고 2026년의 공개적인 전쟁이다. 2026년 6월의 양해각서로 이란산 석유 판매에 대한 미국의 제재 완화가 잠시 이뤄졌지만, 워싱턴은 3주도 안 돼 이를 철회했다. 미국의 탈퇴는 가역성 조건이 제재의 강압 논리가 작동하는 메커니즘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그것이 없으면 경제적 압박은 대상국에 순응의 대가로 아무것도 내놓지 못한다.

2022년 2월 뮌헨에 선 카멀라 해리스는 특정한 종류의 약속을 하고 있었다. 러시아를 기다리는 비용이 침공을 억지할 만큼 무겁고, 억지에 실패하면 책임자들에게 큰 타격을 주리라는 약속이었다. 그 타격이 그다음에 무엇을 해내야 하는지는 수단의 이론에 맡겨 두었다. 이란 핵 협상, 북한과의 대치, 쿠바 금수 조치, 베네수엘라에 대한 조치, 그리고 수십 건의 소규모 사례에 이르기까지 서방의 제재 정책을 떠받쳐 온 바로 그 이론이다.

의사결정자들은 그 이론의 기록에 대해 순진하지 않다. 그들이 계속 이 수단에 손을 뻗는 것은, 그 실패가 던지는 질문, 곧 제재가 아니라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불편한 답밖에 없기 때문이고, 제재가 실제로 하는 일, 즉 반대를 기록하고, 연합을 묶어 두고, 상대를 소모시키는 일을 정직하게 묘사해서는 결과를 약속하는 말처럼 연설을 떠받칠 수 없기 때문이다.

약속대로 비용은 찾아왔다. 2022년 패키지에서 중대하고 전례 없었던 것은, 침공이 응답 없이 지나가지 않으리라는 것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자신에게 돌아올 경제적 피해까지 기꺼이 감수한 연합의 규모였다. 연설 뒤에 있는 이론에서 그것은 수단이었다. 그것이 결과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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