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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라의 송금 가게는 어느 곳이든 같은 거리에 늘어선 열두어 곳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유리 진열대, 쌓아 올린 서류, 하는 일이라곤 거의 없는 천장 선풍기, 아침부터 쉬지 않고 울리는 전화. 계산대 뒤의 남자는 현금을 받아 쪽지에 숫자를 적고, 소말리어나 우르두어나 파슈토어로 몇 마디 나눈 뒤 전화를 건다. 영수증도, 송금 확인서도, 거래 번호도 내주지 않는다. 몇 시간, 때로는 그보다 짧은 시간 안에 모가디슈나 페샤와르의 누군가가 비슷한 가게에 들어가 암호를 말하고 현금을 들고 나온다.
환거래은행을 거쳐 가는 전신송금도 없고, 중개 기관의 사슬을 꿰며 지나가는 SWIFT 메시지도 없다. 국경을 넘는 것은 전화 한 통과 채무 하나뿐이다.
이것이 하왈라다. 하왈라로 얼마나 많은 돈이 오가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 데이터가 부실하기도 하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 시스템을 바깥에서는 잴 수 없다는 데 있다. 처음부터 중앙 원장을 중심으로 설계된 적이 없으니 중앙 원장도 남기지 않는다. IMF는 하왈라 거래 규모를 추정하는 일은 “조금이라도 신뢰할 만한 방식으로는 해낼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서구 각국 정부와 금융 규제 당국, 그리고 이들을 취재하는 기자들은 20년 넘게 하왈라를 주로 자금세탁이나 테러 자금 조달의 수단으로, 즉 등록시키고 감시해야 하며 개발이 글로벌 사우스를 따라잡으면 결국 공식 은행 시스템으로 대체되어야 할 대상으로 다뤄 왔다. 이 가정은 시간을 축으로 한다. 제대로 된 은행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왈라가 버틴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왈라의 뿌리는 천 년도 훨씬 넘게 거슬러 올라간다. 잉글랜드은행이 세워진 것은 1694년이다. 둘 가운데 더 오래된 전통을 잇는 쪽은 데이라의 계산대 뒤에 앉은 남자다.
기계
두바이에 사는 송금인(아흐메드라고 하자)에게는 500달러가 필요한 카라치의 사촌이 있다. 아흐메드는 데이라의 한 가게에 들어가 그만큼의 디르함을 건네고 암호를 받는다. 하왈라다르, 곧 중개인은 카라치에 있는 상대, 즉 여러 해에 걸친 관계 위에 세워진 네트워크의 또 다른 중개인에게 전화를 걸어 암호와 금액을 전한다. 아흐메드의 사촌은 카라치의 중개인을 찾아가 암호를 말하고 그만큼의 파키스탄 루피를 받는다. 거래는 끝났다.
국경을 넘은 돈은 없다. 넘은 것은 빚이다. 카라치의 중개인은 아직 받지 못한 돈을 먼저 내주었으므로 두바이의 중개인에게 청구권을 갖는다. 아흐메드의 현금을 받은 두바이의 중개인은 이제 그에 맞먹는 빚을 지고 있다.
언젠가 두 하왈라다르는 정산을 한다. 흐름을 거꾸로 돌려 정산할 수도 있다. 두 도시 사이에 돈이 정기적으로 양방향으로 오가면 빚은 서로 상쇄된다. 금으로 정산할 수도 있다. 교역 상품으로 정산할 수도 있다. 카라치의 중개인이 두바이 중개인의 사촌에게서 직물을 들여오면, 종이 위의 채무는 화물 한 건으로 녹아 사라진다. 거래량이 많은 송금 경로에서는 몇 주나 몇 달에 걸쳐 빚이 차감되고, 정산은 분기에 한 번쯤 이뤄질 수도 있다. 은행을 거치지 않는 이 차액 정산이 시스템 전체를 다른 것과 구별 짓는 특징이다. 중개인들은 서로에 대한 채무를 쌓아 가다가 가장 효율적인 형태로 정산한다.
그 효율을 떠받치는 것은 강제력을 갖춘 신뢰의 기반이다. 하왈라 네트워크는 친족과 씨족, 마을을 따라 짜여 있다.
네트워크에 들어가려면 기존의 관계와 보증, 오랜 시간 쌓은 평판이 필요하다. 하왈라다르가 되는 일은 사업자 등록을 하고 면허를 따는 문제가 아니라 알려진 사람이 되는 문제다. 자금을 들고 달아나거나 정산 의무를 지키지 않아 채무를 저버린 중개인은 네트워크에서 파문당한다. 공식 법원이 없거나, 느리거나, 부패한 곳에서 이 위협은 절대적인 집행력에 가깝다. 직업적 정체성과 개인적 정체성이 공동체 안의 지위와 얽혀 있는 세계에서, 사기의 사회적 대가는 한 번의 부정으로 얻을 수 있는 금전적 이득을 압도한다. 그래서 사기는 구조적으로 자멸적이다. 시스템이 남기는 데이터가 너무 적어 사기 발생률은 체계적으로 측정된 적이 없지만, 이 구조적 논리는 그 수치에 기대지 않는다.
신뢰의 이면
구조적 신뢰가 시스템을 깨끗하게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정당한 이용자들 사이에서 사기를 사실상 비합리적인 행동으로 만드는 바로 그 메커니즘이, 마을이나 씨족이 아닌 범죄 네트워크 안에서 지위가 실제로 통하고, 공식 금융 시스템은 적대적으로 다가오는 사람들에게도 하왈라를 매력적인 수단으로 만든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18개국의 하왈라다르 113명을 인터뷰했다. 대부분은 돈이 어디서 왔는지, 무엇에 쓰일지 묻지 않았고, 절반 넘게는 자금 출처가 의심스러울 때조차 거래를 거절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답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하왈라다르들은 양귀비 재배 농민에게 대금을 전달하고 밀매 수익을 국경 너머로 옮긴다. UNODC는 이 아편 경제의 규모를 2021년 한 해에만 18억~27억 달러로 평가했다.
에드위나 톰프슨은 9·11 이후의 문헌이 다양한 금융 생태계를 하나의 위협 서사로 뭉뚱그렸으며 하왈라와 테러 자금 조달을 구체적으로 잇는 증거는 정책 대응이 전제한 것보다 훨씬 빈약했다고 주장했다.
하왈라 네트워크는 아프가니스탄 남부의 마약 거래를 돕고 있으며, 공식 금융 시스템 스스로가 범죄를 거들어 온 방대한 이력이 있다고 해서 그 사실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원형
서기 8세기에 이미 이슬람 법학자들은 하왈라라는 채무 이전 계약을 논의하고 있었고, 그 이름을 딴 송금 시스템도 같은 세기에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 발달하고 있었다. 750년부터 1258년까지 북아프리카에서 중앙아시아에 걸쳐 군림한 아바스 왕조는 같은 채무 이전 논리로 작동하던 전신 격의 수단인 수프타자를 써서, 당대 지구상에서 가장 정교한 상업 네트워크를 가로지르는 교역을 뒷받침했다. 바그다드의 상인은 동전 하나 만지지 않고 사마르칸트의 상대에게 가치를 보낼 수 있었다. 유럽 최초의 공공 은행들이 문을 열었을 무렵, 이 시스템은 이미 수백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었다.
남아시아 갈래는 그보다도 오래되었다. 인도 아대륙 전역에서 쓰인 환어음 수단 훈디는 그 전신을 아데샤에서 찾는다. 아데샤는 은행가에게 제3자에게 지급하라고 지시하는 서면 명령으로, 대략 기원전 321년부터 185년까지인 인도 마우리아 왕조 시대에 쓰였다. 현대의 시스템이 이슬람의 계약에서 내려왔는지, 남아시아의 수단에서 내려왔는지, 아니면 당나라 시대 중국의 송금 네트워크에서 내려왔는지는 논쟁거리이며, 이슬람 법 문헌과 꼼꼼히 비교해 보면 그 안에서 정확히 대응하는 것은 아예 찾을 수 없다. 하왈라가 근대의 산물이라고 주장하는 진지한 학자는 없다.
잉글랜드은행은 1694년에, 일부 역사가들이 최초의 진정한 중앙은행으로 꼽는 암스테르담은행은 1609년에 문을 열었다. 그 무렵 하왈라는 이미 천 년 가까이 돌아가고 있었다.
언어의 흔적은 깊다. 이슬람 상인들은 유럽에 은행이 생기기 수백 년 전부터 사크라는 지급 명령서를 쓰고 있었다. 사크는 초기 이슬람 금융의 전문 용어다. 영어 “cheque”와 닮은 울림이 솔깃하지만, 사크가 영어에 이 단어를 주었다는 대중적 주장은 표준 사전들의 뒷받침을 받지 못한다. 사전들은 “cheque”의 어원을 위조를 막는 장치라는 뜻의 “check”에서 찾는다.
서구 금융 규제 당국이 하왈라를 비공식이라고 부를 때, 그 말은 자기들이 하왈라를 등록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 단어는 하왈라의 조직적 정교함이나 나이, 지리적 범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는다.
말의 흔적
수프타자가 유럽 환어음의 전신이라는 견해는 논쟁 중이지만 경제사학자들은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이들의 카이로 게니자 연구는 유럽의 대응물보다 수백 년 앞선 이슬람의 상업 수단들을 기록하고 있다.
이슬람과 유럽의 어음은 그 뒤 갈라졌는데, 그 분기는 비인격적 교환(낯선 이들과의 익명적 시장 거래)을 축으로 일어났다. 유럽 국가들이 이자를 기꺼이 합법화한 것은 비인격적 교환의 발달을 도왔지만, 일관된 이자 금지에 묶인 이슬람 금융에서는 그런 발달이 일어나지 않았다. 이는 출발점에서 어느 쪽이 더 정교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는다. 흔히 근대 유럽 은행업의 토대로 꼽히는 메디치가의 신용장은, 교역을 통해 이미 이슬람의 금융 개념을 흡수한 세계에서 작동했다.
서구는 원형을 가져다 고쳐 쓰고 그 둘레에 새로운 제도의 틀을 세운 다음, 원형을 “비공식”이라 불렀다.
숫자
천 년에 걸친 다듬기는 한 가지 일을 향했다. 공식 은행이 장애물로 여기는 국경을 넘어,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가치를 빠르고 싸게 옮기는 일이다.
하왈라 수수료는 목적지와 금액, 통화에 따라 대개 송금액의 약 0.5~7% 수준이고, 단골에게는 할인이 붙는다. 수백 개 송금 경로를 통틀어 보면, 2025년 3분기에 200달러를 보내는 데 드는 비용은 평균 6.36%였다.
은행은 여전히 가장 비싼 유형의 송금 기관으로, 약 15%에 이른다. 유엔은 2030년까지 3%라는 목표를 지속가능발전목표에 담았고, G20도 이를 지지했다. 진전은 멈춰 섰다. 평균은 2011년 9.3%에서 2021년 약 6.3%로 내려온 뒤 거의 움직이지 않았고, 그래서 2030년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 수수료 범위의 하단에서 하왈라는 이미 그 목표보다 싸다.
거래량이 많은 경로에서 하왈라 송금은 몇 시간 안에 끝난다. 환거래은행을 거치는 전신송금은 지금도 영업일 기준 며칠이 걸릴 수 있다. G20이 2027년 말까지 대부분의 국경 간 지급을 한 시간 안에 입금한다는 목표를 세웠을 만큼 느리다. 그 격차가 가장 크게 다가오는 것은 수취인이 목요일이 아니라 오늘 먹을 것을 사야 할 때다.
그러나 수수료와 속도의 비교는 공식 대안이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데, 수억 명에게는 그 대안이 없다.
소말리아 안에서 영업하는 미국 은행은 하나도 없고, 소말리아 은행들은 주요 국제 은행들과 환거래 관계를 맺는 데 애를 먹어 왔다. 일부는 소말리아 중앙은행을 통해, 다른 일부는 미국 환거래 계좌를 보유한 인접국의 지역 은행을 통해 달러 결제망에 닿는다. 전신송금을 받고 싶은 소말리아인에게는 은행 계좌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 나라에서 은행 부문의 총자산은 GDP의 약 4.3%에 그친다.
모바일 머니는 소말리아의 일상 거래를 바꿔 놓았고, 보급률은 73%로 추정된다. 그래도 송금이 소말리아 가구에 닿는 가장 흔한 경로는 여전히 하왈라다. 2023년에 국내에서든 해외에서든 송금을 받는 가구 가운데 55%는 하왈라로, 42%는 모바일 머니로 돈을 받았다. 소말리아를 세계 달러 결제망에 잇는 공식 환거래은행 연결은 가늘고 대부분 간접적이다.
해외의 소말리아인들은 한 해 약 20억 달러를 고국에 보내는 것으로 추산된다. 2024년 이 나라 GDP 전체의 약 6분의 1에 해당하는 액수다. 그 돈이 필요한 사람 대부분에게 선택지는 하왈라와 존재하지 않는 서비스, 둘 중 하나다.
인도는 2025년 약 1,510억 달러의 송금을 받아 어느 나라보다도 압도적으로 많은 유입을 기록했다. 파키스탄은 2026년 6월로 끝난 회계연도에 사상 최대인 416억 달러를 받았다.
이것은 공식 흐름이다. 두 경로 모두에서 훈디라고 불리는 비공식 흐름이 그 곁에서 버티는 것은, 많은 이용자에게 하왈라가 더 나은 상품이기 때문이다. 당일에 정산되고, 수수료가 일주일 치 소득을 삼키지도 않는다. 이 시장의 상당 부분에서 공식 시스템은 경쟁하러 나타나지조차 않았다.
철수
은행들은 소말리아나 파키스탄 농촌, 카리브해 섬나라로 이어지는 비용 효율적인 송금 경로를 만들지 않기로 했다.
2010년대 서구 대형 은행의 준법감시인에게 계산은 간단했다. 크지 않은 거래 수수료에 자금세탁 방지와 테러 자금 조달 방지 측면의 과도한 위험 노출이 더해지고, 그 경로는 중요한 관할권 어디에서도 정치적 대표권을 갖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다. 그런 관계는 유지할 가치가 없었다.
이를 디리스킹(de-risking)이라고 한다. 흔히 내세우는 정당화 논리는 이것이 9·11 이후 만들어진 규제 구조에 대한 합리적 대응이었다는 것이다. 2001년에 나온 미국 애국자법과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테러 자금 조달 특별권고가 그 구조다. 특별권고는 2012년에 개정되었다. FATF 권고 13은 환거래은행이 해외 거래 은행의 자금세탁 방지 통제를 면밀히 검토하도록 요구하는데, 많은 대형 은행은 그 은행의 고객까지 심사하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고 우려하게 되었다. 이 우려는 “고객의 고객 알기(Know Your Customer’s Customer)”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뉴욕의 A은행이 모가디슈의 B은행과 거래 관계를 유지한다면, A은행은 이제 B은행의 컴플라이언스 체계에 대한 위험을, 어쩌면 B은행 고객들에 대한 위험까지 떠안는다. 은행 인프라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나라에서 그 노출은 수치로 가늠할 수 없다. 그래서 A은행은 관계를 끊는다. 은행들은 카리브해, 태평양 도서국,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아시아 일부에서 같은 결정을 거듭거듭 되풀이했다.
2016년 무렵 IMF는 카리브해 은행 부문, 태평양 도서국 경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송금 경로 전반에서 이 후퇴를 추적하고 있었다. 세계은행은 디리스킹이 금융 포용의 “진전을 위협할” 수 있으며, 거래를 규제권 밖으로 밀어내면 거래가 “더 불투명한 비공식 경로”로 흘러가 “감시하기 더 어려워진다”고 경고했다. 투명성을 높이려고 설계된 정책이 돈을 더 보기 어려운 경로로 밀어냈고, 그 비용은 결정 과정에 아무런 대표권이 없는 사람들에게 가장 무겁게 돌아갔다.
소말리아의 경우, 바클레이스와의 분쟁이 그 논리를 구체적으로 보여 주었다.
다합실 트랜스퍼 서비스는 아프리카, 특히 소말리아를 상대로 하는 최대 송금 회사 가운데 하나로, 오늘날 100개가 넘는 나라에서 영업한다. 다합실은 영국에서 바클레이스와 거래했다. 2013년 5월, 송금업체 고객 전체를 대상으로 한 내부 검토를 거친 뒤 바클레이스는 다합실에 은행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내세운 이유는 자금세탁과 테러 자금 조달 위험이었다.
다합실은 바클레이스가 영국 송금업체를 상대로 한 은행 서비스에서 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며 법원으로 갔다. 2013년 11월 헨더슨 판사는 본안 재판 때까지 계좌를 유지하라는 가처분 명령을 내리며, 바클레이스가 지배적 지위에 있었는지, 그 지위를 남용했는지는 재판에서 다툴 만한 중대한 쟁점이라고 판단했다. 사건은 끝내 본안 재판까지 가지 않았다. 양측이 합의했고, 바클레이스는 다합실이 다른 은행으로 옮겨 갈 수 있을 만큼 계좌를 열어 두었다. 이 철수는 범주 단위의 결정이었다. 바클레이스는 송금업체라는 업종 전체, 특히 소말리아로 돈을 보내는 업체들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 있었다. 바클레이스가 직접 낸 증거도 이 결정을 규제상의 위험 노출과 이 업종을 상대하는 비용에 연결했다. 새 기준의 초기 초안은 고객마다 연간 최소 10만 파운드의 수익을 올려 줄 것을 요구했고, 판사는 원고들과의 거래를 유지해도 바클레이스에 여전히 이익이 남겠지만 아마 검토가 요구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짚었다.
소말리아는 극단적인 사례지만 유일한 사례는 아니다. 파키스탄은 훨씬 큰 경제로, 제대로 작동하는 중앙은행과 규제받는 은행 부문, 국가신용등급을 갖추고 있다. 파키스탄은 2018년 6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FATF의 강화된 감시 대상 관할권 목록, 이른바 회색 목록에 올라 있었다. 전 세계 은행들이 자체 위험 평가에 반영하도록 권고받는 꼬리표다. 파키스탄판 하왈라인 훈디에 대한 공식 수치는 없지만, 업계 추정치는 연간 약 80억 달러에서 150억 달러에 이르렀고, 더 높은 수치를 내놓은 환전업체 협회는 실제 규모가 그 두 배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파키스탄의 두 번째 공식 송금 유입원이다. 훈디 거래의 일부는 과소 신고된 수입품 대금과 그 밖의 불법 거래를 결제하지만, 이 경로에서 훈디가 버티는 힘의 상당 부분은 더 평범한 데서 나온다. 은행의 서류와 질문 없이 경쟁력 있는 수수료로 빠르게 정산해 주는 것, 많은 송금인이 원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규제 체계는 제대로 작동하는 은행 인프라를 전제한다. 그런 인프라가 없는 나라에 이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범주 오류다. 1999년 “비공식 가치 이전 시스템”이라는 용어를 만든 노스이스턴대학교의 니코스 파사스는 훗날 이 시스템에 관한 문헌, 즉 정책의 토대가 된 바로 그 문헌이 “깊이가 부족할 뿐 아니라 모순과 부정확한 정보로 가득하다”고 결론지었다.
하왈라를 이용하는 공동체의 기준으로 보면 하왈라는 이미 공개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디리스킹은 공식 대안이 거의 존재하지도 않던 시장에서 그마저 걷어 냈고, 그러고는 하왈라가 계속 운영된다는 사실을 더 많은 규제가 필요하다는 증거로 삼았다. 이 순환의 결과는 구체적이다. 더 느린 송금에 더 비싼 수수료를 내는 가족들이 있고, 위기 지역으로 돈을 보내지 못하는 구호 단체들이 있으며, 몇 년이 지난 지금도 환거래은행들이 요구하는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갖추려 애쓰고 있는 모가디슈의 중앙은행이 있다.
은행들은 인구 집단 전체를 은행 밖으로 밀어내기로 선택했다. 악의는 없었다. 준법감시인들은 맡은 일을 했고, 위험 위원회들은 각자의 기준을 적용했다. 위험의 언어가 아무리 불가피한 일처럼 들리게 했더라도, 그것은 여전히 선택이었다.
그 단어가 뜻하는 것
다시 데이라로 돌아오면, 가게들은 여전히 문을 열고 있고 전화도 여전히 울린다. 한 계산대 뒤의 남자는 몇 시간이면 끝날 거래를 마무리하고 있다. 200달러를 보낼 때 송금인이 내는 수수료는 몇 달러에 그칠 수도 있다. 이 거래는 환거래은행도, 전신송금 인프라도, 예금보험도, 서구 규제 당국이 면허를 내준 어떤 기관의 참여도 없이 국경 너머의 두 사람을 잇는다.
흔히 던지는 질문은 현대 은행의 분명한 장점에도 왜 비공식적이고 원시적인 시스템이 살아남느냐는 것이다. 이 질문은 하왈라가 대체되기를 기다리는 후발 주자라고 가정한다. 하왈라는 흔히 자신을 비공식이라 규정한 기관들보다 더 빠르고 더 싸며, 수억 명에게는 손이 닿는 유일한 송금 인프라다. 공식 시스템이 주로 부유한 나라에 있는 인프라에 의존하고, 지금은 필요가 가장 큰 곳일수록 어김없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잉글랜드은행은 1694년 스스로를 공식이라 칭했고, 그것이 비공식이라 부른 시스템은 그보다 천 년 가까이 앞서 돌아가고 있었다. 하왈라는 그 뒤로도 330년 넘게 계속 돌아가고 있다. 꼬리표가 기록한 것은 누가 무엇을 등록했는지, 그리고 등록한 뒤 누가 그것에 이름을 붙일 수 있었는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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