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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25일, 이라크 쿠르디스탄 주민투표에서 투표자의 92.73%가 독립에 찬성했다. 자치나 연방제 강화를 훌쩍 넘어서는 요구였다. 이 압도적 결과는 야당을 짓누르는 일당 국가가 만들어 낸 숫자가 아니었다. 주민투표에는 국제 참관단이 있었고, 진짜 열기가 있었고, 세 세대에 걸친 박탈과 폭력 속에서 이 순간을 기다려 온 주민들의 무게가 실려 있었다.
3주 뒤, 이란이 지원하는 민병대를 등에 업은 이라크군이 키르쿠크를 탈환했다. 몇 시간 만이었다. 투표 후 6주도 지나지 않아 쿠르디스탄 지역정부(KRG)는 장악하고 있던 영토의 약 40%를 잃었고, 원유 수출의 상당 부분을 대던 키르쿠크 유전의 통제권도 잃었다. 바그다드는 이 지역 공항의 국제선 운항을 막았고, 이란은 영공을 닫은 데 이어 국경 검문소까지 닫았으며, 튀르키예는 국경을 봉쇄하고 송유관을 끊겠다고 위협했다. 투표를 지지한 유엔 회원국은 이스라엘뿐이었다. 그 결과를 인정한 정부는 하나도 없었고, 독립국가 선포도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KRG 대통령 마수드 바르자니는 물러났다. 2014년 이라크군이 무너진 뒤부터 키르쿠크를 지켜 온 쿠르드 페슈메르가 전사들은 주민투표가 암묵적으로 예고했던 전쟁을 대체로 치르지 않은 채 물러났다. 만장일치에 가까운 투표가 지도를 조금도 바꾸지 못했다. 그 이유는 투표함 바깥에, 국가가 쪼개질지 말지를 결정하는 힘들 속에 있었다.
영속성의 수수께끼
주권국가의 지도는 세계의 자연스러운 지형처럼 보이지만, 실은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다. 역사적으로 우연에 좌우되었고, 보이는 것보다 훨씬 젊다. 1945년 유엔 회원국은 50개국 남짓이었다. 오늘날에는 193개국이다. 그러나 이 숫자는 시간 위에 고르게 늘어나지 않았다. 증가분은 거의 전부 두 차례의 물결에서 나왔다. 하나는 대략 195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까지 이어지며 오늘날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 대부분을 낳은 탈식민화이고, 다른 하나는 1991년부터 1993년 사이 소련과 유고슬라비아의 붕괴로, 이때 옛 소련 공화국 12개국과 옛 유고슬라비아 공화국의 첫 무리가 유엔에 들어왔다.
1990년대 초 이후 그 속도는 거의 멈추다시피 했다. 에리트레아는 1991년 30년 전쟁이 끝난 뒤 치른 주민투표를 거쳐 1993년 에티오피아에서 분리되었다. 동티모르는 국제적 압력 속에 인도네시아가 철수한 뒤 주민투표와 유엔 과도 통치 기간을 거쳐 2002년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했다. 몬테네그로는 2006년 세르비아·몬테네그로 국가연합에서 분리하기로 투표했는데, 찬성률 55.5%로 유럽연합(EU)이 정한 55% 문턱을 간신히 넘겨 독립했다. 코소보는 2008년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했지만 승인 문제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코소보 대통령실은 2026년 8월 기준 승인국을 121개국으로 집계했으나, 세르비아는 승인 철회가 있었다며 이 수치에 이의를 제기한다. 이 숫자는 전체에 한참 못 미치고, 특히 러시아, 중국, 스페인, 인도가 빠져 있다. 세르비아는 승인 철회 운동을 적극적으로 벌여 부분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남수단은 2011년 수단에서 분리되어 193번째 유엔 회원국이 되었고, 곧바로 내전에 빠져 3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국가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뒤에서 다룰 체코슬로바키아의 합의 분리를 제외하면, 약 30년 동안 눈에 띄는 사례는 다섯 건이다. 탈식민화부터 협상을 통한 국가연합 분리, 논란이 남은 일방적 선언까지 양상은 다양하다. 깔끔하게 끝난 경우는 하나도 없었고, 몇몇은 해당 주민들에게 재앙이었다. 지도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고, 그 안정은 우연이 아니다. 베스트팔렌식 영토 보전 규범, 즉 기존 국경은 그 안에 무엇이 있든 일단 정당하다고 보는 생각은 사실상 모든 기존 국가가 적극적으로 선호하는 것이다. 거의 모든 국가에는 소수민족이나 분쟁 중인 국경, 혹은 한때 떠나고 싶어 했던 지역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코소보에 반대하는 이유는 사실 중국 자신에게 있고, 2014년 이후 러시아의 반대는 더더욱 러시아 자신에게 있다. 이 규범은 다른 모든 정치적 분열선을 가로지르는 이해관계의 연합이 떠받치고 있다.
먼저 짚어 둘 구분이 하나 있다. 사실상(de facto)의 해체, 즉 한 영토 전반에서 중앙 권력이 무너지는 일은 법률상(de jure)의 해체, 즉 국경을 승인받고, 가장 논란이 큰 경우를 빼면 유엔 의석도 가진 새 주권국가가 공식적으로 탄생하는 일과 같지 않다. 리비아에는 2014년 이후 여러 정부가 경쟁해 왔고, 영토 대부분에 실효적인 중앙 권력이 없다. 시리아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아사드 정권, ISIS, 시리아민주군(SDF), 튀르키예가 지원하는 분파들이 동시에 통치했다. 한 영토 위에 네 개의 정치 질서가 있었던 셈이다. 이는 인간적 재앙이지만 이 글이 살펴보려는 대상은 아니다. 사실상의 분열은 형식적 주권과 무기한 공존할 수 있다. 현실이 무너진 뒤에도 국제사회가 통일된 국가라는 허구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후계 실체를 승인하려면 누가 무엇을 가질지 정해야 하는데, 아무도 그 결정을 내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 글이 다루는 것은 더 좁고 더 드문 현상, 즉 국제적으로 승인된 국경과 대개 유엔 의석까지 갖춘 새 국가를 낳는 공식적 해체나 분리 독립이다.
실패국가와 해체된 국가의 차이
분석가들이 리비아나 소말리아를 “실패국가”라고 부를 때 그 뜻은 정확하다. 중앙정부가 폭력의 독점, 행정 역량, 혹은 둘 다를 잃었다는 것이다. 리비아가 국제법상 리비아이기를 그쳤다는 뜻은 아니다. 리비아라는 국가는 여전히 유엔 의석을 갖고 있고, 그해 어느 정부가 리비아를 대표하게 되든 그 정부를 통해 여전히 조약에 서명하며, 대사관도 여전히 두고 있다. 주권이라는 허구가 유지되는 까닭은 그것을 버리는 비용이 유지하는 비용보다 크기 때문이다. 승인 분쟁, 영토 주장, 난민 흐름,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모든 취약 국가에 미칠 선례 효과가 그 비용이다.
사실상의 해체는 법률상의 해체보다 훨씬 흔하고 훨씬 안정적이다. 국가는 수십 년 동안 허구로서 기능할 수 있다. 유고슬라비아의 연방 기구들은 1980년 티토가 죽은 뒤에도 약 10년 동안 작동했지만, 그 기구들이 상징하던 통합은 그동안 닳아 갔다. 따라서 어떤 국가가 공식적으로 해체될지를 묻는 것은 훨씬 드물고 훨씬 까다로운 문턱에 관해 묻는 것이다.
네 가지 힘
대중의 열망만으로는 국가가 해체되지 않는다. 국가를 하나로 묶어 두는 힘은 네 가지이고, 국가는 그중 결정적인 힘들이 한꺼번에 무너질 때 쪼개진다.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첫 번째 힘은 엘리트 간 조율이다. 국가를 유지하는 것은 주민들이 그 국가를 어떻게 생각하든 그 국가의 통치 계층이다. 이들은 국가 기구와 그 세입, 후견 네트워크, 국제적 지위가 계속 존재하는 데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엘리트들이 이 이해의 일치에서 이탈해 현재의 국가가 다른 체제보다 더 이상 자신들의 이익에 봉사하지 못한다고 판단하면,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해체가 가능해진다. 네 가지 가운데 가장 변덕스러운 힘이 이것이다. 엘리트의 계산은 순식간에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1991년 소련 붕괴는 무엇보다 엘리트의 이탈이었다. 공화국 차원의 공산당 지도자들은 연방에 남는 것보다 독립국가가 자신들의 이익에 더 낫다고 결론 내렸고, 그에 따라 행동했다. 고르바초프는 그들의 충성을 붙잡아 둘 수 있을지 잘못 판단했고, 붕괴의 속도는 소련의 안정성을 모델링하던 이들 대부분을 놀라게 했다.
두 번째 힘은 외부 보증자, 즉 그 국가의 존속에 이해관계가 걸려 있고 그 이해를 관철할 능력이 있는 외부 강대국이나 기구의 존재다. 이라크에서는 2026년 9월 군 철수 때까지 미국이 그 역할을 했다. 벨기에에서는 유럽연합의 제도적 틀이 그 역할을 한다. 브뤼셀이 EU의 행정 수도로 기능하는 덕을 보는 모든 회원국에게 벨기에의 해체는 곤란한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보스니아에는 데이턴 협정으로 설치된 고위대표사무소(OHR)로 구현된 국제적 감독이 있다.
세 번째 힘은 실행 가능한 후속 체제의 부재로, 제동 장치 구실을 한다. 엘리트가 국가를 해체하고 싶어 하고 이를 막는 외부 세력이 없다 해도, 해체하려면 그다음에 무엇이 오는가라는 물음에 어떤 식으로든 답해야 한다. 분쟁 지역은 누가 통제하는가? 부채는 어떻게 나누는가? 후계 국가는 어떤 통화를 쓰는가? 쿠르디스탄 주민투표가 실패한 이유 중 하나는 키르쿠크 문제에 합의된 답이 없었기 때문이다. 키르쿠크는 쿠르드 측 주장의 경제적·상징적 심장이었다. 키르쿠크를 뺀 어떤 체제도 쿠르드 국가를 경제적으로 위태롭게 만들었고, 키르쿠크를 포함한 어떤 체제도 바그다드와, 이 지역에 나름의 이해관계가 있는 이란 지원 민병대에게 받아들여질 수 없었다.
네 번째 힘은 대중의 관성이며, 넷 가운데 가장 덜 중요하다. 1993년 1월 1일 체코슬로바키아의 해체는 바츨라프 클라우스와 블라디미르 메치아르 사이의 엘리트 합의로 이루어졌다. 여론조사에서 분리에 찬성한 체코인은 약 3분의 1에 불과했고 슬로바키아인도 같은 비율이었는데도 그랬다. 벨벳 이혼은 주민투표 없이 어쨌든 일어났다. 두 지배적 정치인이 그래야 한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대중의 관성은 엘리트 결정의 정치적 비용을 좌우하지만, 다른 세 힘이 무너졌을 때 그것만으로 해체를 막지는 못한다.
네 가지 힘은 따로따로 작동하지 않는다. 유고슬라비아에서는 약 2년 사이에 네 힘이 함께 무너졌다. 밀로셰비치가 연방의 헌법 구조를 조작하면서 연방 차원의 엘리트 조율이 파괴되었다. 냉전 종식은 1948년 티토가 스탈린과 결별한 이래 유고슬라비아를 묶어 두던 외부 압력을 없앴고, 그와 함께 통일된 유고슬라비아에 대한 서방의 전략적 이해도 사라졌다. 후속 체제는 협상이 아니라 전쟁으로 강요되었다. 그리고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의 민심은 이미 오래전에 독립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유고슬라비아: 연방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슬로보단 밀로셰비치는 세르비아의 패권을 원했고,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헌법 구조를 조작해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 엘리트들에게 남아 있을 이유를 거의 남기지 않았다. 형식상 자치주였던 코소보와 보이보디나, 그리고 몬테네그로에 충성파를 앉힘으로써 그는 연방 대통령단 8표 가운데 4표를 장악했다. 어떤 결정이든 막을 수 있는 표였다. 그렇게 그는 집단 통치 체제를 사실상 세르비아의 지배 도구로 바꾸어 놓았다.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 지도자들은 떠나기로 했다.
그 자체가 소련 내부 위기의 산물이었던 냉전 종식은 1948년 티토가 스탈린과 결별한 이래 작동해 온 외부 제약을 없앴다. 그동안은 소련의 압박에 대한 두려움이 유고슬라비아 엘리트들을 결속시켰고, 서방에도 연방의 존속에 걸린 이해관계를 안겨 주었다. 1991년 12월 독일이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를 승인하겠다고 발표하고 이어 1992년 1월 유럽공동체가 공식 승인하면서, 협상을 통한 후속 체제가 마련되기도 전에 해체의 국제적 정당화가 앞당겨졌다. 비판자들이 보기에 이는 크로아티아에서 이미 벌어지고 있던 전쟁을 더 격화시켰고 보스니아 전쟁을 재촉하기도 했다.
벨기에: 하나가 되기로 합의한 적 없는 국가
벨기에는 1830년 네덜란드 지배에 맞선 봉기에서 태어났고, 강대국들은 이 나라를 외교 문제의 해법으로 삼았다. 런던에 모인 강대국들은 프랑스와 네덜란드 사이에 중립 완충지대를 원했다. 그들은 새 국가를 승인했고, 1831년 독일 제후인 작센코부르크 가문의 레오폴드를 선출된 국왕으로 받아들였으며, 1839년 그 중립을 보장했다. 국경 안의 주민들은 남쪽에서는 프랑스어를, 북쪽에서는 네덜란드어를 썼다(동쪽의 작은 독일어권 지대는 1920년에야 편입되었다). 이 체제를 처음에는 가톨릭 보수주의가, 다음에는 왈롱의 석탄·철강 부문에 집중된 산업적 부가, 마침내는 평화조약처럼 읽힐 만큼 정교하게 설계된 연방 헌법이 묶어 두었다.
그 설계는 광범위하다. 인구의 약 58%가 플랑드르에, 약 31%가 왈롱에, 약 11%가 브뤼셀 수도 지역에 산다. 브뤼셀은 플랑드르 영토에 둘러싸인, 공식적으로는 2개 언어를 쓰지만 프랑스어 사용자가 다수인 고립 지역이다. 벨기에 헌법 제99조는 각료회의에 프랑스어권 장관과 네덜란드어권 장관을 같은 수로 두도록 규정하며, 총리만은 명시적으로 예외로 한다. 플랑드르와 왈롱의 언론은 대체로 서로 분리된 영역에서 움직이고, 그 결과 정치 현실을 서로 다르게 보는 유권자 집단이 생겨난다. 연방 선거는 두 공동체에서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는다. 플랑드르 국가연합주의 정당인 N-VA는 2024년 왈롱 전역에 후보 명단을 냈지만 그곳에서 한 석도 얻지 못했다. 그해 자유주의 정당 MR에 추월당하기 전까지 왈롱 제1당이었던 사회당(PS)은 플랑드르에서 이렇다 할 존재감이 없다. 벨기에 유권자들은 같은 정당들 가운데서 고르지 않으며, 연방정부는 선거가 끝난 뒤 그 잔해를 모아 조립된다.
그 조립 과정은 역사적으로 오래 걸렸다. 벨기에는 2010년과 2011년에 걸쳐 541일 동안 새 연방정부 없이 지냈는데, 평시에 정부 없이 지낸 가장 긴 기간으로 세계 기록이다. 2024년 선거도 또 한 번의 교착을 낳았고, 결국 2025년 2월 N-VA 대표이자 국가연합식 개혁의 확고한 지지자인 바르트 더 베버가 총리로 취임하면서 풀렸다. 더 베버 정부는 공동체를 가로지르는 연정이 필요했다. 그 자체가 엘리트 조율이 작동하는 모습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 준다. 유권자들이 아무리 달라져도 플랑드르와 왈롱의 정치 엘리트들을 같은 통치 체제 안으로 밀어 넣는 메커니즘이 바로 그것이다.
벨기에 정치의 밑바탕에 깔린 경제적 비대칭은 전후 수십 년 동안 뒤집혔다. 한때 더 가난한 농업 지역이던 플랑드르는 생산성 높은 수출 경제로 현대화했고, 왈롱의 석탄·철강 산업은 무너졌다. 그 결과 플랑드르 납세자에게서 왈롱으로 상당한 재정 이전이 흐르게 되었고, 브뤼셀 역시 순기여자다. 정확한 액수는 벨기에 정파들 사이에서 다툼거리지만, 흐름의 방향에 대해서는 진지한 이견이 없다. 이 이전에 대한 플랑드르의 반감은 실재하고 정치적으로도 효과를 낸다. 2024년 선거 뒤 N-VA와 플람스 벨랑은 하원 150석 가운데 44석을 함께 차지했고, 둘이 합쳐 플랑드르 표의 절반 가까이를 얻었다. 이 진영에는 급진적 분권을 추구하는 국가연합주의자부터 완전한 독립을 추구하는 민족주의자까지 걸쳐 있다. 최종 목표에서는 갈려도 재정 이전에 대한 불만으로는 하나로 뭉친다.
벨기에는 해체와 거리가 멀다. 엘리트 조율은 일관되게 분리보다 연방 차원의 통치를 택해 왔다. 더 베버의 N-VA는 지금도 당헌에 독립된 플랑드르 공화국을 목표로 명시하고 있지만, 더 베버 자신은 국가연합제가 작동한다면 독립은 더 이상 필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N-VA가 그리는 국가연합제는 거의 모든 권한을 플랑드르와 왈롱에 넘기고, 두 지역이 그 뒤에 무엇을 여전히 함께 운영할지 정하는 방식이다. 플랑드르의 의제 가운데 가장 야심 찬 것이지만, 더 베버는 이를 분리의 대안으로 내세운다. 벨기에의 경우 외부 보증자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축에 든다. 브뤼셀은 EU의 행정 수도이자 NATO 본부 소재지이고, 수만 명의 EU 공무원이 살고 있다. 벨기에의 영토 보전에 대한 EU의 제도적 이해관계는 외교적 관례를 넘어선다. 민심은 독립에 가장 우호적인 플랑드르 유권자층에서조차 깨끗한 결별보다 더 큰 자치 쪽으로 압도적으로 기운다.
해체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드는 걸림돌은 브뤼셀 그 자체다. 이 도시는 프랑스어 사용자가 다수이지만 지리적으로는 플랑드르에 에워싸여 있다. 벨기에가 해체되려면 브뤼셀이 플랑드르에 속할지, 왈롱에 속할지, 독립 도시국가가 될지, EU에 속할지를 정해야 한다. 어느 선택지든 브뤼셀을 얻지 못하는 쪽은 받아들일 수 없다. 플랑드르는 브뤼셀을 잃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왈롱은 브뤼셀과 맞닿아 있지도 않으며, EU 도시국가는 선례도 없고 뚜렷한 법적 장치도 없다. 더 베버의 총리직은 관리된 압력 배출 밸브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그의 연정 합의는 연방과 지역 사이의 새로운 권한 배분을 2029년 선거 이후로 미루고, 그사이에는 연방 틀 안에서 얻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양보를 끌어내려 한다. 그 틀에서 빠져나가는 출구가 막혀 있기 때문이다.
브뤼셀 문제
브뤼셀 주민의 약 81%가 프랑스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데 비해 네덜란드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주민은 약 22%다. 그런데도 그 자체로 하나의 지역인 브뤼셀 수도 지역은 플랑드르 지역에 완전히 둘러싸여 있다. 벨기에에는 EU 직원이 3만 7000명 넘게 있으며, 대부분 수도에서 일한다. 브뤼셀은 경제적 활력의 상당 부분을 EU 기구에 기대는 동시에, 상징적·행정적 소유권을 놓고 벨기에의 두 공동체가 다투는 대상이다.
보스니아: 엄밀히 말해 스스로 통치하지 않는 국가
1995년 12월 파리에서 서명된 데이턴 협정은 약 10만 명의 목숨을 앗아 가고 당시로서는 1945년 이후 유럽 최대 규모의 피난민을 낳은 전쟁을 끝냈다. 이 기록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때에야 깨졌다. 협정이 전쟁 대신 만들어 낸 것은 느슨한 의미에서만 국가였다. 데이턴 체제의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 두 개의 실체로 이루어져 있다. 영토의 약 51%를 차지하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연방과 약 49%를 차지하는 스릅스카 공화국이다. 여기에 브르치코 특별구가 더해진다. 형식상 두 실체가 공유하는 자치 단위로, 스릅스카 공화국의 동부와 서부를 잇는 좁은 회랑에 걸터앉아 있다. 이 특별구의 국제 감독관은 2012년 직무 수행을 중단했지만 권한은 유지하고 있어 언제든 다시 행사할 수 있다. 국가 차원의 정부가 가진 권한은 제한적이다. 헌법상의 외교, 관세, 통화정책에, 2000년대 중반 외부 압력으로 추가된 단일 군대와 공동 간접세 기구가 더해진 정도다. 사라예보가 통제하는 일의 목록은 벨기에 연방 체제에서 브뤼셀이 통제하는 일의 목록보다 짧은데, 벨기에 자체도 이례적으로 분권화된 국가로 꼽힌다.
1995년에 설치된 고위대표사무소는 이른바 본 권한(Bonn Powers)을 갖고 있다. 이 권한이 공식화된 1997년 회의가 열린 도시의 이름을 땄다. 본 권한에 따라 고위대표는 어떤 보스니아 유권자에게도 민주적 책임을 지지 않은 채 법률을 강제로 시행하고 공직자를 해임할 수 있다. 이런 권한은 감독받는 영토에나 어울린다. 데이턴 협정 당사자들이 안에서부터 제대로 작동하는 통치를 만들어 내지 못했기 때문에 유지되는 것이다. OHR의 2026~2027년 예산은 600만 유로에 조금 못 미친다. 이 숫자는 이 작전의 규모에 대해 말해 주지만, 동시에 평화이행위원회에 속한 자금 제공국들이 얼마나 적은 돈만 끊어도 보스니아의 추가 해체를 막는 제도적 구조를 고사시킬 수 있는지도 말해 준다. OHR이 존재하는 이유는 보스니아가 온전히 스스로를 통치하지 못하기 때문이며, OHR은 그 실패의 결과를 늦추는 주된 민간 장치다. 군사적 최후 방어선은 EUFOR 알테아다. 2004년부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위임을 받아 보스니아의 안전과 안정 유지를 돕고 있는 EU 병력이다.
지난 몇 년간의 위기는 밀로라드 도디크를 중심으로 벌어졌다. 스릅스카 공화국 대통령이던 그는 여러 해에 걸쳐 스릅스카 공화국을 세르비아와 합치거나 보스니아의 관할에서 완전히 떼어 내려는 정치 프로젝트를 쌓아 올렸다. 2025년 2월 그는 고위대표의 결정에 불복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징역 1년과 6년간 공직 취임 금지를 선고받았다. 징역형은 나중에 벌금형으로 바뀌었고, 그는 스릅스카 공화국 대통령직을 잃었으며, 2025년 11월 보스니아 헌법재판소는 그의 최종 상소를 기각했다. 그의 독립사회민주당(SNSD)은 국가 차원의 사법·경찰 기관이 스릅스카 공화국에서 활동하지 못하도록 막는 법률들을 스릅스카 공화국 국회에서 밀어붙였다. 국제적 압력 속에 국회는 2025년 10월 이 법률들을 폐지했고, 며칠 뒤 워싱턴은 도디크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다. 도디크는 여전히 SNSD를 이끌고 있으며, 이 당의 후보들은 2025년 말 조기 선거와 2026년 10월 총선에서 잇따라 스릅스카 공화국 대통령직을 차지했다. 공직 밖에 있는 도디크 개인의 처지가 어떻든, 그가 쌓아 올린 프로젝트는 더 이상 그에게 달려 있지 않다. 스릅스카 공화국의 정치 기득권층은 여전히 최대한의 분리를 고수한다.
국가를 하나로 묶어 두는 것들 가운데 무너진 것이, 이 글이 살펴보는 어떤 사례보다 보스니아에서 더 많다. 스릅스카 공화국 지도부는 보스니아를 통치하는 쪽이 아니라 보스니아에서 빠져나오는 쪽으로 보조를 맞춘다. 이들이 내다보는 지평은 세르비아와의 합병, 혹은 보스니아라는 국가를 이름뿐인 존재로 만들 만큼의 분리다. 외부 보증자는 가장 큰 변수다. EU 가입 절차는 2022년 12월 보스니아에 후보국 지위를 부여했고 2024년 3월 가입 협상 개시에 합의했지만, 협상을 실제로 시작할 첫 정부간회의는 아직 열리지 않았다. 당근으로서 그 신뢰성은 보스니아 지도자들도 EU 회원국들도 일관되게 보여 주지 못한 정치적 의지에 달려 있다. 현 행정부 아래 미국의 입장은 불확실성을 더한다. 워싱턴은 2025년 10월 도디크와 그 측근들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다. 외부 통치의 가장 구체적인 도구인 OHR 자체도 공공연히 무시당해 왔다. 2026년 크리스티안 슈미트가 사임한 뒤로는 고위대표 대행이 이끌고 있고, 평화이행위원회의 미국 측과 유럽 측 위원들은 후임자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세 번째 힘인 후속 체제야말로 보스니아를 벨기에와 다르게 만드는 요소다. 스릅스카 공화국의 분리에는 비교적 분명한 영토적 논리가 있다. 실체들은 이미 존재하고, 둘 사이의 경계선은 데이턴에서 그어졌으며, 스릅스카 공화국은 이미 자체 정부와 경찰, 행정 구조를 갖추고 있다. 큰 예외는 브르치코다. 두 실체 모두에 속하면서 어느 한쪽에만 속하지 않고, 스릅스카 공화국의 두 반쪽을 이어 주는 회랑 위에 있다. 어떤 분할이든 먼저 누가 브르치코를 갖는지부터 정해야 할 것이다. 경제적 결과는 실재하지만 분명하게 감당 못 할 수준은 아니다. 데이턴 협정은 어느 실체에도 분리 독립의 권리를 주지 않으며, 헌법은 개정을 통해서만 바꿀 수 있다. 스릅스카 공화국이 가진 것은 지도이고, 이 글의 다른 어떤 사례도 이만큼 읽기 쉬운 지도를 갖고 있지 않다.
2025년 데이턴 협정 30주년에 안전보장이사회는 의장성명을 냈지만, 집단적 우려를 표명했을 뿐 이행을 강제할 장치는 전혀 내놓지 않았다. 보스니아는 명목상 주권국가이지만 국제적으로 감독받고 내부적으로 다툼의 대상이며, 위기의 한 지점으로 다가가고 있다. 그 시점은 OHR의 권위가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무너지기 전에 EU 가입이 스릅스카 공화국 엘리트들에게 보스니아라는 국가에 남는 것을 매력적으로 만들 만큼 충분한 유인을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크로아티아계 문제
보스니아는 흔히 그 내부 긴장이 보스니아크와 세르비아계 사이, 그리고 멀게는 연방과 스릅스카 공화국 사이의 문제뿐인 것처럼 이야기되지만, 세 번째 긴장이 있다. 크로아티아계는 보스니아 인구의 약 15%를 차지하며 오래된 나름의 불만을 품고 있다. 현행 선거제도가 연방 실체 안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대표성을 보스니아크의 대표성과 사실상 합쳐 버려 크로아티아계 고유의 정치적 목소리를 희석한다는 것이다. 제3의 실체, 즉 보스니아 안에 크로아티아계만의 행정 영역을 두자는 요구는 데이턴 이후 크로아티아계 정치 담론에 되풀이해 등장해 왔다.
크로아티아의 EU 회원국 지위는 크로아티아계 문제에 외부 후견자를 만들어 준다. 세르비아의 EU 후보국 지위가 세르비아계 문제에 외부 후견자를 만들어 주는 것과 같지만, 구도는 다르다. 삼각 해체(스릅스카 공화국은 세르비아 쪽으로, 크로아티아계 실체는 크로아티아 쪽으로, 보스니아크 잔존 국가는 국제 감독 아래로)는 임박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그러나 이는 어느 공동체도 그 길을 따르지 못하도록 설계된 구조 안에서, 각 공동체의 서로 다른 이익이 가리키는 방향이다.
이라크: 밖에서 떠받쳐진 국가
이라크의 위험은 종류가 다르다. 보스니아의 경계선이 이미 그어져 있다면, 이라크는 가장 무거운 압력을 한꺼번에 짊어지고 있다. 실패할 길이 더 많고, 그 실패들이 겹칠 때 걸린 것도 더 크다.
무하사사 체제, 즉 총리는 시아파 아랍인이, 대통령은 쿠르드인이, 대표의회 의장은 수니파 아랍인이 맡는 권력 분점 방식이 이라크 국가의 통치 논리다. 이 체제는 2003년 이후의 정치적 타결에서 현실적 타협으로 생겨나 헌법적 관행의 지위를 얻었다. 그 효과는 공동체 정체성을 정치 경쟁의 일차적 축으로 제도화하는 것이다. 내각 협상, 예산 분쟁, 인사는 모두 어느 공동체에 이익이 되느냐는 렌즈로 읽힌다. 벨기에 헌법 제99조는 두 공동체가 모두 바탕의 연방 틀을 받아들이는 국가 안에서 작동한다. 무하사사 체제는 이와 달리 이라크라는 국가를 대하는 기본 태도부터가 논쟁거리인 공동체들 사이에서 작동한다. 시아파 아랍 정당들은 정치 체제에 통합된 쪽과 테헤란에 일차적 충성을 바치는 쪽으로 갈려 있다. 수니파 아랍인은 여러 조사 추정치로 인구의 약 5분의 1에서 4분의 1을 차지한다. 1987년 이후 처음 실시된 전국 조사인 이라크의 2024년 인구총조사는 민족도 종파도 의도적으로 기록하지 않았다. 수니파 아랍인은 2003년 이후 가장 체계적으로 소외된 공동체였고, 이라크 알카에다와 이후 ISIS로의 가담을 부추긴 불만은 ISIS의 영토적 패배로도 해소되지 않았다. 쿠르드 정당들은 바그다드 정부에 참여하면서도 북부에서는 자치 통치를 유지하고, 2017년이 보여 주었듯 장기적인 독립의 꿈을 키우고 있다.
그 주민투표로 돌아가 보자. 그것은 네 가지 힘이 유리하게 정렬되었다고 본 계산된 도박이었다. 쿠르드 엘리트들은 그 순간(ISIS는 모술에서 쫓겨났고, 바그다드는 약했으며, 여러 해에 걸친 페슈메르가와의 협력으로 서방의 공감도 얻은 상태)을 자신들이 맞을 수 있는 가장 유리한 정렬로 읽었고, 외부 보증자를 잘못 판단했다. 미국은 주민투표 지지를 거부했고, 튀르키예와 이란은 바그다드 편에 섰으며, 바그다드 자신도 쿠르드인들의 예상보다 빨리 움직였다. 키르쿠크는 2017년 10월 16일 몇 시간 만에 함락되었고, 경제적 계산은 즉각 드러났다. 키르쿠크의 바이 하산 유전과 아바나 유전 두 곳만으로도 이 지역 원유 수출량의 3분의 1 이상을 생산해 왔던 것이다. 쿠르드 지도부가 타협을 택한 것은 다른 길의 대가를 가늠했기 때문이다. 민심이 독립 쪽으로 결정적으로 기울었는데도 네 힘 가운데 셋은 버텼다. 바그다드로부터의 엘리트 이탈은 불완전했고, 외부 보증자들은 투표에 적극 반대했으며, 키르쿠크 문제 때문에 어떤 후속 체제도 경제적으로 존립이 위태로웠다. 그사이 바그다드의 군사 대응은 어떤 기반 굳히기도 미리 막아 버릴 만큼 신속했다.
석유는 이라크 정부 세입의 약 90%를 댄다. 바그다드는 석유로 여러 공동체를 중앙 국가에 묶어 두는 후견 네트워크를 유지한다. 공공 부문 임금, 인프라 지출, 그리고 무하사사 체제가 순전한 강압 이상의 무언가로 작동하게 하는 재정 이전이 모두 석유에서 나온다. 그러나 석유 의존은 가격 폭락이든 인프라 붕괴든 어느 지역의 분리 성공이든, 의미 있는 세입 충격이 하나만 와도 공동체 간 타협의 재정적 토대가 빠르게 풀려 버릴 수 있다는 뜻이다.
ISIS 격퇴 뒤 잔류 병력 수준으로 유지된 이라크 주둔 미군은 여러 해 동안 가장 구체적인 외부 보증이었다. 2024년 9월 발표된 2단계 계획에 따라 미군은 2025년 중반부터 2026년 1월 사이에 이라크 연방 기지들에서 철수했고, 2026년 9월 30일 마지막 병력이 아르빌을 떠나면서 연합군의 군사 임무가 끝났다. 대(對)ISIS 임무부대의 사령부는 이제 요르단에 있다. 이라크 의회 체제 안에서 이란과 손잡은 분파들이 가한 정치적 압력은 끈질겼고 효과도 있었다. 2026년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이 시작된 뒤, 철수의 마지막 몇 달은 쿠르드 북부의 미군 기지들이 거듭 공격받는 가운데 진행되었다. 이제 남은 질문은 이라크라는 국가가 미군의 부재를 감당할 수 있느냐, 미군 주둔이 떠받치는 데 한몫했던 무하사사 체제에서 엘리트가 이탈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느냐다.
2025년 11월 선거의 공식 투표율은 등록 유권자의 56.11%였다. 이라크의 여론조사 전문가 문키스 다게르의 계산 방식대로 18세 이상 이라크인 전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이 수치는 약 41%, 무효표를 빼면 약 38.5%가 된다. 성인 인구의 38~41%에게만 선택받았고, 공동체 노선에 따라 갈라져 있으며, 노골적으로 공동체에 기반한 권력 분점 체제를 통해 움직이고, 이제는 한때 자신을 받쳐 주던 미군 주둔마저 잃은 정치 계급은 제도에 대한 충성을 넉넉히 쌓아 두고 있지 못하다.
수니파 차원은 가장 간과되기 쉽다. 2003년 이후 수니파 아랍인은 바트당 체제 아래 누리던 정치적 우위와 국가 경제 자원에 대한 비례적 몫을 동시에 잃었다. 탈바트당화와 군 해산의 타격은 이들에게 가장 무겁게 떨어져, 수많은 이들이 군대와 공직, 대학에서 한꺼번에 밀려났다. 이라크에서 ISIS는 지하드주의 신학만큼이나 수니파 아랍인의 정치적 불만을 먹고 자랐고, 많은 수니파 아랍인이 믿을 만한 이라크 국가를 찾을 수 없던 곳에서 통치(조세, 법원, 기초적 치안)를 제공했다. ISIS 원시국가의 영토적 붕괴가 그 밑에 깔린 통치의 실패를 해결하지는 못했다. 모술과 그 주변의 수니파 아랍 지역은 2023년 12월 다시 주의회를 선출했고, 주의회는 수니파 주지사를 뽑았다. 그러나 재건 자금과 치안은 여전히 바그다드를 거쳐 움직이며, 국가에 대한 신뢰를 다시 쌓는 데 필요한 후견 자원은 수니파의 이익을 체계적으로 가볍게 다루는 공동체 간 흥정을 통해 배분된다.
ISIS 2014~2017년: 아무도 이름 붙이고 싶어 하지 않았던 부분적 해체
영토적 정점이던 2014년, ISIS는 바그다드의 군이 훗날 국토의 40%로 추산한 이라크의 넓은 지역과 시리아의 상당 부분을 통치했다. 독립적인 면적 기반 추정치는 이 수치를 크게 낮춰 잡는다. 조세 제도와 법원을 운영했고, 인프라를 관리했으며, 자체 금화와 은화까지 주조했다. 대부분의 기능적 정의에 비추어 보면 그것은 국가였다. 넓게 이어진 영토에서 이라크와 시리아의 국가 권력을 해체하고 그 자리를 자신의 권력으로 대체한 국가였다.
국제사회는 ISIS를 국가로 대우하기를 거부했지만, 그런 망설임은 이라크가 이미 한 번, 그것도 살아 있는 이들의 기억 속에서, 구체적인 정치적 실패에 대한 반응으로 사실상의 해체를 겪었다는 사실을 가린다. 앞으로 50년 동안의 질문은 그 실패들이 해결되었는가, 아니면 그저 잠시 멈추었을 뿐인가다.
비교 대조군: 퀘벡과 카탈루냐
국가가 왜 쪼개지는지를 설명하려면, 대부분의 국가가 왜 쪼개지지 않는지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퀘벡과 카탈루냐는 좋은 시험대다. 두 곳 모두 상당한 분리주의 운동이 있고, 의미 있는 최근 여론조사 자료가 있으며, 밖에서 보면 해체가 임박한 듯 보일 수 있는 눈에 띄는 정치적 에너지가 있다.
퀘벡에서는 주권 운동 자체를 넘어서면 독립을 둘러싼 엘리트 조율은 약하다. 퀘벡 재계는 CUSMA 회원 자격과 미국 시장 접근이 캐나다 연방제의 지속에 달려 있다고 계산하며 일관되게 분리에 반대해 왔다. 1995년 주민투표에서 찬성 49.4%라는 아슬아슬한 결과가 나온 뒤 2000년에 통과된 명확성법은 주민투표 문항과 그 결과로 나온 다수가 명확한지를 하원이 판단하게 하고, 명확하지 않으면 오타와가 분리 협상에 나서지 못하도록 막는다. 다만 이 법은 실제 독립 찬성 다수 앞에서 시험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 후속 체제 문제는 심각하다. 독립 퀘벡은 통화 체제와 무역협정을 협상해야 하고, 가장 복잡하게는 북부 크리족과 이누이트 영토의 지위를 해결해야 한다. 이들은 퀘벡의 독립 투표를 따라 캐나다에서 분리되지는 않겠다는 뜻을 일관되게 밝혀 왔다.
엘리트 정치는 움직였다. 2026년 10월 5일 퀘벡당(PQ)이 퀘벡 총선에서 승리했고, 폴 생피에르 플라몽동이 이끄는 소수 정부를 구성할 예정이다. 그는 임기 중 세 번째 주권 주민투표를 약속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에 있는 동안은 아니라고 했다. 민심은 따라오지 않았다. 2026년 9월 주권 지지율은 27%였고, 미정 응답자를 빼면 10명 중 3명꼴로, 1995년의 과반에 가까운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친다. 청년층은 이 운동의 희망이자 실망이다. 2025년 여름에는 18~34세의 47%가 주민투표에서 찬성하겠다고 답했지만, 2026년 9월에는 같은 유형의 질문에서 이 연령대의 수치가 34%였다. 트럼프 변수는 양쪽으로 작용한다. 미국의 경제적 압박은 2025년 캐나다 애국주의의 물결을 불러일으켰고, 동시에 PQ가 2029년 1월 트럼프가 퇴임하기 전에는 어떤 투표도 하지 않겠다고 못 박은 이유이기도 하다.
카탈루냐에서 2017년의 일방적 독립 선언은 이런 조건 없이 해체를 시도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 준다. 2017년의 운동에는 강력한 거리 동원과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장악한 독립 찬성 진영이 있었다. 경제 엘리트는 따라오지 않았다. 10월 1일 주민투표와 독립 선언을 전후한 몇 주 사이에 카탈루냐의 양대 은행은 등기 본점을 발렌시아와 알리칸테로 옮겼고, 가스 나투랄은 법적 본사를 마드리드로 옮겼으며, 수천 개의 다른 기업도 스페인의 다른 지역으로 본사를 옮기는 절차에 들어갔다. 외부 보증자도 없었다. EU는 독립 카탈루냐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며 스페인의 헌법 절차가 우선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후속 체제, 즉 별개의 국가로서 가져 본 적 없는 EU 회원 자격을 다시 신청해야 하고 통화 체제는 전혀 정해지지 않은 카탈루냐 공화국은 실행 가능하지 않았다. 스페인 헌법 제155조는 중앙정부의 직접 통치를 허용했고, 직접 통치가 실시되었다.
이후의 세월은 카탈루냐 독립 정치에 가혹했다. 2025년 3월 독립 지지율은 37.6%로 떨어져, 정기 여론조사가 이 질문을 묻기 시작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2026년 7월에는 45%로 회복해 2020년 초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한때 운동의 가장 믿음직한 지지 기반이던 청년층은 눈에 띄게 돌아섰다. 10년 전에는 18~24세의 약 절반이 독립을 지지했지만, 2025년에는 독립을 카탈루냐가 택할 체제로 꼽은 비율이 약 27%에 그쳤다. 2024년 5월 카탈루냐 의회 선거에서 독립 찬성 진영은 135석 가운데 61석을 얻는 데 그쳐 과반에 필요한 68석에 미치지 못했다.
퀘벡도 카탈루냐도 해체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외부 보증자는 안정적이고, 독립을 둘러싼 엘리트 조율은 카탈루냐에서는 분열되어 있으며, 퀘벡에서는 새로 당선된 퀘벡당을 빼면 약하다.
앞으로 50년이 요구하는 것
해체는 일단 일어나면 관찰자들의 예상보다 빨리 진행된다. 유고슬라비아는 약 2년 만에 제대로 작동하던 연방국가에서 전면전으로 치달았다. 체코슬로바키아는 각 공화국 인구의 약 3분의 1만 찬성한 가운데 엘리트 합의로 불과 몇 달 만에 해체되었다. 엘리트가 내린 결정은 방향을 바로잡을 시간조차 남기지 않을 만큼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중앙아시아 공화국들을 비롯해 1991년 독립을 선언한 몇몇 소련 공화국은 그해 3월만 해도 연방 유지에 압도적으로 찬성표를 던졌다.
이 글이 살펴본 국가 가운데 공식 분리 위험이 가장 높은 곳은 보스니아다. 세르비아와의 통합은 스릅스카 공화국 지배 정당의 오랜 프로젝트다. 이 정당은 2026년 10월에도 스릅스카 공화국 대통령직을 지켜 냈다. 데이턴 체제는 공공연히 무시당해 왔다. 스릅스카 공화국 국회가 2025년 10월 국가 기관에 맞선 법률들을 폐지하며 물러서기는 했지만 말이다. OHR의 권위는 도전받고 있고, 지도부는 임시 체제이며, 예산은 그에 맞서 늘어선 정치 세력에 비하면 하찮은 수준이다. EUFOR 평화유지군을 뒤에 둔 EU 통합이 여전히 주된 외부 보증자이지만, 그 신뢰성은 거래적 압력에 휘둘려 온 정치적 의지에 달려 있다. 도디크의 유죄 판결과 정치 활동 금지를 확정한 2025년 11월 헌법재판소 결정은 보스니아 국가의 공식 법적 장치가 여전히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해 주었고, 동시에 스릅스카 공화국 정치 기득권층이 그 장치를 아무 상관 없는 것으로 취급할 태세라는 것도 확인해 주었다. 앞으로 15~20년의 질문은 지지부진한 EU 가입과 약해진 OHR 권위가 겹쳐 외부의 지지를 데이턴 균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문턱 아래로 끌어내리느냐다.
이라크는 이 글이 살펴본 사례 가운데 구조적 취약성이 가장 심각하지만, 공식 분할은 키르쿠크 문제에 부딪힌다. 이 문제에는 보스니아식 해법에 해당하는 것이 없다. 키르쿠크는 쿠르드인과 아랍인이 다투는 땅이고, 어떤 쿠르드 국가든 그 재정의 중심이며, 2017년 주민투표가 무너진 바로 그 지점이다. 이라크 중부에 가상의 수니파 아랍 국가가 생긴다면 석유 수입이 없을 것이다. 키르쿠크 없는 독립 쿠르디스탄은 기대했던 석유 수입 없이 출발해야 할 것이다. 남부의 시아파 아랍 국가는 세입 대부분을 장악하겠지만 영토는 장악하지 못할 것이다. 2026년 9월 완료된 미군 철수는 가장 구체적인 외부 보증자를 없앴다. 무하사사 체제는 공동체를 가로지르는 모든 결정을 공동체 간 흥정으로 바꿔 놓는다. 그리고 2025년 선거 투표율 자료가 드러낸 정당성 결핍은 공동체 간 타협의 정치적 기반이 좁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앞으로 닥칠 석유 세입 충격이 무하사사 체제로부터의 엘리트 이탈을 촉발하느냐가 이라크의 다음 50년을 가를 핵심 질문이다.
더 베버 정부는 연방 틀에서 빠져나가려 하기보다 그 안에서 움직이며, 새로운 권한 배분은 2029년 이후로 미룬다. 모든 당사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브뤼셀 문제의 답이 없는 한, 이 교착은 벨기에의 해체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고 가까운 장래의 시야 밖에 둔다.
퀘벡과 카탈루냐는 주권주의 정당이 새로 퀘벡 정부를 맡게 되었는데도 가까운 시일 내의 후보가 아니다. 두 곳의 후속 체제는 어떤 정치 운동도 풀지 못한 문제에 부딪힌다. 퀘벡은 통화와 조약 접근, 카탈루냐는 EU 회원 자격과 금융 체계 통합이다. 두 운동 모두 여론조사에서 과반에 이르지 못한다.
이 모든 것으로도 예측하지 못하는 것은 방아쇠가 될 사건이다. 네 가지 힘은 어떤 국가들이 그 가운데 여럿이 동시에 무너지는 쪽으로 가고 있는지 보여 주지만, 무엇이 그 국가를 넘어뜨릴지, 또 언제일지는 말해 주지 못한다. 유고슬라비아의 직접적 계기는 밀로셰비치의 헌법 조작이었고, 구조적 전제 조건은 10년 동안 쌓여 왔다. 소련의 직접적 계기는 실패한 쿠데타 시도였고, 고르바초프의 권위는 여러 해 동안 무너지고 있었다. 이라크의 직접적 계기는 유가 폭락일 수도, 미군이 떠난 지금 국가의 결속이 처음으로 진지하게 시험받는 순간일 수도 있다. 보스니아의 계기는 국제사회의 인내심을 바닥내는 스릅스카 공화국의 도발일 수도 있고, 국제적 관심이 줄어 그 구조물이 더는 유지되지 않게 되는 것일 수도 있다.
2017년 이후 지도를 지켜 온 힘들(미군 주둔, EU 통합, 데이턴 구조)은 결코 영구적인 붙박이가 아니었고, 이라크에서는 그 첫 번째가 이미 사라졌다. 그것들은 정치적 선택이며, 돈과 전략적 관심으로 유지되고, 쿠르드 주민투표의 운명을 결정한 것과 똑같은 거래적 압력에 노출되어 있다. 2017년 쿠르드인들에게는 표가 있었지만 미국도, 유럽연합도, 튀르키예도, 이란도, 바그다드도 없었고, 주민투표는 세 힘이 멀쩡한 가운데 실패했다. 이라크에서는 그 외부 강대국 가운데 하나가 이후 짐을 싸서 떠났다. 보스니아에서는 데이턴 구조를 굴러가게 하는 미국인과 유럽인들이 누가 그것을 운영해야 할지조차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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