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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제니퍼 톰프슨은 로널드 코튼과 마주 앉아 미안하다고 말했다. 코튼은 톰프슨이 그가 저질렀다고 굳게 확신한 강간 사건으로 노스캐롤라이나의 교도소에서 10년 반을 보냈다. 톰프슨은 사진 대조에서 그를 지목했고, 실물 대면 식별에서도 그를 골랐다. 재판에서 두 번 증언하기도 했다. 첫 유죄 판결이 항소심에서 뒤집히자 그녀는 다시 증언대에 섰고, 확신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1995년, DNA 증거가 마침내 다른 남자와 일치했다. 이미 다른 강간 사건들로 종신형을 살고 있던 바비 풀이었다. 풀은 유죄를 인정했다.

톰프슨은 나쁜 목격자가 아니었다. 폭행을 당하는 와중에도 나중에 경찰에게 범인을 묘사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일부러 그의 얼굴을 기억해 두었다. 형사들과 함께 몽타주를 꼼꼼히 만들었고, 사진들을 차근차근 살폈다. 그녀는 그 이야기를 수십 번 되풀이했고, 이야기는 매번 생생하고 일관되고 구체적이었다.

사법 체계가 목격자의 신뢰성을 평가하는 데 쓰는 모든 기준에 비추어 보면, 그녀는 이상적인 목격자였다. 그런데도 그녀는 무고한 남자를 10년 동안 감옥에 가두었다. 부주의했던 것도,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니었다.

원인은 인간의 기억이라면 어떤 기억이든 떠올릴 때마다 일어날 수 있는 과정이었다. 그 과정은 코튼이 유죄 판결을 받기 10여 년 전부터 이미 동료 심사를 거친 문헌에 기록되어 있었다.

존재하지 않는 모델

안에서 느끼기에 기억은 이렇다. 어떤 일이 일어나고, 그것이 저장되고, 나중에 그것을 꺼낸다. 시간이 지나면 정확도가 떨어지고, 간섭 때문에 왜곡되며, 사건이 얼마나 감정적이었느냐에 따라 또렷해지기도 흐려지기도 한다. 그래도 저장, 보존, 인출이라는 기본 구조만큼은 자명하게 옳아 보인다. 기억은 과거가 사는 곳이다. 무언가를 기억할 때 우리는 그곳에 접근하는 것이다.

이 모델은 핵심부터 틀렸다. 한 세기 넘게 쌓인 실험 증거 위에 세워진 더 나은 모델이 있다. 그 모델이 그리는 기억은 직관적인 그림과 너무나 달라서, 오늘날 여러 제도가 사람의 증언을 다루는 방식 거의 전부가 아무도 손보지 않은 과학 이전의 오류처럼 보이게 만든다.

초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실증 가운데 하나는 1932년에 나왔다. 케임브리지의 심리학자 프레더릭 바틀릿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유령들의 전쟁”이라는 아메리카 원주민 민담을 읽게 했다. 그가 굳이 이 이야기를 고른 것은 문화적으로 낯설었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에게는 그 논리를 정리해 줄 기존의 틀도, 자연스럽게 그것을 흡수할 스키마도 없었다. 바틀릿은 15분 뒤부터 몇 년 뒤까지 간격을 두고 참가자들에게 이야기를 떠올려 보게 했다.

그들이 떠올린 것은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다듬은 판본이었다. 자기 문화의 틀에 맞지 않는 세부는 빠지거나 맞는 무언가로 바뀌었다. 원문에 없던 세부가 나타나 이야기가 안에서 더 아귀가 맞는 것처럼 느껴지게 했다. 구조는 이야기라면 응당 이래야 한다는 그들의 기대 쪽으로 옮겨 갔다.

이 변형에는 논리가 있었다. 영적인 원인으로 죽는 인물이나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언급 같은 유령 관련 요소는 참가자들이 가진 지식 안에 들어설 자리가 없었기에 거듭 빠지거나 다른 식으로 해명되었다. 그 자리는 분명한 동기, 낯익은 인과관계, 앞뒤가 맞는 시간 순서 같은 더 익숙한 서사 요소들이 채웠다. 그리고 시간이 오래 지날수록 이야기는 더 멀리 떠내려갔다. 참가자들에게는 그렇게 다듬어진 판본이 곧 자신이 들은 이야기였다.

바틀릿은 그 밑에 깔린 구조를 “스키마”라고 불렀다. 기억이 경험을 걸러 내고 정리할 때 거치는 사전 지식의 틀이다. 바틀릿은 인출이 재생이 아니라 능동적인 구성이라고 결론지었다. 기억은 조각들로부터 스키마를 이용해 지어지며, 그 사람이 이미 알고 믿는 것에 따라 모양이 잡힌다.

바틀릿이 남긴, 다른 이들이 발전시킬 몫의 함의는 이것이었다. 기억이 모든 단계에서 재구성된다면 모든 단계에서 취약하기도 하다. 그렇다면 무엇에 취약한가 하는 물음이 남았다.

단어 하나가 기억에 하는 일

1974년, 엘리자베스 로프터스와 존 파머는 한 실험으로 그 답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 실험의 함의가 실무에 스며들기까지는 수십 년이 걸렸다.

두 사람은 피험자들에게 교통사고를 담은 짧은 영상을 보여 주고, 차들이 서로 부딪쳤을 때 속도가 얼마였을지 추정하게 했다. 달라진 것은 동사 하나뿐이었다. “접촉했을 때”, “들이받았을 때”, “부딪쳤을 때”, “충돌했을 때”, “박살 났을 때” 가운데 하나였다. 평균 추정치는 “접촉했을 때”의 약 시속 32마일에서 “박살 났을 때”의 약 시속 41마일까지 벌어졌다. 질문 하나에 들어간 단어 하나가 시속 9마일의 차이를 만든 것이다.

피험자들이 영상을 다시 보지 않은 채 일주일 뒤에 돌아온 후속 연구에서, 이 발견은 쉽게 설명하고 넘어갈 수 없는 것이 된다. “박살 났을 때”라는 동사를 들은 피험자들은 깨진 유리를 보았다고 답할 가능성이 두 배 넘게 높았다. 영상에는 깨진 유리가 없었다. 그 단어는 수치 추정을 한쪽으로 기울이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자리에 있지도 않았던 물체를 기억 속에 들여놓았다.

이와 관련된 일련의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이 양보 표지판이 포함된 컬러 슬라이드 여러 장을 본 뒤, 기억 설문의 일부로 지나가듯 질문을 하나 받았다. 그 질문은 슬라이드에 없던 정지 표지판을 언급했다. 나중에 두 장의 슬라이드 가운데 어느 것을 보았는지 고르게 하자, 오도하는 질문을 받은 참가자들은 정지 표지판이 있는 쪽을 고를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그들이 기억하는 사건 속에서 질문 하나가 도로 표지판 하나를 다른 것으로 바꿔 놓은 것이다.

로프터스는 이것을 오정보 효과라고 불렀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이 연구 프로그램은 발견의 범위를 넓혀 갔다. 망치는 드라이버로 기억되었고, 텅 빈 시골길 옆에는 헛간이 나타났으며, 피해자의 상처는 목에서 팔로 옮겨 갔다. 모두 사건 뒤에 어떤 질문을 받았느냐에 달린 일이었다. 많은 참가자가 바꿔치기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들은 자신이 기억하는 것을 말하고 있었고, 암시는 이미 그 기억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이 발견을 그토록 단단하게 만드는 것은 이 모든 결과가 성립한 조건이다. 로프터스의 피험자들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 않았다. 잘못 기억할 이유도, 틀려서 얻을 이득도 없었다. 그들은 평범하게 주의를 기울인 평범한 사람들이었고, 자신이 본 것을 정확히 말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도 오염은 의식이 감지하는 문턱 아래에서 그들에게 작용했다.

이 단계의 증거는 아직 행동 수준에 머물렀다. 데이터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여 주었지만 왜 일어나는지는 설명하지 못했다. 그래도 가장 편안한 해석은 닫혔다. 통제된 실험실의 질문 속 동사 하나가 방금 본 영상에 대한 피험자의 기억에 존재하지 않는 물체를 심을 수 있다면, 통념의 모델은 틀린 것이다. 그리고 목격자가 의식적으로 주의를 기울여도 별다른 방어가 되지 못한다. 오염은 안에서는 그만큼 알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행동 증거가 아직 설명하지 못한 것은 이 오염이 어떻게 스며드는가였다. 답이 될 만한 설명은 신경과학에서 나오게 된다.

쇼핑몰, 낯선 사람, 그리고 25%

오정보 효과는 이미 있는 기억을 비튼다. 로프터스의 연구 가운데 이와 관련된 갈래는 일어난 적 없는 사건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기억도 심을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그녀의 제자 짐 코언이 피험자에게 실제 있었던 어린 시절 사건과 지어낸 사건을 섞어 제시하고 그 모두를 떠올려 보게 하는 핵심 기법을 개발했고, 로프터스가 뒤에 이를 실험 패러다임으로 정립했다. 1995년 로프터스는 재클린 피크럴과 함께 진행한 연구에서 참가자의 약 4분의 1이 어린 시절 쇼핑몰에서 길을 잃은 적이 있다고 믿게 되었음을 발견했다. 감각적인 세부와 감정까지 갖춘 기억이었지만, 가족들은 그런 일이 한 번도 없었다고 확인해 주었다. 정확한 수치는 방법론에 따라 재현 연구마다 다르지만, 핵심 발견은 여러 차례 재현되었다. 이런 작화는 정상적인 기억의 정상적인 특성이다. 일어나지 않은 사건에 대해 확신에 차고 세부까지 갖춘 기억을 만들어 내며, 그 기억은 진짜 기억과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인출이 다시 쓰기가 될 때

행동 증거는 사건 뒤에 들어온 정보가 기억 속으로 들어가며 주관적으로는 원래의 흔적과 구별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확립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지는 밝히지 못했다.

2000년, 카림 네이더와 글렌 섀피, 조지프 르두가 하나의 기제를 제시했다.

당시 지배적인 모델은 응고화, 즉 기억이 형성된 뒤 안정되는 생화학적 과정이 단 한 번 일어나는 사건이라고 보았다. 기억은 부호화 직후 잠깐 불안정했다가 굳어지고, 뇌에 물리적인 손상이 가해지지 않는 한 굳은 채로 남는다는 것이었다. 1960년대 후반의 쥐 연구가 이미 이 모델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네이더의 실험은 그 도전을 더는 외면할 수 없게 만들었다.

쥐와 조건화된 공포 기억을 다룬 실험에서 네이더는 완전히 응고된 기억도 일단 재활성화되면 쉽게 변하는 불안정한 상태로 돌아간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안정화의 분자 기제가 다시 돌아가야 했다. 기억을 재활성화한 직후 단백질 합성 억제제인 아니소마이신을 편도체에 주입하면, 쥐들은 공포가 지워진 것처럼 행동했다. 재활성화 없이 같은 주사를 놓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여섯 시간 늦게 놓아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안정되었던 기억이 한 번 인출되자 다시 취약해진 것이다.

이 과정을 가리키는 용어가 재응고화다. 기억은 물리적으로 구현된 흔적이며, 인출은 그것을 불안정한 상태로 되돌려 놓을 수 있고, 기억은 그 상태에서 다시 안정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재응고화의 창이 열려 있는 동안 기억은 암시든 질문이든, 새로운 정보 한 조각이든 달라진 감정 상태든, 주변에 있는 무엇에 의해서든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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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출이 그 창을 여는 것은 아니다. 기억이 얼마나 오래되고 강하고 복잡한지, 그리고 떠올리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가 모두 창이 열릴지를 좌우한다. 창이 열렸다고 해서 무언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이것은 평범한 기억이 작동하는 방식의 일부다.

톰프슨이 범인의 얼굴을 떠올릴 때마다, 그것이 사진 대조에서든, 경찰과의 대화에서든, 검사들과의 준비 면담에서든, 가족과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때든, 그녀는 그 기억에 다시 열렸다가 그때의 맥락 속에서 다시 안정될 기회를 한 번 더 주었다. 그 맥락에는 그녀가 들은 말, 사건에 대해 그녀가 믿게 된 것, 그리고 그녀가 본 코튼의 사진들이 들어 있었다. 그의 모습을 볼 때마다 인출이 일어났고, 범인을 제대로 잡았다고 믿는 수사관들과 대화할 때마다 또 인출이 일어났다. 이야기를 하고 그것을 확인받을 때마다, 기억은 그 확인을 중심으로 다시 짜일 기회를 한 번 더 얻었다.

법정에서 증언할 무렵 그녀가 전한 것은 이런 인출을 수십 번 거친 기억이었고, 그 가운데 상당수는 폭행 이후에 들어온 정보의 영향을 받았다. 반복은 원래의 기억을 깊게 새기는 데 그치지 않았다. 나중에 들어온 정보가 비집고 들어올 기회를 거듭 내주었다.

재응고화 발견은 발표 당시 논란을 불렀다. 르두는 기존 연구와 너무 많이 어긋난다는 이유로 네이더에게 그 실험을 하지 말라고 했던 일을 회고한 바 있다. 지금 동물 실험 증거는 압도적이다. 인간에 대한 증거는 약리학 연구와 기능적 뇌 영상에서 얻은 더 간접적인 것이며, 쥐의 공포 조건화에서 인간의 일화 기억으로 넘어갈 때는 신중해야 한다.

재응고화가 세운 틀, 곧 인출이 순수한 읽기 작업이 아니라 쓰기 작업이 될 수도 있다는 틀은 이 분야의 표준이다.

베타 차단제로 트라우마를 편집하다

재응고화의 창이 실재하고 약물로 겨냥할 수 있다면, 그 창을 막으면 기억의 감정적 위력이 약해져야 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대한 프로프라놀롤 연구의 논리가 이것이다. 외상 기억을 재활성화하기 전에 베타 차단제를 투여하면 재응고화의 감정적 요소를 무디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여러 시험을 통합해 보면 프로프라놀롤은 PTSD 증상에 전반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치료적 응용은 여전히 논쟁 중이다. 임상적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정상적인 기억을 이해하는 데는 동물 연구가 더 중요하다. 동물 연구는 재응고화의 창이 실재한다는 데 의심의 여지를 거의 남기지 않는다. 연구자들이 진료실에서 일으키려 애쓰는 바로 그 과정이, 약물도 의도도 없이 평범한 기억을 떠올릴 때 시작될 수 있으며, 지난 화요일에 대한 당신의 기억을 편집할 수 있다.

확신의 함정

기억이 재구성되며 틀릴 수 있다 해도, 목격 증언을 옹호할 논거 하나는 여전히 버티는 듯하다. 확신하는 목격자는 확신하지 못하는 목격자보다 믿을 만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주 특정한 조건에서는 실제로 그렇다. 다만 그것은 첫 식별 때뿐이고, 목격자가 법정에 이를 무렵에는 그렇지 않다. 목격자 식별에서 확신과 정확성의 관계는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오염되지 않은 조건(한 번의 대면 식별에 용의자는 한 명, 눈에 띄지 않는 용의자, 범인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경고, 누가 용의자인지 모르는 경찰관, 확신 정도를 즉시 기록)에서는 처음의 높은 확신이 정확성을 믿을 만하게 알려 주는 지표다. 즉시, 자발적으로 확신하는 목격자는 머뭇거리는 목격자보다 맞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확신을 무의미하다고 내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진단적 가치는 처음 기록된 진술에 속한다. 목격자가 증언대에 설 무렵이면 그 기억은 그 뒤에 일어난 모든 일을 거쳐 왔고, 재판에서 표명된 확신은 정보를 거의 담고 있지 않다.

식별과 증언 사이에는 대개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 목격자는 경찰, 검사, 가족, 친구에게 이야기를 여러 번 되풀이한다. 명시적으로든 암묵적으로든 올바른 사람을 지목했다는 말을 듣는다. 뉴스 보도, 법원 문서, 예비 심문 같은 새로운 맥락에서 피고인의 얼굴을 본다. 범죄와 용의자에 대한 세부를 흡수하고, 그것이 자신이 처음 목격한 것에 대한 진술 속으로 섞여 든다. 재응고화 모델에 따르면 이 하나하나가 수정의 창을 열 수 있는 인출이며, 각각의 재응고화는 그 순간의 맥락에 따라 모양이 잡힌다.

그 결과는 반복과 사회적 확인, 그리고 같은 이야기를 여러 번 한 데서 오는 앞뒤의 매끄러움 덕분에 확신이 꾸준히 부풀어 오른 목격자다. 그동안 기억 자체는 점점 고쳐 쓰였다. 그래서 법정이 듣는 진술에는 사건 이후 그 기억에 일어난 모든 일이 실려 있다.

게리 웰스와 에이미 브래드필드는 이 부풀림의 기제를 직접 입증했다. 1998년에 발표된 두 실험에서 모두 352명이 보안 카메라 영상을 본 뒤, 총을 든 범인이 들어 있지 않은 사진 대조에서 그를 골라내려 했다. 그들 모두가 무고한 남자를 골랐다. 그 가운데 일부는 이런 말을 들었다. “좋아요. 이 사건의 실제 용의자를 지목하셨네요.” 아무 말도 듣지 못한 목격자들에 비해 이들은 나중에 식별하던 순간 자신이 더 확신했다고 기억했고, 범인을 더 잘 보았다고 말했으며, 그의 얼굴을 더 또렷이 기억했고, 그를 더 빨리 골라냈다고 믿었다. 아홉 단어짜리 그 말에는 식별이 맞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전혀 들어 있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 말은 그들이 식별 자체를 기억하는 방식을 바꿔 놓았다.

톰프슨이 받은 대우가 정확히 이것이었다. 코튼의 사진을 고른 뒤 톰프슨은 형사들에게 자신이 잘했는지 물었고, 그들은 아주 잘했다고 답했다. 실물 대면 식별이 끝난 뒤에는 그가 사진에서 고른 바로 그 남자라고 말해 주었다. 톰프슨은 훗날 그 말이 자신에게 준 안도감을 이야기했다.

확신을 만들어 내는 데는 사회적 확인만으로 충분하고, 법정은 확신을 정확성의 증거로 쓴다. 그래서 잘못된 식별은 누구 하나 규칙을 어기지 않아도 생겨날 수 있다. 설계된 대로 작동하는 체계가, 그 설계가 가정하는 방식대로 움직이지 않는 증거를 다룰 때 생겨나는 것이다.

법정은 여전히 존재하지 않는 모델로 돌아간다

로널드 코튼은 1985년 1월 17일 유죄 판결을 받고 종신형에 더해 징역 50년을 선고받았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대법원이 재심을 명령하자, 1987년 두 번째 배심원단은 두 건의 강간 모두에 대해 그에게 유죄를 평결했고, 형량은 종신형에 징역 54년으로 늘었다.

제니퍼 톰프슨의 확신이 그녀의 오류와 얼마든지 함께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하는 과학은 그 시점에 이미 10년째 동료 심사 문헌에 실려 있었다. 로프터스는 1974년에 자동차 충돌 연구를 발표했다. 그 뒤 10년 동안 그녀는 이 연구를 목격 증언으로 확장했고, 주류 심리학 학술지에 논문을 실었으며, 미국 전역의 법정에서 전문가 증인으로 증언했다. 그 발견들은 무명의 것도, 잠정적인 것도 아니었다.

DNA 증거는 결국 바비 풀을 진범으로 지목했다. 1995년 7월 그는 두 건의 범행 모두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고, 코튼은 그해 무죄로 풀려났다. 코튼과 톰프슨은 훗날 회고록 『Picking Cotton』을 함께 썼고, 목격자 식별 제도 개혁을 촉구하는 활동가가 되었다.

톰프슨은 성실한 목격자라면 해야 할 일을 모두 했다. 공격을 받는 동안 정신을 놓지 않았고, 나중에 신고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폭행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눈에 띄는 특징들(머리선, 흉터나 문신이 있는지)을 일부러 기억해 두었다. 수사관들과 차근차근 협력했고, 서두르거나 압박받는 일 없이 사진들을 살폈다.

그녀는 확신을 담아 식별 결과를 전했고, 통념의 기억 모델에 따르면 그 확신은 정당한 것이었다. 그녀는 주의 깊게 보았고 또렷하게 기억했다.

코튼의 사건은 예외가 아니다. 이노센스 프로젝트는 2020년까지 자신들의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DNA 증거에 의한 무죄 판결 가운데 69퍼센트에 목격자의 오인 식별이 관련되어 있었음을 확인했다.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잘못된 식별 때문에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이 252명이었다. 2014년 미국 국립과학원은 목격자 식별에 관한 수십 년의 연구를 검토한 공식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DNA 증거에 의한 무죄 판결의 거의 4분의 3에 목격자의 잘못된 식별이 적어도 한 건 있었다고 지적했다. 권고 사항에는 이런 것들이 들어 있었다. 절차를 진행하는 경찰관이 누가 용의자인지 모르는 블라인드 방식의 대면 식별, 범인이 그 자리에 없을 수도 있다고 목격자에게 알리는 표준화된 안내, 어떤 피드백도 주기 전에 식별하는 순간 목격자가 밝힌 확신 정도를 그대로 기록하는 것, 그리고 전 과정의 영상 녹화. 순차 제시 방식과 동시 제시 방식 가운데 어느 쪽이 나은가를 둘러싼 오랜 논쟁에 대해서는, 위원회가 일부러 승자를 정하지 않았다.

이런 개혁에는 돈이 별로 들지 않는다. 대부분은 새로운 기술 없이 절차만 바꾸면 된다. 녹화에 필요한 것도 카메라와 영상을 보관할 곳 정도다. 그리고 모두 1970년대 중반부터 쌓여 온 연구 문헌에 근거하고 있다.

도입은 더디고 들쭉날쭉했다. 2020년까지 미국 주의 절반 이상이 이런 관행 가운데 적어도 일부를 의무화했다. 인디애나주는 2025년에야 처음으로 목격자 식별에 관한 법을 통과시켰다. 오정보 효과와 재응고화 기제를 배심원들에게 설명해 증언대에서 듣는 내용을 평가할 개념적 도구를 쥐여 줄 심리학 전문가 증언은, 목격자의 신뢰성은 상식의 영역이라는 이유로 일부 법정에서 여전히 배제된다. 실제로는 상식의 영역이 아닌데도 말이다. 식별의 특징 열 가지를 바꿔 가며 진행한 모의재판 연구에서, 평결을 가장 강력하게 예측한 것은 목격자의 확신이었다. 그리고 경험 많은 배심원도 강한 식별 증거와 약한 식별 증거를 가려내는 데 학생들보다 나을 것이 없었다. 그들은 확신이 곧 정확성이라는 톰프슨의 믿음을 공유하고, 이 체계는 그 믿음 위에 세워졌다.

미국 국립과학원 보고서는 2014년에 나왔고, 무죄 판결은 지금도 이어진다. 증거가 보여 주는 것과 제도가 하는 일 사이의 간극을 법정이 연구를 몰랐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보고서는 발표되었고, 논의되었고, 많은 관할권에서 일부만 실행되었다.

그러니 그 간극은 선택이다. 그리고 그 대가를 치르는 사람들은 살지 않아야 할 형기를 살고 있다.

법정 너머

대면 식별 절차를 개혁하고, 식별하는 순간의 확신 정도를 기록하고, 이중 블라인드 방식의 진행을 의무화하면 잘못된 유죄 판결은 줄어들 것이다. 이런 변화는 어디서나 시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것들이 다루는 것은 구조적으로 이미 믿을 수 없는 과정에 절차가 더하는 오염이다. 더 근원적인 문제는 기억에 있다. 기억은 재구성되고, 쉽게 모양이 바뀌며, 되풀이할수록 고쳐 쓰인다. 이것은 인간 인지의 구조적 특성이며, 법정을 포함해 증언이 증거로 취급되는 모든 영역에서 작동한다.

저널리즘이 그 점을 잘 보여 준다. 기자들이 취재원의 신빙성을 가늠할 때 쓰는 경험칙은 다른 목적, 즉 의도적인 기만을 잡아내기 위해 만들어졌다. 여러 차례 인터뷰에서의 일관성, 세부의 구체성, 감정의 정합성, 자신이 목격한 것에 대한 취재원의 확신. 이런 것들은 사람들이 거짓말을 잡아낼 때 기대는 단서이며, 대부분은 그 용도로도 약한 신호다. 재구성된 기억과 견줄 때는 정확성과 상관관계가 없다.

철저하게 재응고화를 거친 취재원의 모습을 생각해 보자. 몇 년 전, 혹은 수십 년 전에 무언가를 목격했고, 그 뒤로 그 이야기를 수십 번 했으며, 인터뷰를 했고, 자기 진술이 지면에서 인정받는 것을 보았고, 그 사건에 관해 나중에 나온 정보를 흡수한 사람이다. 이런 취재원은 되풀이가 일관성을 낳으니 일관될 것이고, 반복이 세부를 채우니 구체적일 것이며, 되풀이와 확인이 확신을 만들어 내니 확신에 차 있을 것이다. 저널리즘의 모든 신빙성 기준에 비추어 그들은 믿을 만해 보일 것이다. 그들은 전적으로 정직하면서도 상당 부분 틀릴 수 있다.

저널리즘의 방법론으로는 그런 취재원과 정확한 취재원을 구별할 수 없다. 그 도구들은 의도적인 기만을 잡아내도록 설계되었고, 정직한 오류에는 손을 쓰지 못한다.

제니퍼 톰프슨은 통념의 모델이 목격자에게 요구하는 모든 것을 했고, 10년 넘게 자신이 아는 진실을 온전히, 그리고 거듭 말했다.

절차는 그녀와 코튼 모두를 저버렸다. 사법 체계, 아니 사람의 증언을 중심으로 세워진 어떤 제도든, 기억이 안에서 어떻게 느껴지는가가 아니라 기억이 실제로 무엇인가를 바탕으로 설계될 수 있다.

그런 체계는 확신이라는 느낌이 아니라 기제에서 출발할 것이다. 확신의 느낌은 재구성된 기억에서도 정확한 기억에서만큼 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체계는 기억을 재구성되는 것, 다시 이야기할 때마다 고쳐질 수 있는 것으로 다룰 것이다. 그리고 확신을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증거가 아니라 되풀이와 사회적 강화의 부산물로 다룰 것이다.

그런 체계를 세운다는 것은 제도들이 불편하게 여겨 온 증거를 중심으로 제도를 다시 짓는다는 뜻이다. 동료 심사를 거치고, 재현되었으며, 포드 행정부 시절부터 누구나 볼 수 있었던 증거다.

지금까지 제도들은 그 일을 일부만 해냈고, 그 대가는 연구 문헌에 이름이 실리지 않는 사람들이 치른다.

로널드 코튼의 이름은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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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출처 및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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