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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 대학교의 한 신경영상 연구실에서 열여섯 살 소년이 MRI 스캐너 안에 누워 운전 게임을 하고 있다. 교차로 20개가 늘어선 코스를 시간과 싸우며 달리는 게임이고, 얼마나 빨리 완주하느냐에 돈이 걸려 있다. 교차로마다 신호가 노란불로 바뀌고, 그때마다 그는 선택해야 한다. 브레이크를 밟고 초록불을 기다리며 시간을 버릴 것인가, 그대로 내달려 시간을 아낄 것인가. 다만 다른 차가 교차로를 지나고 있다면 충돌로 잃는 시간이 멈춰 섰을 때보다 크다. 옆방 통제실에서는 친구 두 명이 모니터로 그를 지켜보고 있다. 주행과 주행 사이에 친구들은 인터콤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그가 얼마나 잘할지 예측도 해 두었다고 말을 건넨다. 하지만 어느 쪽으로든 그를 부추기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고, 주행 중에는 그에게 말을 걸 수 없다. 그저 지켜볼 뿐이다. 그런데 친구들이 지켜보는 구간에서는 이 청소년의 복측 선조체와 안와전두피질이 결정 지점마다 혼자 운전할 때보다 더 강하게 반응한다. 선택의 순간이 오기도 전에 관객이 보상 회로의 볼륨을 올려 놓은 것이다.
2011년 이 연구에서 제이슨 체인과 동료들이 측정한 것은 위험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관객에 대한 반응이었다.
십대의 위험 감수에 대한 표준적인 설명은 이렇다. 계획과 충동 조절, 결과 평가를 맡는 뇌의 사령부인 전전두피질은 20대 중반이 되어서야 완전히 성숙하며, 청소년이 위험한 짓을 하는 것은 조절 시스템이 아직 다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럴듯하고 널리 되풀이되는 설명이지만, 관객이 집으로 돌아간 뒤에 벌어지는 일을 보면 흔들린다. 같은 운전 게임을 십대 혼자 하게 하면 위험을 무릅쓰는 정도가 성인과 비슷하다. 일관된 인지 결함이라면 나올 수 없는 결과다.
문제가 오로지 인지 능력에 있다면 효과의 크기가 누군가 지켜보느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질 리 없다. 그런데 모의 운전 게임에서 또래가 있으면 청소년의 위험 감수가 대략 두 배로 늘 수 있고, 똑같은 조건에서 시험한 성인에게서는 그에 견줄 만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는 판단력의 전반적인 미숙이 아니라 사회적 현저성에 반응하는 특정 신경 회로를 가리킨다. 그리고 그 회로는 청소년기가 끝난다고 완전히 물러나지 않는다. 강세장의 채권 트레이더에게서도, 포화를 맞고 있는 함정의 해군 장교에게서도 그 회로의 한 형태가 돌아가고 있다.
발달의 간극
데이터에 가장 잘 들어맞는 모형은 로런스 스타인버그의 이중 시스템 모형이다. 두 신경 시스템이 서로 다른 일정으로 성숙한다는 것이다. 복측 선조체와 안와전두피질, 그 밖의 변연계 구조를 중심으로 하는 사회정서 시스템은 청소년기 중반 무렵 민감도가 정점에 이르렀다가 서서히 낮아진다. 외측 전전두피질과 전대상피질, 두정피질을 축으로 하는 인지 통제 시스템은 20대 초중반까지 계속 발달한다. 둘 사이의 간극이 가장 넓은 시기에는 브레이크가 약한 데다 가속 페달까지 과열되어 있다.
사회정서 시스템은 청소년기에 이후의 어느 때보다 보상 신호에 민감하다. 스타인버그의 설명은 두 시스템을 나란히 놓고 또래의 영향을 그중 첫 번째 시스템과 연결하는데, 그가 10세에서 30세 사이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를 검증하자 보상 추구는 사춘기 이전부터 청소년기 중반까지 높아졌다가 줄어든 반면 충동성은 10세부터 꾸준히 낮아졌다. 이것은 결함 모형이 아니라 증폭 모형이다. 청소년의 뇌는 성인의 뇌보다 보상을 더 강렬하게 처리한다. 이렇게 보면 이 비대칭은 인지 통제 시스템의 고장이라기보다, 20대가 되어서야 서로 온전히 균형을 이루는 두 시스템 사이의 일시적인 시차다.
바로 이 시차 때문에 사회적 맥락이 그토록 강력해진다. 마고 가드너와 스타인버그는 2005년, 모의 운전 과제에서 또래가 지켜볼 때 청소년은 위험을 유의미하게 더 많이 감수하지만 성인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각 연령대의 참가자는 혼자 게임을 하거나, 같은 나이의 친구 두 명이 같은 방에 있는 상태에서 게임을 하도록 무작위로 배정되었다. 청소년기 초기의 참가자들은 방에 또래가 있을 때 위험 운전 지수가 없을 때보다 대략 두 배 높았다. 성인에게서는 그에 상응하는 효과가 없었다. 체인의 연구는 두개골 안으로 들어갔고, 친구들을 과제 중에 지켜볼 수는 있어도 말은 할 수 없는 별도의 방에 둠으로써 노골적인 또래 압력의 가능성을 배제했다. 또래의 관찰은 청소년 참가자에게서 선택적으로 선조체와 안와전두피질의 활성을 높였고, 그 활성은 그들이 이어서 감수한 위험을 예측했다. 성인의 보상 회로는 관객에게 같은 방식으로 반응하지 않았다.
사춘기 무렵, 보상 회로의 화학적 뼈대인 뇌의 도파민 시스템은 대대적으로 재편되며, 선조체와 전전두피질의 수용체가 서로 다른 일정으로 가지치기된다. 사회적 현저성 신호가 그토록 세게 꽂히는 이유로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것이 이 재편이다. 옆방 화면으로 지켜보는 친구는 노란불을 지나쳐도 안전한지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는다. 뇌는 그것을 보상의 맥락으로 받아들인다. 청소년의 선조체에서는 그 맥락이 결정이 내려지는 바로 그 순간에 결정의 변수를 고쳐 쓴다.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틀은 이것이 적응의 산물이라는 점을 놓친다. 청소년기는 또래와 유대를 맺고, 짝을 찾고, 가족 중심에서 또래 집단 중심의 사회 구조로 옮겨 가는 발달의 창이다. 사회적 현저성에 큰 가중치를 두는 신경계는 그런 과제를 앞둔 누구에게나 쓸모가 있었을 것이다. 위험 감수는 인류에게 유익했던 보정이 낳은 부작용이다. 그 보정이 애초에 상정하지 않은 환경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18세라는 문턱
전전두피질은 수초화를 가장 늦게 마치는 뇌 영역 가운데 하나이며, 구조적 성숙은 20대에 들어서도 한참 이어진다. 사회정서 시스템과 인지 통제 시스템 사이의 간극은 하룻밤 사이에 닫히지 않는다.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에 걸쳐 서서히 좁혀지며, 개인차도 상당하다. 투표권, 병역, 성인으로서의 형사 책임은 모두 보상 민감성과 실행 통제 사이의 균형이 아직 성인의 평형에 이르지 않은 발달 시점에 주어진다. 신경과학이 성년 연령을 무효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그 선이 점진적인 과정의 중간쯤에 그어져 있음을 보여 줄 뿐이다.
호르몬의 다이얼
발달의 창은 닫히지만, 성인의 보상 회로는 여전히 호르몬에 민감하다.
2008년 존 코츠와 조 허버트는 호르몬 측정을 런던 시티의 한 중간 규모 트레이딩 플로어로 가져갔다. 두 사람은 남성 트레이더 17명을 8거래일 연속으로 추적하며 하루 두 번 침을 채취해 테스토스테론과 코르티솔을 측정했다. 오전 11시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그 트레이더의 오후 수익을 예측했다. 수치가 자신의 개인 중앙값보다 높은 날에는 테스토스테론이 낮은 날보다 이후 다섯 시간 동안 유의미하게 더 많은 돈을 벌었고, 17명 중 14명에게서 이 패턴이 나타났다. 코츠와 허버트는 이를 테스토스테론이 위험 감수를 대담하게 만든 결과로 해석했다. 다만 연구가 실제로 측정한 것은 위험이 아니라 수익이었다. 어느 쪽이든, 트레이더가 거래일의 한복판으로 들고 들어간 호르몬 상태는 그날의 성과와 함께 움직였다.
케임브리지의 신경과학자가 되기 전 골드만삭스와 도이체방크에서 여러 해를 보낸 코츠는 2012년 책에서 이 발견을 승자 효과에 대한 온전한 설명으로 확장했다. 승자 효과는 동물 행동 연구에서 잘 입증된 현상으로, 경쟁에서 이기면 테스토스테론이 오르고, 그것이 자신감과 위험 선호를 높이며, 그 결과 다시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 이 순환 고리는 인간이 아닌 동물 연구에서 확립되어 있다. 예컨대 캘리포니아쥐 수컷은 연승을 거두면 싸움 실력과 무관하게 테스토스테론이 올라가고 다음 승리의 가능성도 커졌다. 코츠는 인간 트레이더에게서도 구조적으로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고 추론하면서 그 한계를 분명히 밝혔다. 트레이더 1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실험이 아닌 관찰 연구이고, 자신 있게 일반화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작다. 실험적 뒷받침은 나중에 나왔다. 한 실험 자산시장에서 자연적으로 코르티솔 수치가 높은 남성 참가자일수록 더 활발하게 거래했고, 남성만으로 이루어진 시장과 혼성 시장에서는 시장 전체의 코르티솔 수준이 높을수록 가격이 더 불안정했다. 이어 연구진이 별도의 젊은 남성 집단들에게 투자 게임 전에 코르티솔이나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하자, 두 호르몬 모두 돈을 더 위험한 자산 쪽으로 옮기게 했다. 테스토스테론은 주로 남성들이 향후 가격 움직임을 더 낙관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작용했다.
코츠와 허버트의 연구에서는 코르티솔 결과가 테스토스테론 결과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코르티솔은 손실이 가장 클 때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 수익이 가장 크게 출렁인 트레이더에게서 가장 높았고, 집단 전체로 보면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든 요동치는 정도에 따라 올라갔다. 코르티솔이 손실에 대한 반응 체계라기보다 위험 탐지 체계로 작동하며, 예측할 수 없는 환경에 맞춰 몸의 경계 상태를 조율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행동에 미치는 효과는 코르티솔이 얼마나 오래 높게 유지되느냐에 달려 있다. 짧은 급등은 앞의 실험들이 보여 주었듯 사람들을 더 위험한 베팅으로 떠밀 수 있다. 그러나 칸다사미와 코츠 등이 자원자들의 코르티솔을 변동성 큰 장세의 트레이더에게서 관찰되는 수준으로 8일 동안 높여 두자, 자원자들은 눈에 띄게 위험을 회피하게 되었다.
그러니 호르몬 시스템은 서로 다른 두 가지 실패 양식을 만들어 낸다. 테스토스테론이 이끄는 승자 효과는 성공의 조건에서 폭주하는 위험 선호를 낳는다. 며칠씩 이어지는 변동성 속에서 지속되는 코르티솔 주도의 스트레스 반응은 마비에 가까운 신중함을 낳는다. 이 시스템들을 빚어낸 환경을 생각하면 어느 쪽도 비합리적이지 않다. 경쟁에서의 우위와 환경의 예측 불가능성에 맞춰 행동을 조율하는 것은 이 호르몬들이 진화해 온 기간의 대부분 동안 이치에 맞는 일이었다. 어떤 화면이 신용부도스와프의 매수·매도 호가 차이를 띄우기 훨씬 전의 일이다.
데이터가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가 하나 있다. 코츠와 허버트는 남성 트레이더만 연구했다. 이 연구는 같은 역할을 맡은 여성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으며, 금융 위험 감수의 호르몬 조절에서 나타나는 성차에 관한 후속 연구는 2차 문헌이 흔히 인정하는 것보다 더 복잡하고 덜 정리되어 있다. 이 공백은 중요하다. 실제 트레이딩 플로어에서 나온 증거가 관련 인구의 대략 절반만을 다루고, 나머지 절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플로어가 한꺼번에 움직일 때
개별 트레이더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같은 시장 신호에 따라 조절되고 한 플로어의 모든 트레이더가 그 신호에 동시에 노출된다면, 승자 효과는 트레이딩 플로어 전체에서 동기화될 수 있다. 상승장에서는 집단적 위험 선호를, 폭락장에서는 집단적 위험 회피를 증폭하는, 개인이 아니라 시장 차원에서 작동하는 되먹임 고리가 되는 것이다. 코츠는 책에서 이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제기하며, 이는 시스템 리스크 연구와도 이어진다. 공유된 환경 입력에 대한 생물학적 반응이 한꺼번에 일어나면, 상관된 행동이 가장 위험한 바로 그때 상관된 행동을 낳을 수 있다. 이것을 시장 규모에서 측정할 수 있는지는 아직 열린 연구 질문이다.
돈이 뇌에 하는 일
행동 데이터는 호르몬이 위험 선호에 무엇을 하는지 알려 준다. 그러나 금융 손실이 왜 그런 식으로 받아들여지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트레이더가 아침에 동의한 손절매 규칙이 왜 오후에는 심리적으로 도저히 실행할 수 없는 것이 되는지 말이다. 스탠퍼드의 브라이언 넛슨은 이를 알아내려고 사람들을 fMRI 스캐너에 눕혔다.
넛슨과 카멜리아 쿠넨은 깔끔한 해부학적 분리를 발견했다. 복측 선조체, 구체적으로는 측좌핵이 금전적 보상을 예상할 때 활성화되고, 전측 섬엽은 금전적 위험과 잠재적 손실을 예상할 때 활성화된다.
전측 섬엽은 신체적 통증과 혐오, 사회적 배제에 활성화되는 바로 그 영역이며, 그 활성은 결정보다 먼저 일어난다. 금융 선택이 이루어지는 신경 환경은 선택을 내리기도 전에 사실상 통증 신호나 다름없는 것에 이미 물들어 있다.
바깥에서 볼 때 가장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행동의 메커니즘이 바로 이 순서다. 손실 난 포지션을 어떤 합리적인 손절선도 한참 지나도록 붙들고, 손실이 커질수록 오히려 포지션을 더 늘리는 트레이더 말이다. 포지션을 정리하면 손실이 현실이 되고, 그러면 섬엽이 발화한다. 포지션을 유지하면 손실은 장부 위의 명목상 손실로 남으며, 뇌는 이 두 상태를 다르게 취급한다. 이 결정에 동원되는 회로는 금융시장보다 수백만 년 먼저 존재했고, 추상적인 금융상품에 맞춰 조율된 적이 없다.
손실의 아픔이 이득의 기쁨보다 클 때
손실이 같은 크기의 이득보다 심리적으로 더 강하게 느껴진다는 카너먼과 트버스키의 손실 회피는 행동경제학에서 가장 견고한 결과 가운데 하나다. 수백 건의 추정치를 종합하면 손실은 같은 크기의 이득보다 대략 두 배 무겁다. 그 신경학적 흔적은 보상 시스템 자체를 관통한다. 복측 선조체와 전전두피질은 잠재적 이득보다 잠재적 손실에 더 가파르게 반응한다. 이미 가진 것을 앞으로 얻을지 모르는 것보다 과대평가하는 경향인 리처드 세일러의 보유 효과는 곧장 섬엽으로 이어진다. 사람들이 마음에 드는 물건을 파는 것을 고려하는 동안의 섬엽 활성이 각자가 이 효과를 얼마나 강하게 보이는지를 예측했다. 둘 다 행동의 관점에서는 비합리적으로 보이지만, 뇌 안에서 보면 애초에 다루도록 만들어지지 않은 분야에서 작동하는 손실 회피 시스템에서 비롯된다.
전전두피질이 꺼질 때
테스토스테론과 코르티솔은 호르몬 시스템을 통해 행동을 서서히 바꾼다. 급성 스트레스는 뇌 자체의 회로에 갑작스럽게 작용한다.
연쇄 반응은 HPA 축에서 시작된다. 위협을 감지하고 몇 분 안에 혈류를 코르티솔로 채우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의 스트레스 반응이다. 전전두피질에 대한 첫 타격은 코르티솔보다도 빨리 온다. 위협이 닥친 동안과 그 직후, 치솟은 노르아드레날린과 도파민이 전전두피질의 수용체를 과도하게 자극해 작업 기억을 무력화한다. 작업 기억은 전전두피질이 목표를 붙들어 두고 자동적인 피질하 반응을 억누르는 데 쓰는 마음의 메모장이다. 코르티솔은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를 통해 부담을 더하며, 동물 연구에서는 몇 주씩 이어지는 스트레스가 내측 전전두피질 뉴런의 가지돌기를 물리적으로 위축시킨다. 전전두피질은 스트레스에 가장 민감한 뇌 구조 가운데 하나로, 급성기에는 카테콜아민이 이 구조를 꺼 버리고, 만성적으로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그 형태를 바꿔 놓는다.
라르스 슈바베와 올리버 볼프는 2009년 무렵부터 스트레스가 목표 지향 행동에서 습관 기반 행동으로의 전환을 일으킨다고 보고했다. 목표 지향 행동은 유연하고 결과에 민감하며 상황이 바뀌면 갱신될 수 있다. 습관 기반 행동은 학습된 자극-반응 연합에 따라 움직이며, 지금의 결과가 바람직한지와 상관없이 실행된다. 슈바베와 볼프의 가설은 영향력이 크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 사전 등록된 정밀 재현 연구 두 건은 원래의 효과를 재현하지 못했고, 이후의 한 연구는 스트레스가 습관을 강화한다는 증거를 전혀 찾지 못했다. 더 잘 재현된 발견은 그 밑에 놓여 있다. 급성 스트레스는 느리고 단계적인 숙고가 의존하는 메모장, 곧 작업 기억을 갉아먹는다. 중요한 결정을 그 순간 처음부터 따져야 할 부분이 적을수록, 그 결정은 메모장에 덜 기댄다.
탐지 표적의 분류가 모호해질 때 해군 함교에서 벌어지는 일은 바로 이 틀로 보아야 한다. 1988년 7월 3일 페르시아만에서 작전 중이던 미 해군 이지스 순양함 빈센스는 정기 민간 항로를 운항하던 에어버스 A300 여객기, 이란항공 655편을 격추해 탑승자 290명 전원을 숨지게 했다. 공식 조사는 스트레스, 과업 고착, 무의식적인 데이터 왜곡이 이 사건에 큰 역할을 했을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승무원들은 상승 중이던 여객기를 하강 중인 이란군 F-14로 분류했고, 그 위협 틀과 맞지 않는 신호가 있었는데도 들어오는 센서 데이터를 계속 그 틀에 맞춰 처리했다. 스트레스로 인한 전전두피질 억제라는 틀은 이 양상과 들어맞는다. 급성 스트레스 아래에서 신중한 평가가 패턴 대조로 바뀌는 것이 바로 스트레스와 인지에 관한 연구들이 묘사하는 메커니즘이다. 다만 그 특정 신경생물학적 경로가 연구 모형대로 작동했는지는 동료 심사를 거친 군사심리학 문헌에서 확인된 바 없다. 이 사건은 주로 인지 편향과 자연주의적 의사결정의 틀로 분석된다.
스트레스 아래의 고위험 수행에 관한 연구가 분명히 확립한 것은, 스트레스가 결정이 내려지는 방식을 어김없이 바꾸며 그것이 도움이 될지 해가 될지는 과제와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무거운 부담 속의 숙고는 누구에게나 취약하다. 실용적인 교훈은 스트레스가 닥치기 전에 생각을 가능한 한 많이 해 두라는 것이다. 반복적인 시나리오 훈련의 논리가 여기에 있다. 숙고가 아직 온전한 힘을 발휘할 때 올바른 대응을 미리 정하고 연습해 두면, 스트레스 아래에서 그 자리에서 따져야 할 결정의 몫이 줄어든다.
약리학의 질문
프로프라놀롤 같은 베타 차단제는 아드레날린 수용체를 차단해 급성 스트레스에 따르는 생리적 각성을 줄이며, 경계 상태는 없애지 않은 채 신체의 고조를 누그러뜨린다. 가장 잘 알려진 증거는 콘서트홀에서 나왔다. 1980년 무렵의 이중맹검 시험에서 프로프라놀롤은 음악가들의 무대 공포증에 따르는 떨림과 입 마름을 없앴고, 평론가들의 평가로 측정할 수 있을 만큼 연주를 향상시켰으며, 진정 작용은 일으키지 않았다. 같은 방법으로 포화 속의 결정을 더 예리하게 만들 수 있는지는 훨씬 불투명한 질문이고, 윤리 문제와 얽혀 있다. 아드레날린 급증을 약물로 누그러뜨린 병사는 교전 순간에 더 나은 숙고적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급성 스트레스 반응이 존재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환경이 위험하기 때문이므로, 이를 약물로 누그러뜨리는 데에는 이득만큼 비용도 따를 수 있다.
우리가 가진 뇌에 맞춰 설계하기
신경과학 연구가 20년 동안 한 방향으로 수렴해 온 지금, 개인에게 자신의 편향을 더 잘 의식하라고 말하는 것은 신경학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조언이다. 숙고 능력을 떨어뜨리는 스트레스는 자신의 숙고가 떨어졌음을 알아차리는 메타인지 능력도 함께 떨어뜨린다. 생각하는 장치가 지금 꺼져 있는 사람에게 “신중하게 생각하라”는 지시는 별 쓸모가 없다.
효과를 내는 제도적 대응에는 구조적 공통점이 있다. 생물학적으로 그럴 수 없는 조건에서 개인에게 다르게 행동하라고 요구하는 대신, 예측 가능한 신경의 실패를 시스템 차원에서 보완한다는 것이다.
일부는 과학에 대응해 명시적으로 설계되었다. 2005년 미국 연방대법원의 로퍼 대 시먼스 판결은 미성년자에 대한 사형을 전면적으로 위헌으로 만들었다. 케네디 대법관이 쓴 다수의견은 미성년자가 특징적으로 성숙함과 발달된 책임감이 부족하고, 외부 압력과 부정적 영향에 더 취약하며, 성인보다 더 일시적이고 덜 고정된 성격을 지닌다는 것을 확립한 과학적·사회학적 연구에 기댔다. 연방대법원은 이 발견을 심리학과 행동과학에서 끌어왔지만, 전전두피질 성숙이라는 표현을 명시적으로 쓰지는 않았다. 2012년 밀러 대 앨라배마 판결은 같은 논리를 미성년 범죄자에게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의무적으로 선고하는 제도로 확장했다. 케이건 대법관의 다수의견은 신경과학을 명시적으로 끌어들여, “심리학과 뇌과학의 발전은 미성년자와 성인의 정신 사이의 근본적인 차이를 계속 보여 주고 있다”는 그레이엄 대 플로리다 판결의 문구와 그 차이가 특히 “행동 조절에 관여하는 뇌 부위”에서 나타난다는 대목을 인용했다. 법 제도가 발달심리학과 뇌과학의 발견에 대응해 작동 전제를 갱신한 분명한 사례들이다.
다른 일부는 과학적 틀 없이 같은 구조적 논리에 도달했다. 미 육군의 지휘관 의도 교리는 지휘관이 임무 시작 전에 그 목적과 바라는 최종 상태를 명확히 밝히도록 요구한다. 그래야 급성 스트레스 아래에서 움직이는 부하들이 포화 속에서 숙고하려 애쓰는 대신, 미리 정해 둔 목표에 대한 이해 안에서 행동할 수 있다. 육군이 이 교리를 만든 것은 누군가가 외측 전전두피질의 스트레스 화학에 대해 브리핑해 주었기 때문이 아니다. 이 교리의 지적 뿌리는 19세기에 나폴레옹 전쟁 이후 전장의 혼돈 속 지휘에 관한 교훈을 바탕으로 발전한 프로이센의 임무형 전술, 곧 아우프트락스탁티크(Auftragstaktik)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육군의 임무형 지휘 교리 스스로도 그 개념의 기원을 아우프트락스탁티크로 명시한다. 신경과학이 이제 밝혀 주는 것은 이 교리가 왜 효과가 있는가다. 스트레스가 숙고를 억누르기 전에 숙고의 부담을 미리 덜어 두는 것이다. 목적에 대한 사전 약속은 전전두피질이 제 기능을 할 때 이루어진다. 포화 속에서 스트레스가 숙고를 짓누를 때에도 부하들은 미리 숙고 끝에 선택된 목표를 향해 행동하고 있다.
시장 전체 서킷브레이커도 같은 논리를 따른다. 1988년 10월 처음 도입된 미국의 시장 전체 서킷브레이커는 2010년 5월 6일 플래시 크래시 이후 재조정되었다. 이날 41억 달러 규모의 단일 자동 매도 프로그램과 연쇄적으로 사라진 매수자들이 몇 분 사이에 약 1조 달러의 시장 가치를 일시적으로 증발시켰다. 다우 지수의 10%, 20%, 30% 하락에 맞춰져 있던 옛 제도는 그날 오후 한 번도 발동되지 않았다. 2013년 이후로는 S&P 500 지수가 오후 3시 25분 이전에 전날 종가 대비 7% 또는 13% 하락하면 미국의 모든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최소 15분간 중단되고, 20% 하락하면 그날 남은 시간 동안 거래가 멈춘다. 개별 종목은 이제 별도의 가격 상하한 장치(limit up–limit down)가 감시한다. 구조적으로 서킷브레이커는 트레이더들이 최고조의 스트레스와 저하된 전전두피질 기능 속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가장 큰 순간에 개별 트레이더의 손에서 결정을 거두어 간다.
지휘관 의도와 마찬가지로 서킷브레이커도 시장 설계자들이 스트레스와 인지에 관한 문헌을 읽고 만든 것이 아니다. 극도의 스트레스 아래 멈춤 없이 돌아가던 시장이 심각하게 무너진 끝에, 구조적 개입을 더는 미룰 수 없게 되어 도입된 것이다. 이런 대응은 시행된 곳에서 효과를 내고 있으며, 그 논리를 설명하는 신경과학은 수십 년에 걸쳐 여러 학문 분야에서 쌓여 왔다.
그런데도 이런 대응은 여전히 표준이 아니라 예외로 남아 있고, 증거가 암시하는 이유는 달갑지 않다. 개인 책임이 더 단순하고 더 만족스러운 틀이기 때문이다. 개인에게 책임을 지우는 방식으로 짜인 제도에는 탓할 사람이 필요하며, 증거가 실패의 자리를 사람이 아니라 과정에서 찾기 시작해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 열여섯 살 소년의 보상 회로는 만들어진 목적 그대로 일하고 있었다. 사회적 현저성을 증폭하고, 한 번도 맞춰진 적 없는 맥락에서 관객을 위해 결정 환경을 준비시킨 것이다. 겉모습만 다를 뿐 같은 구조가 손실 난 포지션을 정리할지 결정하기도 전에 전측 섬엽이 발화하는 트레이더에게서도, 급성 스트레스 반응이 위협 분류를 실시간으로 갱신하는 전전두 회로를 스트레스 화학물질로 범람시킬 수 있는 해군 장교에게서도 보인다.
우리는 특정 회로와 기록된 실패 조건에서부터 나쁜 판단처럼 보이는 결정의 해부학적 기반에 이르기까지, 그 메커니즘을 감안해 제도를 짤 수 있을 만큼은 알고 있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제도는 여전히 더 많은 정보를 갖추고 제대로 경고받은 개인이라면 생각만으로 그것을 넘어설 수 있다는 가정 위에 설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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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밀워키항 등대 구조물에 붙은 표지판 – Wikipedia
주요 출처 및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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