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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17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콩고민주공화국과 우간다에서 발생한 에볼라 유행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원인 바이러스는 분디부교였다. 2007년 우간다의 한 지역에서 처음 확인된 뒤 과학 문헌에서 그 특성이 규명되고, 국제 학회에서 논의되고, 우선순위 병원체 감시 목록에 올라 있던 바이러스다. 제도권이 20년 가까이 우려해 온 셈이다. 2026년에 환자를 치료하던 의사들에게는 승인된 백신도, 승인된 치료제도 없었다. 앞선 두 차례 유행에서 환자의 약 30~50%를 숨지게 한 바이러스였다.

과학자들은 분디부교를 여러 해 전부터 알고 있었고, 생물학적으로 손댈 수 없는 문제도 아니었다. FDA가 2019년에 승인한 자이르 에볼라바이러스 백신 에르베보의 바탕인 rVSV 벡터 플랫폼은 다른 병원체에 맞게 바꿀 수 있는 기술이고, 이를 분디부교에 적용하는 데 필요한 생물학 지식도 오래전부터 쌓여 왔다. WHO가 비상사태를 선포하자 감염병혁신연합(CEPI)은 빠르게 움직였다. 2026년 6월 1일 CEPI는 IAVI, 모더나, 그리고 인도혈청연구소와 손잡은 옥스퍼드대학교의 시험용 후보 백신 세 가지를 신속 지원 대상으로 정하고 최대 6,200만 달러를 약정했다. 여기에는 rVSV 기반 분디부교 후보 백신을 개발하는 IAVI에 대한 초기 지원금 320만 달러가 포함됐다.

11주 만에 후보 백신 두 가지가 임상 1상에 들어갔다. 역사적으로 어떤 기준에 비춰 봐도 빠른 속도다. 그래도 인체 시험은 여전히 원점에서 출발했다. 2007년부터 알려진 바이러스인데,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몇 달이 지나서야 임상 1상이 시작된 것이다.

발견에서 그 긴급 자금이 나오기까지 걸린 18년의 공백은 제약회사가 개발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에 하는 계산에서 비롯된다.

계산

분디부교의 특성이 처음 규명되고 2년이 지난 2009년, 당신이 제약회사의 일원으로 회의 탁자 너머로 유행 데이터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하자. 탁자 위에 놓인 질문은 “이 백신을 개발하면 기대 수익이 플러스가 될까?”였다. 백신을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는 별개의 질문이었고, 이 둘을 혼동하는 순간 이 문제는 과학의 문제로 잘못 읽히게 된다.

백신 개발은 대부분의 회사가 엄두를 내지 못할 만큼 비싸다. 백신 하나를 시장에 내놓는 데 드는 비용은 평균 8억 8,680만 달러로 추산되며, 연구 프로그램에서 승인까지 평균 약 15년이 걸린다. 임상 단계별 평균 실지출 비용은 이보다 훨씬 적어서 임상 1상 약 650만 달러에서 임상 3상 약 1억 400만 달러 수준이다. 8억 8,680만 달러는 기대 자본화 비용이다. 15년의 개발 기간 동안의 자본 비용을 반영하고, 단계마다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점까지 보정한 수치다. 대부분의 후보 백신은 끝내 승인에 이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제약회사가 개발에 착수할지 결정할 때 쓰는 숫자가 바로 이것이다.

그러니 개발 여부를 결정하는 회사 앞에 놓인 것은 실패와 자본 비용까지 계산에 넣으면 대략 10억 달러에 이르는 예상 청구서다. 이 비용은 15년에 걸쳐 나뉘어 나가며, 기술적 성공 확률, 예상 시장 규모와 도스당 가격, 경쟁사, 보험 급여 구조, 화폐의 시간가치와 저울질된다. 제약 금융에서는 이 작업을 기대 순현재가치(NPV) 분석이라고 부른다. NPV가 플러스면 개발이 상업적으로 합리적이라는 뜻이고, 마이너스면 그렇지 않다는 뜻이다.

기대 NPV는 사업의 현금 흐름에 할인율을 적용한다. 15년 뒤에 버는 1달러가 5년 뒤에 버는 1달러보다 오늘 가치로는 적다는 뜻이다. 수익이 한 푼이라도 들어오기 전에 15년의 투자가 필요한 백신이라면, 할인은 맨 마지막에야 들어오는 매출의 현재가치를 줄여 놓고, 초기에 쓴 돈은 출시 때까지 자본 비용만큼 불어난다. 여기에 확률 가중치를 더한다. 기대 NPV는 이 특정 프로그램이 실패할 가능성과, 도중에 실패한 후보들에 묻힌 돈까지 반영해야 한다. 그러면 NPV를 플러스로 만드는 데 필요한 시장 수익이 너무 커져서, 2009년에 분디부교의 프로필을 받아 든 제약회사 임원 대부분은 스프레드시트를 열어 보지 않고도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스타틴, 항암 치료제, 당뇨병 약은 보험 제도가 탄탄하고 지불 의사가 높은 나라들에서 수억 명이 앓는 질병을 치료하며, 이런 약의 기대 NPV는 안정적으로 플러스다. 시장은 크고 가격은 높으며, 규제 승인 성공 확률은 과거 데이터로 잘 파악되어 있고, 수익은 불확실하더라도 위험을 감수할 만한 범위 안에서 예측할 수 있다.

중앙아프리카에 집중되어 있고 알려진 유행이 한 번도 약 130명을 넘은 적 없는 출혈열 바이러스라면, 계산은 모든 변수에서 동시에 달라진다.

2009년 시점의 분디부교 데이터가 보여 준 것은 단 한 번 알려진 유행, 즉 2007년 우간다 분디부교 지구에서 131명의 환자를 낸 질병이었다. 그중 56명은 실험실에서 확진된 환자였다. 다음 유행은 2012년 콩고민주공화국 오리앙탈주에서 일어나 59명(확진 38명, 추정 21명)의 환자를 내고 약 3개월 만에 종식이 선언된다. 이렇게 해서 나올 백신의 실질적 시장, 곧 실제로 백신을 구매할 주체는 콩고민주공화국과 우간다의 보건부였다. 이들은 대부분의 백신을 공여국이 뒷받침하는 조달 체계를 통해 낮은 도스당 가격으로 산다. 1인당 연간 GDP가 수백 달러나 1,000달러를 겨우 넘는 수준(2024년 콩고민주공화국 700달러 미만, 우간다 약 1,080달러)인 나라들이고, 그 보건 예산으로는 대규모 사전 구매 약정을 감당할 수 없다. 국제 비상 비축분과 공여국 자금으로 움직이는 유행 대응 체계가 있기는 하지만, 이들은 수억 달러의 개발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가격이 아니라 인도적 가격으로 사도록 설계되어 있다. 수익이 들어오기까지의 시간 문제는 할인율 문제를 더 키운다. 10년에 한 번 터지는 유행병의 백신은 만성질환 약처럼 시간을 두고 꾸준히 돈을 벌어들일 수 없다.

2009년에 이 모든 것을 살펴본 합리적 투자자는 기대 수익이 마이너스라고 결론 내리고, 산수는 그 투자자의 편을 든다. 탐욕이라고 설명하는 편이 마음은 더 편할 테고, 일축하기도 더 쉬울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같은 숫자를 돌려 보는 회사마다 같은 결정에 이르고, 그 결정들이 쌓여 구조적인 시장 실패가 된다. 그 결과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된 사람들이 백신 없이 남겨진다.

분디부교 백신에 대해 후하게 잡은 전망이라면 콩고민주공화국과 우간다의 고위험 인구 1,000만~1,500만 명을 10년에 걸쳐 도스당 3달러에 접종한다고 계산할 수 있다. 1인 1회 접종 기준으로 그 10년 동안의 총매출은 3,000만~4,500만 달러다. 이 매출은 대부분 유행이 일어난 해에 발생하고 15년의 개발 기간에 걸쳐 크게 할인되는데, 그 맞은편에는 10억 달러에 가까운 예상 개발 청구서가 있다. 회사는 자본을 다른 곳에 쓴다. 니파, 크리미안콩고출혈열, 리프트밸리열에서도 같은 양상이 되풀이된다. 유행 지역 주민이 개발을 유지할 만한 가격을 낼 수 없고, 그 정부도 주민을 대신해 그 가격을 치르겠다고 약속할 수 없는 병원체라면 시장은 어김없이 실패한다. 분디부교는 그런 병원체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시험에서 떨어지는 세 가지 방식

분디부교는 제약 투자 계산에서 세 가지 항목으로 동시에 탈락하며, 각각의 실패는 나머지를 더 악화한다.

첫 번째 실패는 구매력이다. 2024년 콩고민주공화국의 1인당 GDP는 700달러에 못 미쳤다. 가비(Gavi)와 유니세프를 통해 운영되는 저소득 국가용 세계 백신 조달 체계는 정기 접종 백신 가격을 도스당 대략 2~3달러, 때로는 그 이하로 끌어내렸다. 이런 가격 책정은 백신이 가장 필요한 나라들까지 접근성을 넓히려는 것이지만, 제조사가 이 시장에서 8억 8,680만 달러의 개발 비용을 회수할 현실적인 길은 남겨 두지 않는다. 도스당 2달러라면 생산비, 유통비, 투자 자본에 대한 수익을 따지기도 전에 개발 비용만 회수하는 데 약 4억 5,000만 도스를 팔아야 한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전체 인구는 약 1억 1,000만 명이다. 유행병 백신은 더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다. 유니세프는 에르베보에 대해 머크에 도스당 약 99달러를 지불하는데, 여기에는 세계 에볼라 백신 비축분을 채워 두는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그 비축분은 50만 도스로 유지되고, 에르베보 가격으로 쳐도 개발 비용을 회수하려면 약 900만 도스가 필요하다.

다른 구매자들이 있지 않느냐는 반론이 곧바로 나올 것이다. 부유한 나라의 유행 대응 비축분, 더 높은 가격의 긴급 조달, 인도적 공여 기관의 구매 같은 것들 말이다. 이런 구매자는 분명 있지만, 계산을 바꿀 만큼 크지 않다. WHO의 유행 대응 기금과 공여국의 비상 비축분은 개발비 회수 가격이 아니라 인도적 가격으로 움직인다. 그리고 대부분 사후 구매용으로 설계되어 있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만들어 내는 10년짜리 과정에 돈을 대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것의 도스를 사는 방식이다. 2016년 가비가 아직 허가를 기다리던 에볼라 백신을 위해 머크와 맺은 500만 달러 규모의 계약도, 그 백신이 이미 링 시험에서 사람들을 보호한 뒤에야 나왔다. 아무리 낙관적으로 규모를 잡아도, 특정 소외 병원체 하나에 대한 이들의 구매 여력을 모두 합쳐 봐야 1년 차에 임상 1상 착수 여부를 정하는 투자자에게 마이너스 기대 NPV를 플러스로 뒤집는 데 필요한 금액의 일부에 불과하다.

PHEIC 선포 이후의 대응 자체가 이 실패를 보여 준다. CEPI의 긴급 포트폴리오는 유행이 시작되기 전에는 임상 개발 단계에 있지 않던 후보들에 대한 사후 지원이다. 비상사태 선포 2주 뒤인 2026년 6월 1일에 최대 6,200만 달러가 약정됐고, 이후 추가 지원이 이어졌다. 그 돈이 아무리 빨리 움직였어도, 2009년에 제약회사가 하는 기대 수익 계산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그것은 참사가 벌어지고 나서야, 이미 선반에 백신이 있었다면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를 죽음이 일어난 뒤에야 모습을 드러내는 기부금이다. 긴급 인도 지원 자금은 아무리 반가워도, 비축 창고를 비워 둔 투자 논리를 거슬러 올라가 다시 쓰지는 못한다.

두 번째 실패는 정부 조달 협상력이다. 코로나19 백신을 상업적으로 성립하게 만든 것은 시장 규모만이 아니었다. 미국 정부가 규제 승인이 나오기도 전에 개발을 유지할 만한 가격을 치르겠다고 약속한, 신용도 높은 대형 구매자로 나서려 했다는 점이 컸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미국 정부의 첫 계약 가격은 도스당 19.50달러였다. 막대한 재정을 가진 구매자가 대량 구매를 약속했다는, 이르고도 무게 있는 신호였다. 그 신호가 제조사들의 기대 NPV 계산을 바꿨다. 임상 3상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장부의 수익 쪽에 바닥이 생겼다는 뜻이었다. 콩고민주공화국에는 그에 견줄 만한 지렛대가 없다. 이 나라 정부는 미래의 분디부교 백신을 개발을 유지할 만한 가격에 사겠다고 약속할 수 없다. 그런 약속을 믿을 만하게 만들 예산도, 제도적 기반도 없기 때문이다. 유행이 닥쳤을 때 이 나라가 가진 것은 국제 긴급 지원 요청이다.

세 번째 실패는 백신을 승인하기 전에 규제 당국이 요구하는 근거와 관련이 있다.

표준적인 승인 경로는 보호 효과를 통계적으로 측정할 만큼 신규 환자가 충분히 발생하는 대규모 무작위 효능 시험을 거친다. 머크의 rVSV-ZEBOV, 곧 나중에 에르베보로 허가된 백신에 대해 WHO가 주도한 링 백신 접종 시험은 2015년 기니와 시에라리온에서 접촉자와 접촉자의 접촉자 1만 1,841명을 명단에 올리고 그중 5,837명에게 접종했다. 이 시험이 가능했던 것은 2014~2016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유행이 2년 동안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에서 약 2만 8,000명의 환자를 냈기 때문이다. 대규모로 충분한 검정력을 갖춘 시험을 현실적으로 실행할 수 있을 만큼 지리적으로 집중되고 오래 지속된 유행이었다. 규제 당국이 더 적은 근거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 2020년 유럽은 무작위 효능 시험을 진행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인체 연구에서 얻은 면역 반응 데이터와 동물 실험에서 외삽한 효능을 근거로 존슨앤드존슨의 2회 접종 에볼라 백신 요법을 예외적 상황 조건으로 승인했다. 그런 경로조차 이미 인체 시험을 거친 후보 백신이 있어야 한다.

2026년 전까지 분디부교의 유행 양상은 정반대였다. 산발적이고, 짧고, 지리적으로 흩어져 있었다. 2007년 우간다 유행은 8월부터 12월까지 이어졌고, 2012년 콩고민주공화국 유행은 연구 인프라를 대규모로 동원하기도 전에 약 3개월 만에 종식이 선언됐다. 2026년 유행은 이 양상을 깨뜨렸다. 8월 말에 CEPI는 이를 기록상 두 번째로 큰 에볼라 유행이라고 불렀지만, 2009년에 그런 가능성을 근거로 사업 타당성을 세울 수 있었던 개발사는 없었다. 이 바이러스의 알려진 역사 대부분 동안, 그 역학적 특성 때문에 표준적인 승인 경로가 기대는 대규모 인체 효능 시험은 사실상 실행이 불가능했다.

임상 3상의 문제

분디부교 같은 유행 병원체에 대한 보호 효능 시험에는 실제로 노출 위험에 놓인 참가자 수천 명이 필요하고, 백신이 만든 보호 효과와 원래 낮은 전파율을 구별할 수 있을 만큼 시험 집단 안에서 신규 환자가 충분히 나와야 한다. 확진자의 접촉자와 접촉자의 접촉자를 등록하는 링 백신 접종 설계는 유행의 전파 고리가 계속 이어져야만 작동한다. rVSV-ZEBOV 링 시험에서는 즉시 접종군에서 무작위 배정 10일 후부터 환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는데, 이 결과는 시험이 시작될 때 이미 1년 넘게 전파가 이어지고 있던 유행 덕분에 가능했다.

분디부교 피해 지역에서 이런 시험을 진행하려면 콩고민주공화국 오지의 백신 콜드체인 역량, 인증된 검체 채취와 참조 실험실까지의 운송, 국내외 심사 기구 양쪽의 윤리 감독, 콩고민주공화국 당국과의 적극적인 규제 협의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할 만큼 충분히 좁은 지역에서 충분히 오랫동안 충분한 환자가 나와야 한다. 2026년 이전 분디부교의 두 차례 유행은 이런 전제 조건 대부분을 갖추기도 전에 끝났다. 적응형 시험 설계와 플랫폼 방식이 이런 장벽 일부를 낮출 수 있지만, 2026년 이전에는 그 어느 것도 분디부교를 위해 자금을 지원받거나 시험된 적이 없었다. 시장은 그 비용을 댈 만한 수익을 주지 않았고, 공공 자금 제공자들은 다른 우선순위를 두었기 때문이다. 이런 조건들은 지금, 유행 한가운데서 공공 자금과 자선 자금으로 갖춰지고 있다.

결과는 진퇴양난이다. 질병의 유행 양상이 표준 승인에 필요한 근거 생성 과정을 가로막는다. 그 근거가 없으면 표준 승인도 없고, 승인이 없으면 다음 유행이 닥쳤을 때 투입할 허가된 비축분도 없다.

분디부교 백신을 만들어 낼 수 있는 rVSV 플랫폼, 지금 CEPI가 지원하는 IAVI 후보 백신의 바탕이기도 한 그 플랫폼은 2026년 유행 이전에 이미 검증을 마치고 실험실에 놓여 있었다. 없었던 것은 임상 개발에 돈을 대려는 주체였다. 임상 개발에는 그럴듯한 어떤 시장이 돌려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이 들기 때문이다. 반면 인플루엔자와 B형 간염에는 허가된 백신과, 제조사가 계속 사업을 하게 만드는 거대한 유료 시장이 있다. 인플루엔자 백신이 해마다 새로 만들어지는 것은 구매자들이 매 시즌의 접종분에 돈을 내기 때문이다.

해법들

이 시장 실패는 적어도 1990년대 중반부터 알려져 있었다. 이를 해결하려고 고안된 메커니즘은 저마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에 관한 특정한 이론에 대응하며, 대부분 기술적으로 정교하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필요한 규모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돈이 부족한 탓도 있고, 어떤 금융 수단도 질병 자체를 바꿀 수는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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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사전 시장 약정(AMC)은 폐렴구균 백신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문제의 특정한 형태를 다뤘다. 백신은 존재하지만 제조사가 저소득층을 위해 대량 생산할 만한 시장 신호가 없는 상황이다. 이것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과 5개국 정부가 모은 15억 달러 규모의 공여 기금이 저소득 국가에 공급되는 폐렴구균 백신에 대해 제조사에 수지가 맞는 구매 가격을 보장했다. 공여자들이 2007년에 이를 출범시켰을 때, 자격을 갖춘 백신 두 가지가 이미 개발 후기 단계에 있었다. GSK의 신플로릭스와 화이자의 프리베나 13으로, 둘 다 2009년 유럽에서 허가를 받았다. 두 제조사에 필요한 것은 저소득 시장용 공급 역량에 투자하고 가격을 낮출 수 있게 해 줄 믿을 만한 수요 신호였고, AMC가 그것을 제공했다. 첫 10년 안에 1억 5,000만 명이 넘는 어린이가 접종을 받았고, 약 70만 명의 목숨을 구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방식이 통했던 조건을 보면 왜 다른 곳으로 확산되지 못했는지 알 수 있다. 폐렴구균 AMC가 해결한 것은 유통의 문제였다. 기존 제품과 의지 있는 제조사가 있었고, 빠져 있던 것은 수지가 맞는 구매자였으며, AMC가 그 구매자를 만들어 냈다. 2020년 6월 출범한 가비의 코백스 AMC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일부 코로나19 후보 백신에 대해 허가 전부터 구매 물량을 보장했지만, 부유한 나라 정부들이 이미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으며 퇴치하려던 질병에 올라탄 것이었다.

분디부교의 문제는 다르다. 제품이 없다. 가상의 분디부교 AMC는 “풀(pull)” 메커니즘으로 기능해야 한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백신을, 개발이 상업적으로 합리적일 만큼 높은 가격에, 개발에 성공한다는 조건으로 사겠다고 지금 약속하는 것이다. 이런 이론적 구상은 정책 문헌에서 여러 이름으로 존재한다. 개발을 위한 사전 시장 약정, 풀 파이낸싱, 혁신 유도 상금 등이다. 그러나 어떤 소외 유행 병원체에 대해서도 기대 NPV 계산을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바꿀 만한 규모의 재원을 갖춘 메커니즘으로 실현된 적은 없다. 그 보장은 가비의 인도적 가격보다 상당히 높은 가격으로, 끝내 규제 승인을 통과하지 못할 수도 있는 제품을, 아직 개발 과정에 착수하지도 않은 제조사로부터 사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지금까지 가장 가까운 사례는 비상사태가 시작된 뒤에야 나왔다. 2026년 5월 가비는 어떤 후보 백신도 아직 입증되지 않은 단계에서 분디부교 백신 제조사들이 제조 역량을 갖추도록 돕기 위해 최대 4,000만 달러를 따로 떼어 두었다. CEPI의 개발 자금과 나란히 가는 돈이지만, 개발비를 회수할 수 있는 가격에 백신을 사겠다는 약정은 전혀 없다. 그런 보장이 실제로 어떤 모습이 되느냐 하면, AMC의 언어를 덧씌운 정부 계약이다.

CEPI는 바로 이 공백을 메우려고 설계되었다. 2014~2016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유행이 선제적 개발 인프라의 부재가 어떤 대가를 치르게 하는지 생생히 보여 준 직후인 2017년 1월 다보스에서 출범한 CEPI는, 수지가 맞는 상업 시장이 없는 고위험 유행 병원체의 백신 개발을 앞당긴다는 임무를 안고 시작했다. CEPI가 지원한 프로그램들은 라사열 후보 백신, 니파 후보 백신, 그리고 여러 관할권에서 승인을 받은 치쿤구니야 백신인 발네바의 익스치크를 진전시켰다(미국은 2025년 8월 안전성 우려로 이 백신의 허가를 정지했다). 2022년 우간다에서 수단 에볼라바이러스가 유행했을 때는 마지막 환자가 음성 판정을 받은 뒤에야 후보 백신이 도착했다. 2025년 수단 바이러스가 다시 나타났을 때는 IAVI의 rVSV 후보 백신에 대한 CEPI 지원 링 백신 접종 시험이 유행 확인 나흘 만에 시작됐다. 여러 병원체에서 CEPI는 개발 기간을 조율되지 않은 기준선보다 크게 단축했다.

2022~2026년을 아우르는 CEPI 2.0의 모금 목표는 35억 달러였다. 2024년 3월까지 확보한 기여금과 약정액은 약 20억 달러였고, 그중 16억 5,000만 달러가 각국 정부와 EU에서 나왔다. 스스로 내건 목표에 약 15억 달러가 모자랐던 것이다. 이 부족분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현대 공중보건 역사에서 그 무엇보다 강력하게 유행병 대비의 필요성을 입증한 시기에 생겼다. 코로나 비상사태를 겪은 모든 정부는 2021년이면 사전에 갖춰 둔 백신 개발 인프라 없이 새로운 병원체가 세계로 퍼질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실시간으로 경험한 뒤였다. 그런데 CEPI에 35억 달러를 내 달라는 요청을 받자, 그 정부들을 포함한 공여자들은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 CEPI 3.0은 지금 2027~2031년을 위해 25억 달러의 추가 투자를 모으고 있다.

2026년 WHO가 분디부교에 대해 PHEIC를 선포했을 때, 임상 개발 단계에 있는 분디부교 후보 백신은 하나도 없었다. 바로 이런 상황을 막으려고 존재하는 CEPI에도 인체 시험 중인 분디부교 백신은 없었고, 가장 앞선 후보는 원숭이 실험까지만 거친 상태였다. 상당 부분은 돈으로 설명된다. 업계 평균 자본화 비용으로 치면 완전한 개발 프로그램 두 개 정도를 감당할 예산으로 WHO 비상 우선순위 질병군 여덟 개를 맡아야 하니, CEPI는 우선순위를 정할 수밖에 없다. 우선순위를 정한다는 것은 어떤 병원체가 다음 비상사태를 일으킬 가능성이 가장 큰지에 거는 일이다. 분디부교보다 라사열에, 크리미안콩고출혈열보다 수단 에볼라바이러스에 거는 식이다. 산발적인 유행 이력과 적은 확진자 수를 가진 분디부교는 2026년 전까지 그 선에 들지 못했다. PHEIC 선포 후 CEPI가 꾸린 긴급 포트폴리오(첫 라운드에서 후보 세 가지에 최대 6,200만 달러, 이후 추가 지원)는 사후 대응형 백신 개발이며, 이는 정확히 CEPI가 대체하려고 만들어진 방식이다. 임상 개발이 전무한 상태에서 출발하면 아무리 빠른 노력도 몇 주가 아니라 몇 년 단위로 측정된다.

우선 심사 바우처는 세 번째 메커니즘이고, 영리한 장치다. 2007년 미국 의회가 만든 PRV 프로그램은 자격 요건을 갖춘 소외열대질환을 겨냥한 의약품이나 백신으로 규제 승인을 받은 제약회사에 FDA 바우처를 준다. 바우처를 쓰면 약 10개월이 걸리는 FDA 표준 심사가 약 6개월짜리 우선 심사로 바뀌어, 보유자가 바우처를 적용하는 제품이 무엇이든 출시까지 약 4개월을 단축할 수 있다. 바우처는 양도할 수 있다. 2019년까지 FDA가 열대질환, 소아 희귀질환, 의료 대응 수단 프로그램에서 수여한 바우처 31개 가운데 17개가 약 6,700만 달러에서 3억 5,000만 달러 사이에 팔렸다.

FDA의 심사 역량을 거래 가능한 자산으로 바꾸자는 발상이다. 작은 회사가 소외 질환 치료제를 개발해 바우처를 얻고, 신제품 출시 경쟁을 벌이는 대기업에 그것을 판 뒤, 그 현금으로 다음 소외 질환 프로그램에 돈을 댄다. 모두 민간 인센티브로 돌아가고, 직접적인 공공 지출은 없다.

실제로는 PRV가 규제 승인 시점에 수여되므로, 임상 1상부터 규제 당국 제출까지 개발 투자 전체를 바우처의 혜택이 생기기 전에 쏟아부어야 한다. 임상 1상 전에 결정을 내리는 회사는 바우처를 기대 NPV에 넣을 수 있지만, 승인까지 남은 햇수와 끝내 승인에 이르지 못할 확률만큼 할인한 뒤에야 가능하다. 회사들은 바우처를 그런 결정에 작용하는 여러 요인 가운데 하나로 설명한다. 6,700만~3억 5,000만 달러짜리 바우처는, 최종 시장이 상업적 가격 회수를 감당할 수 없는 제품의 예상 개발 청구서 8억 8,680만 달러에 비하면 작다. 대부분의 PRV는 백신이 아니라 치료제로 얻은 것이다. 백신은 개발비가 더 들고, 해당하는 질병의 범위가 더 좁은 데다 더 광범위한 임상시험이 필요하며, 개발비 1달러당 바우처를 얻을 확률도 더 낮다. 게다가 바우처의 2차 시장이 돌아가는 것은 대기업이 더 빠른 출시로 버는 돈에 비해 바우처 가치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 메커니즘은 값싼 것을 팔아서 가치를 만든다. 이 프로그램은 소외 질환 분야의 일부 결정을 가장자리에서 움직일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없었다면 나오지 않았을 승인을 더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그러나 기대 NPV가 마이너스인 유행 병원체의 백신 개발이 지닌 구조적 역학은 바꾸지 못했다.

여전히 민간의 기대 수익을 거쳐 가는 메커니즘이라면 시장이 남긴 부족분 전체를 메워야 한다. 아무리 영리한 수단도 시장을 실패하게 만드는 질병의 특성은 건드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피해 지역 주민의 빈곤, 정부 조달의 제약, 임상 3상 시험을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게 만드는 역학적 특성 말이다.

각 메커니즘을 격차가 메워지는 지점까지 키우면 어떤 모습이 될지 생각해 보자. 분디부교 백신 개발을 상업적으로 합리적으로 만들 만큼 큰 풀 방식 AMC는 구조적으로 정부 조달 계약과 구별되지 않는다. 미래의 제품을 보장된 가격에 사겠다는 정부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WHO 비상 우선순위 질병군 여덟 개를 동시에 모두 감당할 만큼 자금을 받는 CEPI는 공공 백신 개발 기관이다. 국가 출연자에게 책임을 지고, 기대 상업 수익이 아니라 공중보건을 근거로 배분을 결정하며, 백신을 공공재로 생산하는 기관이다.

시장이 마이너스인 8억 8,600만 달러짜리 개발 프로그램을 상쇄할 만한 PRV라면 약 9억 달러 이상에 팔려야 한다. 2019년까지 어떤 바우처가 받은 최고가의 2.5배가 넘는 금액이다. 그것도 똑같은 4개월의 심사 기간 단축을 위해서다.

그만큼 키우면 이 메커니즘들은 하나같이 공공 재정이 된다. 이 질병들의 구조적 특성(유행 지역 주민, 그들의 구매력, 시험 실행의 여건)은 수단의 설계로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해법의 산수

WHO의 “비상 상황에서 연구개발이 필요한 우선순위 질병”은 2018년부터 비상 대비의 방향을 잡아 온 R&D 청사진 목록이었고, WHO는 2024년 7월 이를 28개 바이러스과를 아우르는 체계로 확대했다. 코로나 시기의 마지막 판에는 시급한 백신·치료제 개발이 필요한 질병군 여덟 개가 올라 있다. 코로나19, 크리미안콩고출혈열, 에볼라·마르부르크 바이러스, 라사열, 메르스·사스, 니파 및 헤니파바이러스 질환, 리프트밸리열, 지카다. 여기에 다음에 나타날 새로운 병원체를 가리키는 자리표시자인 질병 X가 더해진다. 질병군마다 적어도 하나의 완전한 개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전임상 연구, 임상 3상까지의 임상시험, 규제 승인, 제조 규모 확대, 비축이다.

CEPI 2.0은 5년 목표 35억 달러 가운데 약 20억 달러를 확보했다. 프로그램당 업계 평균 자본화 비용 8억 8,680만 달러로 치면, 이 예산은 전임상 연구에서 규제 승인까지 완전한 프로그램 약 두 개의 예상 비용에 해당한다. 대략적인 비교다. 공공 자금 제공자는 그 평균에 들어 있는 11%의 민간 자본 비용을 치르지 않으므로 돈이 더 멀리 간다. 이 평균에는 도중에 실패하는 후보들의 비용이 이미 반영되어 있고, 제조 공장과 공급망 구축 비용은 물론 행정 간접비와 국제 공중보건 기관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조직 인프라도 빠져 있다. WHO 비상 목록에 오른 질병군은 여덟 개인데, 실제 자금 수준에서 CEPI의 예산은 그중 약 두 개의 전체 개발 청구서에 맞먹는다.

2024년 세계 제약 연구개발 지출은 약 2,880억 달러였다. 약 4억~5억 달러인 CEPI의 연간 예산은 제약 업계가 해마다 쓰는 돈의 0.2%에도 못 미치며, 업계의 그 돈은 거의 전부 부유층이나 중간 소득층이 앓는 질병에 쓰인다.

이 격차를 메울 수 있는 메커니즘은 두 가지이고, 둘 다 명백히 비시장적이다. 첫째는 규제에 의한 의무화다. 정부가 제약회사에, 제약 비즈니스 모델 전체를 떠받치는 특허 보호와 시장 독점권을 주는 대가로 연구개발비의 일정 비율을 소외 질환 개발에 투자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구조적 논리는 일관된다. 회사들은 특허라는 형태로 막대한 공공 보조를 받는다. 출원일로부터 20년 동안 유지되고 국가 권력이 집행하는 독점적 권리다. 그 보조에 공익적 조건을 붙이는 것은 합당하다.

정치는 따라오지 않았다. 제약 지식재산권을 규율하는 WTO 조약 체계인 TRIPS 협정은 제약 업계의 끈질긴 로비 압력 속에서 협상되었다. 이 협정은 특허권을 공격적으로 보호하고, 2001년 도하 선언에서 재확인된 강제 실시 같은 공중보건상의 유연성은 업계에 대한 상시 의무가 아니라 국가별로 사안에 따라 적용하는 예외로 남겨 둔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실제로 백신 생산에 대한 TRIPS 면제를 이끌어 냈고, 이는 2022년 6월 WTO 제12차 각료회의에서 채택됐다. 하지만 2년간의 반대 끝에 어렵게 얻어 낸 부분적 양보에 그쳤다.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코로나 관련 지식재산권의 포괄적 면제를 처음 제안한 것은 2020년 10월이었다. 미국, 유럽연합, 영국, 스위스가 반대했다. 미국은 2021년 5월 입장을 바꿨고, EU는 1년을 더 버텼다. 최종 문안은 백신 생산만 다루고 진단기기와 치료제는 제외했으며, 처음 제안된 것보다 훨씬 좁았다. 그런데도 제약 업계는 이를 규탄했다. 업계의 국제 연합체인 IFPMA는 “깊은 실망”을 표하며 이 결정을 “빈 껍데기”라고 깎아내렸다. 소외 질환 연구개발 의무화는 같은 반대에 부딪힌다. 더 조직적이고 자원도 더 많은 반대이며, 코로나 규모의 비상사태라는 정치적 명분조차 없다.

둘째 메커니즘은 대규모 공공 보조다. 정부가 공공 기관을 통해 백신 개발에 직접 돈을 대고, 그 결과로 나온 지식재산권을 소유하며, 민간 투자 수익이 아니라 접근성을 기준으로 값을 매긴 공공재로서 백신을 생산하는 것이다.

여기에 근접한 프로그램은 단 하나였다. 그것도 공공 기관이 아니라 민간 기업을 통해, 그 비용을 치를 정치적 의지가 생겨난 조건에서 진행됐다.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미국 정부 자금 약 180억 달러를 투입했다.

정부는 임상시험 위험의 상당 부분을 떠안고, 대부분의 협력사에 대해 개발과 후기 임상시험 비용을 직접 댔다. 모더나,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존슨앤드존슨,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등과 수억 도스 분량의 계약을 맺었는데, 이는 그 백신들 가운데 어느 것도 인체에서 효능을 입증하기 전이었다. 대부분의 경우 끝내 효과가 없을지도 모를 제품에 사실상 선불을 치른 셈이고, 그 덕분에 임상 개발과 나란히 제조 역량을 구축할 수 있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는 개발 자금을 받지 않았고, 사용 승인 뒤 납품할 때에만 대금을 받기로 되어 있었다. 실망스러운 결과에도 돈을 치렀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끝내 미국의 사용 승인을 받지 못했고, 노바백스의 일정은 밀렸으며, 아예 쓰이지 않은 백신도 있었다. 바이러스가 확인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2020년 12월에 두 백신이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고, 이로써 초고속 작전은 큰 차이로 역사상 가장 빠른 백신 개발 프로그램이 되었다.

그런 규모의 공공 자금이 투입된 질병은 정확히 하나뿐이다. 더 작은 사례들은 있다. 에르베보 자체도 캐나다 정부 연구소에서 시작되었고, 머크의 자체 지출과 함께 미국 국방부와 BARDA의 지원을 받아 허가까지 이르렀다. 코로나19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에서 그 나라 정치인들이 재선을 앞두고 직접적인 선거 압박을 받을 만큼 많은 사람을 죽였다. 이 병은 예산과 대응할 정치적 동기를 모두 가진 정부, 자국민의 죽음에 대해 투표함 앞에서 책임을 지는 정부의 국민을 위협했다. 같은 규제 인프라, 긴급 조달 권한, 신속 승인 경로, 공중보건 기관은 지금도 존재하며, 분디부교, 라사열, 니파, 크리미안콩고출혈열, 리프트밸리열로 방향을 돌릴 수 있다. WHO의 우선순위 목록은 수년 동안 공개되고, 갱신되고, 세계 보건 정책 논의에서 인용되어 왔다. 위험에 관한 정보도, 개발 모델도 이미 있었다.

빠져 있던 것은 정치적 동기이며, 그것은 위협받는 주민에게 그 유행을 비상사태로 다룰 예산과 선거상의 유인을 모두 가진 정부가 있느냐에 따라 움직인다.

콩고민주공화국에는 그런 지렛대가 없다. 우간다에는 일부만 있다. 분디부교가 환자의 30~50%를 죽이는 나라들의 정부에는 주로 자국민을 위협하는 질병을 위해 초고속 작전 같은 사업을 벌일 재정 역량이 없다. 그리고 그런 역량을 가진 정부들(G7, 주요 양자 공여국, 다자 기구)에는 코로나19 때 보여 준 것과 같은 긴박함으로 행동하라고 압박하는 유권자층이 없다.

코로나19에 쓴 돈과 WHO가 지목한 나머지 일곱 개 비상 우선순위 질병군에 쓴 돈 사이의 격차는 일관된 양상을 따른다. 전례 없는 속도로 코로나 백신에 자금을 댄 바로 그 기관들이, CEPI에 목표액만큼 자금을 대 달라는 요청을 거듭 받고서 거듭 모자란 금액을 내놓았다. 코로나가 보여 주었듯 정치 체제는 팬데믹 위험에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팬데믹 위험”이란, 자원과 정치적 유인을 갖고서 자국민을 비상 대응의 대상으로 여기는 정부를 둔 주민들에게 닥치는 위험을 뜻한다. 분디부교, 라사열, 니파가 덮치는 주민들의 정부에는 대개 그 조합이 없다.

비상사태 2주째인 2026년 6월 1일, CEPI는 2007년부터 알려진 바이러스에 대해 분디부교 후보 백신 세 가지에 최대 6,200만 달러를 약정했다. 그 첫 라운드를 다 합쳐도 업계의 자본화 평균으로 따진 완전한 개발 프로그램 하나에 드는 예상 비용의 약 7%다.

미국은 초고속 작전에 180억 달러를 모았다. 분디부교, 라사열, 니파, 또는 WHO 자신의 우선순위 목록에 오른 다른 병원체들을 위해서는 워싱턴이든 다른 누구든 그에 견줄 만한 것을 모은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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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열대질환 –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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