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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2월 23일. 바로 그날 아르헨티나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한 아돌포 로드리게스 사아는 상하원 합동회의 연단에 서서 당시로서는 역사상 최대 규모였던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800억 달러가 넘는 국채의 원리금 지급을 즉시 중단한다는 것이었다.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아르헨티나는 현대사에서 손꼽히는 최악의 붕괴 속으로 들어서려던 참이었다. 통화 평가절하, 얼어붙은 은행 시스템, 대규모 빈곤화가 기다리고 있었다. 몇 달 만에 노동인구의 5분의 1 이상이 일자리를 잃고 국민의 절반 이상이 빈곤선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그 박수는 안도로 읽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 그 뒤에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 눈에 보이던 3년간의 긴축이 있었고, 2001년 말에는 이미 갚을 수 없게 된 채무의 원리금 상환이 있었다. 막대한 인간적 대가를 치르며 유지해 온 허구였다.

로드리게스 사아가 입을 열었을 때 재앙은 이미 진행 중이었고, 그의 선언은 빚을 갚을 수 있다는 시늉을 끝냈다. 더 어려운 질문은 정부와 채권자들이 왜 그런 시늉을 그토록 오래 이어 가느냐는 것이다.

디폴트란 무엇인가

국가 디폴트란 정부 부채의 원리금을 정해진 기한에 갚지 못하는 것이다. 이 정의가 포괄하는 범위는 넓다. 행정 착오로 30일간 지급이 밀린 경우부터, 정부가 누구에게도, 앞으로도 영원히 한 푼도 갚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완전한 채무 거부까지가 모두 여기에 들어간다. 양쪽에 같은 단어가 쓰인다는 사실은 이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그토록 자주 엇나가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그 사이에는 채권자가 액면가보다 적은 금액을 받아들이는 헤어컷(원금 삭감), 상환 시점을 뒤로 미루는 만기 연장, 금리 인하, 그리고 이 셋의 조합이 있다. 이것이 채무재조정이다. 채무재조정은 정부가 지급을 놓치기 전에 자발적으로 나서는 경우처럼 공식 디폴트에 앞설 수도 있고, 해결 과정의 일부로 디폴트 뒤에 올 수도 있다. 거의 모든 채권자의 참여를 끌어낼 수도 있고, 분쟁으로 번져 홀드아웃 채권자들이 자신들이 고른 관할권에서 수년간 소송을 벌이는 사태가 될 수도 있다.

개별 위기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세 가지 구분이 좌우한다. 첫째는 통화다. 디폴트를 낸 나라가 자국 통화를 가지고 있는가, 아니면 통화동맹에 속해 있는가?

통화 주권이 있는 나라는 평가절하를 할 수 있다. 수입품 가격은 곧바로 오르지만, 수출 경쟁력은 결국 회복되고 자국 통화 표시 부채의 실질 가치는 줄어든다. 통화동맹에 속한 나라는 평가절하를 할 수 없다. 모든 조정은 임금과 물가, 고용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아이슬란드는 3년 안에 다시 성장하기 시작했지만 그리스는 위기가 시작된 지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위기 이전의 1인당 산출을 되찾지 못했는데, 이 구조적 비대칭이 그 차이를 상당 부분 설명해 준다. 물론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그리스는 위기 내내 고정환율을 유지한 다른 나라들 대부분보다도 훨씬 나쁜 성적을 거뒀는데, 막대한 공공부채와 대외부채를 짊어진 채 불황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둘째는 법이다. 부채가 국내법에 따라 발행되었는가, 외국법에 따라 발행되었는가? 뉴욕주법이나 영국법에 따라 발행된 채권은 재조정을 거부하는 채권자라면 누구든 그 관할권에서 소송을 걸 수 있다. 디폴트가 난 채권을 액면가의 몇 분의 일 가격에 사들인 헤지펀드도 마찬가지다. 홀드아웃 전략을 실행 가능하고 큰 수익을 내는 전략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이 법적 기반이며, 아르헨티나는 15년에 걸친 미국 법정 소송을 통해 그 사실을 깨닫게 된다.

셋째는 익스포저다. 국내 은행들이 국채를 얼마나 많이 떠안고 있는가? 은행들이 국채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다면 국가 디폴트는 동시에 은행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 손실이 은행을 지급불능 쪽으로 밀어붙이고, 신용이 위축되고, 산출이 줄어든다. 국가와 은행 사이의 이 되먹임, 이른바 국가-은행 파멸의 고리는 디폴트가 실물경제에 가장 심각한 2차 피해를 입히는 주된 경로다.

디폴트라는 단어는 최악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경향이 있다. 완전한 채무 거부와 자본시장에서의 영구 퇴출이다. 실제로 이 단어가 가리키는 것은 하나의 연속체다. 위기가 그 연속체의 어디에 떨어지느냐는 한 나라가 디폴트를 내느냐 마느냐보다, 언제, 어떤 통화적·제도적 조건에서, 그리고 과정을 규율하는 틀이 있다면 어떤 틀 아래에서 내느냐에 더 크게 좌우된다.

세 위기, 세 운명

아르헨티나부터 보자. 2001년 12월의 디폴트는 IMF가 지원한 3년간의 긴축이 성장을 되살리지도, 부채 동학을 안정시키지도 못한 끝에 찾아왔다. 경제는 1998년부터 줄곧 쪼그라들고 있었다.

2002년 침체가 바닥을 쳤을 무렵 1인당 산출은 약 5분의 1 감소한 상태였다. 페소는 1991년부터 달러와 1대 1로 고정되어 있었다. 이 약속은 갈수록 가혹해지는 재정 긴축으로 유지되었고, 그동안 고평가된 페소는 수출 경쟁력을 갉아먹었으며 외환보유액은 빠져나갔다. 2001년 12월이 되자 빚은 갚을 수 없는 수준이 되었다. 고정환율은 2002년 1월 초까지밖에 버티지 못했다. 고정환율이 폐기되자 페소 가치는 3월 말까지 달러당 3페소 이상으로 떨어졌다. 실업률은 최고 21%를 넘었고, 빈곤율은 57%를 넘어섰다.

국제 자본시장은 아르헨티나에 문을 닫았고, 아르헨티나라는 이름은 국가 디폴트의 대명사가 되었다. 2005년과 2010년의 채무 교환에는 대상 채권자의 91% 이상이 참여했다.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재조정은 분쟁과 소송으로 얼룩졌고, 2014년에는 미국 법원이 거래를 거부한 홀드아웃 채권자들에게도 함께 지급하지 않는 한 재조정 채권 보유자에게 지급할 수 없도록 아르헨티나를 막으면서 기술적 디폴트가 발생했다. 아르헨티나가 국제 채권시장에 복귀한 것은 홀드아웃 채권자들과 합의한 뒤인 2016년에 와서였다. 2020년 아르헨티나는 아홉 번째로 다시 디폴트를 냈고, 650억 달러 규모의 외국법 준거 채권을 재조정하고, 국내법 준거 달러 부채의 병행 교환과 합쳐 2020~2030년에 갚아야 할 금액을 약 380억 달러 줄였다. 디폴트라는 단어가 암시하는 영구 추방은 끝내 오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계속 돈을 빌렸고, 계속 디폴트를 냈다.

아이슬란드는 대조군이다. 그곳에서 일어난 일은 국가 디폴트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무너졌지만 정부는 계속 빚을 갚았다.

2008년 10월, 아이슬란드의 3대 은행인 카우프싱, 란즈방키, 글리트니르가 단 일주일 사이에 쓰러졌다. 세 은행의 자산을 합치면 아이슬란드 GDP의 거의 9배에 달했다. 경제 규모 대비로는 기록된 역사상 가장 큰 은행 붕괴였다. 그해 가을 대부분의 정부가 자국 최대 은행들을 구제했지만, 아이슬란드 정부는 은행들이 쓰러지도록 내버려 두었다. 각 은행은 예금과 국내 주택담보대출을 넘겨받은 국내용 “새” 은행과, 국경을 넘는 부채를 물려받아 법정관리에 들어간 해외 채권자용 “옛” 법인으로 쪼개졌다. 옛 은행들의 해외 채권 보유자와 기타 채권자들이 손실을 떠안았다. 아이슬란드 국가 자체의 채무에는 손이 닿지 않았다. 정부가 은행들의 해외 부채를 보증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국가는 무거운 대가를 치렀다. 국내 예금을 보호하고, 중앙은행 자본을 확충하고, 경기 침체를 견뎌 내는 사이 정부 총부채는 GDP의 29%에서 IMF가 전망한 109%를 향해 치솟았다. 하지만 국가는 단 한 번도 지급을 놓치지 않았다.

이를 아일랜드와 비교해 보자. 아일랜드는 2008년 9월 말 6대 은행의 부채 거의 전부를 보증하는 전면 지급보증을 발표했다. 그 약속 때문에 국가는 결국 은행들에 약 670억 유로를 쏟아부었고, 매각 대금과 수익, 자금 조달 비용까지 따진 2021년 말 기준 추산으로 순비용은 약 460억 유로에 이르렀다. 그 약속은 은행 위기를 국가 부채 위기로 바꿔 놓았고, 이 위기는 이후 10년간 아일랜드 재정정책을 규정하게 된다. 아이슬란드는 은행들을 쓰러지게 두고 국가의 지급능력을 지켰다. 아일랜드는 민간 은행의 손실을 공공부채로 흡수했고, 그 결정의 값을 치르느라 여러 해를 보냈다.

아이슬란드는 그해 11월 IMF의 대기성 차관 협약을 받아들였고, 크로나 가치가 절반 넘게 떨어진 뒤 자본 통제를 도입했다. GDP는 고점에서 저점까지 약 10% 줄었다. 3%를 밑돌던 실업률은 7%를 넘어섰다. 아이슬란드는 2011년에 이미 성장세로 돌아섰지만, 떠안은 은행 부채에 짓눌린 아일랜드는 미약한 성장에 그쳤고 2013년에도 실업률이 14%에 육박했다. 아이슬란드는 2016년까지 위기 이전의 1인당 산출 정점을 회복했다.

이 메커니즘은 아이슬란드가 위기를 잘 관리했든 못 했든 성립한다. 민간 은행의 손실을 공공부채로 흡수하기를 거부하는 정부는 그 손실을 자기 장부 밖에 둘 수 있고, 그만큼 자신의 지급능력을 지키기가 훨씬 쉬워진다. 위기가 얼마나 심각해지느냐는 은행 손실을 누구에게 지우느냐에 일부 달려 있다. 공공부채를 통해 국민에게 지우느냐, 애초에 위험을 감수한 민간 투자자에게 지우느냐다.

다음은 가장 어려운 사례인 그리스다. 2년 동안 디폴트를 거부하다가 결국 디폴트를 냈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2010년부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유럽중앙은행(ECB), IMF로 이뤄진 트로이카의 조건을 받아들였고, 이 조건 아래서 공식 디폴트를 피하는 것이 첫 번째 구제금융의 명시적인 구심점이 되었다.

1인당 산출은 고점에서 저점까지 4분의 1 넘게 줄었다. 대공황기 미국에 견줄 만한 규모의 감소였지만 그 양상은 달랐다. 미국 경제는 4년 만에 바닥을 찍은 뒤, 1937~1938년의 급격한 재침체에도 불구하고 성장했다. 그리스는 바닥에 이르기까지 6년이 걸렸고, 2025년에도 1인당 산출이 2007년 정점보다 9% 가까이 낮았다.

민간 부문 채무 교환은 결국 2012년에 이뤄졌다. 약 2000억 유로 규모 채권의 액면가를 절반 넘게 깎은, 역사상 최대의 국가 채무재조정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프로그램이 시작된 지 2년이 지나서야 나왔다. IMF 자체 평가팀은 훗날 이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성장 전망 위에, 그리고 채무재조정 없이 대출을 진행할 수 있도록 특별히 만들어져 IMF 집행이사회의 승인을 받은 규칙 변경 위에 세워졌다고 판정했다. 2010년에 이뤄졌어야 할 재조정은 2년간 공황 수준의 수축을 거친 뒤 2012년에야 이뤄졌고, 성공으로 포장되었다. 파생상품 업계의 심판 격인 국제스와프파생상품협회(ISDA)는 이를 신용 사건으로 판정했다. 정치적 어휘만 빼면 모든 면에서 디폴트라는 뜻이다. 그리고 2015년 6월 그리스는 IMF에 갚아야 할 15억 유로를 연체했다.

아르헨티나의 공식 디폴트는 실제 재앙을 낳았지만 살아남을 수 있는 재앙이었다. 채권자를 보호하려고 미뤄진 그리스의 디폴트는 공황 규모의 피해를 낳았고, 그 피해는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완전히 복구되지 않았다. 디폴트를 내지 않은 아이슬란드는 급격하지만 짧은 수축을 겪은 뒤 완전히 회복했다. 이 차이의 상당 부분은 통화 주권, 제도적 구조,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도록 허용된 시점을 따라간다.

2012년 그리스 PSI

2012년의 민간 부문 참여(PSI)는 민간 보유 채권에 53.5%의 명목 헤어컷을 부과했다. 그리스는 입법을 통해 국내법 채권에 집단행동조항을 소급해 넣었고, 이를 이용해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국내법 채권 보유자 약 14%를 구속했다. 마지막 외국법 채권까지 정리되자 전체 참여율은 약 97%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 교환은 민간 채권자를 공적 부문 채무(ECB 보유분, EU 양자 대출, IMF 자금)보다 후순위로 밀어냈고, 공적 부문 채무는 전혀 손대지 않은 채 남았다.

세 가지 경로

아이슬란드는 8년 안에 위기 이전의 생활수준을 되찾았다. 그리스는 아직도 거기에 이르지 못했다. 세 사례가 왜 갈라졌는지 이해하려면 “디폴트”, “구제금융”, “프로그램” 같은 꼬리표 너머를 보고, 국가의 채무 위기가 실물경제에 피해를 입히는 세 가지 메커니즘을 살펴야 한다. 세 메커니즘은 사례마다 다르게 작동했고, 그 차이가 결과의 상당 부분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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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은행 시스템이다. 대부분 나라의 규제는 은행이 자국 통화로 발행된 자국 국채를 무위험 자산으로 취급하도록 허용한다. 위험가중 자본 규칙에서 이런 국채의 위험가중치는 0이다. 정부는 언제나 빚을 갚는다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합리적으로 반응해 국채를 잔뜩 사들인다. 국채는 현금보다 수익률이 높으면서도 위험에 따른 자본 완충이 필요 없다. 정부가 디폴트를 내면, 국채를 대량으로 보유한 은행들은 한꺼번에 지급불능 쪽으로 내몰릴 수 있다. 신용이 위축된다. 기업은 급여를 줄 돈을 빌리지 못한다. 가계는 지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다. 산출이 줄어든다. 이것이 파멸의 고리다. 아이슬란드에서 은행들이 보유한 것은 국채가 아니라 민간 부문 자산이었다. 은행 붕괴가 국가의 지급불능에서 촉발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고리는 맞물리지 않았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은행 시스템이 주로 달러로 굴러갔고 달러 표시 국채에 크게 노출되어 있었다. 예금은 디폴트 몇 주 전에 이미 동결되었고, 디폴트와 뒤이은 달러 잔고의 강제 페소 전환은 은행들을 불구로 만들었다. 그리스에서는 파멸의 고리가 2012년 교환 이전부터 느린 속도로 돌아가고 있었다. 2011년 중반이면 그리스 은행들의 대차대조표가 손상된 것이 눈에 보였고, 2010년부터 진행된 느린 뱅크런은 공식 재조정 이후가 아니라 이전에 찾아왔다.

다음은 환율이다. 국가 채무 위기는 거의 언제나 자본 도피를 부른다. 투자자들이 위기 전이나 위기 중에 돈을 빼내면 자국 통화 수요가 줄고 통화 가치가 떨어진다. 수입품 가격이 오르고, 외화 표시 채무는 자국 통화로 따져 갚기가 더 어려워진다. 아르헨티나의 2002년 1월 평가절하로 페소 가치는 3월 말까지 달러 대비 기존 등가의 3분의 1 아래로 떨어졌는데, 그대로 두었다면 달러 표시 민간 부채는 순식간에 갚을 수 없는 빚이 되었을 것이다. 정부의 해법은 “비대칭 페소화”였다. 달러 대출은 예전의 1대 1 환율로, 달러 예금은 1.4페소에 물가연동을 더한 환율로 페소로 전환했는데, 둘 다 시장환율보다 훨씬 낮았다. 이 조치는 막대한 손실을 차입자에게서 예금자와 은행으로, 그리고 보상 채권을 통해 은행에서 납세자에게로 옮겨 놓음으로써만 대량 파산을 막았다. 통화 주권이 있는 나라에 평가절하는 고통스럽지만 경제에 조정의 길을 열어 준다. 상대가격이 내려가면 수출 경쟁력이 높아지고, 뒤따르는 인플레이션이 자국 통화 표시 부채의 실질 가치를 줄인다. 유로존의 그리스에게 평가절하는 불가능했다. 조정의 부담은 전부 임금과 연금, 고용에 떨어졌다. 그리스의 조정이 아이슬란드보다 훨씬 오래 걸리고 훨씬 큰 비용을 치른 데는 이 비대칭이 큰 몫을 했다.

세 번째 경로는 시장 접근이다. 대부분의 정부는 구조적 적자를 낸다. 세금으로 걷는 것보다 많이 쓰고, 그 차이를 새 국채 발행으로 메운다.

디폴트는 적어도 해외 대출기관 쪽으로는 그 문을 대부분 닫는다. 이자 지급 전부터 이미 걷는 것보다 많이 쓰는 기초재정적자 상태였다면, 그 나라는 주로 공적 대출기관과 현금 보유고, 국내 채권시장이 내주는 만큼의 완충을 안은 채 빠르게 기초재정수지 균형으로 옮겨 가야 한다. 경기 침체 한가운데서 지출을 깎거나 세금을 급격히 올려야 한다는 뜻이다. 경제에 정반대의 처방이 필요한 바로 그때다. 이런 경기순응적 긴축은 침체를 깊게 하고 세원을 줄이며, 시간이 갈수록 근본적인 재정 조정을 더 어렵게 만든다. 얼마나 빨리 고통이 닥치느냐는 부채 만기에 달려 있다. 만기가 긴 채권을 가진 나라는 더 오래 버틸 수 있다. 하지만 방향은 언제나 같다.

은행이 무너지고, 통화가 추락하고, 신규 차입이 막히는 식으로 세 경로가 한꺼번에 작동하면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아이슬란드처럼 통화 주권을 유지하고 은행 부문의 노출을 제한한 나라에서는 경로들이 다르게 맞물리고, 피해에도 한계가 있다. 그리스가 유로존 체제 안에서 그랬듯 통화 주권을 내주고 은행 부문이 국채를 잔뜩 떠안도록 내버려 둔 나라에서는 경로들이 서로를 증폭시키고, 피해는 통제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이런 메커니즘은 재무부와 다자기구, 채권 은행들에서는 기본 상식에 속한다. 그러니 같은 결과가 위기마다 되풀이될 때 무지를 탓하기는 어렵다.

설계된 파멸의 고리

바젤 규칙을 적용하는 유럽의 은행 규제는 지금도 유로로 표시되고 유로로 조달된 유로존 국채에 위험가중치 0을 부여한다. 그래서 은행은 유로존 국채에 대해 위험에 따른 자본을 전혀 쌓을 필요가 없다. 이 문제는 2012년 유로존 위기 때 구조적 문제로 지목되었다. 재정 압박을 받던 나라의 은행들이 국채를 과도하게 많이 보유하고 있었는데, 위험가중치 0이 국채 집중을 부추겼기 때문이다. 개혁안은 주기적으로 제기되었다. 2017년 12월 바젤위원회의 검토는 합의 없이 끝났다. 위원회는 토론 문서를 내놓았지만 그것을 공개 협의에 부치지조차 않기로 했고, 규칙은 그대로 남았다. 결과는 직접적이다. 현행 규칙 아래에서는 유로존에서 심각한 국가 채무 위기가 일어나면 무엇이든 은행 위기로 번질 위험이 있고, 규칙을 정하는 이들은 지금까지 그 설계를 유지하는 쪽을 택해 왔다.

지연의 정치경제학

국가 채무 위기의 피해가 이만큼 예측 가능하다면, 물어야 할 질문은 관련 당사자들이 왜 그토록 한결같이 피해가 불어나도록 내버려 두느냐는 것이다.

국가의 지급불능을 인정하는 데 따르는 정치적 비용은 크고 즉각적이다. 지연의 비용은 흩어져 있고 천천히 온다. 빚을 갚을 수 없다고 발표하는 정부는 곧바로 정치적 타격을 입는다. 전임자들이 부채 경로에 대해 거짓말을 했고, 부채는 지속 불가능하며, 채권자들이 오도되었다고 시인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 시인을 해야 하는 장관들은 대개 그것을 막는 데 자신의 신뢰를 걸어 온 사람들이고, 그래서 그들에게는 미룰 이유가 차고 넘친다.

마침내 채무재조정이 이뤄진다 해도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일은 드물다. 지난 한 세기의 국가 디폴트를 통틀어 보면, 디폴트가 오래 유지되는 방식으로 정리되기까지 평균 두 차례의 재조정이 필요했다. 첫 번째 합의는 너무 작은 경우가 많아 다시 해야 한다.

이것이 이른바 “연장하고 모른 척하기(extend and pretend)”라는 패턴이다. 채권자들은 대차대조표에 손실을 인식하지 않으려고 대출 만기를 계속 연장해 주고, 정부는 시인의 정치적 비용을 미루려고 계속 돈을 빌린다. 다자기구들은 숫자가 맞지 않을 때조차 당장의 무질서한 붕괴를 막으려고 긴급 프로그램을 연장한다. 그런 디폴트는 채권국에서 정치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사이 구멍은 커지고, 결국 치러야 할 청산의 비용은 불어난다. 그 비용은 애초의 차입에 아무런 발언권도 없었던 국민에게 떨어지고, 연장을 선택한 기관들은 그 비용을 자기 대차대조표 밖에 둔다.

그리스는 교과서적 사례다. 2010년 트로이카 프로그램은 명시적으로 채무재조정을 피하도록 설계되었다. IMF 직원들조차 그리스 부채가 높은 확률로 지속 가능하다고 판단할 수 없었는데도 그랬다. 그 정도 규모의 대출이라면 IMF 규칙상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기준이었다. 동기는 은행이었다. 유럽 은행들은 그리스 국채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었고, 2010년에 헤어컷을 했다면 유럽 각국 정부가 비용을 대서 그 은행들의 자본을 확충해야 했을 것이다. IMF 자체 평가팀은 훗날 IMF가 채무재조정 없이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예외적 접근 체계를 고쳐 썼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바로 그 대출을 승인한 이사회 결정 안에 새로운 “시스템적 예외” 조항을 끼워 넣었던 것이다. 평가팀은 이 결정이 처리된 방식이 IMF가 “유로 지역에 부당하게 유리한 대우”를 하고 있다는 대중의 인식을 키웠다고 지적한다. 관료적 언어를 평이하게 읽으면, IMF가 유로존 채권국 정부들의 선호에 맞추려고 자신의 규칙을 구부렸다는 뜻이다.

유럽 은행들은 그 사이의 2년을 그리스 국채 익스포저를 줄이는 데 썼다. 2012년에 떨어진 손실은 민간 채권 보유자와 그리스 국내 기관들에 돌아갔다. 바닥에서 그리스의 실업률은 25%를 넘었고, 2025년에도 1인당 산출은 2007년 정점에 못 미쳤다. 일할 나이의 그리스인 한 세대가 일자리를 찾아 나라를 떠났다.

채권자, 그리고 잘못된 유인의 구조

이런 위기에서 채권자의 행동을 지배하는 비대칭은 단순하다. 고수익 국채에 돈을 빌려줘서 얻는 이익은 사적으로 귀속되지만, 무질서한 디폴트에 따르는 손실의 상당 부분은 사회화된다. 주요 채무국이 위기에 다가가면 다자기구와 채권국 정부들이 개입한다. 전염이 자국에서 정치적으로 용납될 수 없기 때문이다. 높은 수익률에 돈을 빌려주었다가 이제 손실을 마주한 민간 채권자는, 기존 부채의 원리금을 대신 갚아 위기 기간 동안 채권자를 온전하게 지켜 주는 공적 부문 대출과, 민간 채권자의 회수를 우선하는 구제금융 장치가 어떤 식으로든 뒤섞여 나오기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니 대출기관들에게는 높은 수익률에 돈을 빌려주고 일이 잘못되면 개입을 기대할 이유가 충분하다.

홀드아웃 문제는 이를 더 악화시킨다. 폴 싱어의 엘리엇 매니지먼트 자회사인 NML 캐피털은 디폴트가 난 아르헨티나 채권을 유통시장에서 헐값에 사들였다. 아우렐리우스 캐피털 매니지먼트도 그랬다. 두 회사는 대상 채권자의 91% 이상이 받아들인 아르헨티나의 2005년과 2010년 채무 교환을 모두 거부하고, 대신 미국 연방법원에서 파리 파수(pari passu, 동등 대우) 조항을 근거로 소송을 걸었다. 아르헨티나가 재조정 채권 보유자에게 지급하려면 동시에 같은 비율로 홀드아웃 채권자에게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의 토머스 그리사 판사는 2012년 2월 이 주장을 받아들였고, 제2순회항소법원은 그해 10월 판결을 유지했다. 아르헨티나는 어떤 조건도 받아들이지 않은 홀드아웃 채권자에게 동시에 지급하지 않고서는 재조정 채무를 상환할 수 없게 되었다. 2014년 아르헨티나는 교환 채권 보유자에게 갚을 돈이 있었는데도 새로운 기술적 디폴트로 내몰렸다. 뉴욕 법원들이 홀드아웃 채권자에게도 함께 지급하지 않고 그렇게 하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했기 때문이다.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최종 합의에서 약 24억 달러를 받아 냈다. NML 캐피털이 부실 채권에 치른 값의 대략 10~15배였다.

예전 문구가 들어간 채권을 뉴욕주법에 따라 발행했고, 그 관할권의 법원이 “동등 대우” 조항을 문언 그대로 해석해 집행하는 나라라면 질서 있는 채무재조정은 매우 어려워진다. 채권자의 90% 이상이 받아들인 합의라도, 거부를 택한 소수가 10년 동안 소송으로 묶어 두고 그에 따른 지급을 동결시킬 수 있다.

집단행동조항(CAC)은 계약을 통한 대응이었다. 2003년 이후 CAC는 국채 계약의 표준이 되었고, 일정 비율 이상, 보통 75%의 다수가 홀드아웃 소수를 구속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고전적 CAC는 채권 시리즈별로 투표를 했기 때문에, 홀드아웃 채권자가 한 발행분의 4분의 1만 사들여도 합의를 막을 수 있었다. 우루과이를 비롯한 몇몇 발행국은 여러 시리즈의 표를 합산하는 조항을 추가했지만, 이 경우에도 각 시리즈 안에서 다수의 찬성이 따로 필요했다. 2014년부터는 더 강력한 “단일 투표(single-limb)” 방식이 도입되어, 모든 보유자에게 같은 조건이 제시되는 한 전체 시리즈를 아우르는 한 번의 75% 투표로 모든 보유자를 구속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방식은 해당 조항이 들어간 채권에만 적용되므로, 기존에 발행된 채권에는 여전히 홀드아웃의 여지가 남아 있다. 2014년부터 함께 권장된, 문구를 고친 파리 파수 조항은 아르헨티나를 옭아맸던 동등 지급 해석을 배제한다. 이 조항들 가운데 어느 것도 정부 쪽의 연장하고 모른 척하기 역학, 은행 쪽의 파멸의 고리, 환율 경로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없는 틀, 그리고 그것이 없는 이유

기업 도산에 체계적인 정리 절차가 있는 것은 자산을 먼저 차지하려는 채권자들의 경쟁, 그 아수라장 속에서 파괴되는 가치, 금융 시스템 전체로 퍼지는 전염이 결국 용납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파산법 11장(챕터 11)은 신청과 동시에 자동 중지 효력을 발생시킨다. 회생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제한적인 예외를 빼면 기존 채권의 추심과 집행이 동결되어, 무질서한 파산을 그토록 파괴적으로 만드는 자산 쟁탈전을 막는다. 우선순위 규칙은 서로 다른 부류의 채권자들이 변제받는 순서를 정한다. 강제인가(cram-down) 조항은 회생계획이 반대하는 채권자 부류를 공정하게 대우하는 한, 그 부류가 반대하더라도 법원이 계획을 인가할 수 있게 한다. 이 장치는 작동하고, 그 덕분에 기업 도산은 규모가 크더라도 관리 가능하다.

국가에는 그런 것이 전혀 없다. 국가채무재조정체제(SDRM)는 그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만들려는 진지한 시도였다.

당시 IMF 수석부총재였던 앤 크루거는 2001년 11월 말, 부에노스아이레스가 지급을 멈추기 4주 전에 이를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디폴트를 향해 미끄러지던 아르헨티나가 제도 공백의 부조리를 더는 외면할 수 없게 만들던 때였다. 크루거가 처음 구상한 SDRM은 IMF 체제 안에 준사법적 절차를 만드는 것이었다.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채권자 소송을 법적으로 중지시키는 장치, 모든 채권 시리즈에 걸쳐 홀드아웃 채권자를 구속하는 가중다수결 투표 장치, 정해진 일정과 채권자 서열에 따른 체계적 협상이 그 내용이었다. 이후 초안에서 이 중지 장치는 채권자들이 직접 투표로 결정하는 좁은 보호 장치로 축소되었다.

2003년에 이르러 SDRM은 폐기되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반대했다. 미국 정부는 계약적 해법, 구체적으로는 집단행동조항을 선호했다. 재량을 시장 참여자에게 남겨 두고, 미국 법원이 국가 채무 분쟁의 판정자로서 기존 역할을 유지하게 하는 해법이었다.

대형 신흥시장 채무국들은 IMF의 판정을 제도화하면 자국 경제정책에 대한 IMF의 정치적 권력이 굳어질 것이라며 반대했다. 그들로서는 받아들일 생각이 전혀 없는 방식이었다. 민간 채권자들은 홀드아웃 전략이 사라질 것이라며 반대했다. 크루거의 제안은 성공하려면 필요했을 거의 모든 이해관계자의 손에 죽었다.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채권 계약의 CAC, 나중에 그리스를 위해 다시 구부러진 IMF의 개정 예외적 접근 정책, 그리고 2020년부터 시행된 G20 채무 처리 공동프레임워크다. 공동프레임워크는 G20의 2020년 채무상환 유예 대상이었던 저소득 국가들에만 적용된다. 각각 2020년과 2022년 12월에 디폴트를 낸 잠비아와 가나는 이 틀 아래서 주요 재조정 합의를 맺기까지 여러 해가 걸렸다. 2022년 4월 지급을 중단하고 이듬달 사상 첫 디폴트에 빠진 스리랑카는 대상이 아니었다. 그래서 스리랑카는 공동프레임워크 밖에서 재조정을 진행해, 2024년에 프랑스·인도·일본이 공동 의장을 맡은 공적 채권자 위원회, 중국수출입은행, 채권 보유자들과 주요 합의를 마무리했다.

공동프레임워크는 구조상 느릴 수밖에 없다. 잠비아의 최대 양자 채권국이자 가나의 주요 채권국인 중국은 두 나라의 공적 채권자 위원회에서 프랑스와 함께 공동 의장을 맡았지만, 파리클럽과 그 규칙 바깥에 있다. 채권 보유자들이 비슷한 수준의 경감을 제시하고 있는지를 둘러싼 논쟁으로 잠비아의 합의는 몇 달 동안 지연되었다. 유인이 서로 다른 파리클럽 채권국, 중국, 민간 채권 보유자를 서로 다른 법적 관할권에 걸쳐, 구속력 있는 일정도 강제인가 장치도 없이 조율하다 보면 수년의 지연이 생긴다. 그리고 이 체제를 만든 당사자들은 양자 간 재량에서 이익을 얻고 있으며, 그 재량을 지키는 쪽을 택해 왔다.

크루거의 원래 설계는 이미 더 나은 체제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었다. 법적 중지, 가중다수결을 통한 홀드아웃 구속, 체계적 일정, 정해진 채권자 서열이다. 그 작동 원리는 알려져 있고, 그에 걸맞은 체제가 생기면 각 부류의 당사자가 무엇을 잃게 될지도 알려져 있다.

미국 법원은 채무재조정이 진행되는 동안 홀드아웃 채권자들이 한 나라의 자산을 쫓도록 허용하는 권한을 잃고, 헤지펀드는 홀드아웃 전략 자체를 잃는다. 유럽 채권국 정부들은 자국 은행들이 익스포저를 줄일 때까지 채무재조정을 미룰 재량을 내려놓아야 하고, IMF는 주요 주주국의 입맛에 맞춰 자신의 접근 규칙을 고칠 수 있는 유연성을 내려놓아야 한다.

G20 공동프레임워크

2020년 11월 출범한 공동프레임워크는 G20 채무상환유예이니셔티브의 대상이었던 73개국, 대부분 저소득국과 중저소득국에만 적용된다. 잠비아는 2020년에 디폴트를 냈고 2024년 6월까지 유로본드 교환을 마쳤지만, 공적 채권자들과의 양자 협정은 2025년까지도 하나씩 서명되고 있었다. 가나는 2022년 12월에 디폴트를 냈고 2024년 10월 유로본드 재조정을 마쳤다. 두 사례 모두에서 주요 양자 채권국이었던 중국은 파리클럽 회원국이 아니며, 중국의 대출 조건을 파리클럽 관행 및 채권 보유자들의 제안과 맞추는 데 두 경우 모두 몇 달이 더 걸렸다. 공동프레임워크 밖에 있던 스리랑카는 2024년에 주요 합의를 맺었고 2025년에 채권자별 이행 협정에 서명했다. 아르헨티나나 그리스 같은 중소득국과 고소득국에는 공동프레임워크에 해당하는 장치가 없다.

2001년 12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그 의사당으로 돌아가 보자. 그 박수가 안도였다면, 박수가 맞이한 것은 아르헨티나가 빚을 갚을 수 있다는 허구를 유지하느라 보낸 3년의 끝이었다.

그 시늉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장관들의 신뢰는 부채 지속 가능성에 달려 있었고, IMF 관리들은 채권국 정부들의 압력을 받고 있었으며, 채권 은행들은 대차대조표상의 익스포저를 줄일 시간이 필요했다. 마침내 허구가 끝났을 때 그 비용의 가장 무거운 몫을 치른 것은 그들 중 누구도 아니었다.

SDRM의 좌절은 하나의 질문에 답을 주었다. 더 나은 체제에 동의해야 할 당사자들에게 그런 체제를 만들 이유가, 제도 공백이 주는 이점을 지킬 이유보다 더 컸느냐는 질문이다. 2003년, 그 답은 ‘아니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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