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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잉글랜드 한 곳에서만 약 35만 호의 주택이 새로 준공됐고, 영국 전체로는 42만 6,000호 가까이 지어졌다. 전후 주택 건설 사업이 정점에 이른 해였다. 자재는 배급제였고 기술은 단순했으며, 나라는 아직 전쟁의 잔해를 치우는 중이었다. 2024~25년 잉글랜드에 새로 늘어난 신축 주택은 약 19만 호다. 인구는 1,200만 명 넘게 늘었는데, 주택 공급은 1968년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친 것이다.
이 격차는 실재한다. 주택을 세는 방식에서 생겨난 착시가 아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달라졌을까?
공급론, 그리고 공급론이 답하지 못하는 질문
표준적인 답은 개발 규제이고, 그 답은 설명이 미치는 범위 안에서는 옳다.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1997년 보통 주택 한 채의 값은 전일제 노동자의 보통 연소득의 약 3.5배였다. 잉글랜드에서 이 배율은 2021년 9.1배로 정점을 찍었고 2025년에도 7.6배에 머물렀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소득 대비 주택 가격이 2026년 초 10년 전보다 4분의 1 높았다. 1990년대 이후 이미 가파르게 오른 데 더해서다. 캐나다는 2004년부터 2024년까지 비교 가능한 자료가 있는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심하게 악화됐다.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이 80% 넘게 나빠진 것이다.
크리스티안 힐버와 바우터 페르뫼런은 모든 규제 제약이 없었다면 1974년부터 2008년까지 잉글랜드의 실질 주택 가격 상승 폭이 약 100%포인트 작았으리라고 추정했다. 실제 상승분의 대략 절반이다. 성장하는 도시에서 공급을 묶으면 가격은 오른다.
공급론이 설명해 주는 것은 분명히 있다. 1968년과 2024~25년 사이의 격차는 어느 정도는 개발 계획 제도의 격차다. 개발을 공공재로 전제한 전후 체제와, 개발을 정당화가 필요한 부담으로 취급한 후대 체제 사이의 격차인 것이다. 잉글랜드의 도시들 둘레에는 그린벨트가 촘촘히 그어졌고, 지금 그린벨트는 국토의 8분의 1을 덮고 있다. 지역 주민의 반대는 법적 구속력을 얻었다. 모든 신청이 정해진 기준을 충족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개별 심사를 거쳐야 하는 잉글랜드 개발 계획 제도의 재량적 성격 탓에, 불허는 손쉬워지고 지연은 일상이 됐다. 힐버와 페르뫼런이 옳다면, 규제 제약이 없었을 경우 1974년부터 2008년까지 잉글랜드 실질 주택 가격 상승분의 절반 가까이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공급 진단만으로는 지금까지의 기록을 설명할 수 없다. 문제가 개발 규제, 즉 주택을 어디에 얼마나 높은 밀도로 지을 수 있는지를 제한하는 규칙이라면 해법은 뻔하다. 더 허용적으로 짓게 하면 된다. 이 해법은 약 40년 동안 뻔했다. 여러 나라에서 여러 정당의 정부가 문제를 짚어 내고, 검토를 의뢰하고, 백서를 내고, 목표를 세웠지만, 결과물은 대체로 그대로였다. 그런데도 문제를 해결한 정부는 하나도 없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에게 이익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누가 공급을 막는가, 그리고 그것이 왜 합리적인가
1947년 도시농촌계획법과 그 후속 법률 위에 세워진 잉글랜드의 개발 계획 제도는 신규 개발에 대한 거부권을 지방 계획위원회에 집중시킨다. 다만 2025년 계획·인프라법으로 이제 장관들은 더 많은 결정을 공무원에게 넘겨 이 거부권을 좁힐 수 있게 됐다. 이 위원회는 선출직 지방의원들로 구성되고, 지방의원들은 지역구 주민에게 책임을 진다. 그리고 주택이 가장 절실하면서도 가장 격렬한 반대에 부딪히는 지역에서, 계획 회의에 참석하고 반대 서한을 쓰고 지방선거에서 투표하는 주민은 주택 소유자들이다.
토론토는 이를 곧바로 검증해 볼 수 있는 사례다. 2009년부터 2020년까지 토론토 시의회 표결에서 주택 소유자 비율이 높은 선거구를 대표하는 의원일수록 대규모 주택 개발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높았고, 그 개발이 자기 선거구 안에 있을 때 특히 그랬다. 2009년부터 2018년까지 토론토의 선거구 전체를 보면, 지역 주택 소유율이 10%포인트 높아지면 제곱킬로미터당 허가 호수가 47호 줄어드는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주택 소유는 의원이 개발에 반대표를 던질지를 가장 강하게 예측하는 변수 가운데 하나였다.
이런 표결 뒤에 있는 셈법은 복잡하지 않다. 40만 파운드짜리 집을 갖고 있고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20만 파운드 남은 가구를 생각해 보자. 이 가구의 순자산은 20만 파운드다. 집값이 10% 떨어지면 이 가구가 노후 대비나 학비, 자녀에게 무언가를 물려주는 데 쓰려고 기대하고 있을지 모를 실질 자산 4만 파운드가 사라진다. 그러니 이 가구에는 집값 하락을 막을 개인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생긴다.
구입권(Right to Buy) 제도는 이 문제를 구조적으로 키운다. 1980년 주택법에 따라 1990년까지 잉글랜드에서만 100만 호 가까운 공영주택이 세입자에게 팔렸고, 그 수는 이후 190만 호를 넘어섰다. 대체 주택 건설이 함께 이루어졌다면 이는 별다른 파장 없이 점유 형태만 바꾸는 데 그쳤을 것이다. 그러나 대체 건설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대체 건설을 막은 제한은 의도된 것이었다.
잉글랜드 지방정부는 1979년 말 약 520만 호의 주택을 소유했다. 지금은 160만 호에 못 미치며, 주택협회 물량까지 합쳐도 사회임대주택 재고는 약 420만 호에 불과하다. 그사이 나라 전체의 주택은 800만 호가 늘었다. 기록을 남긴 지방정부를 기준으로, 구입권으로 팔린 주택 열 채 가운데 네 채가량은 2017년까지 민간 임대인이 세를 놓게 됐으며, 런던에서는 대개 공영주택 임대료의 두 배가 넘는 값을 받는다. 같은 자산이 더 비싸졌고, 공공 보조금은 사적인 몫이 됐다. 공공 보조로 지은 사회 기반시설을 부를 낳는 사적 자산으로 바꾸는 장치로서, 이 정책은 설계된 그대로 작동했다.
구입권 제도: 작동 방식
구입권 제도에는 지방정부가 매각 대금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재무부의 엄격한 통제가 따라붙었다. 1980년대 내내 중앙정부의 자본 통제로 지방정부는 매각 수입의 일부만 쓸 수 있었고, 1990년부터는 1989년 지방정부·주택법에 따라 모든 매각 수입의 4분의 3을 주택 부채 상환용으로 떼어 두어야 했다. 영국 최대의 민영화로 생긴 수익은 그래서 대부분 새 공영주택이 아니라 중앙정부로 흘러갔다. 대체 건설에 들어갈 돈이 의도적으로 말라붙자, 거의 모든 매각은 사회주택 재고의 순손실이 됐다. 이 정책은 공공 보조로 지은 자산을 사적 소유로 넘기고, 대체 건설을 가로막았으며, 원래 사회주택 세입자를 위해 지은 집에서 시장 임대료를 걷는 새로운 임대인 계층을 만들어 냈다.
독일이라는 예외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독일의 주택 정치는 다른 구조적 선택을 낳았다. 자가 보유율은 50% 아래에서 자리를 잡았고, 2025년에도 47%로 여전히 EU에서 가장 낮다. 이 수준을 떠받친 것은 자가 거주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이자 공제가 무제한으로 주어지지 않고 세제 지원이 한도가 있는 공제, 나중에는 정액 보조금 형태로 이뤄졌다는 점, 큰 규모의 사회임대 부문, 그리고 강력한 세입자 보호였다. Kauf bricht nicht Miete, 즉 부동산을 매각해도 기존 임대차 계약은 끝나지 않는다는 원칙이 그런 보호의 하나다. 거래 비용도 이런 구도를 굳혔고, 이후 가파르게 올랐다. 1997년까지 2%였던 부동산 취득세는 지금 주에 따라 3.5%에서 6.5%에 이른다. 2015년부터는 임대료 브레이크, 즉 Mietpreisbremse가 수요가 몰리는 시장에서 대부분의 신규 임대 계약 임대료를 지역 비교 임대료의 10% 이내로 묶어 두고 있다. 2014년 10월 이후 처음 임대된 주택과 전면 현대화 이후의 첫 임대는 예외다.
이런 구조는 측정 가능한 효과를 냈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09년까지 독일의 주택 가격은 실질 기준으로 약 4분의 1 떨어졌고,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도 함께 떨어졌다. 영국과 오스트레일리아가 가파르게 벌어져 나가는 동안 독일은 그러지 않았다. 주택을 사고팔기 비싸게 만들고, 소득에서 조금만 공제할 수 있게 하고, 투기 자산으로 쥐고 있어 봐야 별 이득이 없게 만들면, 주택을 투기 자산으로 다루는 사람은 줄어든다.
그러다 유럽중앙은행이 금리를 0 가까이로, 결국에는 0 아래로 끌어내렸고, 독일의 구조적 완충 장치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2010년부터 2022년 중반까지 독일 주택 가격은 대략 두 배가 됐고, 독일 연방은행은 2022년 도시 지역 가격이 펀더멘털로 정당화할 수 있는 수준보다 25~40% 높다고 추정했다. 뮌헨에서는 2021~22년까지 10년 동안 아파트 호가가 세 배 가까이 올랐다. 1980년대 말 400만 호에 조금 못 미치던 독일의 사회주택 재고는 2024년 말 약 105만 호로 줄었다. 오래된 주택의 임대료 통제 기간이 만료되는 속도가 새 주택이 지어지는 속도보다 훨씬 빨랐기 때문이다. 2026년 1월 페스텔 연구소는 2024년 말 기준 독일의 주택 부족분을 140만 호로 추산했는데, 그 거의 전부가 저렴주택이나 사회주택이었다.
독일은 영국이나 오스트레일리아와 같은 방식으로 실패하지 않았다. 영어권 시장이 금융 규제 완화 직후 거의 곧바로 무너지는 동안, 독일의 구조적 선택은 20년의 상대적 안정을 벌어 주었다. 통화 환경이 충분히 극단으로 치닫자 그 보호막도 무너졌다.
숫자로 본 독일의 주택 위기
ECB 예금금리: 2014년 6월부터 2022년 7월까지 0 미만. 독일 주택 가격: 2010년부터 2022년 중반까지 대략 두 배. 뮌헨 아파트: 2021~22년 정점에서 제곱미터당 약 9,000~9,500유로. 사회주택: 1980년대 말 400만 호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에서 2024년 말 약 105만 호로. 추정 부족분: 2024년 말 140만 호(페스텔 연구소 추정).
주택은 어떻게 돈이 되었나
독일의 구조적 보호 장치가 통한 것은 자가 주택이 레버리지를 일으킨 투기 자산이 되는 것을 막았기 때문이다. 영국과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는 다른 길을 택했다. 이들 나라에서는 잇따른 금융 규제 완화가 쌓이면서 주택이 소비재에서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는 자산으로 바뀌었다.
영국에서 그 과정은 대략 이렇게 전개됐다. 1980년 잉글랜드은행은 은행 대출 증가를 제한하던 “코르셋”을 없앴다. 1986년 주택금융조합법은 주택금융조합이 도매 자금을 조달해 은행과 경쟁할 수 있게 했고, 조합 형태가 신용 팽창에 걸던 제약은 사라졌다. 1970년대 전체 주택담보대출 잔액의 약 80%를 쥐고 있던 주택금융조합은 빠르게 밀려났다. 1987년 하반기에는 은행과 새로 등장한 전문 대출업체가 신규 순 주택담보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조시 라이언콜린스, 토비 로이드, 로리 맥팔레인은 이 규제 완화의 연쇄가 대출을 묶는 제약을 소득 배수(얼마를 버는가)에서 자산 가치(집이 얼마짜리인가)로 옮겨 놓은 과정을 추적한다. 그 이동은 되먹임 고리를 만들었다. 가격이 오르면 더 큰 대출이 정당화되고, 더 큰 대출은 가격을 더 밀어 올린다.
이 점은 공급 문제와 직결된다. 재화 시장에서 높은 가격은 공급자에게 더 생산하라는 신호가 된다. 공급이 늘어 수요를 따라잡고, 가격은 진정된다. 공급론자들이 규제 완화를 주장할 때 기대는 것이 바로 이 시장 메커니즘이다. 그러나 금융화된 형태의 주택은 재화 시장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자산 시장에서 높은 가격은 보유자에게는 계속 쥐고 있으라는 신호가, 매수자에게는 값이 더 오르기 전에 들어오라는 신호가 된다. 그래서 시장을 제약하는 것은 공급보다 심리다. 게다가 공급 결정을 쥔 사람들이 바로 주택을 주된 자산으로 보유한 사람들이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이를 네거티브 기어링으로 제도화했다. 부동산 투자자가 투자용 부동산에서 난 손실을 다른 과세 소득에서 차감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시세 차익을 기대하며 손실을 보면서도 투자용 부동산을 보유하는 데 국가가 대놓고 보조금을 주는 셈이다. 앨버니지 정부는 2026년 5월 예산안에서 손을 댔다. 앞으로의 매입분에 대해서는 네거티브 기어링을 신축 주택으로 한정하되 기존 투자분은 종전 규정을 적용하고, 2027년 7월부터는 양도소득 50% 공제를 물가 연동으로 대체하면서 실질 양도소득에 30%의 최저세율을 매기기로 했다.
금융화는 분배에 미친 효과를 넘어, 높은 가격이 받아들여지는 방식 자체를 바꿨다. 소비 시장에서 세입자가 마주하는 높은 가격은 실패의 신호다. 무언가 잘못되고 있으니 고쳐야 한다는 뜻이다. 자산 시장에서 높은 가격은 성공의 척도다. 임대료가 오른다는 것은 수익률과 평가액이 오른다는 뜻이고, 이는 다시 부동산을 가진 사람들이 좋은 결정을 내렸음을 확인해 준다. 이런 인식의 전환은 시장의 결과물이 아니다. 유권자의 주류를 자산 보유자로 바꿔 놓은 다음 그들에게 정책에 표를 던지라고 한 데서 나온 결과다.
초저금리가 한 일
공급 제약, 님비의 셈법, 대출의 금융화는 모두 2008년 이전에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2008년 이후 10년이 여기에 보탠 것은 수요 쪽의 극단적인 촉진제였다.
금리가 내려가면 미래 소득 흐름의 현재 가치가 올라가고, 듀레이션이 긴 자산일수록 가격이 가장 극적으로 다시 매겨진다. 주택이 특히 취약한 것은 가계가 주택을 담보로 소득의 네다섯 배를 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어떤 자산군도 보통 사람들에게 이 정도 규모로 이런 배율을 허락하지 않는다. 여러 경제권에서 단기 금리는 주택 가격을 움직이는 강력한 동인으로 드러난다. 길게는 5년 전의 금리 변화까지 가격에 계속 영향을 미치며, 그 영향은 즉각적이지 않고 서서히 나타난다. 실질 금리가 극히 낮을 때 금리 변화에 대한 주택 가격의 민감도는 통상적인 추정치보다 상당히 높다. 금리가 0에 다가가자 자산 가치는 가파르게 다시 매겨졌고, 금리가 그토록 오랫동안 그토록 낮았던 탓에 증폭 효과도 가장 컸다.
잉글랜드은행은 2009년 3월 양적완화를 시작했다. 여러 차례에 걸쳐 사들인 채권은 8,950억 파운드에 이른다. 중앙은행이 국채를 사들이면 국채를 판 쪽은 수익을 좇아 다른 곳에 재투자한다. 이런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통해 양적완화는 다른 자산의 가격을 밀어 올렸고, 낮아진 국채 수익률은 그대로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로 이어졌다. 세제 혜택과 레버리지를 채권이 따라올 수 없는 방식으로 결합한 주거용 부동산은 자연스러운 수혜자였다. 잉글랜드은행 스스로도 두 경로 모두를 이 정책이 작동하는 방식의 일부로 설명한다.
테리사 메이는 2016년 7월 보수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는 연설에서 이를 분명하게 말했다. 그러나 그 말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 “초저금리와 양적완화라는 형태의 통화정책은 자기 집을 마련할 형편이 안 되는 사람들을 희생시켜 부동산 사다리에 올라선 사람들을 도왔습니다.”
2010년대의 주택 위기는 기존 체제가 수요 쪽의 극단적 충격을 만난 결과였다. 그 체제는 이미 공급이 묶여 있었고, 소유가 집중돼 있었으며, 정치적으로 포획돼 있었다. 충격은 이미 거기 있던 것을 증폭했다.
역진적 재분배로서의 양적완화
중앙은행이 국채를 대규모로 사들이면 수익률이 눌리고 투자자들은 수익이 더 높은 자산으로 밀려나며, 차입 비용이 낮아진 효과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로 이어진다. 레버리지를 일으킬 여지와 세제 혜택을 갖춘 주거용 부동산은 두 효과 모두의 자연스러운 수혜자다. 자산 가격 인플레이션은 그 이익을 이미 자산을 가진 사람들에게 안긴다. 집을 소유하지 않고 세 들어 사는 사람들은 가격 상승에서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양적완화가 부풀린 집을 사들이는 임대인들의 빚을 갚는 데 보탬을 준다.
상속 기계
주거의 향방은 점점 더 소득이나 학력, 직업 경로가 아니라 태어난 환경에 달려 있다. 구체적으로는 부모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지, 그리고 언제 샀는지에 달려 있다.
영국에서는 부모가 집을 소유하지 않은 성인들의 자가 보유율이 유독 크게 떨어졌다. 평균 주택 가격이 오르면서 자가 가구 출신과 비자가 가구 출신 사이의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양상도 같은 방향으로 흐른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젊은 매수자들은 1979년 이후를 비교한 OECD 13개국 가운데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이 가장 가파르게 오른 상황에 놓여 있으며, 수십 년 전 시장에 들어온 세대가 같은 생애 단계에 쌓아 둔 주택 자산을 재현할 수 없다.
리걸앤드제너럴과 경제경영연구소(Cebr)는 2017년, 부모가 보태 주는 계약금, 이른바 “엄마 아빠 은행”의 규모가 영국 9위 주택담보대출 기관에 맞먹는다고 추산했다. 이 도움은 부동산 소유 계층이 스스로를 재생산하는 메커니즘이다. 주택 소유자의 자녀는 계약금 요건을 채울 수 있게 해 주는 자금을 받고, 세입자의 자녀는 받지 못한다. 부모의 자본에 기댈 수 없는 사람들은 기약 없이 세를 살거나, 비싼 도시를 떠나거나, 내 집 마련을 10년 이상 미룬다. 그리고 미룬 해마다 1년치 자산 축적을 잃는다.
격차는 복리로 불어난다. 부모의 도움을 받아 스물일곱에 집을 산 사람은 경력에서 소득이 가장 가파르게 오르는 시기에 순자산을 쌓기 시작한다. 서른여덟에 집을 사는 사람은, 그나마 산다면, 30대를 남의 주택담보대출을 갚아 주는 월세를 내며 보냈고, 그동안 계속 위로 달아나는 목표를 좇아 계약금을 모았다. 두 번째 사람이 집을 갖게 될 즈음 첫 번째 사람은 10년치 자산 가치 상승을 등에 업고, 아마 자기 자녀에게 무엇을 물려줄지 궁리하고 있을 것이다.
둘을 가르는 것은 부모가 언제 집을 샀느냐다. 둘이 각각 얼마를 벌었는지,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와는 상관없다. 그로부터 이익을 본 사람들에게는 합리적이었던 결정들이 쌓여 상속 경제를 만들어 냈다.
무엇이 문제를 고칠 수 있으며, 왜 좀처럼 그렇게 되지 않는가
무엇이 이 문제를 고칠지에 대한 경제학의 답은 대체로 나와 있다. 정부는 교통 거점 주변에 권리로서의 상향 용도지역 변경을 허용할 수 있다. 사안별 계획 승인 없이도 더 높은 밀도로 지을 수 있도록 허가를 의무화하는 것이다. 토지에 대해서는 개량물이 아니라 입지 가치에 과세할 수 있다. 토지 공급은 고정돼 있어 과세에 반응해 줄어들 수 없으므로 이런 세금은 경제를 왜곡하지 않는다. 그리고 오스트레일리아의 네거티브 기어링이나 영국의 1주택 양도소득 비과세처럼 투기적 보유에 보조금을 주는 투자 세제 혜택을 없앨 수 있다.
한 세대 만에 나온 영국 조세에 대한 가장 포괄적인 검토인 2011년 멀리스 보고서는 토지가치세를 지지할 강력한 근거가 있다고 보고 사업용 재산세를 토지가치세로 대체하라고 권고했지만, 대체로 무시당했다.
이 해법들은 하나같이 정치경제의 벽에 부딪힌다. 어느 것이든 유권자의 주류가 가진 자산의 가치를 곧바로 깎아 내기 때문이다. 주택 소유자는 세입자보다 투표율이 훨씬 높다. 입소스의 추정으로는 2024년 영국 총선에서 대략 71% 대 38%였다. 그들은 개발 허가와 조세 정책에 정확히 계산되는 금전적 이해를 걸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게 해서 저렴한 주택을 실현해 낸 정치인은 투표할 가능성도, 그 변화를 알아챌 가능성도 가장 높은 사람들의 재산을 깎은 셈이 된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합리적인 민주적 행동이다.
토지가치세의 경제학
헨리 조지는 1879년, 건물이나 개량물이 아니라 입지 그 자체인 토지의 가치에 과세하면 토지 공급이 고정돼 있으므로 경제를 왜곡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세금이 매겨진다고 해서 땅을 덜 지을 수는 없다. 토지가치세는 입지가 만들어 내는 경제적 지대에 부과되며, 토지 비축과 투기적 보유에 불이익을 주고, 생산적인 땅을 개발하지 않은 채 묵혀 두게 만드는 비뚤어진 유인을 없앤다. 이것이 현대 경제학의 합의이며, 밀턴 프리드먼에서 조지프 스티글리츠까지 정치적 스펙트럼 전반의 경제학자들이 이 원칙을 지지해 왔다. 2011년 영국 조세에 관한 멀리스 보고서는 사업용 토지에 이를 도입하라고 권고했다. 덴마크와 오스트레일리아의 몇몇 주, 미국의 소수 도시가 토지세를 걷고 있지만, 이를 조세 체계의 근간으로 삼은 주요 경제국은 없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토지가치세는 투표권을 가진 기존 토지 소유자들에게, 지금은 공짜로 누리고 있는 입지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대가를 치르라고 요구한다.
주택 정치에는 개혁 연합이 스스로를 무너뜨리게 만드는 구조적 특징도 있다. 주택 개혁의 자연스러운 지지층인 세입자,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사람, 집값에 밀려난 젊은 전문직은 안정된 정치 세력이 아니다. 그들은 결국 집을 사거나, 포기하거나, 비싼 도시를 떠난다. 집을 사면 방어 연합에 합류한다. 방어 연합에서는 이탈자가 나오지 않는 반면, 개혁 연합은 자가 소유로 끊임없이 구성원을 잃는다. 세입자에서 소유자로 넘어가는 사람은 누구나, 얼마 전까지 자신을 해치던 쪽에 맞서 높은 가격을 지키는 편에 서게 된다.
뉴질랜드는 부분적인 예외다. 오클랜드는 2016년 통합계획(Unitary Plan)에 따라 주거용 토지의 약 4분의 3에서 용도지역을 상향했고, 이 상향은 필지별로가 아니라 해당 지역 전체에 한꺼번에 적용됐다. 효과는 측정 가능하다. 그리너웨이맥그레비는 이 개혁으로 장기 연면적이 약 24% 늘었고, 6년 뒤 침실 셋짜리 주택의 임대료가 개혁이 없었을 경우보다 22~35% 낮아졌다고 추정한다. 뉴질랜드는 이어 이 구상을 전국으로 넓히려 했다. 2020년 도시개발 국가정책성명에 이어 2021년 자원관리법 개정이 노동당과 국민당이 함께 지지하는 보기 드문 정치 구도 속에 통과됐고, 이 개정은 5대 도시권이 대부분의 주거용 부지에 최고 3층짜리 주택 세 채를 허용하도록 의무화했다. 합의는 오래가지 않았다. 국민당이 다시 집권한 뒤 2025년 개정으로 오클랜드와 크라이스트처치가 일괄 규정에서 빠져나갈 수 있게 됐고, 크라이스트처치는 실제로 그 절차에 나섰다.
이 예외는 자물쇠를 부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하지만 그러려면 드물고 일시적인 정치 구도가 필요하며, 새로 형성되는 주택 소유자 유권자층이 다시 힘을 쓰기 전에 서둘러 제도로 굳혀야 한다. 뉴질랜드의 부분적 후퇴는 그 기회의 창이 얼마나 짧을 수 있는지 보여 준다.
무엇이 지어졌나
잉글랜드는 1968년 약 35만 호의 주택을 준공했고, 2024~25년에는 1,200만 명 넘게 늘어난 인구를 두고도 약 19만 호의 신축 주택을 보탰다. 그사이 주택은 개발 계획 결정을 쥔 유권자들의 주된 자산이 됐고, 금융 규제 완화는 신용과 주택 가격을 되먹임 고리로 묶어 버렸으며, 사회주택 재고는 팔려 나간 채 채워지지 않았고, 10년에 걸친 초저금리와 양적완화는 소유자들이 이미 가진 것을 부풀렸다.
이 모든 것을 낳은 정치경제는 문제를 고칠 수 있는 사람들이 고치지 않음으로써 이익을 보도록 짜여 있다. 그것은 오늘 감당할 수 없는 집값을 만들어 낼 뿐 아니라, 앞으로 수십 년을 지배할 상속 경제를 짓고 있다.
그 경제에서 한 사람의 주거는 무엇을 벌고, 어느 대학을 나왔고, 생산적인 경제에 무엇을 기여하느냐보다, 가격 주기의 알맞은 시점에 알맞은 부동산 소유 가정에서 태어났느냐에 점점 더 좌우될 것이다.
그런 사회는 40년에 걸쳐 쌓인 선택들, 그 선택을 내린 사람들에게는 합리적이었던 선택들로 지어지고 있다. 그 선택들을 되돌릴 수 있느냐는 진지한 질문이다. 그것을 되돌릴 힘을 가진 사람들에게 그렇게 할 유인이 있느냐는 또 다른 질문이며, 두 질문의 답은 서로 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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