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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마크는 약속이 아니다. 당신이 본 숫자가 당신의 생각과 다른 것을 뜻하는 이유
샴푸를 담기 전, 욕실에 놓인 그 병은 석유나 천연가스였다. 탄화수소는 유정에서 뽑아 올려져 나프타나 에탄 같은 원료로 가공되고, 분해되어 플라스틱의 기초 화학 원료가 되고, 중합되어 수지 펠릿이 된 뒤 제조업체로 운송되어 병 모양으로 블로 성형되었고, 내용물이 채워져 운반되고 팔려 몇 달 동안 쓰이다가, 헹궈져 재활용 수거함에 들어갔다. 이 과정은 수천만 년에 걸친 지질학적 형성과 수십 년에 걸친 산업 기반 시설에 기대고 있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쓸모 있는 수명은 몇 달 단위로 헤아려졌다. 그 뒤 병의 운명은 재활용률이라는 숫자가 담아내기로 되어 있다.
당신이 들은 숫자는 아마 다른 질문에 답하고 있다
어느 나라를 고르든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찾을 수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2018년 자료가 가장 최근의 전국 통계인데, 생활 폐기물에 포함된 전체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을 약 8.7%로 집계한다. 부유한 나라들 가운데 가장 낮은 대표 수치에 속한다. 반면 유럽연합은 2023년 플라스틱 포장 폐기물의 42%가 재활용되었다고 발표한다. 어느 나라에 사는지, 어떤 숫자를 접했는지에 따라 플라스틱 열두 개 중 하나에서 다섯 개 중 둘 이상까지가 재활용되고 있다고 믿을 수도 있다.
두 숫자 모두 거짓은 아니지만, 어느 쪽도 대부분의 사람이 던진다고 생각하는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 그 질문은 이것이다. 내가 재활용 수거함에 넣은 플라스틱 가운데 얼마가 새 플라스틱이 되는가? 이 숫자들이 답하는 질문은 그보다 좁고, 거의 언제나 더 쉽다. 한 나라가 배출하는 플라스틱 폐기물 가운데 어느 정도가 재활용 체계로 보내졌는가, 혹은 재활용용으로 수거되었다고 보고되었는가?
둘은 같은 사건이 아니다. 그 사이에는 선별, 이물질 제거, 압축 포장, 재처리업체 판매, 세척, 용융, 여과, 펠릿화로 이어지는 산업 공정의 사슬이 놓여 있고, 단계마다 물질이 사라지거나 반려되거나 품질이 떨어진다. 보고되는 수치는 대개 초기 검문소 하나를 반영한다. 당신의 진짜 질문에 답할 숫자는 그보다 훨씬 하류에 있다.
미국처럼 수거를 기준으로 삼는 체계에서는 한 지자체가 혼합 플라스틱 1톤을 수거해 선별 시설로 보내고, 이를 재활용된 것으로 집계한다. 그런데 재처리업체가 고분자 구성이 맞지 않거나 이물질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선별된 압축 더미를 반려하고, 그 더미는 매립지로 간다. 공식 재활용률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물리적 결과는 애초에 플라스틱을 수거하지 않은 것과 구별되지 않는데도 말이다. 유럽은 2020년에 이 허점을 막았다. 지금 유럽의 규정은 플라스틱이 재활용 공정 자체, 즉 압출기나 펠릿 제조기에 들어갈 때에만 집계하므로, 반려된 압축 더미는 더 이상 수치에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나 유럽의 수치조차 반대편 끝에서 나오는 수지를 측정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한다.
재활용률이 단계마다 떨어지는 이유
미국의 평범한 도시에서 재활용될 예정인 가정용 플라스틱 100톤을 떠올려 보자. 아래 수치는 측정값이 아니라 예시지만, 그 양상은 실제와 같다.
75~85톤가량이 재활용 수거함에 들어가 수거된다. 나머지는 수거 서비스가 닿지 않는 곳, 누락된 수거, 아예 참여하지 않는 가정 때문에 사라진다. 재활용품 선별시설(MRF)에 도착한 물량 가운데 선별 과정을 거쳐 깨끗하고 팔 만한 흐름으로 살아남는 것은 아마 45~60톤일 것이다. 나머지는 이물질이다. 고분자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음식물 찌꺼기, 컨베이어 벨트에 감겨 설비를 멈춰 세우는 비닐 필름, 선별 스크린 사이로 빠져나가는 작은 물건, 광학 선별기가 분류하지 못하는 다층 포장재가 그렇다. 많은 시설에서는 날마다 라인을 세우고 작업자들이 선별 스크린에 엉킨 봉지와 필름을 손으로 잘라 내야 한다.
선별된 물질 가운데 국내 재처리업체든 수출 시장이든 수거가 경제적으로 성립할 만한 가격에 구매자를 찾는 것은 아마 40~55톤일 것이다. 나머지는 압축 더미의 품질이 너무 낮거나, 아무도 원하지 않는 고분자이거나, 시장이 변했다는 이유로 반려된다. 그다음은 대부분의 공개 보고가 닿지 않는 단계다. 세척과 재처리에 들어간 물질 가운데 수율 손실과 품질 불량, 열화되거나 오염된 부분을 걸러 내는 여과를 견디고 쓸 만한 재생 수지가 되는 것은 대략 25~35톤이다.
결국 처음의 100톤 가운데 생산 순환으로 돌아가는 것은 대략 4분의 1에서 3분의 1 정도다. 구체적인 수치는 관할 지역과 물질 구성, 연도에 따라 다르지만, 모든 단계에서 물질이 빠져나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전 세계적으로 재활용용으로 수거된 플라스틱의 40%가 재활용 물질이 아니라 잔재물로 끝난다고 추정한다. 공개되는 수치 대부분은 체계에 들어간 양을 반영하는데, 독자 대부분은 반대편 끝에서 나온 양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여긴다.
어떤 고분자인지가 무엇이 살아남는지를 크게 좌우한다. 생수와 탄산음료, 주스를 담는 투명 PET병은 세계에서 가장 성적이 좋은 플라스틱이다. 보증금 반환 제도가 있는 나라에서는 수거율이 90%를 넘기도 한다. 그런 제도가 없어도 PET병에는 안정적인 최종 시장과 자리 잡은 세척 라인, 이 물질을 원하는 구매층이 있다. 우유 통과 흰색 세제 용기에 쓰이는 무색 HDPE가 두 번째로 성적이 좋다. 플라스틱 재활용이 거두는 성과의 대부분은 이 두 고분자가 떠맡고 있고, 나머지는 모두 평균을 끌어내린다.
요구르트 용기, 병뚜껑, 포장 음식 용기에 쓰이는 폴리프로필렌(5번)은 이론상 재활용이 가능하고 받아 주는 체계도 늘고 있지만, 이물질과 음식물 찌꺼기 탓에 선별 단계에서 반려율이 높다. 폴리스타이렌과 발포 폴리스타이렌(6번)은 생활 폐기물에서는 대규모로 상업적 회수가 이루어지는 경로가 거의 없다. 운송 포장재에서 나오는 깨끗한 보호용 발포재는 별개의 흐름이며, 그 일부는 재활용된다. PVC(3번) 포장재는 거의 회수되지 않는다. 비닐봉지, 빵 봉지, 랩 같은 LDPE 필름은 대부분의 MRF에서 기계를 막히게 하고, 문 앞 분리수거 대상에서도 적극적으로 배제된다. 매장 회수 프로그램이 있긴 하지만 유통되는 필름 가운데 극히 일부만 거둬들인다. 과자 봉지, 스탠딩 파우치, 짜 먹는 소스 병 같은 다층 복합재는 기계적으로 분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플라스틱 용기 바닥에 새겨진 수지 식별 코드는 재활용 가능성을 보증하지 않는다. 이 코드는 1988년 미국플라스틱산업협회(Society of the Plastics Industry)가 선별 시설을 위한 고분자 식별 체계로 도입했고, 원래 이름은 “자발적 플라스틱 용기 코드 체계(Voluntary Plastic Container Coding System)”였다. 소비자에게 그 물건이 회수될 것이라고 알리려는 의도는 처음부터 없었다. 그런데도 숫자는 서로를 뒤쫓는 화살표로 된 삼각형 안에 인쇄되었다. 현재 이 표준을 관리하는 ASTM 인터내셔널은 2013년, 소비자들이 화살표를 재활용 약속으로 읽는다는 이유로 이를 단순한 실선 삼각형으로 바꿨다. 옛 마크는 여전히 어디에나 있고, 미국의 여러 주 법률에도 명시되어 있다. 거의 40년 동안 이 디자인 선택 덕분에 플라스틱에 사실상 재활용 가능하다는 표시를 붙이는 일이, 실제로 회수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더 어려운 작업을 대신할 수 있었다. 실제로 회수로 확실하게 이어지는 코드는 1번과 2번이다.
나라별 사정: 각 재활용률이 측정하는 것
대부분의 사람은 두 숫자를 곧바로 비교한다. “유럽연합은 플라스틱의 42%를 재활용하는데 미국은 8.7%뿐이다.” 이 비교는 타당하지 않다. 두 숫자가 서로 다른 것을 측정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유럽보다 넓은 분모를 쓴다. 생활 고형 폐기물에 포함된 모든 플라스틱이다. 포장재는 물론 가전제품과 가구 같은 내구재, 컵과 수저, 쓰레기봉투 같은 일상용품까지 들어간다. 산업 공정 폐기물, 건설·철거 폐기물, 자동차 플라스틱 대부분은 제외된다. 내구재 범주는 회수율이 낮아 평균을 끌어내린다. 그래도 8.7%는 여전히 수거 수치다. 해외로 보낸 플라스틱을 포함해 재활용하러 보낸 플라스틱을 세는 것이지, 그것으로 실제 만들어졌음이 확인된 수지를 세는 것이 아니다. 한 독립 추정치는 이 수치가 여전히 재활용으로 세는 수출이 2018년 이후 급감한 사실을 반영해, 2021년 재활용률이 겨우 5~6%라고 보았다. 이 수치는 오래되기도 했다. EPA는 2018년 이후 전국 플라스틱 통계를 내놓지 않았다. 포장재만 따지면 미국의 재활용률은 2021년 약 13%였다.
유럽연합은 플라스틱 포장 폐기물만 따로 측정한다. 2020년에 도입된 통일 산정 방식은 집계 규칙을 강화했고, 그 결과 그해 보고된 유럽연합 재활용률은 약 3%포인트 떨어졌다. 2023년의 42%라는 수치는 그것이 포괄하는 범위에 대해서는 믿을 만하다. 그러나 그 범위는 포장재이지 플라스틱 경제 전체가 아니다. 자동차 플라스틱, 건설, 농업, 전자제품, 합성섬유가 섞인 직물은 빠져 있다. 유럽연합 전체 평균 아래에는 큰 편차가 숨어 있다. 벨기에는 59.5%, 독일은 52.2%를 보고한 반면 프랑스와 헝가리는 각각 25.7%와 23.0%에 머물렀다. 그러니 평균은 어느 한 회원국에 대해 별로 말해 주는 것이 없다.
2018년 중국의 내셔널 소드(National Sword) 사태는 플라스틱이 재활용되기도 전에 재활용된 것으로 집계하는 관행, 즉 검증된 물질 산출이 아니라 수거 시점에 성과를 장부에 올리는 관행이 물리적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수치를 만들어 내고 있었음을 보여 주었다. 약 사반세기 동안 미국, 영국, 유럽,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거하고 선별해 중국의 처리업체로 보내면서 수출 시점에 재활용된 것으로 집계해 왔다. 2018년 1월 중국은 가정용 플라스틱 폐기물을 포함한 24개 종류의 고체 폐기물 수입을 금지했고, 2018년 3월부터는 여전히 받아들이던 폐자원에 0.5%의 이물질 한도를 적용했다. 서구의 압축 더미 가운데 이를 충족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을 만큼 엄격한 기준이었다. 주요 수출 경로가 막히자, 재활용률을 성실하게 보고해 오던 지자체들은 갑자기 선별된 압축 더미를 보낼 곳을 잃었다. 일부는 창고에 쌓아 두었고, 일부는 매립이나 소각으로 돌렸다. 내셔널 소드 이후 미국에서 매립된 플라스틱의 양은 추정치로 23% 늘었다. 중국의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은 1년 만에 99% 줄었다. 공식 재활용률은 곧바로 바뀌지 않았지만, 물리적 현실은 바로 그 주에 바뀌었고, 대부분의 체계는 측정 방식을 고치는 대신 선적 물량을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인도로 돌리는 것으로 대응했다.
미국과 유럽연합 너머: 짚어 볼 만한 두 사례
앞의 미국과 유럽연합 사례는 집계의 문제를 보여 준다. 다른 두 사례는 구조적으로 다른 문제, 곧 처리의 간극과 분류의 함정을 보여 준다.
캐나다는 재활용용으로 분리된 물질과 실제로 쓸 만한 재생 수지로 바뀐 물질 사이의 간극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 주는 사례 가운데 하나다. 캐나다의 체계는 수거 단계에서는 그런대로 제 기능을 한다. 무너지는 곳은 하류다. 2022년 버려진 플라스틱 약 110만 톤이 물질 회수용으로 분리되었지만, 재활용업체가 생산한 펠릿과 플레이크, 섬유는 33만 3,000톤에 불과했다. 그해 캐나다인이 버린 플라스틱 전체의 약 6.5%다. 생산자가 시장에 내놓는 플라스틱을 2025년부터 보고하기 시작한 연방 플라스틱 등록제(Federal Plastics Registry)는 추적을 개선하려는 한 걸음이다. 그러나 캐나다 정부는 더 상세한 보고 단계를 미뤘고, 수거와 검증된 산출 사이의 간극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여전히 크다.
일본과 한국은 대부분의 국제 비교가 간과하는 분류의 문제를 드러낸다. 두 나라 모두 세계 기준으로 보면 인상적인 재활용 수치를 발표하는데, 그 수치의 큰 몫이 플라스틱 폐기물을 태워 에너지를 얻는 “열적 재활용”이다. 일본의 플라스틱순환이용협회(PWMI)는 2023년 “유효 이용률”을 89%로 발표하지만, 기계적으로 재활용된 플라스틱 폐기물은 22%, 화학적으로 재활용된 것은 3%에 그쳤고 나머지 대부분은 에너지 회수를 겸한 소각으로 처리되었다. 한국은 수년 동안 플라스틱 폐기물의 약 73%를 재활용한다고 발표해 왔는데, 이 수치는 1999년부터 열적 재활용을 포함해 왔다. 환경부가 둘을 나누어 발표하기 시작한 것은 2024년 12월에 와서였다. 에너지를 얻으려는 소각은 물질 회수가 아니다. 고분자 속 탄소는 CO₂로 배출되고 물질의 순환은 끝난다. 대부분의 국제 산정 방식이 에너지 회수를 재활용과 따로 보고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둘을 뒤섞는 체계에서는 발표되는 재활용률이 소각을 재활용과 나란히 세는데, 요구르트 용기를 헹궈 내놓은 소비자가 재활용이라는 말로 뜻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
| 국가 | 보고된 재활용률 | 측정 대상 | 주요 유의점 |
|---|---|---|---|
| 미국 | 약 8.7%(EPA, 2018년, EPA 최신 자료) | 생활 고형 폐기물 중 재활용하러 보낸 플라스틱(수출 포함) | 산업·건설 플라스틱과 자동차 플라스틱 대부분 제외. 검증된 산출이 아닌 수거를 집계. 2021년 독립 추정치: 5~6% |
| 유럽연합 | 약 42%(Eurostat, 2023년) | 플라스틱 포장 폐기물만 해당, 2020년부터 통일된 산정 지점 적용 | 자동차, 건설, 농업, 직물 제외 |
| 영국 | 약 53.5%(Defra, 2024년) | 플라스틱 포장 폐기물만 해당, 생산자 의무 범위 | 포장재만 해당. 보고된 재활용량의 약 절반(2023년 51%)이 수출되며, 해외에서의 손실 이전에 집계됨 |
| 캐나다 | 버려진 플라스틱 중 재생 수지로 바뀐 비율 약 6.5%(캐나다 통계청, 2022년), 플라스틱 포장재 16%(캐나다 플라스틱 협약, 2022년) | 재생 수지 산출량 / 포장재 재활용률 | 회수용으로 분리된 110만 톤 대 생산된 수지 33만 3,000톤 |
| 일본 / 한국 | 일본: “유효 이용률” 89%(PWMI, 2023년), 그중 물질 재활용 22% + 화학적 재활용 3%. 한국: 공식 수치 약 73% | 대표 수치에 열적 재활용(에너지를 얻는 소각) 포함 | 일본의 물질 재활용률만 보면 자국 플라스틱 폐기물의 약 5분의 1 |
수치가 계속 후하게 나오는 이유
재활용 통계의 낙관에는 조작이 필요 없다. 그 낙관은 모든 주체가 사슬에서 가장 유리한 지점에서 측정할 유인을 갖는 체계에서 자연스럽게 나온다.
수거 시점에 재활용률을 집계하는 정부는 재처리 기반 시설을 짓지 않고도 진전을 보고할 수 있다. “100%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를 내세우는 업계 단체는 엄밀히 말해 수거 결과가 아니라 설계 의도를 묘사하고 있다. 다층 파우치와 짜는 튜브를 친환경 제품으로 홍보하는 브랜드는 그 물질을 이론상 회수할 수 있다고 말할 때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지침은 조건 없는 “재활용 가능” 표시를 구매자의 60% 이상이 자기 지역에서 실제로 재활용할 수 있는 제품에만 허용하고, 그렇지 않으면 단서를 달도록 요구한다. 그런 규정을 빼면, 대규모 상업적 경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덧붙이도록 브랜드에 강제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수익이 재처리 산출이 아니라 수거 물량에 달린 재활용 업계는 압축 더미가 문을 나선 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릴 구조적 유인이 거의 없다.
짜서 쓰는 케첩 병을 생각해 보자. 1983년 하인즈용으로 도입되어 지금도 다른 브랜드들이 쓰는 전형적인 형태는 다층 구조다. 폴리프로필렌 층 사이에 유통기한을 늘리는 산소 차단층으로 얇은 EVOH(에틸렌비닐알코올) 층이 끼워져 있고, 접착용 결합층이 이들을 붙들고 있다. 이 층들은 함께 압출되어 벗겨 낼 수 없다. 미국과 유럽의 재활용 지침은 이제 호환되는 결합층으로 고정되어 있다면 EVOH가 몇 퍼센트 들어간 폴리프로필렌 용기도 받아들이므로, 서류상으로는 이 병이 재활용 가능할 수 있다. 실제로는 재활용되는 일이 드물다. 소스 찌꺼기가 불리하게 작용하고, 그린피스 미국은 미국에서 PET와 HDPE를 제외한 플라스틱 가운데 재처리되는 것이 5%도 안 된다고 추정한다. 병에 찍힌 수지 코드는 주된 고분자를 나타낼 뿐 전체 물질 구성을 나타내지 않는다. 정작 하인즈는 1990년 무렵 차단층을 그대로 둔 PET 기반 병으로 옮겨 갔고, 2020년에는 유럽용 병을 단일 소재 포장으로 다시 설계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문 앞 분리수거 체계에서 다층 구조의 짜서 쓰는 병은 결국 매립지나 소각로로 간다.
스탠딩 파우치, 커피 캡슐, 금속 증착 과자 봉지, 그리고 대부분의 연포장 형태는 사정이 더 나쁘다. MRF에 도착했다가 반려되어 재활용 마크를 단 채 매립지로 가는 물건들이다.
이 모든 것의 밑바닥에는 석유 가격이 있다. 석유와 가스가 싸면 신규 플라스틱도 싸다. 재생 플라스틱은 원료비가 사실상 땅에서 탄화수소를 뽑아 올리는 비용에 불과한 제품과 정면으로 경쟁한다. 2015년과 2020년처럼 원유 가격이 폭락하면 신규 수지가 재생 수지보다 싸질 수 있다. 2020년 중반 유럽에서 신규 PET는 같은 등급의 재생 PET보다 7% 넘게 쌌다. 그런 일이 벌어지면 구매자는 압축 더미 구매를 멈추고, 재활용업체는 라인을 세우고, 하류 시장 전체가 가라앉는다. 당신의 수거함에 든 요구르트 용기의 운명은 어떤 재활용 공장과도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정해지는 석유와 가스 가격에 일부 좌우된다.
제대로 작동하는 체계의 모습
노르웨이는 병과 캔에 보증금 반환 제도를 운영하며, 운영 기관인 인피니툼(Infinitum)은 2025년 플라스틱병 반환율을 92.4%로 보고한다. 2003년부터 시행된 독일의 일회용 용기 보증금 제도는 깨끗하고 가치 높은 PET를 산업적 규모로 공급한다. 두 나라 모두 반환에 대한 금전적 유인, 환급 시점의 검증된 집계, 일관되고 좁은 물질 흐름, 국내 재처리업체와의 직접 연결을 갖춘 체계를 만들었다. 보증금이 바로 그 장치다. 돈이 사람들로 하여금 병을 돌려주게 만들고, 모든 플라스틱이 아니라 병과 캔으로 좁힌 범위가 물질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경제성을 지켜 준다.
체계를 그렇게 설계하면 고성능 플라스틱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병에서 90% 이상의 반환율을 이끌어 내는 설계 원칙은 더 넓게 적용되지 않았고, 성공을 세는 방식이 그 이유의 일부다. 이 사슬은 물질이 회수되기도 전에 성공을 보고할 수 있으니, 경제성은 덜 하는 쪽을 편들고 지표는 그것을 허용한다.
정직한 숫자가 말해 줄 것
정직한 플라스틱 재활용률이라면 검증된 2차 물질 산출을 측정할 것이다. 세척, 용융, 여과, 펠릿화를 거쳐 쓸 만한 수지가 되어 제조업체에 팔린 고분자 말이다. 범위와 집계 지점, 그리고 수출품이 하류에서 검증되는지를 분명히 밝힐 것이다. 이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보고 수치는 드물다.
그 기준을 충족하는 공개 수치는 없으며, 가장 가까운 추정치로도 북아메리카의 전체 재활용률은 한 자릿수다. 한 독립 분석은 수출된 압축 더미를 여전히 포함한 채 2021년 미국을 5~6%로 보았고, 캐나다의 재생 수지 산출량을 따져 보면 2022년 약 6.5%가 나온다. 전 세계적으로 OECD는 2019년 플라스틱 폐기물의 15%가 재활용용으로 수거되었지만 실제로 재활용된 것은 9%에 그쳤다고 추정한다. 2015년까지 발생한 모든 플라스틱 폐기물 가운데 한 번이라도 재활용된 것은 대략 9%였다. 분명한 예외는 보증금 반환 제도를 둔 나라들의 음료병이다. 이를테면 노르웨이의 제도는 플라스틱병 열 개 중 아홉 개 이상을 되찾는다.
전 지구적 해법이 임박한 것도 아니다.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기 위한 유엔 협약 협상은 2024년 말 부산에서, 그리고 2025년 8월 제네바에서 다시 합의 없이 결렬되었다. 2026년 2월 각국은 칠레의 훌리오 코르다노를 새 의장으로 선출했고 각국 대표단은 다음 협상을 준비하려고 2026년 내내 비공식적으로 모임을 이어 갔지만, 2026년 10월 현재 합의된 협약문은 없다.
대부분의 사람이 “나는 재활용을 한다”고 생각할 때 떠올리는 물건들, 이를테면 샴푸 병, 요구르트 통, 과자 봉지, 랩은 회수될 가능성이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미국에서는 투명한 병과 흰색 통을 제외한 수거함 속 거의 모든 것이 사실상 땅속 구덩이나 소각로로 가는 길에 있다.
그 석유가 만들어지는 데는 수천만 년이 걸렸고, 그것으로 만든 플라스틱은 땅속이나 바다에서 수백 년 동안 남을 것이다. 당신이 병을 제대로 분리하고 헹궈 수거함에 넣었다면 당신은 할 일을 다 한 것이고, 나머지는 그 뒤에 선별 라인과 재처리 공장에서 결정되었다. 당신이 들은 재활용률은 그보다 앞서, 사슬의 이른 지점에서, 플라스틱이 반대편 끝에서 수지로 나왔는지 누군가 확인하기 전에 측정된 것이다.
더 자세히: 흔한 생활용품 27가지와 그 운명
아래 표는 이 글의 내용을 흔한 생활용품에 적용한 것이다. 대부분은 만들어진 소재 때문에, 수거함에 닿기도 전에 이미 매립이나 소각으로 가는 길에 들어서 있었다.
운명 범주:
- 재활용될 가능성 높음: 보증금 제도나 수거 체계가 탄탄한 나라에서 의미 있는 비율로 회수됨
- 간혹 재활용됨: 일부 체계에서는 회수되지만 대부분에서는 반려됨. 지역 기반 시설에 크게 좌우됨
- 거의 재활용되지 않음: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나 상업적으로는 미미함. 대부분 매립되거나 소각됨
- 보편적 회수 경로 없음: 현재 여건에서 대규모 상업적 회수 경로가 없음
| # | 품목 | 플라스틱 종류 | 수지 코드 | 실제 운명 | 비고 |
|---|---|---|---|---|---|
| 1 | 투명 PET 생수병 / 탄산음료병 | PET | #1 | 재활용될 가능성 높음 | 세계에서 가장 성적이 좋은 플라스틱.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이제 재활용 PET의 절반 이상이 다시 병이 되고, 나머지 상당 부분은 폴리에스터 섬유, 시트, 포장용 밴드가 됨 |
| 2 | 우유 통 | HDPE(무색/흰색) | #2 | 재활용될 가능성 높음 | 두 번째로 성적이 좋음. 최종 시장이 안정적. 유색 HDPE는 이보다 약함 |
| 3 | 세탁 세제 용기 | HDPE(유색) | #2 | 간혹 재활용됨 | 색과 잔여물 때문에 무색 HDPE보다 가치가 낮음 |
| 4 | 샴푸 / 컨디셔너 병 | HDPE 또는 PP | #2 / #5 | 간혹 재활용됨 | 펌프 디스펜서는 복합 소재 부품. 일반 뚜껑은 병에 끼운 채 두어도 됨 |
| 5 | 바디워시 / 액체 비누 병 | HDPE 또는 PP | #2 / #5 | 간혹 재활용됨 | 샴푸 병과 같은 문제. 라벨과 펌프가 선별을 어렵게 함 |
| 6 | 세정제 분무기 병 | HDPE + PP 방아쇠 | #2 / #5 혼합 | 간혹 재활용됨 | 병 몸체는 HDPE로 회수 가능. 방아쇠는 복합 소재 부품이며, 끼운 채 버릴지에 대한 지역 안내가 서로 다름 |
| 7 | 케첩 / 소스 짜는 병 | 다층(PP + EVOH) | 제각각 | 거의 재활용되지 않음 | 호환되는 결합층을 갖춘 얇은 EVOH 차단층은 폴리프로필렌 재활용업체가 용인하지만, 소스 잔여물이 불리하게 작용하고, 미국에서 PP를 비롯해 PET/HDPE가 아닌 플라스틱의 재처리 비율은 5% 미만 |
| 8 | 요구르트 용기 / 통 | PP | #5 | 거의 재활용되지 않음 | 음식물 잔여물과 작은 크기 때문에 선별 단계에서 반려됨. PP 회수는 더디게 개선 중 |
| 9 | 마가린 / 버터 통 | PP | #5 | 거의 재활용되지 않음 | 기름 오염이 문제. 뚜껑은 다른 소재인 경우가 많음 |
| 10 | 육류 / 농산물 트레이(경질) | EPS 또는 PP | #5 / #6 | 거의 재활용되지 않음 (PP) / 보편적 회수 경로 없음 (EPS) | EPS 트레이는 실현 가능한 회수 경로가 거의 없음. PP 트레이는 받아 주는 곳도 있으나 선별 단계 반려율이 높음 |
| 11 | 플라스틱 빨대 | PP | #5 | 보편적 회수 경로 없음 | 너무 가볍고 작아 선별 기계를 통과하지 못함. 스크린 사이로 빠짐 |
| 12 | 일회용 커피 컵 뚜껑 | PP 또는 PS | #5 / #6 | 거의 재활용되지 않음 | 대개 컵과 분리되어 사라짐. PS 뚜껑은 실효성 있는 회수 경로가 없음 |
| 13 | 포장 음식 용기(조개껍데기형) | EPS 또는 PET | #1 / #6 | 거의 재활용되지 않음 (PET) / 보편적 회수 경로 없음 (EPS) | 음식물 오염이 가장 큰 실패 원인. EPS는 거의 예외 없이 매립됨 |
| 14 | 플라스틱 수저·포크 | PS 또는 PP | #5 / #6 | 보편적 회수 경로 없음 | 혼합 고분자, 가벼운 무게, 음식물 오염. 경제적 가치가 마이너스 |
| 15 | 농산물 망 / 그물 봉지 | HDPE 또는 PP 그물 | #2 / #5 | 보편적 회수 경로 없음 | 그물 구조가 선별 기계를 막음 |
| 16 | 비닐 쇼핑백(얇은 필름) | LDPE | #4 | 거의 재활용되지 않음 | 매장 회수 프로그램이 있지만 회수율이 매우 낮음. 선별 기계를 막히게 해 대부분의 문 앞 분리수거에서 제외됨 |
| 17 | 빵 봉지 / 냉동식품 봉지 | LDPE 또는 다층 | #4 / 혼합 | 거의 재활용되지 않음 / 보편적 회수 경로 없음 | 쇼핑백과 같은 필름 문제. 차단 코팅을 입힌 다층 구조인 경우가 많음 |
| 18 | 랩 / 식품 포장 필름 | LDPE 또는 PVC | #3 / #4 | 보편적 회수 경로 없음 | 잘 늘어나는 필름이 선별 장비에 엉킴. PVC 랩은 거의 회수되지 않음 |
| 19 | 과자 봉지 | 다층(BOPP + 호일 + PE) | 혼합 | 보편적 회수 경로 없음 | 금속 증착층과 접합층은 상업적으로 회수 불가. 안쪽이 반짝이면 서로 호환되지 않는 여러 소재라는 뜻 |
| 20 | 블리스터 포장(알약 / 철물) | PVC + 알루미늄 호일 | #3 + 금속 | 보편적 회수 경로 없음 | PVC와 알루미늄은 대규모로 상업적 분리가 불가능 |
| 21 | 에어캡 | LDPE | #4 | 거의 재활용되지 않음 | 일부 매장 필름 회수함에서 받아 줌. 압도적 다수가 매립됨 |
| 22 | EPS / 폴리스타이렌 발포 완충재 | EPS | #6 | 거의 재활용되지 않음 | 깨끗한 운송용 발포재는 회수·거점 수거 제도가 있는 곳에서 재활용됨. 밀도가 매우 낮아 운반 비용이 크고, 문 앞 분리수거에서는 대개 제외됨 |
| 23 | 플라스틱 병뚜껑(분리된 것) | PP | #5 | 간혹 재활용됨 | 이제 많은 체계가 병에 끼운 뚜껑을 받아 줌. 따로 떨어진 뚜껑은 선별 단계에서 사라지기 쉬움 |
| 24 | 칫솔 | 나일론 + PP + ABS + 고무 | 혼합 | 보편적 회수 경로 없음 | 혼합 고분자를 위한 상업적 회수 경로가 없음. 전문 회수 프로그램이 아주 작은 규모로 존재 |
| 25 | 일회용 면도기 | PP + 강철 + 고무 | 혼합 | 보편적 회수 경로 없음 | 여러 소재의 복합체. 전문 회수 프로그램이 있지만 1%에도 한참 못 미치는 양만 거둬들임 |
| 26 | 처방약 병 | HDPE 또는 PP | #2 / #5 | 간혹 재활용됨 | 화학적으로 깨끗하지만 대개 작음. 약국 반납을 요구하는 지역이 많아 회수량이 줄어듦 |
| 27 | 어린이 플라스틱 장난감(버려진 것) | ABS + PP + PE + 도료 + 금속 부품 | 혼합 | 보편적 회수 경로 없음 | 여러 고분자, 여러 소재, 여러 색. 기부하면 수명이 늘어나지만 결국 매립되거나 소각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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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출처 및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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