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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대표적 환경 정책은 세계 기후 전략으로서는 허약하고, 산업·안보·금융 전략으로서는 훨씬 강력하다.
2024년 유럽연합(EU)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6%를 차지했다. 중국은 약 29%를 배출한다. 인도의 배출은 가파르게 늘고 있다. 대기 중 탄소 총량을 줄이는 것이 주된 목적인 정책을 설계한다면, 자원을 탄소 대부분이 나오는 곳으로 돌릴 것이다. 기술 이전, 개발도상국을 위한 청정에너지 금융, 그리고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가 대규모로 채택할 수 있을 만큼 값싼 저탄소 대안이다. 유럽은 이 가운데 일부를 했다. EU와 회원국들은 세계 최대의 공적 기후금융 제공자로 2024년 약 320억 유로를 내놓았지만, 문제의 크기에 비하면 작은 액수다. 유럽의 가장 무거운 정책 수단은 다른 곳을 향했다. 관세 장벽을 쌓고, 자국 산업에 보조금을 주고, 스스로를 규율하는 정교한 규제 체계를 세웠다. 유럽 그린딜의 설계자들은 이 셈법을 알고 있었다.
기후를 최우선에 둔 유럽 정책이라면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 보자. 그런 정책은 배출량이 늘고 있는 경제, 곧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로의 청정기술 이전에 상당한 자금을 쏟아부을 것이다. 독일이 2023년 마지막 원자로 3기를 닫도록 내버려 두는 대신 유럽의 원자로를 계속 돌리면서 값싼 원자력 기술을 수출할 것이다. 탄소시장 수입은 국내 사업이 아니라 개발도상국의 에너지 접근성으로 갈 것이다. 실제로 회원국들은 그 수입의 대부분을 국내 사업에 넣었다. EU 법은 이 돈을 해외 기후 행동에 쓰도록 허용하지만, 2024년 국제 기후·에너지 목적에 쓰인 몫은 0.4%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탈탄소화를 의무로 만들고 유럽 안에 가두기 전에 먼저 값싸고 수출 가능하게 만들 것이다. 그린딜은 이런 일을 거의 하지 않았다. 대신 탄소 가격을 전혀 내지 않는 외국 경쟁자로부터 유럽 제조업체를 보호하는 탄소 국경 부과금을 세웠고, 브렉시트 이후 대륙의 자본시장이 장악하기를 바랐던 금융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보조금을 유럽 산업 쪽으로 돌렸다.
그렇다고 기후에 대한 우려가 가짜였다는 뜻은 아니다. 그린딜을 만든 사람들은 기후 위험을 내면화했다. 그러나 어떤 문제를 믿는다고 해서 정책이 무엇을 겨냥하는지가 정해지지는 않는다. 기후 의제와 나란히 네 가지 다른 의제가 움직이고 있었다. 모두 합리적이었지만, 그만큼 솔직하게 밝혀진 것은 일부뿐이었다.
산업 전쟁
그린딜이 발표된 2019년 12월 무렵, 중국은 유럽의 태양광 패널 제조업을 사실상 무너뜨린 상태였다. 2000년대 후반만 해도 유럽 제조업체들이 세계를 이끌었고, 독일의 큐셀은 2007년과 2008년 세계 최대의 태양전지 제조업체였다. 큐셀은 2012년 파산을 신청했고, 2023년에는 EU가 수입한 태양광 패널의 98%가 중국산이었다.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은 중국과 한국, 미국에서 구축되고 있었고, 유럽 제조업체는 그 자리에 없거나 외국 셀 공급업체에 기대고 있었다. 베스타스와 지멘스 가메사 같은 유럽 기업이 진정한 세계적 경쟁력을 쌓은 청정에너지 분야인 풍력 터빈 부품도 같은 압박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몇 년 지나지 않아 더 낮은 가격과 후한 국가 지원 금융을 내건 중국 터빈 제조업체들이 유럽의 수주를 따내기 시작했고, 2024년 EU 집행위원회는 이들에 대한 외국 보조금 조사에 착수했다. 세계 산업 생산에서 유럽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년째 줄고 있었다. 브뤼셀은 이것이 고용과 세수 기반, 전략적 자율성에 무엇을 뜻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유럽은 대응해야 했다. 문제는 대규모 국가 보조금에서 노골적 무역 장벽에 이르는 가장 직접적인 대응 수단이 WTO 약속과 EU 국가보조금 법, 단일시장에 단단히 묶여 있었다는 점이다. 불가능하지는 않았다. EU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반덤핑 조치를 부과했고, 2019년 12월 브뤼셀은 7개국이 참여하는 배터리 프로젝트에 32억 유로의 국가보조금을 승인했다. 독일의 몫은 최대 12억 5,000만 유로였다. 그러나 큰 조치는 브뤼셀의 사안별 승인을 받아야 했고, 무역 구제는 긴 조사를 거친 뒤에야 나왔다. 프랑스는 중국산 수입품으로부터 자국 철강 부문을 독자적으로 보호할 수 없었다. 무역 정책은 브뤼셀의 권한이기 때문이다. 수십 년 동안 유럽의 경쟁 정책을 규율해 온 규칙들이 이제는 유럽이 마주한 가장 시급한 전략적 과제를 옥죄는 족쇄가 되어 있었다.
그린딜은 상당 부분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이었다. 국제통상법은 자의적으로 차별하거나 위장된 보호주의가 아닌 한, 원래라면 무역 규칙에 어긋날 조치도 환경 목표를 근거로 정당화할 수 있게 해 준다. 러시아는 이미 차별을 이유로 CBAM을 WTO에 제소했다. 탄소 가격제는 그 주된 경제적 효과가 국내 생산에 비해 수입품의 비용을 끌어올리는 것일 때조차 기후 정책으로 방어할 수 있다. 그린딜에 내장된 금융 규칙은 노골적인 보조금보다 문제 삼기 훨씬 어려운 산업 정책 수단으로 기능했다. 어떤 활동을 지속 가능한 것으로 칠지 정하는 택소노미, 은행과 보험사에 대한 기후 위험 요건, 의무적 공급망 공시가 그것이다. 누군가 그렇게 계획했든 아니든, 이 설계는 법적 제약이 열어 둔 길을 따라 뻗어 나갔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보자. CBAM은 산업 수입품에, 그 상품이 EU의 탄소 가격 체계 아래서 생산되었다면 적용되었을 탄소 비용에 해당하는 부과금을 매긴다. 대상은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비료, 전력, 수소다. 비슷한 탄소 규제 없이 운영되는 저비용 외국 제조업체와 유럽 생산자가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는 부문들이다. 국경에서 CBAM은 관세와 거의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지만, WTO 규칙 아래서 탄소 균등화 조치로 방어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부과금은 제품마다 내재된 배출량을 따르고, 해외에서 이미 낸 탄소 가격은 공제되므로 더 깨끗하거나 탄소세를 내는 외국 공장은 덜 낸다. 둘 다 해당하지 않는 수출업체에게 효과는 관세와 같다. 유럽 생산자의 무상 배출권이 단계적으로 폐지되는 바로 그 시점에, 외국 생산자는 탄소 가격을 내지 않아 누리던 이점을 잃는다. 이 제도는 2026년 1월 본격 시행 단계에 들어갔고, 무상 배출권이 회수되는 데 맞춰 부과금이 단계적으로 오르며, 첫 인증서는 2027년 2월부터 판매된다. 2026년 7월 집행위원회는 이 단계적 폐지 시한을 2034년에서 2038년으로 늦추자고 제안했다.
컨설팅 업계는 일찌감치 이 사업을 알아봤다. 매킨지, 딜로이트, BCG와 동종 업체들은 ESG 준수, 택소노미 해석, 탄소 회계, 전환 계획을 중심으로 사업 부문을 꾸렸다. 그린딜의 규제 복잡성이 앞으로 수년간 계속 만들어 낼 일감이다. 복잡성은 스스로의 지지층을 만든다. 새 보고 기준이 하나 생길 때마다 그것을 해석하는 회사에는 새 수익원이 생기고, 일단 생겨난 복잡성을 지킬 이유가 충분한 로비 세력도 생긴다.
안보의 셈법
그린딜이 발표된 2019년, 유럽은 화석연료 수입 대금으로 러시아에 1,100억 유로가 넘는 돈을 지불했다. 이 돈은 유럽의 부를 체계적으로 넘겨주는 것이었고, 받는 쪽은 정보기관이 유럽 땅에서 암살 작전을 벌이고, 군대가 이미 이웃 나라의 일부를 점령했으며, 탈냉전 유럽 안보 질서의 수정을 공개적으로 목표로 내건 정부였다. 이 금전 관계와 유럽의 외교 정책 입장 사이의 모순은 분명히 인식되고 있었다. 공개적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크림반도 병합 이후 집행위원회의 2014년 에너지 안보 전략은 EU의 러시아 가스 의존을 있는 그대로 적시했다. 그러나 의존을 줄일 만한 규모의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정치적으로 받아들일 만한 단기 해법이 없었고, 무엇보다 값싼 러시아 가스에 깊이 의존하는 독일 산업 로비의 영향력이 컸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는 어떤 외교 협상으로도 풀 수 없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녹여 낸다. 바람과 햇빛은 지리적으로 붙박여 있다. 어떤 외국 정부도 파이프라인 결정 하나로 프랑스의 태양광을 끊을 수 없다. 유럽의 전력 중 바람과 햇빛에서 나오는 몫이 커질수록, 적대국이 무엇을 결정하든 수입해야 할 연료는 줄어든다. 다만 유럽이 수입하는 태양광 패널이 거의 전부 중국산인 이상, 의존은 사라지기보다 연료에서 장비로 옮겨 간다. 이 논리는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안정적이고 감당할 만한 가격의 EU 에너지 공급은 2019년 12월 집행위원회가 그린딜을 출범시키며 제시한 세 가지 에너지 원칙 가운데 하나였다. 러시아는 그린딜 출범 후 2년 남짓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침공은 유럽의 화석연료 의존이 전략적 취약점이라는 사실을 온 세계 앞에서 확인시켰고, 뒤이은 긴급 계획 리파워EU(REPowerEU)는 그린딜이 이미 마련해 둔 장치 위에 세워졌다.
미국이라는 변수도 나란히 작동한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이 파리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발표했고, 그럼으로써 유럽이 지정학적 정체성을 절실히 필요로 하던 순간에 그것을 건네주었다. 탈퇴는 2020년 11월 발효되었고, 트럼프는 두 번째 임기에 이를 되풀이해 2026년 1월 다시 발효시켰다. 유럽의 군사력은 미국에 비하면 미미하고, 중국에 비해서도 점점 더 그렇다. 결정적 분야에서 유럽의 기술 주도권은 끊임없이 도전받고 있으며, 경제적 비중은 여전히 상당하지만 세계 생산에서 차지하는 몫은 줄고 있다. 기후 리더십은 하드파워가 쉽게 주지 못하는 것을 주었다. 반박하거나 흉내 내기 어렵고, 군사 투자가 필요 없으며, 미국이 떠나며 비워 가던 규칙 기반 국제 질서의 제도적 수호자로 유럽을 자리매김하는 일종의 도덕적 권위였다.
유럽의 이전 목표들도 겉보기만큼의 승리는 아니었다. EU는 배출, 재생에너지, 효율이라는 세 가지 2020년 목표를 실제로 달성했다. 하지만 효율 목표는 2020년 코로나19 봉쇄로 에너지 수요가 급감한 덕이 컸고, 프랑스는 자국 재생에너지 목표에 4%포인트 가까이 못 미쳤으며, 여러 회원국은 다른 나라에서 재생에너지의 “통계적 이전”을 사들이고서야 목표를 맞췄다. 그린딜은 이미 2030년 배출 목표를 강화하고 2050년 기후중립을 약속하며 기준을 다시 높여 놓았기에, 2020년 성적표가 나왔을 무렵 관심은 새 목표로 옮겨 가 있었다.
정치의 기계장치
2019년 7월 16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은 유럽의회 앞에 서서 아홉 표 차이로 얻게 될 자리를 청했다. 그는 어느 정당의 선도 후보로서가 아니라, EU 정상들이 사흘간의 정상회의 끝에 밀실에서 맺은 합의를 통해 지명되었다. 의회가 선출 방식으로 기대했던 슈피첸칸디다트 제도를 건너뛴 것이다. 인준에는 747명 의회에서 절대 과반인 374표가 필요했다. 그는 383표를 얻었다. 그날 연설에서 그는 구체적인 약속을 했다. 취임 첫 100일 안에 유럽 그린딜을 내놓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집행위원회 출범 열흘 뒤이자 표결 다섯 달 뒤인 2019년 12월 11일 그 약속을 지켰다.
정책 자체의 장점만으로는 그린딜이 왜 그토록 대담하게, 그토록 빨리 발표되었는지 다 설명되지 않는다. 설명의 일부는 이 정책을 내건 사람의 정치적 처지에 있다. 과반에 못 미칠지도 모르는 지명자에게는 당장 역사적인 프로젝트가 필요하고, 그것을 표결 전에 발표해야 한다.
그레타 툰베리는 그보다 석 달 앞선 4월 유럽의회에서 연설했다. 같은 달 멸종저항은 런던 중심가를 점거했다. 5월 선거에서는 대륙 전역에서 녹색당이 역사적인 약진을 거뒀다. 통상적인 설명은 이런 사실들을 원인으로 다룬다. 대중의 압력이 행동을 요구했고, 제도가 응답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집행위원회 내부의 기후 우려는 활동가들의 물결보다 먼저 있었다. 2018년 11월, 임기 말의 융커 집행위원회는 이미 2050년 기후중립 EU를 제안했다. 거리 시위와 선거 결과가 준 것은 허가였다. 얻을 수 있는 유권자가 있고, 손 놓고 있으면 대가를 치른다는 사실을 보여 준 것이다. 새 집행위원회는 브뤼셀이 이미 정해 둔 항로로 밀고 나가는 데 그 운동을 활용했다.
그린딜을 실현하려면 전환 비용을 불균형하게 떠안게 될 회원국들의 지지가 필요했다. 폴란드는 2019년 전력의 약 4분의 3를 석탄으로 생산했다. 설득만으로 구속력 있는 탈탄소화 일정을 받아들일 나라가 아니었고, 2019년 12월 실제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2050년 기후중립 목표를 승인한 정상회의에서 그 목표를 약속하지 않은 회원국은 폴란드뿐이었다. 브뤼셀은 돈으로 답했다. 정의로운 전환 메커니즘은 석탄 의존 지역을 위해 약 550억 유로를 동원하도록 설계되었고, 그 중심에는 기후중립을 약속하지 않으면 국가별 배정액의 절반만 지급하는 2018년 가격 기준 175억 유로 규모의 정의로운 전환 기금이 있었다. 이 메커니즘은 거래를 재정적으로 감당할 만하게 만들려고 고안되었다. 유럽연합은 큰 문제에서 이런 식으로 연합을 꾸린다. 잃을 것이 가장 많은 당사자 가운데 충분한 수가 반대를 멈출 만큼 충분한 보상을 받도록 패키지를 짜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관통한 것이 브뤼셀 효과다. 역내 시장 접근 요건을, 다른 어떤 정부도 서명할 필요가 없는 사실상의 세계 표준으로 바꿔 놓는 유럽의 구조적 능력이다. 유럽이 특정 제품 기준을 의무화하면, 유럽 단일시장에 물건을 팔려는 세계의 모든 기업이 이를 따라야 한다. 그린딜은 그 영향력을 세계적 산업 전환으로 넓혔다. 브뤼셀에서 쓴 기준이 서울과 디트로이트, 선전의 산업적 결정을 제약하게 되는 것이다.
설계도와 그 비용
그린딜은 금융 설계 프로젝트이기도 했다. 브렉시트로 런던 시티가 EU 밖으로 나가자, 프랑크푸르트와 파리는 금융 상품과 위상을 차지할 기회를 보았다. 구성 요소는 경제 활동을 지속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분류하는 EU 택소노미, 대기업의 지속가능성 보고 의무화, 2021년 첫 발행 당시 역대 최대 규모의 녹색채권이었던 EU 자체의 넥스트제너레이션EU 녹색채권, 그리고 개편·확대된 탄소시장이었다. 몇몇은 2018년 지속가능금융 행동계획에서 처음 제안된 뒤 그린딜로 이어졌다. 이 가운데 어느 것도 기후 정책에만 그치지 않았다. 이들이 함께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만들었고, 프랑크푸르트와 파리, 암스테르담은 브렉시트로 판이 흔들린 사업을 유치하려고 경쟁했다. 보고 규칙은 그 뒤 축소되었다. 2026년 옴니버스 I 개혁에 따라 2027 회계연도부터 EU 기업은 직원이 1,000명을 넘고 매출이 4억 5,000만 유로를 넘는 경우에만 보고해야 한다. 유럽 금융기관에는 ESG 투자를 받아들일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새로운 자산군은 가격을 매길 새 금융상품, 자문 수익을 낳는 새 규제 준수 요건, 구성할 새 지수, 출시할 새 펀드를 뜻했다.
EU 배출권거래제(ETS)는 이 설계의 한가운데에 있다. 2005년부터 운영되었지만, 그 역사의 상당 기간 탄소 가격은 큰 결정을 강제하기에는 너무 낮았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평균은 톤당 약 7유로로, 연료 전환이나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합리적이 되는 수준에 한참 못 미쳤다. 그래도 효과는 있었다. 제도 안의 시설들은 2005년부터 2012년 사이 제도 밖의 비슷한 시설에 비해 배출을 약 10분의 1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제도는 심각한 악용에도 취약했다. 유로폴은 탄소 배출권을 이용한 회전목마식 부가가치세 사기로 2008~2009년 유럽 납세자들이 50억 유로의 손실을 입었다고 추산한다. 마침내 가격을 20유로 위로 밀어 올린 2018년 개혁과 그린딜의 더 엄격한 2023년 전면 개편은, 스스로 내건 기준으로도 방어하기 어려워진 제도에 대한 응답이었다. 그 개편은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62% 감축을 정하고, 난방·도로 연료를 위한 두 번째 탄소시장을 만들었다. 이 시장은 이제 2028년 출범 예정이다.
규칙을 쓰는 관료들은 폴란드 동부에서 농사를 짓지도, 전환으로 문을 닫을 공장에서 일하지도 않는다. 그린딜이 단기적으로 지우는 비용은 에너지 요금과, 탄소를 중심으로 세워진 공장의 일자리에서 나타나며, 정책이 어떻게 설계되었고 어떻게 수정될지에 가장 발언권이 적은 사람들에게 가장 무겁게 떨어진다. 이 간극은 구조적이다. 정책을 설계하는 사람들과 그 정책 아래 사는 사람들이 전혀 다른 경제적 세계에 살 때 생기는 일이다.
2023년 말부터 2024년까지 독일, 프랑스, 벨기에, 폴란드 등 유럽 곳곳에서 터져 나온 농민 시위는 앞서 질소 규제를 둘러싸고 벌어진 네덜란드의 반발에 뒤이은 것이었다. 시위는 집행위원회를 급히 물러서게 했다. 2024년 2월 폰데어라이엔은 자신의 농약 감축 법안 철회를 발표했는데, 브뤼셀이 농민에게 농지 일부를 휴경하도록 요구한 규정의 완화를 제안한 지 며칠 뒤였다. 계기는 독일의 농업용 경유 세금 감면 축소나 폴란드로 들어온 값싼 우크라이나산 곡물처럼 국내 문제인 경우가 많았지만, 시위는 그린딜의 농업 규칙으로 모여들었다. 그 규칙들은 빠듯한 마진으로 몸이 고된 조건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실제 비용을 지웠다. 브뤼셀이 이를 내다보지 못했다는 사실은 규칙을 쓰는 사람들과 그 규칙이 다스리는 농장 사이의 거리를 말해 준다.
그리고 원자력이 있다. 프랑스는 전력의 약 3분의 2를 원자력으로 생산하며, 덕분에 유럽에서 탄소 배출이 가장 적은 전력망 가운데 하나를 갖고 있다. 프랑스는 원자력이 EU 택소노미에 지속 가능한 투자로 포함되기를 원했다. 2001년 처음 탈원전에 합의했던 독일은 후쿠시마 이후 주로 정치적 이유로 모든 원전 폐쇄를 다시 약속했고, 포함에 반대했다. 산업 규모로 검증된 급전 가능 저탄소 전력원을 두고 양립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그린딜은 이 모순의 해결을 뒤로 미뤘다. 원자력은 2022년에야 집행위원회 위임법을 통해 화석 가스와 함께 “전환” 활동으로 분류되며 택소노미에 들어갔다. 오스트리아가 이 위임법에 소송을 제기했고, EU 일반법원은 2025년 9월 위임법을 유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독일은 2025년까지 반대를 고수했는데, 그해 메르츠 정부가 EU 법에서 원자력의 동등한 대우를 더는 막지 않기로 했다. 그 무렵 독일의 마지막 원자로들은 문을 닫은 지 이미 2년이 지난 뒤였다.
정합성의 역설
EU가 내는 배출량은 세계의 약 6%다. 기후금융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같은 나라와 맺은 몇몇 에너지 전환 파트너십을 빼면, 그린딜은 나머지 94%에 대해 진지하다고 할 만한 일을 거의 하지 않는다. 세계 기후 정책으로서 그린딜은 대체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문제에 비해 너무 작고, 탄소가 쌓이고 있는 곳을 대부분 비켜 겨냥한다.
다른 목적들로 평가하면 훨씬 잘 맞아떨어진다. 산업 정책에 법적 방패를 주고, 적대적인 국가의 연료에 기대야 할 유럽의 필요를 줄이고, 유럽의 기준을 수출하고, 대륙의 금융에 새 자산군을 안겨 준다. 또 아홉 표 차이로 인준된 집행위원장에게는 그가 인준을 걸었던 바로 그 프로젝트를 주었다.
2026년 현재, 그린딜을 탄생시킨 정치적 연합은 눈에 띄게 흔들리고 있다. 농민들이 들고일어났고, 2024년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녹색 전환에 적대적인 정당들이 세력을 넓혔다. 집행위원회도 물러섰다. 농약 법안을 철회했고, 자동차 제조사들이 CO2 목표를 3년 평균으로 맞출 수 있게 했으며, 2035년 무배출 규정을 90% 감축으로 완화하는 안도 계류 중이다. 난방·도로 연료를 위한 새 탄소시장은 1년 늦춰졌고, 지속가능성 보고 의무는 이제 최대 기업들에만 적용된다. 가장 의미심장한 후퇴는 아직 제안 단계에 있다. 산업계가 2038년까지 무상 탄소 배출권을 유지하게 하는 안으로, 이렇게 되면 그 배출권을 대체하기로 했던 국경 부과금도 느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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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출처 및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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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energy International. Commission launches “ambitious yet pragmatic” Automotive Package. December 23, 2025. (Proposed 2035 target of a 90% cut in fleet CO2.) https://bioenergyinternational.com/commission-launches-ambitious-yet-pragmatic-automotive-pack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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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P Berlin. Divided But Dangerous: The Fragmented Far-right’s Push for Power in the EU after the 2024 Elections. 2024. https://www.swp-berlin.org/en/publication/divided-but-dangerous-the-fragmented-far-rights-push-for-power-in-the-eu-after-the-2024-electio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