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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OECD는 이른바 유해 조세 경쟁을 가려내는 기준을 공식적으로 확립한 보고서를 펴냈다. 2년 뒤 나온 2000년 진행 보고서는 첫 구체적 표적을 지목했다. 회원국 내부의 잠재적 유해 특혜 조세 제도 47개, 그리고 조세 피난처 기준에 부합한다고 판정된 35개 관할권의 목록이었다(6곳은 미리 개혁을 약속해 목록에서 빠졌다). 이름이 붙은 문제는 모두 82개였고, 그중 절반 이상이 OECD 내부에 있었다. 보고서는 문제와 그 장본인들을 지목했고, 그들을 다룰 시간표를 암시했다.

26년이 지난 지금, 현재 가장 신뢰할 만한 추정으로는 다국적기업이 본국 밖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의 약 3분의 1(2023년 34%)이 여전히 조세 피난처로 이전되고 있다. 절대 금액으로는 오히려 늘어 연간 1조 달러를 넘었고, 그 비율은 2010년대 후반의 정점 이후 아주 조금 내려왔을 뿐이다.

이 간극은 대개 설명되지 않은 채 남는다. 정책 문서와 칼럼, 정치인의 연설에서 제시되는 설명은 이렇다. 조세 피난처는 국제법을 악용하는 일탈적 관할권의 소행이고, 개혁은 진행 중이지만 기술적으로 복잡하며, 제도적 공조가 충분히 이루어지면 문제는 결국 풀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설명은 그것을 내놓는 기관들을 치켜세우며, 한 가지 중요한 점에서 틀렸다. 증거로 보면 제대로 작동하는 체제를 실패로 취급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따져 볼 단어는 “정당한”이다. 국제 조세 피난처 체제의 핵심은 그것을 가장 큰 목소리로 규탄하는 국가들이 만든 법 안에서 작동하며, 세계 일부 소규모 경제들의 일관된 개발 이익에 이바지한다. 국제 비즈니스에 그것은 평범한 기반 시설, 곧 모든 주요 다국적기업 연차보고서 뒤편에 깔린 배관이다. 기관도, 기술적 지식도, 공언된 의지도 모두 있고 그 핵심이 불법도 아니라면, 무엇이 빠져 있는가?

조세 피난처란 무엇인가

조세 피난처의 대중적 이미지는 놋쇠 명패 하나 달린 사무실과 번호 계좌가 있는 카리브해의 섬이다. 이 이미지는 체제의 일부를 묘사하지만, 체제의 무게중심이 놓인 곳에서 시선을 딴 데로 돌린다.

전 세계 기업 소유의 사슬을 따라가면 관할권은 도관(conduit)과 종착지(sink)라는 두 종류로 나뉜다. 종착지형 역외금융센터는 종점이다.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룩셈부르크, 홍콩, 저지, 버뮤다, 케이맨 제도가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대개 지주회사 구조를 통해 기업 소유 가치 가운데 불균형적으로 큰 몫을 끌어들여 붙잡아 둔다. 도관형 역외금융센터는 통과 지점이다. 네덜란드, 영국, 스위스, 싱가포르, 아일랜드가 그렇다. 기업 소유의 사슬은 종착지로 가는 길에 이들을 거쳐 가며, 이들의 역할은 0에 가깝거나 낮은 원천징수세, 광범위한 양자 조세조약망, 그리고 그룹 내부 거래를 위해 맞춤 설계된 법적 구조의 조합에서 나온다.

가장 덜 주목받는 발견은 이 분류에서 곧바로 도출된다. OECD 회원국은 이 체제의 중심에 있다. 다섯 도관 가운데 네 곳이 OECD 회원국이고, 종착지 가운데서는 룩셈부르크도 그렇다. 유해한 조세 경쟁에 맞서야 할 국제사회는 아일랜드, 네덜란드, 영국, 스위스, 룩셈부르크를 회원이자 파트너로, 그 체계의 서명국이자 개혁 과정의 참여자로 거느리고 있다.

작동 방식은 별스럽지 않다. 한 다국적기업이 아일랜드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그 자회사에 자사의 지식재산을 라이선스한다. 그러면 아일랜드 자회사는 독일, 프랑스, 미국의 운영 자회사들에 로열티를 청구한다. 실제 고객과 직원과 공장이 있는 관할권들이다. 로열티 지급은 과세 대상 이익을 세금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옮긴다. 지식재산은 명목상 더블린에, 혹은 더블린이 편의를 봐주는 구조 안에 머물고, 그것이 낳는 소득은 운영 국가가 부과했을 세율보다 훨씬 낮은 세율로 쌓인다. 아일랜드의 명목 법인세율 12.5%는 많은 구조에서 실제로 적용된 실효세율이 아니었다. 2024년부터 아일랜드는 이 세율을 유지하면서, 최대 다국적기업 그룹들의 세 부담을 15%의 최저한으로 끌어올리는 추가세를 덧붙였다.

조약 쇼핑(treaty shopping)은 또 하나의 층을 더한다. 네덜란드는 100개 가까운 나라와 조세조약을 맺어, 서로 오가는 배당과 이자, 로열티에 대한 원천징수세에 상한을 두었다. 조약의 거주자 요건과 남용 방지 요건을 충족한 네덜란드 지주회사를 거쳐 지급을 우회시킨 기업은 원천지에서 부과되는 원천징수세를 30%에서 5%나 0으로 줄일 수 있었다. 이런 의미에서 조약망은 관할권들이 앞다투어 내놓는 상품이며,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포괄적인 조약망 가운데 하나를 구축했다. 압력에 밀린 네덜란드는 2021년부터 저세율 관할권의 특수관계 기업으로 넘어가는 이자와 로열티에 스스로 원천징수세를 부과하고 있다. 2026년 세율은 25.8%다.

그 결과는 측정 가능하다. 조세 피난처에서 영업하는 외국 계열사는 같은 관할권의 현지 기업보다 자릿수가 하나 다를 만큼 수익성이 높다. 자본 집약도의 차이로 설명되는 것은 그 격차의 기껏해야 10분의 1이다. 2015년 아일랜드의 외국인 소유 기업들은 아일랜드에서 지급한 임금 1달러당 약 8달러의 세전 이익을 장부에 올렸다. 어떤 평범한 비즈니스 모델도 만들어 내지 못하는 비율이다. 이 수익성 프리미엄은 이익 이전의 산물, 곧 서류상으로 세금이 가장 적은 곳에 옮겨 놓은 소득이다.

같은 추정으로는 이전된 기업 이익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향하는 곳은 아일랜드로, 2023년 약 1840억 달러에 이른다. 아일랜드는 유로존 회원국이자 1973년부터 EU 회원국이며, 정치 지도자들이 사반세기 동안 개혁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기본 협정에 서명해 온 나라다.

포천 500 기업의 3분의 2 이상이 델라웨어에 설립되어 있다. 유연한 회사법, 실질 소유자 정보에 대한 가벼운 공개 의무(미국에서 설립된 회사는 2025년부터 연방 실질 소유자 보고 의무를 면제받고 있다), 그리고 델라웨어 내 활동이 무형자산의 보유와 관리에 국한된 회사를 면세해 주는 주 세법이 기업들을 끌어들인다. 델라웨어는 비밀이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철저한 감시를 받는 기업들의 설립 서류에 그 이름이 올라 있다. 비판자들은 델라웨어를, 연방정부가 조세 피난처 근절을 위한 국제 논의의 한가운데 앉아 있는 나라에 버젓이 드러나 있는 국내 조세 피난처라고 부른다.

1980년대 서유럽의 비교적 가난한 경제였던 아일랜드가 번영하는 경제로(다국적기업 회계의 효과를 걷어 낸 지표로 보아도 그렇다) 탈바꿈한 과정은 그 조세 전략과 떼어 놓을 수 없다. 그 전략은 의도적이고 주권적이었으며 대체로 합법적이었다. 다만 애플 사건이 보여 주듯, 그 전략이 낳은 모든 장치가 EU 국가보조 규정을 통과한 것은 아니었다. 그것이 도덕적으로 결백한지는 여기서 요점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 전략이 법에 뿌리내리고 제도적으로 정상적이며, 그것을 구사하는 관할권에는 잘 들어맞고 그러지 않는 관할권들에는 비용을 지운다는 점이다.

도관/종착지형 역외금융센터 방법론

이 분류 체계는 전 세계 수백만 개 기업 사이의 소유 관계를 추적하는 데이터베이스로 세계 기업 소유 네트워크를 재구성한 데서 나왔다. 이를 만든 연구진은 기업 소유의 사슬을 추적하고 그 밑단에 있는 기업들의 영업수익으로 가중치를 매겨, 가치가 쌓이는 관할권(종착지)과 가치가 대부분 통과해 지나가는 관할권(도관)을 구별했다.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룩셈부르크, 저지, 버뮤다, 케이맨 제도는 24개 종착지에 속하고, 네덜란드, 영국, 스위스, 싱가포르, 아일랜드는 5대 도관이다. 독일 운영 자회사에서 케이맨 제도 지주회사로 가는 지급은 네덜란드나 아일랜드의 중간 법인을 거칠 수 있으며, 각 층은 해당 단계에서 원천징수세를 줄인다. 5대 도관 가운데 네 곳이 OECD 회원국이고 그중 네덜란드와 영국이 가장 크다는 발견은 조세 피난처의 지리에 관한 통상적 설명의 틀을 다시 짠다.

누가 이용하는가

그 수익성 프리미엄은 대체로 국제 비즈니스의 평범한 기업 기반 시설, 곧 포천 500 목록과 FTSE 지수마다 등장하는 다국적기업들의 그룹 구조와 이전가격 정책의 몫이다. 국가 자산을 훔쳐 페이퍼컴퍼니로 빼돌리는 올리가르히는 다른, 더 작은 이야기다.

그룹 내부 거래, 즉 같은 모회사 아래 자회사들 사이에서 오가는 상품, 서비스, 지식재산, 자본의 이전은 국제 무역에서 큰 몫을 차지한다. 미국에서는 2025년 특수관계자 간 거래가 전체 상품 무역의 43% 가까이를 차지했다. OECD 이전가격 체계는 바로 이런 거래를 다루기 위해 존재한다. 이런 거래에 가격을 매기는 규칙, 곧 이전가격이 과세 소득이 어디에 떨어질지를 결정한다. 국제 이전가격의 핵심 원칙인 정상가격 기준(arm’s-length standard)은 그룹 내부 거래의 가격을 서로 무관한 당사자들이 시장가격으로 거래하는 것처럼 매겨야 한다고 본다. 진정한 시장 비교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 지식재산의 경우, 실제로 이 원칙은 창의적 가치평가에 엄청난 재량을 허용한다.

구글은 훗날 더블 아이리시 더치 샌드위치로 알려지게 된 구조로 미국 외 수익의 흐름을 설계했다. 아일랜드에 설립된 두 법인과 그 사이에 놓인 네덜란드 지주회사였다. 아일랜드 법인 하나는 세무상 버뮤다에서 관리되었다(그래서 미국 세법상으로는 아일랜드 법인이지만 아일랜드 세법상으로는 버뮤다 법인이었다). 로열티는 아일랜드 운영 법인에서 네덜란드 법인을 거쳐, 지식재산을 보유한 버뮤다 관리 아일랜드 법인으로 흘러갔고, 단계마다 과세 소득을 줄였다. 2017년 한 해에만 구글은 이 구조를 통해 약 230억 달러의 이익을 버뮤다로 이전했다. 그 소득에 대해 버뮤다에서 낸 세율은 0이었다. 당시 버뮤다는 법인소득세를 부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버뮤다는 2025년에야 대형 다국적기업에 15%의 세금을 도입했다).

애플의 성과는 더 집약적이었다. 미국 상원 상설조사소위원회는 2013년 5월, 미주 이외 지역 애플 매출 소득의 대부분을 장부에 올린 아일랜드 자회사 애플 세일즈 인터내셔널이 2011년 220억 달러의 소득에 대해 1000만 달러, 약 0.05%의 세금을 냈다고 보고했다. 또 다른 아일랜드 자회사 애플 오퍼레이션스 인터내셔널은 어디에서도 법인소득세를 내지 않았다. 그 세율은 다른 곳에서 관리된다는 이유로 아일랜드가 세무상 거주자로 보지 않았고, 아일랜드에 설립되었다는 이유로 미국도 세무상 거주자로 보지 않은 아일랜드 자회사들이 얽힌 구조에서 나왔다. 실질적으로 이들은 어디에서도 세무상 거주자가 아니었다. 이 패턴은 애플의 구조보다 수십 년 앞선다. 제임스 하인스와 에릭 라이스는 1982년 자료를 분석해, 미국 다국적기업의 조세 피난처 계열사가 미국 해외직접투자의 20% 이상, 미국 기업 해외 이익의 3분의 1 가까이를 차지하며 보고된 이익률이 유난히 높다는 사실을 밝혔다.

더블 아이리시는 2015년부터 신규 진입이 막혔고 2020년까지 완전히 폐지되었다. 이 폐지는 개혁이 효과가 있다는 증거로 읽기 쉽지만, 후속 장치들이 상당 부분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 가운데 으뜸은 지식재산을 아일랜드 자체로 옮겨 온 것으로, 이는 2015년 아일랜드의 집계 GDP를 26%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미국, 영국, 네덜란드의 평범한 노동자들이 노후를 위해 저축하는 수단인 연금기금은 흔히 케이맨 제도 펀드를 통해 사모펀드와 인프라에 투자한다. 업계 자체 집계에 따르면, SEC에 등록된 투자자문사가 운용하는 비(非)미국 대체투자펀드의 약 70%가 케이맨에 적을 두고 있다. 케이맨 구조는 세금 중립적이다. 펀드 차원의 소득세라는 층을 하나 더 얹지 않는다. 국부펀드도 마찬가지다. 이는 합법적이고 널리 퍼져 있으며, 역외 금융에 관한 공적 논의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그 논의는 기업이나 억만장자에게 초점을 맞출 뿐, 같은 사슬의 반대쪽 끝에 있는 연금 수급자는 외면하기 일쑤다.

더블 아이리시 더치 샌드위치

이 구조는 세 법인을 통해 작동했다. A사는 아일랜드에 설립되었지만 버뮤다에서 관리되었다. 당시 아일랜드 법에서는 세무상 거주지가 관리 장소를 따랐으므로, A사는 아일랜드 세법상 버뮤다 거주 법인이었다. 그러나 미국 세법상으로는 아일랜드에 설립된 법인이므로 외국 법인이었다. A사는 지식재산을 보유했다. B사는 네덜란드 지주회사였다. C사는 실제로 아일랜드 거주 법인인 두 번째 아일랜드 법인으로, 미국 이외 시장에서 지식재산을 활용할 라이선스를 보유했다. 전 세계 운영 자회사에서 거둔 로열티는 C사로 흘러갔고, C사는 B사에 로열티를 지급했으며(아일랜드 과세 소득 감소), B사는 A사에 로열티를 지급했다(이제 버뮤다에 있으며 세율 0으로 과세).

네덜란드 법인은 로열티 흐름에 원래 적용되었을 원천징수세를 줄였다. 소득이 버뮤다에 이를 무렵에는 단계마다 과세 대상으로서의 성격이 벗겨진 뒤였다. 아일랜드는 유럽연합과 미국의 압력 속에 2014년, 이 구조를 2015년부터 신규 진입자에게, 2020년 말까지 기존 이용자에게 닫기로 결정했다. 2016년 도입된 지식개발박스(knowledge development box)는 연구개발에 기반한 적격 지식재산에서 나온 소득에 6.25%의 세율을 제시했다.

개혁이라는 연극: BEPS, 필라 2, 그리고 그것들이 하지 않는 일

OECD와 G20이 2013년 15개 항목의 행동계획으로 출범시켜 2015년 10월 최종 보고서로 마무리한 세원잠식 및 소득이전(BEPS) 프로젝트는 야심 찬 국제 제도 작업이다. 2024년까지 포괄적 이행체계는 145개가 넘는 회원 관할권으로 커졌다. OECD는 이 과정이 시작된 이래 검토한 300개가 넘는 특혜 제도 가운데 약 40%가 폐지되었거나 단계적으로 폐지되고 있다고 집계한다. BEPS 행동 13에 따라 도입된 국가별 보고 의무는 다국적기업의 이익 배분에 관해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과세 당국 데이터를 만들어 냈다.

그 어느 것도 간극을 메우지는 못했다. 행동 과제들은 권고일 뿐 법이 아니다. 회원국이 이행을 약속하고 동료 검토를 받는 네 가지 “최소 기준”조차 국내 입법이나 조세조약을 통해서만 효력을 얻는다. 그리고 그 입법을 맡은 각국 의회는 개혁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다국적기업들의 로비에 노출되어 있다. BEPS는 그 밑에 깔린 유인 구조도 건드리지 않는다. 각국은 법정 법인세율을 원하는 어떤 수준으로든 정할 자유를 누린다. 이 체계는 가장 터무니없는 남용, 즉 명목상으로는 규정을 따르지만 노골적으로 인위적인 구조를 다룰 뿐, 세율 경쟁이라는 핵심 메커니즘에는 손대지 않는다.

BEPS가 유지했고 어떤 면에서는 강화하기까지 한 정상가격 이전가격 기준은 하나의 법적 허구 위에 서 있다. 다국적기업의 아일랜드 자회사가 지식재산 사용 대가로 버뮤다 모회사에 지급하는 돈이 서로 무관한 당사자 사이의 시장 거래에 견줄 만하다는 허구다. 대부분의 지식재산에는 견줄 만한 시장 거래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대안은 다국적기업의 이익을 매출과 고용과 자산이 실제로 있는 곳에 따라 나누는 공식배분법(formulary apportionment)이다. 이 허구가 필요한 것은 그 대안이 국제 조세법의 근본적 재편을 요구하는데, 주요 경제국들이 그런 재편을 한 번도 받아들일 뜻이 없었기 때문이다.

2021년 합의된 두 필라 해법 가운데 두 번째인 필라 2는 적격 관할권에서 2024년 1월 1일부터 시행되었으며, 매출 7억 5000만 유로 이상의 다국적기업에 적용되는 15%의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도입했다. 목표는 시장 밑바닥의 세율 경쟁을 없애는 것이었다. 모든 관할권이 실효세율을 15%로 끌어올리는 추가세를 부과한다면, 이익을 세율 0의 관할권으로 돌릴 유인은 더는 남지 않는다.

실질기반 제외소득(substance-based income exclusion)은 이 목표에 단서를 단다. 다국적기업은 각 관할권에서 보유한 유형자산 장부가액과 인건비의 일정 비율을 추가세 부과 대상 이익에서 제외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각각 5%이지만, 10년의 전환 기간에는 그보다 크다(2026년에 개시하는 과세연도의 경우 유형자산의 7.4%, 인건비의 9.4%). 저세율 관할권에 실물 자산과 직원을 둔 자본 집약적 제조업체라면 이 제외 규정으로 추가세 부담이 줄어든다. 반면 물리적 존재가 미미한 관할권에 핵심 자산인 지식재산을 둔 기술 기업이나 제약 기업에는 이 규정이 상대적으로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익 이전의 대부분을 하는 것이 그런 기업들이다. 따라서 저세율 관할권에 상당한 공장과 인력을 둔 그룹의 경우 실효 하한선은 15%를 한참 밑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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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문제를 더 키운다. 2025년 7월 서명된 예산조정법, 흔히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으로 불리는 이 법은 글로벌 무형자산 저율과세소득 제도의 이름을 “순 CFC 테스트 소득(net CFC tested income)”으로 바꾸고, 외국납부세액공제 전 세율을 12.6%로 정했다. 필라 2의 하한선 15%보다 낮은 수준이다. 미국이 국제 기준에 맞춘 것이 아니라, 기준이 미국에 맞춰 움직였다. 2026년 1월 OECD/G20 포괄적 이행체계는 “병행(side-by-side)” 방안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 모회사를 둔 그룹은 2026년부터 다른 나라의 소득산입규칙과 소득산입보완규칙의 적용을 면제받는 쪽을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사업을 하는 곳의 국내 최저한 추가세는 여전히 낸다. 그 결과는 지속적인 간극이다. 미국 다국적기업은 유럽 경쟁자들과 같은 최저한세 구조에 직면하지 않는다. 이 간극은 현 구조의 혜택을 누리는 미국 다국적기업들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며, 그 이해관계는 미국 의회에서 잘 대변되고 있다.

필라 2의 실질기반 제외소득

이 공제는 관할권별로 계산된다. 법인세율 9%인 관할권에 유형자산 1억 유로와 인건비 4000만 유로를 둔 다국적기업은, 전환 기간이 끝나는 2033년 이후에는 500만 유로(5% × 1억 유로)와 200만 유로(5% × 4000만 유로)의 이익을 제외한 뒤 남은 초과 이익에 추가세율을 적용한다. 2026년에 개시하는 과세연도의 경우 제외액은 더 크다. 740만 유로(7.4% × 1억 유로)에 376만 유로(9.4% × 4000만 유로)다. 이 제외는 자산과 인력이 상업적 이유로 그곳에 있든, 제외 혜택을 노리고 일부러 둔 것이든 상관없이 적용된다. 이 제외 규정은 저세율 지역에 실제 공장과 인력을 둔 그룹에 가장 값지고, 기술, 제약, 소비자 브랜드 분야의 지식재산 중심 그룹에는 가장 쓸모가 적다. 이들은 핵심 수익 창출 자산이 무형이고 저세율 관할권 내 물리적 기반이 미미하며 이익 이전의 대부분을 한다.

영구적 실패의 정치경제학

현재 추정으로는 이익 이전으로 잃는 법인세수의 비중이 1975년 약 1%에서 2023년 8%로 커졌으며, 2010년대 후반에 정점을 찍었다. GDP 가중 기준 세계 평균 법정 법인세율은 1980년 약 47%에서 2025년 26%로 떨어졌다. 이 하락을 이끈 것은 경쟁이다. 세율을 내린 모든 나라는 투자를 유치하거나 붙잡아 두기 위해, 자국의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그렇게 했고, 어느 나라도 혼자서 멈출 이유가 없었다.

애플/아일랜드 사건은 이 정치경제가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2016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아일랜드가 조세 약정을 통해 애플에 불법 국가보조를 제공했다고 판정했다. 구체적으로는 아일랜드 국세청이 애플의 조세 구조에 관해, 다른 기업에는 허용되지 않는 선별적 대우에 해당하는 의견을 발급했다는 것이다. 집행위원회는 아일랜드에 미납 세금 약 130억 유로를 회수하라고 명령했다.

아일랜드는 애플과 나란히 항소했다. 일반법원은 2020년 집행위원회의 결정을 뒤집었다. 유럽연합 사법재판소는 2024년 9월 10일 그 결정을 되살렸다. 누적 이자를 포함한 약 142억 5000만 유로의 자금은 2025년 5월까지 아일랜드 국고에 전액 납입되었다.

아일랜드 정부는 법적으로 받을 권리가 있는 130억 유로를 받지 않으려고 10년 가까운 세월을 법정에서 싸웠다. 아일랜드의 장치를 이용해 벌어들인 이익에 대해 세금을 거의 내지 않은 기업으로부터 돈을 걷지 않으려고 상당한 공적 자원과 정치적 자본을 쏟아부었다. 아일랜드 정부는 실질적 성과를 낸 주권적 개발 모델을 합리적으로 지키고 있었다. 이 나라의 경제 모델은 EU 시장 접근성, 교육받은 영어 사용 노동력, 그리고 아일랜드를 다국적기업 본사와 지주회사 구조의 경쟁력 있는 입지로 만드는 조세 제도를 결합해 외국인 직접투자를 끌어들이는 데 달려 있다. 애플로부터 130억 유로를 걷고, 아일랜드 구조를 가진 다른 모든 다국적기업에 그들의 조세 약정이 수년이 지난 뒤에라도 뒤집힐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은 그 모델의 토대를 직접 위협하는 일이었다. 아일랜드 정부의 계산은 어렵지 않았다. 일회성 지급분 130억 유로를 잃을 것인가, 해마다 수백억을 만들어 내는 외국인 투자 기반을 잃을 위험을 질 것인가.

미국은 델라웨어라는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기업 설립지를 품고 있으며, 2018년 미국 다국적기업들은 해외 이익의 절반 이상을 조세 피난처로 이전했다. 다른 다국적기업들의 약 두 배에 이르는 비율이다. 영국은 자치권을 지닌 왕실령인 저지와 건지, 그리고 영국 해외영토인 케이맨 제도와 헌정상의 유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 자신이 기업 역외 소유의 세계 2대 도관 가운데 하나다.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는 OECD 작업반에서 개혁을 설파하지만, 정작 자국 다국적기업들은 네덜란드와 룩셈부르크 구조를 폭넓게 이용한다. 룩셈부르크의 투자펀드들만 해도 순자산이 약 6조 7000억 유로에 이르며, 이로써 펀드 관리는 이 나라 경제의 기둥이 되었다.

이런 입장들은 개혁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자국 행위자들에게 해가 될 만한 속도로는 개혁을 이루지 않으려는, 두 가지를 동시에 원하는 국가들의 이해관계를 드러낸다. OECD 절차는 두 이해관계를 모두 잘 충족시킨다. 보고서와 체계, 행동계획, 포괄적 이행체계 회원 명단을 만들어 내고, 진전이라는 서사를 엮어 낸다. 그 성과는 실질적이지만 제한적이며, 세율 경쟁, 정상가격 책정, 조약 쇼핑, 지식재산 라이선싱이라는 구조적 유인은 그대로 남겨 둔다.

애플/아일랜드 EU 국가보조 사건

2016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원결정은 아일랜드가 1991년과 2007년에 발급한 세무 의견이, 아일랜드에 설립된 애플 자회사 두 곳이 매출 이익의 거의 전부를 아일랜드 지점이 아니라 직원도 사무실도 없이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본사”에 귀속시키도록 허용했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애플의 유럽, 중동, 아프리카, 인도 사업에서 나온 이익은 사실상 어느 관할권에서도 과세되지 않았다. 집행위원회는 이것이 선별적 국가보조에 해당한다고 결론지었다. 아일랜드는 집행위원회가 EU 국가보조 규정을 잘못 적용하고 아일랜드 세법을 오해했다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일반법원은 2020년 이 주장을 받아들였다. 유럽연합 사법재판소는 2024년 9월 10일 그 판결을 뒤집고 집행위원회의 원결정을 되살렸다. 소송 기간 동안 에스크로 계좌에 묶여 있던 약 142억 5000만 유로는 2025년 5월까지 아일랜드 국고로 이전되었다. 아일랜드는 이 돈을 받지 않으려고 8년의 세월과 막대한 법률 자원을 들여 싸웠다.

왜 바뀔 수 없는가

국제 조세 체제의 진정한 개혁에는 특정한 조건들이 필요하다. 세계 최대 경제국들(미국, 영국, EU 주요 회원국들)이 자국의 가장 강력한 기업과 가장 부유한 시민의 물질적 이해에 반해 동시에 행동해야 하고, 다른 관할권들이 따라오리라는 보장도 없이 전환이 진행되는 동안 경쟁상의 불리함을 감수해야 한다. 또한 평범한 시민과 소기업은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자본과 지식재산과 명목상 본사를 국경 너머로 옮길 수 있는 주체들의 로비 역량을 눌러야 한다. 그리고 어느 나라도 선발자 이익을 누리지 못한다. 먼저 움직이는 나라는 자국 다국적기업들을 아직 움직이지 않은 나라로 수출하게 되기 때문이다.

기관들 사이의 공조가 나아진다고 이 문제가 고쳐지지는 않는다. 장애물이 구조적이기 때문이다. 이 체제에서는 규칙을 통제하는 당사자가 곧 규칙의 수혜자다. 역외 체제는 명목상 그것에 반대하는 바로 그 국가들과 금융기관들이 수십 년에 걸쳐 의도적으로 구축했으며, 세계화를 구축하는 과정의 일부였다.

조세 회피(지주회사, 조약 쇼핑, 지식재산 라이선싱, 이전가격)는 합법이다. 탈세(소득 은닉, 기록 위조, 미신고 계좌 유지)는 그렇지 않다. 이 구분은 실재하며 유지되어야 한다. 파나마 페이퍼스와 판도라 페이퍼스는 합법적 회피와 나란히 진짜 범죄 행위를 기록했고, 그 범죄 행위는 형사 소추를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이 구분은 흔히 떠맡겨지는 이념적 역할을 해낼 수 없다. 이익 이전 추정치가 보여 주는 규모의 회피가 어째서 그것이 의존하는 체제와 별개인지를 설명하지 못한다. 그 구조들이 합법인 것은 조세법을 쓰는 국가들이 합법이 되도록 썼기 때문이다. 회피와 탈세의 경계선은 이 체제를 만들어 낸 바로 그 정치경제가 긋는 것이며, 그 선이 어디에 놓일지를 정하는 중립적 원칙은 없다.

역외 장치에서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기업과 고액 자산가들은 개혁에 맞서 로비할 역량도 가장 크다. 그들은 조세 경쟁을 옹호하는 연구에 돈을 댄다. 규칙이 바뀌면 그들은 지식재산과 본사, 궁극적으로는 자본을 옮길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개혁을 시도하는 관할권에 실질적 비용을 지운다. 혜택을 보는 쪽과 비용을 치르는 쪽, 떠날 선택지가 있는 쪽과 없는 쪽 사이의 간극이야말로, 어느 정당이나 이념이 집권하든 정치 주기와 개혁 구상들을 거치며 체제를 재생산하는 메커니즘이다.

필라 2의 최저한세는 이동하는 과세 기반을 두고 경쟁하는 국가들이 세율을 15% 밑으로 끌어내리지 못하게 하려는 장치다. 실질기반 제외소득이 실효 하한선을 더 낮추고, 미국이 OBBBA를 통해 12.6%를 정했으며, 미국에 모회사를 둔 그룹이 2026년부터 다른 나라들의 주요 집행 규칙에서 빠질 수 있게 된 지금, 경주는 기껏해야 잠시 멈췄을 뿐이다.

맺으며

정상가격 이전가격 기준은 공식배분법에 자리를 내줘야 할 것이다. 과세 소득을 대규모로 재분배할 이 조치는 유럽에서 거듭 제안되었음에도 주요 경제국들이 한 번도 채택한 적이 없다. 아일랜드는 자국을 순 이민 유출국에서 순 유입국으로 바꿔 놓은 개발 전략을 버려야 하고, 영국은 시티와 왕실령 사이의 관계를 다시 짜야 할 것이다. 미국에서는 의회가 자신을 상대로 집중적으로 로비하고 정치활동위원회를 통해 의원들의 선거 자금을 대는 데 한몫하는 다국적기업들의 선호를 눌러야 할 것이다.

OECD가 제거할 표적 82개를 목록에 올린 지 26년, 15개 행동 과제와 글로벌 최저한세와 150곳에 가까운 포괄적 이행체계 회원을 거친 지금도 다국적기업이 해외에서 버는 이익의 약 3분의 1이 여전히 조세 피난처로 이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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