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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조우에서는 알레이 버크급 유도미사일 구축함 한 척이 스프래틀리 제도를 지나간다.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함정들이 그 뒤를 따라붙으며 해상 무선으로 경고 방송을 내보낸다. 워싱턴은 이 항해를 일상적인 통항이라고 부른다. 베이징은 주권 수역에 대한 불법 침입이라고 부른다.

두 정부가 내세우는 근거는 같은 조약이다. 미국은 이 작전을 유엔해양법협약, 곧 UNCLOS에 따른 항행의 자유 훈련이라고 설명하고, 미국 법률가들은 조문 번호까지 들어 이 협약을 인용한다. 1996년 UNCLOS를 비준한 중국은 이 항해가 바로 그 조약을 위반했다고 선언한다. 정작 미국은 이 조약을 한 번도 비준한 적이 없다.

한 나라는 가입하지도 않은 조약을 집행하고 있다. 다른 나라는 조약에 가입해 놓고, 판정이 불리하게 나오자 그 판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320개 조문과 9개 부속서, 자체 국제재판소, 30년에 걸친 판례를 갖춘 이 조약은 각 수역이 어디서 끝나는지, 어떤 지형이 섬으로 인정되는지를 정확히 말할 수 있지만, 따르기를 거부하는 강대국을 강제할 수단은 없다.

물 위에 그은 선

UNCLOS를 낳은 제3차 유엔해양법회의는 1973년부터 1982년까지 약 160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회의의 목표는 바다에서 누가 무엇을 소유하는지를 정확히 문서로 적어 두는 것이었다.

UNCLOS 이전에는 답이 뒤죽박죽이었다. 1958년 제네바 협약들이 일부 해양 규범을 성문화했지만, 연안국의 권리가 바다 쪽으로 어디까지 미치느냐는 핵심 질문은 해결하지 못한 채 남겨 두었다. 나라마다 주장하는 범위가 3해리에서 200해리까지 제각각이었다. 어민 가족이 대대로 고기를 잡아 온 수역에서 어선이 나포되고 어부들이 체포되었으며, 해상 석유 시추 시설은 분쟁의 무대가 되었다. UNCLOS는 저마다 법적 성격이 다른 수역들을 정해 이 문제를 풀었다.

가장 안쪽은 영해로, 연안국의 기선에서 12해리까지 뻗는다. 영해 안에서 국가는 완전한 주권을 행사하며, 영해는 육지와 같은 법적 지위를 지니고 그 권한은 상공과 해저까지 미친다. 군함을 포함한 외국 선박은 무해통항 원칙에 따라 이곳을 지나갈 수 있다. 이 선박들은 계속해서 신속하게 이동해야 하고, 통상적인 항행이나 조난, 구조 때문에 필요할 때만 정선하거나 닻을 내릴 수 있으며, 연안국의 평화나 공공질서, 안전을 해치는 일은 무엇도 해서는 안 된다. 조약은 이 기준을 무기 훈련과 정보 수집에서 어로와 조사 활동에 이르는 목록으로 구체적으로 적어 두었다. 그래도 이 수역은 연안국의 것이다.

12해리 너머 24해리까지는 접속수역이다. 여기서 국가는 주권 없이 집행 권한만을 가진다. 정부는 이 수역에서 관세, 출입국, 재정, 위생에 관한 법령 위반을 방지하고 처벌하기 위해 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그 대상은 자국 영토나 영해 안에서 이미 저질러졌거나 곧 저질러질 위반에 한정된다.

분쟁을 부르는 수역은 그다음에 온다. 기선에서 200해리까지 연안국은 배타적경제수역(EEZ)을 가진다. 그 수역 안에서 어업, 시추, 채광, 에너지 생산을 할 수 있는 주권적 권리다. 수주(水柱) 자체에 대한 주권은 없으므로 외국 선박은 자유롭게 지나가고 외국 항공기는 그 위를 날지만, 자원은 연안국이 통제한다. 스스로 다 잡지 못하는 잉여 어획량을 누가 잡을 수 있는지 정하는 일까지 연안국의 몫이다. 1958년 제네바 협약에는 이런 수역이 없었다. 1940년대 말부터 1950년대 초 사이에 칠레, 페루, 에콰도르가 처음으로 200해리 권리를 주장했고, UNCLOS는 이들의 발상을 보편적인 법으로 만들었다.

몰디브의 육지 면적은 모두 합쳐 약 298제곱킬로미터로, 줄지어 늘어선 산호 환초들에 흩어져 있다. 몰디브의 EEZ는 인도양의 약 90만 제곱킬로미터를 덮는다. 관할 범위가 육지 면적의 약 3,000배에 이르는 셈이며, 이는 순전히 몰디브에 해안선이 있기 때문에 생긴다.

200해리 너머라도 해저가 지질학적으로 한 나라 대륙 땅덩이의 연장이라면, UNCLOS는 그 나라가 대륙변계의 바깥 끝까지 해저를 주장할 수 있게 한다. 이 범위는 제76조에 정한 공식으로 측정하며, 350해리, 또는 해저 수심이 2,500미터에 이르는 선에서 100해리 떨어진 지점 가운데 하나를 상한으로 삼는다. 해저 해령에는 대체로 350해리 상한만 적용된다. 이런 주장을 하려면 대륙붕한계위원회(CLCS)에 과학적 자료를 제출해야 하고, 위원회는 이를 심사해 권고를 내린다. 북극에서는 러시아, 캐나다, 덴마크가 각각 같은 해저 해령에 대한 권리를 내세우며 서로 겹치는 주장을 제출했다. 러시아는 2015년에 제출 자료를 수정했고, CLCS는 2023년 2월 이에 대한 권고를 채택했으며, 모스크바는 몇 달 안에 수정 제출 자료 두 건을 더 냈는데, 그중 하나는 다시 가켈 해령 일대를 대상으로 했다. 그러나 CLCS는 과학을 판단할 뿐 경계를 긋지는 않는다. 두 나라가 같은 해역에 대해 각각 과학적으로 신빙성 있는 주장을 제출했다면, 둘 사이의 경계는 양자 협상에 맡겨진다. 러시아와 노르웨이는 이 일을 해냈다. 2010년 경계획정 조약으로 40년을 끈 바렌츠해 분쟁을 매듭지은 것이다. 러시아, 캐나다, 덴마크는 아직 자신들의 분쟁을 해결하지 못했다.

모든 연안국이 주장하는 EEZ를 전부 더하면 세계 해양 표면의 약 36퍼센트에 이른다. 그 바깥의 대륙붕까지 합치면 이 수역들은 세계 어장의 거의 전부, 그리고 알려졌거나 추정되는 해저 석유와 가스의 10분의 9 가까이를 어느 나라인가의 관할 아래 둔다. 연안을 둘러싼 이 띠에는 주인 없는 곳이 없고, 한 곳에 여러 나라가 동시에 주인을 자처하는 경우도 많다.

공해와 인류 공동유산 원칙

1967년 11월 1일, 몰타의 유엔 대사 아르비드 파르도는 유엔총회 제1위원회에서 일어나 급진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국가 관할권 바깥의 해저를 “인류의 공동유산”으로 선포하자는 것이었다. 어떤 나라도 그것을 소유하지 않고, 공동으로 관리하며, 수익은 모든 나라가 나누자는 구상이었다. UNCLOS 제11부는 이를 법으로 만들어 국제수역의 심해저 채광을 관장하는 국제해저기구(ISA)를 세웠고, 그 수익의 일부를 개발도상국에 돌리도록 했다.

레이건은 1982년 UNCLOS 서명을 거부했다. 내세운 이유는 제11부였다. 레이건 행정부는 심해저 제도가 채광을 위축시키고, 미국의 이익에 걸맞은 의사결정 역할을 미국에 주지 않으며, 민간 기술의 이전을 강요하고, 미국의 동의 없이도 개정 사항이 미국을 구속하게 만든다고 반대했다. 그러자 1994년 이행협정이 제11부의 핵심을 고쳐 썼다. 생산 한도를 없앴고, 의무적 기술 이전을 삭제했으며, ISA의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에 협약이 발효된 1994년 11월 당시 세계 최대 경제국이던 나라를 위한 자리를 하나 마련해 두었다. 미국이 언젠가 가입한다면 그 자리는 미국의 몫이다. 미국 상원은 아직도 이 협약을 승인하지 않았다.

선과 선이 부딪히는 곳

남중국해의 면적은 350만 제곱킬로미터에 가깝다. 이 바다의 일부를 차지하겠다고 주장하는 정부는 여섯이다. 중국, 대만,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각국의 해안선과 섬에서 200해리 EEZ를 그어 보면 원들이 서로 겹겹이 포개진다.

중국의 주장은 독특하고, 법적으로 보면 일부러 모호하다. 중화민국은 1940년대 말(보통 1947년으로 본다) 남중국해 대부분을 둘러싸는 U자형 십일단선을 그린 “남중국해 제도 지도”를 발간했다. 중화인민공화국은 이 주장을 물려받으면서 통킹만 안쪽의 단선 두 개를 지워 아홉 개를 남겼고, 구단선이라는 이름은 여기서 나왔다. 적어도 1984년부터 중국 지도에는 대만 동쪽에 열 번째 단선도 추가되었다. 이 선은 남중국해의 대부분인 약 200만 제곱킬로미터를 감싸며, 다른 모든 영유권 주장국이 내세우는 EEZ를 곧장 가로지른다. 중국은 수십 년 동안 이 선이 주권을 뜻하는지, 역사적 권리를 뜻하는지, 주권적 권리를 뜻하는지 밝히기를 거부해 왔다. 정의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으면 이 선은 논쟁에 필요한 대로 셋 중 어느 것으로든 옹호될 수 있고, 주인이 내용을 밝히지 않는 주장은 어떤 법원도 검증하기 어렵다.

2013년 1월, 필리핀이 이 문제를 정면으로 끄집어냈다. 마닐라는 UNCLOS 부속서 VII에 따른 강제 중재를 신청했다. 부속서 VII은 조약이 미리 정해 둔 한계와 예외 안에서, 한 당사국이 요건을 갖춘 분쟁을 상대국이 그 사건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중재에 회부할 수 있게 한다. 중국은 참여를 거부하고 중재재판소에 관할권이 없다고 선언했다. 그래도 재판부는 구성되었다. (판정이 나오자 왕이 외교부장은 사건 전체를 “법의 외피를 쓴 정치적 소극”이라며 일축하게 된다.)

2016년 7월 12일, 부속서 VII에 따라 구성되고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를 사무국으로 둔 중재재판소가 만장일치 판정을 내렸다. 판정은 중국이 구단선 안의 자원에 대해 역사적 권리를 주장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보았고, 그런 주장은 UNCLOS가 허용하는 권원을 넘어서는 범위에서 법적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미스치프 암초와 세컨드토머스 암초는 필리핀의 EEZ 안에 있고, 중국이 가질 수 있는 어떤 권원과도 겹치지 않는다. 이투아바섬을 포함해 스프래틀리 제도에서 만조 때 수면 위에 드러나는 모든 지형은 UNCLOS 제121조상 법적으로 암석이며, 독자적인 200해리 EEZ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섬이 아니다. 중국이 인공 시설을 지은 암초들은 암석이나 간조노출지로 판정되었고, 이들이 갖는 법적 효과는 훨씬 제한적이다.

중국 외교부는 같은 날 성명을 냈다. 성명은 판정이 “무효이며 구속력이 없다”고 선언했다.

성명은 거의 전적으로 관할권 문제만 따진다. 이 사건이 실제로는 UNCLOS가 다루지 않는 영토 주권과, 중국이 2006년 선언으로 강제 중재에서 배제해 둔 해양 경계에 관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본안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사실과 법을 잘못 판단했다는 포괄적인 비난만 내놓는다. 제121조에 대한 다른 해석도, 단 하나의 암초에 대한 반대 증거도 없다. 절차가 정당하지 않았으니 결과도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만 있을 뿐이다. 재판부는 어떤 지형에 대해서도 주권 문제를 판단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혀 두었다. 재판부가 실제로 판단한 것은, 필리핀 EEZ 안의 간조노출지인 미스치프 암초에서 중국이 벌인 인공섬 건설이 필리핀의 주권적 권리를 침해했고 산호초 생태계에 영구적이고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혔다는 점이다. 중국은 건설을 이어 갔고, 이후 위성 영상에는 미스치프 암초를 비롯한 스프래틀리 제도의 여러 지형에 군용 수준의 활주로와 항만 시설, 레이더 기지가 들어서는 모습이 잡혔다.

UNCLOS의 분쟁 해결 체제는 구속력 있는 판정을 내놓았다. 그것을 무시할 힘을 가진 나라는 실제로 무시했다. 그리고 조약에는 그 대가를 마닐라의 보도자료 한 장보다 무겁게 만들 장치가 아무것도 없다. 그렇다고 중국만 유독 무법한 것은 아니다. 미국도 니카라과 사건에서 국제사법재판소(ICJ) 판결이 불리하게 나오자 등을 돌렸다.

중재재판소의 판단

UNCLOS는 해양 지형을 세 단계로 나눈다. 섬, 즉 자연적으로 형성되어 만조 때에도 수면 위에 있으며 인간의 거주나 독자적인 경제활동을 유지할 수 있는 육지는 200해리 EEZ를 온전히 갖는다. 암석은 만조 때 수면 위에 있지만 거주나 독자적인 경제활동을 유지할 수 없다. 암석은 12해리 영해와 24해리 접속수역을 갖지만 EEZ나 대륙붕은 갖지 못한다(제33조와 제121조). 만조 때 물에 잠기는 간조노출지는 자체 수역을 전혀 갖지 못한다(제13조).

2016년 중재재판소는 필리핀이 회부한 암초들에 이 범주를 지형별로 하나하나 적용했다. 스카버러 암초는 암석으로, 미스치프 암초, 수비 암초, 세컨드토머스 암초는 간조노출지로 판정되었다. 중국이 대륙 규모의 EEZ 권리를 낳을 잠재적 근거로 내세워 온 지형들은 12해리 너머로는 거의 아무것도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중국은 미스치프 암초와 수비 암초를 계속 점유하고 있다.

침실 문제

오키노토리시마는 도쿄에서 남쪽으로 약 1,740킬로미터 떨어진 필리핀해에 있다. 만조 때 수면 위에 남는 것은 두 개의 바위뿐이고, 큰 쪽은 킹사이즈 침대 두 개, 작은 쪽은 1인용 침대 하나만 하다. 둘을 합쳐도 작은 침실 하나에 들어간다. 일본 정부는 이 환초에 6억 달러가 넘는 돈을 들였다. 두 바위 주변을 강철 방파제와 콘크리트로 두르고 작은 쪽 바위는 티타늄 그물로 덮었다. 모두 파도에 실려 오는 잔해와, 그대로 두면 바위들을 끝내 삼켜 버릴 느린 해수면 상승으로부터 지키기 위해서다.

이유는 UNCLOS의 조항 하나다. 제121조 제3항은 이렇게 규정한다. “인간이 거주할 수 없거나 독자적인 경제활동을 유지할 수 없는 암석은 배타적경제수역이나 대륙붕을 가지지 아니한다.”

일본은 오키노토리시마를 섬으로 분류한다. 중국과 한국은 암석으로 분류한다. 대만도 암석이라고 했지만, 2016년에 들어선 정부가 특정한 법적 입장을 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본이 옳다면 일본은 약 40만 제곱킬로미터의 EEZ를 갖는다. 일본 자체의 육지 면적보다 넓다. 비판하는 쪽이 옳다면 일본은 12해리 영해와 접속수역을 갖되 EEZ는 갖지 못한다.

일본은 섬 지위를 굳히려고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다. 암초 위에는 기상·해양 관측 장비로 가득 찬 관측 기지가 서 있고, 도쿄는 오키노토리시마가 UNCLOS가 생기기 훨씬 전부터 섬이었다고 주장한다. 제121조 제1항의 정의 그대로 자연적으로 형성되어 만조 때에도 수면 위에 있는 육지라는 것이다. 중국의 주장은 문언에 충실하다. 조항은 “독자적인 경제활동”이라고 말하며, 정부가 유지하는 관측 플랫폼은 경제가 아니고, 독자적인 경제는 더더욱 아니라는 것이다. UNCLOS는 “독자적인”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정해 두지 않았다. 경제활동이 스스로 유지되어야 하는지, 정부 보조금으로 유지되더라도 상주하는 존재면 인정되는지, 아니면 사람이 있기만 하면 되는지. 이 질문에서 조약은 다른 곳에서 보여 준 정밀함을 잃는다. 답에 가장 가까운 것을 내놓은 것은 2016년 중재재판소였다. 지형은 그 지위를 높이려고 덧붙인 시설을 빼고 자연적인 능력으로 판단하며, 외부 자원을 계속 주입해야만 살아남는 경제 활동은 독자적인 경제활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논리가 일본을 구속하지는 않는다.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의 어떤 재판부도, UNCLOS의 어떤 중재재판소도 오키노토리시마의 분류에 대해 공식적으로 판단한 적이 없다. 2012년 CLCS는 환초 북쪽 시코쿠 해분에서 일본의 연장 대륙붕을 승인했지만, 환초 남쪽의 남규슈-팔라우 해령 지역에 대해서는 중국과 한국의 이의를 들어 권고를 보류하고 분쟁이 해결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2025년 5월, 중국 조사선이 환초 인근에서 활동하던 무렵 중국 외교부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UNCLOS에 따르면 오키노토리는 “섬이 아니라 암초”이며, 그 주변에 EEZ가 있다는 일본의 주장은 “국제법을 위반한다”는 것이다. 분쟁은 해결 쪽으로 한 걸음도 나아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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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키노토리시마는 남중국해와는 다른 방식의 실패다. 강대국이 무시할 판정은 없고, 암석과 섬의 차이를 끝내 명확히 정하지 않은 조약 문구가 있을 뿐이다. 그 구분에 200해리 수역을 걸어 놓음으로써, 1982년에 작성된 조약은 바위 두 개를 수면 위에 붙잡아 두는 일을 6억 달러 넘게 들일 만한 가치가 있는 일로 만들었다.

가입하지 않고 판을 주도하는 나라

1994년 협정은 레이건의 거부를 낳은 심해저 제도를 고쳐 썼지만, 그래도 조약은 비준되지 않았다. 양당의 대통령들, 곧 클린턴, 조지 W. 부시, 오바마가 비준을 촉구했다. 군 수뇌부는 오히려 더 한목소리였다. 이 문제로 증언한 합참의장과 이 문제를 언급한 국방장관은 모두 비준을 권고했다. 비가입국이라는 지위가 끊임없는 외교적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해군이 항행의 자유 작전을 벌일 때마다 상대국은 미국이 자신이 집행하는 조약의 회원국조차 아니라고 지적할 수 있다.

상원은 표결이 다가올 때마다 비준을 막았다. 가장 잘 기록된 것은 2012년의 경우다. 그해 7월 16일까지 공화당 상원의원 34명이 비준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미리 약속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짐 드민트가 이끈 움직임이었고, 롭 포트먼과 켈리 에이요트가 마지막으로 이름을 올렸다. 조약에 필요한 3분의 2 다수를 막기에 충분한 숫자였으므로, 본회의 표결은 공개적인 패배를 뜻했을 것이다. 표결 일정은 잡히지 않았고, 그 뒤로도 한 번도 잡힌 적이 없다.

표면에 내건 반대 이유는 주권, ISA의 운영 구조, 그리고 UNCLOS 제82조였다. 제82조는 연장 대륙붕에서 생산하는 자원에 대한 사용료를 ISA에 내도록 하는데, 생산 6년째에 1퍼센트로 시작해 해마다 1퍼센트포인트씩 올라 최대 7퍼센트에 이른다. 반대파는 미국의 해양 수입 일부를 국제기구를 거쳐 보내는 데 반대했다.

미국은 40년 동안 이 입장을 지켜 왔다. 그 장치는 국제관습법이다. 국제사회가 매우 널리, 일관되게 따르는 규칙은 그것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인 적이 없는 나라까지 구속하게 된다. 이를 근거로 미국은 UNCLOS의 항행 관련 조항이 조약상 의무라기보다 모든 나라를 구속하는, 이미 존재하던 관습법을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덕분에 미국은 자국에 이로운 UNCLOS 조항에 대해서는 관습법을 내세우면서도, ITLOS나 강제 중재처럼 자국에 불리한 판결을 내릴 수 있는 제도적 장치에는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은 자국의 200해리 EEZ를 주장하며, 그 넓이는 세계에서 손꼽힌다. 미국은 UNCLOS 원칙을 내세워, 과도하다고 보는 중국과 이란, 그 밖의 여러 나라의 해양 권리 주장에 맞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벌인다. 그리고 2023년 12월 국무부는 북극과 베링해에서 태평양, 대서양, 멕시코만, 마리아나 제도에 이르는 7개 해역에서 미국 연장 대륙붕의 바깥 한계를 공표했다. 이로써 미국은 바로 UNCLOS가 문서로 적어 둔 규칙에 따라 200해리 너머의 해저 권리를 주장한다.

두 입장이 법적으로 같지는 않다. 중국은 UNCLOS를 비준했고, 그 조약과 판정에 구속되며, 판정이 불리하게 나오자 무효라고 선언했다. 미국은 조약상의 의무를 진 적이 없다. 미국을 구속하는 것은 관습법이고, 미국은 그 관습법이 항행과 해저에 관해 조약과 같은 규칙을 담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국에 불리한 판결을 내릴 수 있는 재판과 중재 바깥에 머문다. 실제로는 둘 다 도움이 될 때는 조약의 권위를 끌어오고, 대가를 치러야 할 때는 그 집행을 멀찍이 밀어 둔다.

항행의 자유 작전이란

항행의 자유 작전, 곧 FONOP는 항행에 가해진 제한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실제 항행으로 의도적으로 주장하는 행위다. 미국 국방부는 해마다 항행의 자유 보고서를 발간해, 어느 나라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주장이 문제가 되었는지, 미국이 어떤 법적 근거로 그 주장을 과도하다고 보는지를 밝힌다.

중국은 이 목록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며, 인도와 미국의 수많은 동맹국도 마찬가지다. FONOP 프로그램의 목적은 법적 기록을 쌓는 데 있다. UNCLOS의 항행의 자유 조항이 UNCLOS 당사국만이 아니라 모든 나라를 구속하는 국제관습법이라는 미국의 입장을 뒷받침하는, 일관되고 문서로 남은 항행 관행이다. 미국이 어떤 주장에 한 번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그 주장을 묵시적으로 인정하는 셈이 될 위험이 있다.

집행의 한계

UNCLOS는 자체 집행 장치를 갖추었다. 국제해양법재판소는 나포된 어선, 해양 경계, 억류 선박의 신속한 석방에서 기후변화에 관한 권고적 의견에 이르기까지 37건의 사건을 맡아 왔다. 힘이 엇비슷한 나라들 사이에서, 또는 불이행의 대가가 이행의 대가보다 클 때, 이 체제는 대체로 작동한다. ITLOS의 판결은 실제로 영향력이 있었고, 각국은 대개 이를 따랐다.

더 잘 만든 조약이었다고 해서 집행의 공백이 메워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더 강한 제재, ITLOS 관할권의 확대, 의무적인 이행 점검은 모두 근본 문제를 그대로 남겨 둔다. 국가는 자기 영역 안에서 최종 권위이며, 어떤 조약도 그 국가의 동의 없이 이를 뒤집을 수 없다. 조약이 강대국을 묶어 둘 수 있는 것은 거스르는 대가가 따르는 대가보다 클 때뿐이다.

대부분의 국제법 문서는 국가가 경쟁하는 해석이나 유보를 내세워 불이행을 그럴듯하게 감쌀 수 있을 만큼의 모호함을 남겨 둔다. 해리 단위까지 정밀한 UNCLOS는 그런 여지를 대부분 없애 버렸다. 2016년 중재재판소가 판정을 내렸을 때, 중국은 판정이 불명확하다고 그럴듯하게 주장할 수 없었다. 중국의 이의는 관할권을 향했고, 재판부는 이를 검토한 뒤 기각했다. 본안에 대해서 중국은 조약에 대한 대안적 해석을 내놓지 않았다.

2016년 판정은 PCA의 기록 속에 남아 있고, 인공섬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점유되고 요새화되어 있다. 다음번 구축함이 중국 함정들을 옆에 거느린 채 스프래틀리 제도를 지나갈 때, 두 정부는 저마다 같은 조약을 인용하며 같은 항해를 한쪽은 합법으로, 다른 쪽은 불법으로 묘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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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출처 및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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