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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와 수단 사이에는 지구상 어느 나라도 영유권을 주장하지 않는 2,060제곱킬로미터 넓이의 사다리꼴 사막이 있다. 이름은 비르타윌이다. 상주하는 주민도, 기반시설도, 해안선도 없다. 어느 정부도 차지할 가치가 있다고 여긴 적이 없는 땅이다. 아바브다족과 비샤리족 유목민이 이곳을 지나간다. 허가 없이 금을 캐는 광부들이 야영지를 차렸다. 2014년, 버지니아주에 사는 제러마이아 히턴이라는 남자가 어린 딸 에밀리가 스스로를 진짜 공주라고 부를 수 있도록 모래에 깃발을 꽂았다. 이 주장을 인정한 정부는 하나도 없었다.

도쿄에서 남쪽으로 1,700킬로미터 떨어진 태평양에, 바위 두 개가 수면 위로 간신히 고개를 내밀고 있다. 만조 때 큰 바위가 물 위로 드러나는 높이는 몇 센티미터에 불과하다. 일본은 두 바위를 강철 방파제와 콘크리트로 감싸고, 작은 바위에는 티타늄 그물을 씌웠다.

일본은 석호 안에 기둥을 박아 3층짜리 관측 플랫폼도 세우고, 지나가는 선박을 감시할 레이더를 달았다. 지금은 작업 인력이 선단을 꾸려 들어와 항만을 짓고 있는데, 이 항만은 2030년대에야 완공될 예정이다. 일본은 2016년까지 이미 산호 조각 두 개를 수면 위에 붙들어 두는 데 약 6억 달러를 썼다. 항만 사업만 해도 현재 총사업비가 2,220억 엔으로 잡혀 있다.

비르타윌의 이웃 나라들은 그 사막을 공짜로 준대도 받지 않는데, 다른 한 나라는 바다에 조금씩 깎여 나가는 바위 두 개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다. 한쪽은 내륙에 갇혀 있고, 다른 한쪽은 바다에 있다. 그리고 바다 위의 작은 땅 한 점은 주위의 바다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아무도 원하지 않는 땅

비르타윌은 3년 간격으로 그어진 두 개의 선 때문에 생겨났다. 1899년 영국은 이집트와, 영국·이집트 공동통치령이던 수단 사이의 정치적 경계를 북위 22도선을 따라 그었다. 텅 빈 사막을 가로지르는 반듯한 직선이었다. 현지 지리를 전혀 몰라도 그을 수 있었기에 식민 열강이 즐겨 쓰던 방식이다. 1902년에는 별도의 행정 경계가 그어졌다. 북위 22도선 이북의 일부 부족은 카이로보다 하르툼과 더 가깝고, 그 이남의 아바브다족은 이집트 쪽을 바라본다는 현실을 반영한 선이었다. 행정 경계는 두 곳에서 정치적 경계를 벗어났다. 홍해 연안 약 2만 580제곱킬로미터에 항구 도시 할라이브와 정착 인구를 품은 할라이브 삼각지대는 수단의 관할로 들어갔다. 내륙 사막의 가느다란 한 조각인 비르타윌은 이집트의 관할로 들어갔다.

1956년 수단이 독립하자 두 나라는 저마다 할라이브를 자기 몫으로 만들어 주는 경계선을 붙잡았다. 이집트는 1899년의 정치적 경계를 내세운다. 할라이브는 이집트 땅이고 비르타윌은 수단 땅이라는 것이다. 수단은 1902년의 행정 경계를 내세운다. 할라이브는 수단 땅이고 비르타윌은 이집트 땅이라는 것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이집트는 할라이브를 군사력으로 장악하고 홍해주의 일부로 통치해 왔다. 수단은 항의하지만 점령을 되돌릴 만한 지렛대가 없다.

두 나라 모두 비르타윌을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는 순간 할라이브를 내주는 경계선을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할라이브 삼각지대에는 홍해 해안선과 주민, 항구, 망간 광상이 있고, 아직 거의 탐사되지 않은 앞바다에 자원이 묻혀 있을 가능성도 있다. 비르타윌에는 그 어느 것도 없다.

그 결과는 현대 지정학에서 유례가 없다. 사람이 살 수 있는 땅인데도 양쪽 이웃이 모두 내버려 두어 주권의 공백 지대가 된 것이다. 이곳의 “영유권”을 주장한 몇몇 개인은 법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다. 국제법에는 민간인이 무주지의 주권을 획득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 히턴이 딸의 생일 선물로 꽂았고 얼마 뒤 화제의 뉴스가 된 그 깃발도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다.

비르타윌의 진짜 약점은 해안선이 없다는 데 있다. 21세기에는 해안선이 있어야 빈 땅도 차지할 가치가 생긴다.

바다는 어떻게 땅보다 값진 것이 되었나

그 장치는 1982년 채택된 유엔해양법협약, 곧 UNCLOS다. 협약에 따르면 해안선을 가진 국가는 누구나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가질 권리가 있다. 수층과 해저에 있는 모든 생물·비생물 자원에 대한 주권적 권리다. 작은 섬 하나라도 요건을 충족하면 약 43만 제곱킬로미터의 EEZ가 생긴다. 축구장보다 작을 수도 있는 지형 하나에서 독일과 벨기에를 합친 것보다 넓은 수역이 뻗어 나가는 것이다.

EEZ는 그 안의 어류와 해저 광물, 그리고 바닷속이나 해저 아래에 있는 모든 에너지 자원에 대한 배타적 권리를 준다. 산호 조각들 위에 세워진 나라에서는 바다가 육지의 모든 것보다 값질 수 있다. 키리바시에서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 해마다 어업 수입이 정부 전체 세입의 60~82%를 차지했다.

그러나 제121조 3항은 선을 긋는다. “인간이 거주할 수 없거나 독자적인 경제활동을 유지할 수 없는 암석은 배타적경제수역이나 대륙붕을 가지지 아니한다.” 암석에는 12해리 영해와, 그 바깥으로 관세·치안을 위한 접속수역만 주어진다. 상금의 일부에 불과하다.

UNCLOS는 “인간의 거주”도 “독자적인 경제활동”도 정의하지 않는다. 협약을 기초한 이들이 외교적 타협으로 둘 다 일부러 모호하게 남겨 두었다. 각국은 이 모호함을 이용해 자국의 암석이 섬이라고 우기고, 이웃 나라가 재판이나 중재에 부치지 않는 한 누구도 그 주장을 뒤집지 않는다.

그 선을 가장 야심 차게 그어 보려 한 시도는 2016년에 나왔다. 필리핀이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며 상설중재재판소에 중국을 상대로 사건을 제기했고, 그해 7월 중재재판부가 판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스프래틀리 제도의 고조 노출 지형 가운데 EEZ를 가질 수 있는 섬에 해당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판단했다. 가장 크고, 담수와 식생이 있으며 대만군이 주둔하는 이투아바섬조차 예외가 아니었다. 논리는 엄격했다. 중요한 것은 그 지형이 자연 상태에서 안정적인 인간 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었고, 그 능력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증거는 이론이 아니라 역사였다. 수입 식량과 외부에서 보내 준 인력에 기대는 거주는 인정되지 않았다. 경제활동은 국가의 기반시설 투자가 아니라 지형 자체에서 나와야 했다.

중국은 판정을 거부했고, 중국에 이행을 강제할 장치는 없다. 그래도 암석이냐 섬이냐의 경계에 걸린 주장을 가진 나라들은 하나같이 이 판정을 눈여겨보았다. 재판부의 논리를 전 세계에 적용하면 그런 지형 상당수가 해양 수역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제121조 3항에 대한 2016년 중재재판부의 논리

남중국해 중재는 스프래틀리 제도를 두고 내린 판정이지만, 그 틀은 세계 곳곳의 아슬아슬한 주장에까지 미친다. 섬의 지위는 그 지형이 자연 상태에서 무엇을 유지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고, 이는 어떤 기반시설로도 만들어 낼 수 없다. 독자적인 공동체를 한 번도 유지한 적이 없는 지형은, 전쟁이나 그 밖의 외부 요인 때문에 사람들이 떠난 경우가 아니라면, 그런 능력이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외부에서 보급받는 순전히 공적인 인원만으로는 제121조가 말하는 “인간의 거주”가 성립하지 않는다. 경제활동은 주민이 하는 어업이나 그 땅의 흙으로 꾸려 가는 농업처럼 지형 자체에 속해야 하며, 국가 예산으로 하는 건설이나 자원만 가져가려고 찾아오는 배들의 것이어서는 안 된다. 일본의 오키노토리섬은 독자적인 거주를 유지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곳의 “경제활동”은 국가가 돈을 대는 연구와 외부에서 찾아오는 어선의 조업이다. 재판부의 논리대로라면 이곳은 암석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본은 이 문제를 사법 판단에 맡긴 적이 없다.

콘크리트 섬

일본은 한 국가가 제121조의 안전한 쪽에 머물기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보여 준다. 히가시코지마와 기타코지마라는 두 지형으로 이루어진 오키노토리섬은 도쿄에서 남쪽으로 1,740킬로미터 떨어진 필리핀해에 있으며, 일본의 최남단 영토다.

일본의 요새화 사업은 1987년에 시작됐다. 그해 이 산호초가 해안보전구역으로 지정되고, 중앙정부의 직할 관리 아래 첫 강철 방파제가 들어섰다. 1999년에는 중앙정부가 이곳을 직접 관할하게 됐고, 해가 갈수록 공사는 콘크리트 피복과 파도를 흩뜨리는 티타늄 그물, 마침내 기둥 위의 플랫폼으로까지 불어났다. 이 구조물들은 사람이 쓰라고 만든 것이 아니다. 만조 때도 두 지형이 물 위에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UNCLOS에서 육지로 인정받으려면 그래야 한다. 오키노토리섬이 제121조상의 섬으로 인정되면 일본은 약 40만 제곱킬로미터의 EEZ를 얻는다. 일본의 육지 전체보다 넓다. 일본은 레이더를 갖춘 관측 시설과 건설 중인 항만, 정기적인 연구·어업 원정을 해저 자원 조사와 어업, 과학 연구의 거점이라고 내세운다. 이것들은 동시에 이 지형이 독자적인 경제활동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할 근거도 되어 준다. 그곳에 사는 사람은 없다. 방문객들이 찾아오는 것은 눈에 보이는 존재에 법이 보상을 주기 때문이다.

중국, 한국, 대만은 이 주장에 이의를 제기한다. 이들의 논리는 날카롭다. 오키노토리섬은 제121조 3항이 말하는 암석이며, 주위에 콘크리트를 아무리 부어도 섬으로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이다. 중국은 2009년 유엔에 “이른바 오키노토리섬은 사실 암석”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입장은 콘크리트가 자연 지형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보존할 뿐이라는 것이다. 이 구분 하나가 40만 제곱킬로미터의 EEZ와 반경 12해리의 영해를 가르는데, 법정에서 검증된 적은 한 번도 없다. 비슷하게 요새화한 영유권 주장을 가진 나라 가운데 그런 선례를 남기고 싶어 하는 곳은 없다.

태평양을 건너 동쪽으로 1만 2,0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프랑스는 똑같이 외딴 영토를 두고 정반대의 길을 택했다.

클리퍼턴섬은 면적 8.9제곱킬로미터의 프랑스령 환초로, 아카풀코에서 남서쪽으로 1,280킬로미터 떨어져 있으며 어느 프랑스 영토보다도 멕시코에 가깝다. 프랑스는 19세기부터 이어진 멕시코와의 분쟁 끝에 1931년 국제중재로 주권을 얻었다. 이 환초에서 약 43만 5,000제곱킬로미터의 EEZ가 나온다. 프랑스 본토의 5분의 4에 이르는 넓이다. 프랑스는 이곳에 상주 인력을 두지 않는다. 사는 사람은 없고, 프랑스 해군의 순찰도 드물다.

2009년 한 수산학자는 관련 자료를 검토한 뒤 프랑스 해군의 감시를 “드문드문하거나 아예 없는” 수준이라고 표현했고, 클리퍼턴 수역의 어업 상당 부분이 아마 허가 없이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EEZ에서 잡힌 어획량은 연간 약 5만 톤으로 추정됐고, 환초 가까이에서는 잠수로 바닷가재를 잡고 상어 지느러미를 잘라 낸 흔적도 보였다. 더 넓은 동태평양에는 다른 것들도 오간다. 다만 프랑스 수역에서 한참 벗어난 곳의 일이다. 2024년 콜롬비아 해군은 환초에서 남쪽으로 약 1,250마일 떨어진 곳에서 코카인을 실은 반잠수정을 나포했다. 그 물고기 전부에 대해 한국 어선들이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서 내는 요율로 돈을 받았다면, 프랑스는 입어료로 해마다 약 2,100만 유로를 거둬들였을 것이다. 실제로 받은 돈은 허가를 받은 한국 어선들이 낸 약 120만 유로였다.

일본은 아무도 살 수 없는 바위에 존재를 유지하려고 수억 달러를 쓰고, 프랑스는 거의 찾지도 않는 섬을 둘러싼, 감시할 능력도 없는 바다를 자기 것이라고 주장한다. 해양법은 두 경우를 모두 인정한다. 국가가 물리적 존재로 뒷받침하든 못 하든 법적 권원에 보상을 주기 때문이다.

점유 게임

오키노토리섬과 클리퍼턴섬은 흔한 관행의 극단적인 사례다. 수십 개국이 같은 이유로 무인도에 형식적인 존재를 유지하며, 다른 것은 규모뿐이다.

그 법적 토대는 UNCLOS보다 반세기 앞선다. 식민지 시대 국제법에 뿌리를 두고 1928년 팔마스섬 중재에서 막스 후버가 가장 명료하게 정리한 실효적 점유 원칙은, 영토에 대한 국가 권능의 계속적이고 평화적인 표시에 권원의 근거를 둔다. 얼마나 드러내야 충분한지는 장소에 따라 다르다. 후버는 외딴 무인도에서는 그 표시가 간헐적이어도 된다고 인정했고, 1931년 클리퍼턴 판정은 프랑스가 그곳에서 권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환초를 잃지는 않았다고 보았다. 그러나 경쟁국이 영유권에 이의를 제기하는 곳에서는, 눈에 보이는 권능 행사야말로 국가가 증거로 내놓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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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에서 이는 주권의 연극으로 나타난다. 국가들은 기상 관측소를 세우고, 군인이나 과학자를 교대로 보내고, 우편 업무도 없는 영토의 우표를 발행하고, 무인 등대를 유지하고, 바위와 바다에 행정 명칭을 붙인다. 하나하나는 작은 행위다. 모이면 국가가 자신의 권원에 의문을 제기하는 경쟁국이나 재판소 앞에 내놓을 수 있는 권능 행사의 기록이 된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허드 맥도널드 제도는 퍼스에서 남서쪽으로 약 4,000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아남극 지역의 무인 화산섬들로, 지구에서 가장 거친 바다를 며칠씩 항해해야만 닿을 수 있다. 이 섬들에서 약 41만 7,000제곱킬로미터의 EEZ가 나온다. 사는 사람은 없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이따금 과학 탐사대를 보내는데 2025~26년 탐사는 20여 년 만의 첫 탐사였고, 엄격히 통제되는 상업 어업도 운영한다. 파타고니아이빨고기를 잡는 연승 어선과 매커럴아이스피시를 잡는 트롤 어선이 조업하는데, 어장 전체에서 동시에 조업하는 트롤 어선은 세 척을 넘지 않으며 모든 선박이 오스트레일리아 어업관리청의 옵서버와 위성 추적 장치를 싣는다. 어획물은 오스트레일리아, 일본, 미국, 중국, 동유럽으로 가고, 어장 규모가 워낙 작아 그 가치는 영업 비밀이다. 행정과 간헐적인 존재가 영유권 주장을 살려 두고, 그 주장이 EEZ를 떠받치고, EEZ가 물고기에 대한 권리를 떠받친다.

미국은 가장 글자 그대로의 존재 방식을 시도했다. 베이커섬, 하울랜드섬, 자비스섬은 모두 무인도로 중부 태평양에 있다. 1935년 미국 상무부는 오로지 일본의 팽창에 맞서 영유권을 확립하려고 하와이 청년들을 세 섬 모두에 정착시켰다. 작전은 비밀리에 진행됐다. 7년에 걸친 이 사업 동안 130명 넘는 남성이 이주민으로 복무했는데, 대부분 카메하메하 스쿨스를 비롯한 호놀룰루의 여러 학교에서 모집한 젊은 하와이 원주민이었다. 이들은 메마른 환초에서 극도로 고립된 채, 보통 네 명씩 작은 무리를 지어 몇 달씩 교대로 지냈다. 날씨를 관측하고, 워싱턴이 장차 캘리포니아와 오스트레일리아를 잇는 항공로에도 쓰려던 섬들에 미국의 존재를 눈에 보이게 유지했다. 1941년 12월 8일 일본 폭격기가 하울랜드섬을 공격해 이주민 조지프 켈리이하나누이와 리처드 웨일리가 목숨을 잃었다. 세 섬의 생존자들은 1942년 초에 철수했다.

미국은 그 섬들에 다시 사람을 보내지 않았다. 대신 행정적 지정으로 섬들을 붙들었다. 19세기 구아노섬법에 따른 영유권 주장, 국립야생동물보호구역, 그리고 마지막으로 2009년 지정되어 2014년 확대된 해양 국립기념물이다(2025년 1월 태평양 제도 유산 해양 국립기념물로 이름이 바뀌었다). 하울랜드·베이커 EEZ 하나만 해도 약 43만 5,000제곱킬로미터로, 미국 전체 EEZ의 4% 가까이 된다.

스코틀랜드 세인트킬다 제도에서 서쪽으로 약 300킬로미터, 북대서양 위로 17미터 솟은 화강암 그루터기 로콜은 국가가 한발 물러서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 준다. 1955년 영국 군함 비달호에서 헬리콥터로 내린 해군 상륙대가 유니언기를 게양하고 바위에 명판을 시멘트로 붙였다. 의회는 1972년 로콜섬법으로 이곳을 인버네스주에 편입했다. 그러나 1997년 UNCLOS를 비준하면서 영국은 로콜이 제121조 3항의 암석이어서 EEZ를 가질 수 없다고 인정했고, 이어 어업 수역을 세인트킬다에서부터 재도록 다시 그었다. 이 양보로 문제가 끝나지는 않았다. 영국, 아일랜드, 페로 제도를 통한 덴마크, 아이슬란드가 여전히 주변 대륙붕을 두고 다툰다. 유엔 대륙붕한계위원회는 대륙붕이 어디서 끝나는지 평가할 수 있지만, 관련 국가 모두의 동의 없이는 분쟁 수역을 심사하지 않는다. 해저를 나누려면 합의나 사법 판단이 필요하다.

EEZ 권리, 현금으로 따지면 얼마인가

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 주는 것은 자국 수역의 입어권을 파는 작은 나라들이다. 나우루협정 당사국(PNA)인 태평양 8개국은 각자의 EEZ를 합쳐 세계 최대의 가다랑어 어장을 함께 관리한다. 이들의 조업일수제도는 외국 선단에 하루 단위로 조업권을 파는데, 기준 가격은 2014년 척당 하루 6,000달러에 이르렀다. PNA 국가들의 수입은 2010년 약 6,000만 달러에서 2013년 약 2억 5,000만 달러로 4년 만에 네 배가 됐고, 그 뒤로도 계속 늘었다. 더 넓은 중서부 태평양 전역의 선망 다랑어 어획물은 4분의 3이 가다랑어였고, 2013년 한 해에만 그 가치가 약 39억 달러로 추정됐다.

바위가 물에 잠길 때

앞에서 살펴본 해양 영유권 주장들은 UNCLOS가 한 번도 의심하지 않은 가정 위에 서 있다. 그 주장을 낳는 바위와 환초가 앞으로도 계속 존재하리라는 가정이다. 일부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UNCLOS는 1982년에 만들어졌고,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저조선을 기선으로 삼아 해양 수역을 재는 그 체계는 해수면이 안정되어 있다고 전제한다. 그런데 지금 바다가 높아지고 있다.

전통적인 해석에 따르면 물에 잠긴 지형은 협약상 더 이상 육지가 아니며, 더는 존재하지 않는 육지는 해양 수역을 낳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바위와 환초, 만조선 위로 겨우 드러난 산호 조각 위에 세운 주장들도 함께 줄어들거나 사라진다.

저지대 태평양 환초국인 투발루, 키리바시, 마셜 제도에게 이 물음의 답은 나라 살림을, 어쩌면 국가로서의 지위까지 좌우한다. 해수면 위로 겨우 올라온 환초에서 나오는 이들의 EEZ는 어업 허가료를 통해 정부 세입의 큰 몫을 벌어 준다. 키리바시에서는 대부분이고, 투발루에서는 좋은 해에 절반 안팎이다. 키리바시의 땅은 평균 해발 2미터가 안 되고, 투발루에서 가장 높은 자연 지점은 4.6미터다. 차오르는 바다는 이 나라들을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들 위협이 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땅이 사라지면 EEZ도 함께 사라지고, 어업 수입과 해저에 대한 권리, 국가 지위의 근거마저 가져가리라는 것이 통념이었다.

법은 대응하기 시작했지만, 일부에 그쳤다. 2024년 5월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는 기후변화와 국제법에 관한 군소도서국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권고적 의견을 냈다. 그러나 ITLOS가 다룬 것은 UNCLOS상의 환경 의무였고, 해양 기선 문제는 아니었다. 더 어려운 질문은 국제사법재판소(ICJ)로 넘어갔고, ICJ는 2025년 7월 기후변화에 관한 국가의 의무에 대해 권고적 의견을 내놓았다. 재판소는 해양 수역의 기선과 바깥 한계가 일단 협약에 따라 적법하게 설정되었다면, 국가가 UNCLOS상 이를 표시한 해도나 지리적 좌표 목록을 갱신할 의무는 없다고 판단했다. 또 일단 국가가 성립하면 그 구성 요소 가운데 하나가 사라지더라도 반드시 국가 지위를 잃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2026년 5월 유엔총회는 이 의견을 공식 지지해 기선 동결에 정치적 무게를 더했다.

실제로는, 지형이 물 위에 있을 때 적법하게 그은 기선은 그 지형이 깎여 나가더라도 다시 그을 필요가 없다. 의견의 조심스러운 표현은 상당한 빈틈을 남기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국가는 지금 선을 긋고 그 선을 지킬 수 있다. 적어도 원고 적격을 가진 누군가가 이의를 제기하기 전까지는 그렇다.

그러나 이 의견은 권고적일 뿐 누구도 구속하지 않는다. 게다가 이 동결이 보호하는 것은 애초에 “협약에 따라 적법하게 설정된” 수역뿐인데, 중국과 한국, 대만은 오키노토리섬의 수역이 한 번이라도 그런 적이 있다는 것을 부정한다. 콘크리트에도 불구하고 오키노토리섬의 두 바위가 사라진다면, 일본은 40만 제곱킬로미터의 바다를 지킬 수 있을까? ICJ도, 다른 누구도 이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 일본의 지출은 이 질문이 영영 제기되지 않으리라는 데, 아니면 제기될 즈음에는 기선의 법적 동결이 관습국제법으로 굳어져 물밑의 물리적 현실이 아무 상관 없게 되어 있으리라는 데 거는 내기다.

비르타윌은 콘크리트가 부서져 내린 뒤에도 오래도록 그 자리에 있을 것이다. 해발 수백 미터의 기반암 위에 놓여 있어, 산호 환초와 필리핀해의 콘크리트로 감싼 바위들을 위협하는 조수가 닿지 않는다.

이집트와 수단이 서로 다른 경계선을 고수하는 한, 이곳은 주인 없는 땅으로도 남을 것이다. 지금 세계의 바다를 다스리는 체계에서 사람이 살지 않는 땅의 주권은 그 땅이 바다로 얼마나 뻗어 나가느냐로 값이 매겨진다. 그리고 이 목록에서 가장 오래 남을 영토인 비르타윌은 바다로 아무것도 뻗어 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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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출처 및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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