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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8월 미국 재무부는 30년 만기 국채를 액면가 100달러당 약 98.63달러에 팔았다. 10월에는 같은 약속이 약 92.89달러에 팔렸다. 수요는 탄탄했다. 빌려주는 쪽이 그저 더 많은 것을 원했을 뿐이고, 부유한 나라들의 장기 수익률은 몇 년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의 숫자에는 디폴트에 대한 공포도, 걷잡을 수 없는 인플레이션도 보이지 않는다. 한 모형은 10년물 수익률 상승의 대부분을 예상 단기 금리 덕으로 돌린다. 부채가 GDP의 63% 안팎인 독일조차 2011년 이후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다. 만기가 돌아온 부채가 더 높은 금리로 차환되면서, 이자 지급액은 4년 사이 세계 GDP의 2%에서 3% 가까이로 늘었다.

2026년 8월 13일, 미국 재무부는 새 30년 만기 국채를 팔았다. 만기는 2056년 8월 15일이고, 입찰에서 정해진 표면금리는 5.125%였다. 액면가 100달러마다 정부는 그때까지 해마다 5.125달러를 지급하고 만기에 100달러를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매수자들은 5.216%의 수익률을 받아들였고, 이에 따라 가격은 채권 100달러어치당 약 98.63달러로 정해졌다.

재무부는 9월 10일 같은 채권을 5.308%의 수익률로 추가 발행했고, 10월 8일에는 5.618%로 다시 팔았다. 표면금리는 바뀔 수 없었다. 8월에 이미 채권에 새겨졌기 때문이다. 양보할 수 있는 것은 가격뿐이었다. 10월 입찰에서 가격은 액면가 100달러당 약 92.89달러로 정해졌다. 정부는 똑같은 약속을 세 번 했고, 그때마다 그 대가로 받는 돈은 줄었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 속에 담긴 연간 수익률, 곧 정해진 지급액의 흐름을 그 가격에 사서 만기까지 들고 있는 매수자가 얻는 수익이다. 같은 이자를 받으면서 액면가보다 싸게 사면 수익은 올라간다. 2056년에 100달러를 고스란히 돌려받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이고, 수익률이 표면금리보다 높다는 것은 가격이 100달러 아래라는 뜻이다.

입찰 자체는 순조로웠다. 10월 8일 응찰액은 발행 물량 220억 달러의 2.54배에 이르렀고, 간접 입찰자가 발행액의 72.3%를 가져가 직전 10차례 입찰 평균인 68%를 웃돌았다. 간접 입찰자란 딜러나 직접 응찰하는 다른 회사를 거쳐 응찰하는 고객을 묶은 재무부의 분류다. 그 수익률이라면 30년 동안 워싱턴에 돈을 묶어 둘 사람은 얼마든지 있었다. 다만 그 대가로 훨씬 더 많은 것을 원했을 뿐이다. 2020년 8월 13일 재무부는 30년물 국채를 1.406%의 수익률로 팔았다. 10월 수치의 대략 4분의 1이다.

미국 국채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0월 5일 5.31%로 마감해 2002년 5월 이후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 이튿날 일본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사상 최고인 4.168%로 마감했고, 10월 첫 주 영국 30년물 국채(길트) 수익률은 1998년 이후 처음으로 6%를 넘었다. 독일은 정점이 조금 더 일찍 왔다. 9월 28일 분데스방크의 수익률 곡선 기준으로 독일 10년물 수익률이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주요 7개국(G7)의 10년물 국채 평균 수익률이 2월에서 9월 사이 1%포인트 넘게 올라 20년 가까이 만에 최고치에 이르렀다고 본다. 가계에 이 숫자가 닿는 곳은 주택담보대출이다. 10월 22일 미국의 30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7.32%였다. 1년 전에는 6.19%였다. 2025년 세계 총생산의 94%에 육박했던 세계 정부부채는 IMF 전망대로라면 2029년 100%에 이를 기세다.

그렇다면 그 30년물 국채에 더 얹힌 4%포인트는 정확히 무엇의 값인가?

장기 수익률은 무엇으로 이뤄지나

정부에 10년이나 30년 동안 돈을 빌려주는 일은 더 단순한 대안과 경쟁한다. 몇 달씩 빌려주고 만기가 오면 다시 빌려주는 방식이다. 단기 금리는 대체로 중앙은행이 정한다. 그래서 장기 수익률의 첫 번째 구성 요소는 투자자들이 채권 만기까지 예상하는 단기 금리의 평균이다. 앞으로 10년간 익일물 금리가 평균 약 4%일 것이라고 본다면 수익률 3%짜리 10년물 국채는 밑지는 거래로 보이고, 다른 조건이 같다면 수익률이 그 수준 가까이 오를 때까지 가격이 떨어진다.

두 번째 구성 요소는 기간 프리미엄, 즉 장기채를 들고 있는 위험에 대해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추가 수익률이다. 돈을 30년 동안 묶어 두면 그사이에 일어나는 일을 무엇이든 감수해야 한다. 인플레이션이 치솟을 수도, 중앙은행이 누구의 예상보다도 금리를 더 올릴 수도, 다른 매수자들이 슬그머니 떠날 수도 있고, 그중 무엇이든 이미 사 둔 채권의 가격을 끌어내린다. 이런 위험이 크게 느껴지면 돈을 빌려주는 쪽은 그 대가를 원한다. 장기채가 귀하거나 폭락에 대비한 보험으로 각광받을 때는 프리미엄이 줄어들고, 마이너스가 되기도 한다.

어느 쪽도 거래 화면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시장은 수익률을 호가할 뿐이고, 예상 금리와 프리미엄의 몫은 모형으로 추정해야 하며, 모형끼리 답이 다를 수 있다. 단기 수익률은 앞으로 1~2년 동안 중앙은행이 무엇을 할지에 대한 예상에 가장 크게 반응한다. 장기 수익률도 그 예상을 훨씬 더 긴 세월에 걸쳐 담고, 여기에 투자자들이 기다림의 대가로 요구하는 프리미엄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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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수익률을 다른 방식으로 쪼개 볼 수도 있다. 물가연동국채를 쓰는 방법인데, 미국에서 TIPS라고 부르는 이 채권은 이자와 원금 지급액이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라 움직인다. 그 수익률은 실질 수익률, 곧 인플레이션을 뺀 뒤의 수익이다. 일반 국채 수익률과 만기가 같은 TIPS 수익률의 차이를 손익분기 인플레이션율이라고 한다. 이는 인플레이션 보상을 재는 시장 지표이지, 투자자들이 물가가 어떻게 움직이리라 예상하는지를 깨끗하게 읽어 낸 값이 아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을 벗어날 위험에 대한 프리미엄이 섞여 있고, TIPS는 일반 미국 국채보다 거래가 덜 원활해 가격이 왜곡되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수익률이 뛰는 동안 손익분기 인플레이션율이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면, 그 상승은 실질 수익률에서 나온 것이다.

빚이 얼마나 많은지,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누가 국채를 사는지, 중앙은행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같은 나라마다의 사정이 두 구성 요소 모두에 작용한다. 같은 한 해가 베를린과 런던과 도쿄를 그토록 다르게 대한 것도 그 때문이다.

미국이 보여 주는 증거

충격은 걸프에서 왔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2월에 시작됐고, 3월 9일 유가가 배럴당 115달러를 훌쩍 넘어서자 전 세계에서 국채가 팔려 나갔다. 국채는 전시의 흔한 피난처이지만 이번에는 그 매력이 외면당했다. 투자자들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더 오래 높게 유지하거나 아예 올려야 할 것을 우려했다. 런던 라보뱅크의 금리 전략가 린 그레이엄테일러는 그날 “오늘은 훨씬 더 공황 상태에 가깝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은 실제로 찾아왔다. 9월까지 12개월 동안 미국 소비자물가는 3.7% 올랐고, 에너지 지수는 20.4% 뛰었다. 9월 16일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3.75~4% 범위로 만들었다. 2023년 이후 첫 인상이었다. 성명은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했고, 전망을 제출한 연준 인사 18명 가운데 16명이 추가 인상을 예상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6월과 9월 두 차례 예금금리를 올렸고, 일본은행은 정책금리를 1995년 이후 최고인 1.25%로 끌어올렸다.

잔디밭과 가운데 보도 뒤로 좌우 대칭을 이룬 연방준비제도 에클스 빌딩의 흰 대리석 외벽. 구름 낀 파란 하늘이 보인다
2011년 워싱턴 DC의 연방준비제도 에클스 빌딩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을 두 가지로 읽어 보면 상승이 어디서 왔는지가 드러나고, 이어 모형이 그것을 한 번 더 쪼갠다. 첫 번째 읽기는 가장 단순하다. 전쟁 직전인 2월 27일 10년물 수익률은 3.97%로 마감했다. 10월 23일에는 5.00%였다. 같은 기간 10년물 실질 수익률은 1.72%에서 2.66%로 올라 상승분의 거의 전부를 차지했고, 손익분기 인플레이션율은 2.25%에서 2.34%로 움직였다. 향후 10년에 대한 인플레이션 보상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늘어난 수익률은 거의 모두 인플레이션을 뺀 뒤의 수익이 높아진 것이었다.

두 번째 읽기는 연준 자체 실무진이 다른 방법으로 내놓은 것이다. 9월 회의 전 몇 주를 검토한 실무진은 단기 인플레이션 보상이 주로 유가를 따라 올랐고, 이것이 만기가 짧은 수익률 상승분의 대부분을 설명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만기가 긴 수익률 상승분의 대부분은 실질 금리가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보상은 오른 뒤에도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 2%로 돌아간다는 전망과 부합했다.

예상 금리와 프리미엄의 분리는 뉴욕 연방준비은행(뉴욕 연은)이 관리하는 기간 프리미엄 모형에서 나온다. 이 모형의 추정으로는 모형상 10년물 수익률이 2월 27일부터 프리미엄이 정점을 찍은 10월 7일까지 1.24%포인트 올랐다. 그중 약 0.85%포인트는 예상 단기 금리 상승에서, 약 0.39%포인트는 기간 프리미엄에서 나왔다. 그러니까 상승분의 대략 3분의 1은 위험에 대한 추가 보상이었고, 10월 7일 프리미엄은 2014년 6월 이후 최고인 0.98%포인트였다. 그 뒤 프리미엄은 다시 내려갔다. 10월 22일 모형은 프리미엄을 0.64%포인트로 추정해 2월 말의 0.59%포인트에 가까워졌지만, 예상 금리 몫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후퇴의 일부는 단 하루 만에 일어났다. 10월 22일 AI 관련 투자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급락하자 투자자들이 다시 미국 국채로 몰렸고, 10년물 수익률은 17베이시스포인트(1베이시스포인트는 0.01%포인트) 넘게 떨어져 4.972%가 됐다. 카탈리스트 펀드의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 래리 홀젠탈러는 “모처럼 미국 국채가 안전자산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모형상 그날의 하락은 두 구성 요소에 거의 반반씩 나뉘었다. 예상 금리에서 약 8베이시스포인트, 프리미엄에서 8베이시스포인트였다.

수익률 곡선의 모양도 들어맞는다. 2월 말부터 10월 23일까지 2년물 수익률은 1.31%포인트, 10년물은 1.03%포인트, 30년물은 0.69%포인트 올랐다. 시장이 앞으로 2년쯤 중앙은행이 무엇을 할지를 다시 가격에 반영할 때 늘 그렇듯, 단기 수익률이 가장 많이 올랐다.

이 모든 것과 맞아떨어지는 이야기는 두 가지다. 하나는 시장이 유가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더 오래 높게 유지하리라 예상한다는 이야기다. 연준 시장 운영 데스크도 언급한 다른 하나는 데이터가 “끈질긴 인플레이션 속의 탄탄한 경제”를 가리킨다는 이야기다. 연준 9월 의사록에 기록된 시장 논평은 기간 프리미엄을 밀어 올린 다른 힘들도 덧붙였다. 지정학,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 프로그램을 둘러싼 불확실성, 그리고 AI 인프라를 짓기 위한 대규모 차입이 불러온 자본 쟁탈전이다. 어느 쪽이든 미국의 숫자는 투자자들이 채무불이행을 걱정해 정부에게서 달아나고 있다거나, 인플레이션이 걷잡을 수 없이 치솟을 것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지 않는다. 뉴욕 연은 모형으로는 2월 이후 10년물 수익률 상승의 대부분이 예상 단기 금리 경로다. 이는 한 나라, 한 만기에 관한 이야기이고, 그 분리 자체도 모형에 기대고 있다.

돌아온 프리미엄

2026년 프리미엄의 급등은 더 느린 변화 위에 얹혀 있다. 뉴욕 연은 모형에서 10년물 기간 프리미엄은 2018년, 2019년, 2020년, 2022년의 모든 거래일에 마이너스였고, 2021년, 2023년, 2024년에도 대부분의 날에 0을 밑돌았다. 2020년 3월 9일에는 마이너스 1.66%포인트까지 떨어져 최저치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10년물 국채에 대해, 향후 10년간 예상한 단기 금리였다면 받았을 것보다 적은 수익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사실상 그 채권을 보유하는 특권에 돈을 낸 셈이다.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마이너스 수익률은 아니다. 그날도 10년물은 0.54%를 지급했다. 마이너스 수익률은 다른 곳에서 나타났다. 같은 날 독일 10년물 수익률은 마이너스 0.85%였다. 돈을 빌려주는 쪽이 10년 동안 돈을 맡아 달라며 베를린에 돈을 내고 있었다는 뜻이다. 2025년과 2026년 10월 22일까지 미국의 프리미엄은 하루도 빠짐없이 플러스였다.

경제학자들이 수익률을 쪼개는 법

기간 프리미엄을 거래하는 시장은 없다. 연준 이사회의 한 보고서는 문제를 분명히 짚었다. 예상 금리와 프리미엄의 분리는 “시장 가격에서 직접 추론할 수 없으며”, 따라서 계량경제 모형으로 추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뉴욕 연은의 모형은 토비아스 아드리안, 리처드 크럼프, 에마누엘 묀히가 만들었고, 2008년에 처음 발표된 뒤 2013년에 수정됐다. 이 모형은 3단계 선형 회귀로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 전체의 가격을 매기고,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단기 금리 경로를 추정한 다음, 수익률에서 남는 부분을 프리미엄으로 본다. 다른 모형들은 다른 길로 답에 이른다. 연준 이사회의 자체 모형인 김-라이트 모형은 단기 금리에 대한 전문 예측가들의 전망 조사도 반영하는데, 그 보고서는 이 모형과 뉴욕 연은 모형의 장기 만기 추정치가 주로 그 조사 때문에 “때때로 상당히 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어느 한 모형을 읽는 현명한 방법은 방향과 전환점을 보되, 그 모형에 기대지 않는 증거, 이를테면 2026년의 상승을 실질 금리와 인플레이션 보상으로 나눈 연준 실무진의 분석과 대조해 보는 것이다.

마이너스 프리미엄의 시절에는 배경이 있었다. 중앙은행들이 막대한 양의 국채를 쥐고 있었다. 영란은행은 2009년부터 2021년까지 여러 차례의 양적완화를 통해 파운드화 표시 채권 8,950억 파운드어치를 사들였는데, 거의 전부가 길트였고 그 목적 가운데 하나는 장기 금리를 낮게 묶어 두는 것이었다. 2026년 6월 말에도 일본은행은 전체 일본 국채의 46.7%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물러나고 있다. 영란은행은 2022년 11월 1일 길트 매각을 시작했고, 2026년 9월에는 매각을 6개월간 멈추면서 장기 길트 매각은 아예 중단했다. 일본은행은 2027년 초까지 분기마다 월간 국채 매입액을 약 2,000억 엔씩 줄이고 있으며, 일본은행이 밝힌 원칙은 “장기금리는 금융시장에서 형성되는 것이 기본”이라는 것이다. 연준은 다시 보유 자산을 늘려 왔지만, 만기가 짧은 채권만 사들인다. 9월에 재확인된 지침은 은행 지급준비금을 충분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단기국채를, 필요하면 잔존 만기 3년 이하의 중기채까지 사들이고, 보유한 미국 국채는 만기가 오는 대로 모두 재투자하라는 것이다. 10월 21일까지 한 주 동안 연준이 보유한 일반 중장기 국채는 약 3조 6,00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399억 달러 많은 데 그쳤다.

한편 정부들은 더 많이 빌리고 있다. 독일은 2026년 연방 차입이 사상 최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재무부는 8월에 적어도 몇 분기 동안 정기 중장기 국채 입찰 규모를 그대로 유지하고 추가 자금 수요는 단기국채로 메울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그러면 새로 빌리는 돈의 만기가 짧게 유지된다.

모형은 프리미엄의 크기는 알려 줄 수 있어도 그 원인은 알려 주지 못하고, 원인에 대해서는 해석이 있을 뿐이다. 10월 14일 발표된 IMF의 견해는 주요 선진국에서 높은 부채, 지출 압력, 대규모 국채 발행 전망이 투자자들이 장기채를 보유하는 대가로 요구하는 수익률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주 IMF의 아타나시오스 밤바키디스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재정 불균형, 그리고 국가들과 갈수록 민간 부문까지 쏟아 내는 대규모 발행에 힘입어” 국채 수익률이 오르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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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폭풍, 다른 피해

부채만이 수익률을 움직인다면 독일은 조용한 한 해를 보냈어야 한다. 2025년 독일의 정부부채는 GDP의 약 63%로, 영국 102%, 미국 124%, 일본 207%와 대조적이었다. 그런데도 분데스방크의 수익률 곡선으로 잰 독일 10년물 수익률은 9월 28일 3.69%에 이르러 2011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부채 수준만으로 세운 설명에 불리한 증거이지만, 그렇다고 단 하나의 세계적 원인을 입증하는 것도 아니다. 독일 국채관리청은 2026년 연방 차입이 사상 최대인 5,255억 유로에 이르고 2027년에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연방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 국면에 있다고 밝힌다. IMF는 투자와 국방에 쓸 돈을 대느라 독일의 부채가 2031년까지 GDP의 74% 가까이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게다가 독일은 유로로 빌리고, 유로 금리는 1999년부터 ECB가 정해 왔다. ECB는 2026년 두 차례 금리를 올렸다.

영국은 대부분의 나라보다 더 세게 얻어맞았다. 전쟁이 시작된 뒤 난방과 발전을 천연가스에 기대는 영국의 구조에 대한 우려로, 영국의 차입 비용은 다른 유럽 정부 대부분보다 가파르게 올랐다. 10월 초 투자자들은 영란은행이 11월이나 12월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전쟁이 시작된 뒤 첫 인상이 될 터였다. 다가오는 예산안은 두 번째 걱정거리였다. 10월 6일 존 힐리 재무장관은 10월 28일로 예정된 자신의 첫 예산안을 앞두고 시장 분위기를 가늠하려고, 영국 국채 프라이머리 딜러인 길트 시장조성자들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만났다. 영국 재무부는 그 뒤 힐리 장관이 “어려운 세계 경제 환경 속에서 재정 신뢰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튿날 30년물 길트 수익률은 13베이시스포인트 뛰어 1998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란은행 입구의 거대한 돌기둥 사이에 자리 잡은 육중하고 어두운 색의 문
2025년 9월 런던 시티의 영란은행 정문
2022년 영국에서 무엇이 무너졌나

영국의 확정급여형 연금기금들은 부채연계투자(LDI) 전략을 썼다. 돈을 빌려 자기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보다 많은 장기 길트를 보유하고, 손실을 흡수할 완충 자금을 두는 방식이다. 2022년 9월 23일 정부가 이른바 ‘미니 예산’이라는 확장적 재정 패키지를 발표하자 그날 장기 길트 수익률은 30베이시스포인트 올랐다. 9월 27일에는 30년물 수익률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67베이시스포인트 올랐다. 2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자료에서 하루 최대 상승 폭은 그때까지 29베이시스포인트였다. 이 움직임은 많은 LDI 펀드의 완충 자금을 넘어설 기세였고, 이 펀드들은 떨어지는 시장에 길트를 내다 팔거나 연금 제도에 현금을 더 요구해야 했다. 매도가 일어날 때마다 가격은 더 떨어지고 매도가 더 강요됐다. 영란은행은 이 악순환을 “자기 강화적”이라고 표현했다. 9월 28일 영란은행은 장기 길트 시장에 개입했다. 1983년 ‘채권 자경단’이라는 말을 만든 에드 야데니는 이들을 한 줄로 정의했다. “재정 당국과 통화 당국이 경제를 규율하지 않으면 채권 투자자들이 할 것이다.” 2022년의 영국에는 둘 다 있었다. 미니 예산을 둘러싼 매도세, 그리고 그것을 훨씬 악화시킨 레버리지 보유자들의 강제 매도다.

영란은행도 해명을 해야 했다. 9월 17일 장기 길트 매각을 중단하자 장기 길트 가격이 급반등했다. 영란은행의 앤드루 베일리는 이 변화가 시장 여건 악화에 대응한 것이라는 해석을 부인했고, 영란은행은 매각 속도가 주로 손실이 정부에 떨어지는 시점을 좌우할 뿐 그 크기를 좌우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한다. 힐리의 예산안은 연준의 다음 금리 결정 발표가 예정된 날과 같은 10월 28일에 나올 예정이다.

일본의 장기물 시장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10월 초 투자자들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지출 계획이 나라 살림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걱정하게 됐다. 10월 5일 30년물 수익률은 장중 사상 최고인 4.235%를 찍었고, 2년물 수익률은 1.9% 근처에 머물렀다. 9월 18일 일본은행이 금리를 1.25%로 올렸을 때 정책위원 두 명이 반대했는데, 둘 다 그해 초 다카이치가 임명한 인물이고 둘 다 리플레이션론자로 여겨진다. 금리 인상은 보통 그 나라의 국채 수익률과 통화 가치를 끌어올린다. 이번에는 10년물 수익률이 떨어지고 엔화가 약해졌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일본은행이 아주 매파적인 노선을 취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 엇갈린 표결을 그 이유로 지목했다. 4월에 나온 IMF의 일본 국채 수익률 분석은 위험 보상과 정책금리 인상 기대를 모두 요인으로 꼽았다.

영국과 일본의 움직임 뒤에 있는 걱정에는 이름이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2023년 가장 첨예한 우려로 재정 우위, 곧 “재정 제약 때문에 통화정책이 긴축할 수 없는 상황”을 꼽았다. 이번 일들이 그것을 보여 주는 것은 아니다. 연준과 일본은행은 올해 모두 금리를 올렸고, 10월 초 투자자들은 영란은행도 뒤따를 것으로 봤다. 부채가 바꾸는 것은 시장이 얼마나 날카롭게 반응하느냐다. IMF는 높은 부채가 시장 금리를 재정 관련 소식에 더 민감하게 만들고, 미국에서는 장기 선도금리가 정부부채 전망에 더 민감해졌다고 말한다. 큰 시장은 자기 문제를 수출하기도 한다. IMF의 로드리고 발데스는 10월 14일 “주요 선진국에서 재정 규율 해이의 영향은 국경에서 멈추지 않는다. 나머지 세계로 퍼져 나간다”고 말했다.

높아진 금리가 예산에 닿기까지

정부는 가장 최근 입찰의 수익률을 모든 부채에 대해 내지 않는다. 정부가 내는 것은 실효금리, 곧 아직 남아 있는 모든 부채의 금리를 뒤섞은 값이다. 그중에는 2020년에 1.4%로 빌린 것도, 2026년 10월에 5.6%로 빌린 것도 있다. 고정금리 채권에서는 옛 부채가 만기를 맞아 차환되고, 새 적자가 생길 때마다 오늘의 금리로 조달되면서 그 혼합이 바뀐다. 더 빨리 움직이는 부채도 있다. 미국의 변동금리채는 매주 금리를 다시 정하고, 물가연동채는 물가가 오르면 더 많이 지급한다. IMF는 여기서 뒤따르는 산수를 눈덩이 효과라고 부른다. 실효금리가 명목 GDP 성장률보다 높으면, 세금이 이자를 뺀 모든 지출을 감당하더라도 부채 비율은 저절로 오른다. 그때는 이자를 새로 빌린 돈으로 내기 때문이다. 이를 멈출 수 있는 것은 기초재정수지, 곧 이자 지급 전의 예산이다. 어떤 금리와 성장률에도 부채 비율을 제자리에 묶어 두는 기초재정수지가 있고, 그보다 큰 적자를 내는 정부는 부채 비율이 오르는 것을 지켜보게 된다.

세계 전체가 바로 그 더 큰 적자를 내고 있다. IMF는 2026년 세계 기초재정적자를 GDP의 약 3.3%로 추산하는데, 올해 세계 부채 비율을 안정시키려면 이를 2.6% 안팎으로 줄여야 한다. 압력은 새로 빌리는 돈에서도 쌓이고 있다. 점점 더 많은 나라에서 새 부채에 붙는 금리가 이제 예상 명목 성장률을 웃돌고, IMF는 정부 자금 조달의 실효 평균 비용이 2021년 2.3%에서 2031년 3.7%로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은 거의 완전 가동 상태로 경제를 돌리면서도 GDP의 7~8%에 이르는 적자를 내고 있으며, IMF는 미국의 이자 지급액이 2031년 GDP의 5.7%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미국 최대의 의무지출 프로그램인 사회보장연금에 쓸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과 비슷한 규모다.

그 일이 얼마나 빨리 일어나는지는 나라가 얼마나 긴 만기로 빌렸느냐에 달려 있다. 일본은 돈이 쌀 때 길게 빌렸다. 평균 만기가 길다는 것은 부채의 실효금리가 서서히만 조정돼 왔다는 뜻이고, 4월 IMF는 이자 비용이 성장률을 밑돌 것이므로 일본의 부채 비율이 2025년에서 2031년 사이 약 14%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조건도 달았다. 저비용의 옛 부채가 만기를 맞아 훨씬 높은 금리로 차환되면서 그 효과는 줄어들 것이고, 수익률이 이미 올랐기 때문에 전망이 덜 유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반대로 갔다. 팬데믹 이후 단기국채가 연방 부채를 5조 달러 가까이 늘렸고, 그 결과 평균 만기가 짧아져 부채가 더 자주 차환 시점을 맞는다.

양적완화에는 겉으로 드러난 만기가 감추는 반전이 하나 있다. 중앙은행은 장기 국채를 살 때 지급준비금으로 값을 치르고, 그 지급준비금에 대해 은행들에 이자를 줘야 한다. 정부 장부에서는 부채가 길고 안전해 보인다. BIS는 정부와 중앙은행을 합친 공공부문 전체가 실제로는 금리 인상에 더 민감해졌다고 지적한다. 금리가 오르면 곧바로 중앙은행이 지급준비금에 지급하는 이자가 늘어나고, 중앙은행이 국고에 넘기는 이익이 깎이기 때문이다.

세계 정부부채는 2025년 GDP의 94% 가까이에 이르렀고, IMF는 지금 추세대로라면 2029년 100%에 이를 것으로 본다. 이전에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에만 도달했던 수준이다. 2019년 이후의 IMF 수치로 보면 실제 수치가 가장 높았던 것은 2020년의 97.4%였다. 각국 정부가 만기가 돌아온 부채를 새로운 높은 금리로 차환하면서, 전 세계 이자 지급액은 4년 만에 세계 GDP의 2%에서 3% 가까이로 늘었다.

이것이 그저 정상이라는 주장

앞선 수십 년이 비교 대상이 된다. 뉴욕 연은의 추정으로는 1994년 9월 모형상 10년물 수익률이 7.68%, 기간 프리미엄이 2.58%포인트였고, 10년물 수익률은 2007년 6월 종가 기준 5.26%까지 올랐다. 그 잣대로 보면 10년물 수익률 5%는 전혀 이례적이지 않다. 이상했던 것은 막 끝난 시기였다. 2020년 1월, 1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 실질 금리를 재구성한 폴 슈멜칭의 영란은행 실무진 연구 보고서는 실질 금리가 “곧 영구적인 마이너스 영역에 들어설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것은 오랜 추세에 대한 진지한 해석이었고, 기대가 얼마나 멀리 쏠려 있었는지를 보여 준다.

실질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은 좋은 소식일 수도 있다. IMF가 꼽은 수익률 상승 요인에는 AI와 관련된 더 강한 투자 수요와 더 높은 기대 성장률이 들어 있고, 연준 시장 운영 데스크는 탄탄한 경제를 보았다. 명목 성장률이 빨라지면 분모가 커지므로 부채 산수에도 도움이 된다. 미국의 데이터에는 인플레이션 공포도, 매수 기피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같은 IMF 목록은 다른 문장으로 끝난다. “그러나 재정 펀더멘털이 핵심이다.” 채권 하나하나를 거쳐 실효금리로 흘러드는 것은 새 부채의 금리이고, 이미 더 많은 나라에서 그 금리가 예상 성장률을 넘어섰다. 미국 국채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4월 발데스는 미국 국채가 다른 선진국 국채에 비해 누리던 프리미엄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이 과거만큼 낙관적이지 않다는, 과거만큼 너그럽지 않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차입 비용이 높아지면 워싱턴이 다음 충격을 흡수할 여지는 줄어든다.

돈을 빌리는 두 가지 방법

10월 입찰의 매수자들에게 8월 채권의 수익률은 2056년까지 5.618%로 고정됐고, 재무부에게 그 부채 조각은 연준이 다음에 무엇을 하든 같은 비용이 든다. 금리가 높을 때 빌리는 한 가지 방법은 이렇다. 비싼 값을 치르고 그 값을 묶어 두는 것이다.

영국은 반대로 가고 있다. 한때 장기 길트는 영국 차입의 뼈대였다. 장기 길트 덕분에 영국은 주요국 가운데 부채 평균 만기가 가장 길었고, 금리 상승을 어느 정도 막아 낼 수 있었다. 이를 사들이던 국내 연금기금의 수요는 대부분 사라졌다. 영국이 3월에 발표한 자금조달 계획은 2026/27 회계연도 길트 매각에서 만기 15년 초과 일반 길트의 비중을 9.1%로 낮췄다. 전년도 계획보다 4.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영국이 더 짧은 차입으로 옮겨 간다는 것은 더 많은 부채가 더 일찍, 그때 시장 금리가 얼마이든 그 금리로 시장에 돌아온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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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na Martin. “부유한 나라 정부들은 왜 더 비싸게 돈을 빌리는가, 그리고 그 부담은 누가 지는가.” Eikleaf, 2026년 10월 24일, 업데이트 2026년 10월 25일. https://www.eikleaf.com/ko/why-rich-governments-are-paying-more-to-borrow-and-who-feels-it/

생성형 AI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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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미국 재무부 건물 – Wikimedia Commons (사진: Rchuon24, CC BY-SA 3.0)

에클스 빌딩 – Board of Governors of the Federal Reserve System

영란은행 정문 – Wikimedia Commons (사진: The wub, CC BY-SA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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